남전생옥(藍田生玉)
남전에서 옥이 난다는 뜻으로,
남전이 예로부터 명옥을 산출하듯
명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는 말이다.
藍 : 쪽 람
田 : 밭 전
生 : 날 생
玉 : 구슬 옥
출전 : 삼국지(三國志) 오서(吳書) 제갈각전(諸葛恪傳)
남(藍)은 풀 초(艹)에 살필 감(監)을 받친 글자로서,
푸른색의 염료를 만드는 풀이라는 데서 쪽,
쪽빛을 의미한다.
옥(玉)은 세 개의 구슬을 끈으로 꿴 모양에서 파생되었다.
옛날에는 왕(王)으로 썼지만,
임금 왕(王)과 구별하기 위해 점(丶)을 더했다.
남전(藍田)은 중국 산시성(陜西省)
남전현(藍田縣)의 동남(東南)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미옥(美玉)의 산지로 유명하다.
남전이 명옥(名玉)을 산출하듯이
‘명문(名文)에서 현자(賢者)가 태어난다’라는 뜻으로
부자(父子)를 함께 칭송할 때 쓰는 말이다.
삼국지(三國志) 오서(吳書)
제갈각전(諸葛恪傳)에 나오는 고사이다.
제갈공명(諸葛孔明: 제갈량)의 형 제갈근(諸葛瑾)은
오(吳)나라의 관원(官員)이 되어
오나라 왕 손권(孫權)의 신임을 얻었다.
제갈각은 자가 원손(元遜)이라 하고
제갈근(諸葛瑾)의 맏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재능이 있어 명성을 떨쳐
태자의 빈우(賓友)가 되기도 하였다.
그는 재지(才智)가 남 달랐고 기발한 발상과
임기응변에 뛰어나 그와 더불어 상대할 자가 없었다.
제갈각의 아버지 제갈근은
얼굴이 마치 당나귀처럼 생겼는데,
각(恪)이 여섯살 때 아버지를 따라
조정 연회에 참석하였을 때의 일이었다.
제갈근의 얼굴이 당나귀를 닮아
손권(孫權)이 일부러 당나귀를 끌어오게 하여,
그 얼굴에 제갈자유
(諸葛子瑜: 자유는 제갈근의 자)라고 썼다.
모두가 한바탕 크게 웃었다.
제갈각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손권에게 붓을 청하여
지려(之驪) 두 글자를 써 넣었다.
제갈근의 당나귀가 된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의 기지(機智)에 감탄하였다.
손권도 감명을 받아 그 자리에서
당나귀를 제갈각에게 주었다.
또 하루는 손권이 제갈각에게 이렇게 물어 보았다.
“너의 아버지와 숙부 공명(孔明) 중
어느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고?”
제갈각이 대답하였다.
“명군을 얻은 아버지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손권이야말로 섬기기에 족한 명군이며,
그에 비하여 숙부가 섬기는 유비(劉備)는,
평범하여 섬기기에 흡족하지 못한
군주라는 찬사였다.
손권은 몹시 기뻐하였다.
“좋아하기에는 너무 일러.
말이 언제 올지 모르는데.”
“촉(蜀)은 오(吳)나라의 마굿간이죠.
전하의 명령인데 반드시
명마(名馬)를 보내 줄 겁니다.”
재치 있게 받아넘기는 제갈각에게 감탄하면서
손권은 제갈각이 기이한 인물임을 알고는
제갈근에게 말하기를,
“남전(藍田)에서 옥이 난다고 하더니,
정말 헛된 말이 아니군요
(藍田生玉 眞不虛也 남전생옥 진불허야)”라 하였다.
또 한번은 유비(劉備)의 사자가 오나라에 왔을 때
손권이 사자에게 제갈각이 승마를 좋아하니,
좋은 말 한필을 보내 주도록 숙부인
제갈량에게 전해 달라고 하자
그 말을 들은 제갈각이 손권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훌륭한 아버지이기에 훌륭한 아들이 났다는 말이다.
이때부터 남전생옥(藍田生玉)은
남전에서 아름다운 옥이 산출되듯이,
명문가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또한 남사(南史) 사장전(謝莊傳)에도 이 고사가 보인다.
육조시대(六朝時代)에 사장(謝莊)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일곱살 때부터 훌륭한 문장을
짓는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가 성장하자 아버지 사소(謝소)는
용모를 아름답게 하도록 했다.
송문제(宋文帝)는 그를 보고는 감탄하여 말했다.
“남전에서 옥이 나온다고 했는데,
어찌 호황된 것이랴”
사기(史記)에 이와 비슷한 뜻으로
장문필유장 상문필유상(將門必有將相門必有相)이 있다.
훌륭한 장군이나 재상 밑에는
자연히 훌륭한 사람이 모여든다는 뜻이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뛰어난 제갈각이
자라서는 권력의 핵심에서 재주를 펼치다,
나중에 위(魏)와의 전투에서
참패하고 자신도 암살당한다.
재간은 뛰어났으나 자신을 너무 믿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이다.
‘경주 돌이면 다 옥석인가’란 말이 있다.
좋은 일 가운데는 나쁜 일도 따르고,
이름난 집안에서 늘 훌륭한
인물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이어받는 합당한 교육이 있어야 하고
자신도 꾸준히 심신을 연마해야
이름을 더럽히지 않는다.
훌륭한 기치 아래 모였다고
모두 존경받는 인물은 아니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