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르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군요.ㅋㅋㅋ
분위기 전환(?) 삼아 캐나다에 도착한지 오늘로 열흘째인 워홀러가 이때까지 겪었던 일들 한 번 써보겠습니다^^
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에드먼튼에 와 있습니다^^
한국시각 7월 4일 월요일 오후 4시 반 비행기를 타러 인천공항에 갔습니다.
저는 지방 사람이라 늦을까봐 미리 간다고 간게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네요. 11시쯤 도착해서 아버지랑 공항 구경도 하고, 공항에 있는 뷔페도 가구요. 그러고 1년동안 못 볼 아버지얼굴 눈에 꼭꼭 넣어두려고 내내 손잡고 돌아다녔네요. 흑..
근데 인천공항 직원들.... 하나부터 열까지 다들 4가지가..ㅡㅡ; 비행기 처음 타보는거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게 많아 여러 직원들 붙잡고 물어봤는데 하나같이 다 왜들 그런지.참.. 세계 1등 공항이라더니 시설만 보고 점수매긴건지.. 울동네 이마트보다 못한 친절...ㅡㅡ
아무튼 그렇게 아버지랑 헤어지고, 좀 더 같이있고 싶어서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면세점 구경도 못하고 바로 비행기 타러 갔네요.
인천-밴쿠버까지의 약 11시간의 비행. 제 옆에는.. 산만하기 그지없는 7~8살짜리 남자아이가 앉아있었습니다. 네.. 얘 덕분에 저 도착하고 이틀을 앓아누웠었죠..
비행기 안이 어찌나 건조하고 춥던지.. 가져온 가디건을 둘둘 말고 담요 하나만 더 달라구 그래서 두 장이나 덮고 있는데도 어찌나 추운지 ㅠㅠ 거기다 잠들 만.. 하면 제 옆의 애가 툭툭 건드리고.. 잠들 만 하면 건드리고.. 와 진짜 미치겠더군요.. 그 옆엔 남자애 엄마가 앉아있었구요. 물론 저도 비행이 힘든데 그 애는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해합니다. 그치만 진짜 주의 한마디 안주더군요..
참다참다 폭발해서 말하려니까 그 분은 자고 계셔서 깨워서 말도 못하겠고.. 덕분에 11시간 내내 잠 한숨을 못잤습니다........ㅋㅋ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밴쿠버 공항. 대기시간이 6시간이라 넉넉하겠거니 싶었는데 이민국 심사에서 거의 3시간 쯤 잡아먹었네요. 줄은 길~게 서있는데, 직원은 딱 2명. 거기다 하나하나 상대하는 시간까지 꽤 걸리더라구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조기유학을 간 것으로 보이는 분(엄마+어린아이)들이 꽤 계셨는데, 말이 안통해서 그런지 그 분들 거의 1시간씩 심사관이랑 얘기하더군요. 영어가 거의 안통했고, 한국말 할 줄 아는 심사관이 없는 탓인지..
그걸 보면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아직 한국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애들 같던데..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저게 과연 진정으로 필요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혼자서 100분토론 찍고 있었습니다 ^^ㅋ 나름의 사정이 있겠죠 뭐..
아무튼 드디어 제 차례!
처음엔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하도 오래 기다리다보니 긴장감이 팍 죽어서.. 힘 빼고 대화 하니 대화가 되더군요. 오 ㅋㅋㅋㅋ 놀라워라!!! ㅋㅋㅋ 별 거 안물어보고 바로 1년 비자 내주더라구요 ^^
그러고 에드먼튼 행 비행기를 타러 갔습니다. 신체 검사를 하는데.. 비행기 처음 타본 저로써는 ㅋㅋㅋㅋ 몸에 있는 금속 물질 다 빼야 한다는걸 몰랐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천공항에선 어떻게 탔냐구요? 아무 생각없이 귀걸이에 팔찌에 벨트에 뭐에 다 차고 갔는데 삐 삐 소리가 울리더군요. 그래서 뭐지? 싶었는데 검사하는 아저씨가 '벨트 맸어요?' '네' 이러니 그냥 보내줍디다 ㅡㅡ; 그래서 몰랐던거죠.ㅠ
밴쿠버 공항에서도 마찬가지로 기계는 삑삑 울려댔고, 갑자기 시선이 집중되는 겁니다 ㅡㅡ; 그때부터 너무 당황해서 영어 한마디도 안들리더군요 ㅠㅠ 벨트 풀어보란 말을 못 알아들어서 여자 직원이 직접 풀어줬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온몸 스캔하는거? 저만 하고.. 애꿎은 제 짐들까지 다시 도로 검사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라이 이 멍충아 ㅋㅋㅋㅋㅋㅋ 참 얼굴 두꺼운 저이지만 쪽팔림을 감출수가 없었네요 ㅠㅠ
그렇게 에드먼튼 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국내선이라 그런지 엄청 작았네요. 예약할 떄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비행이라 창밖 구경이나 해야지 하면서 창가쪽을 예약했었는데, 우와.. 눈 덮인 산들이 제 눈 아래로 쫙 펼쳐지고.. 너무 멋있었네요. 그치만 잠을 한숨도 못잤던 탓인지 얼마 못보고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캐나다 시간 7월 4일 오후 7시, 에드먼튼에 도착했습니다.^^
처음에 걱정했던게, 도착이 오후 7시라 어두울 때 호스텔 찾아가야하나..싶어서 걱정을 했었는데,
왠걸.. 그날 에드먼튼 10시 반에 해 지더군요 ㅋㅋㅋㅋ 이야..
아무튼, 공항에서 짐 찾고 '스카이셔틀'이라는 공항 버스를 타면 바로 호스텔에 간다고 그래서 스카이셔틀을 타러 갔습니다. 무작정 갔더니 기사 아저씨 왈,
'표는?'
'...없는데요..ㅠㅠ어디서 사야되는거예요?'
이러니 기사 아저씨 갑자기 내려서 같이 가 줍니다 ^^ 친절한 케네디언!!!오예!!
표도 끊어주고 엄청나게 무거웠던 제 캐리어들도 직접 옮겨 줍니다.ㅠㅠ 고마워요 아저씨 ㅠㅠ
그러고 30분쯤 달려 호스텔에 도착했습니다.
예약했던 표를 보여주니 바로 결제를 하고 방 열쇠를 줍니다. 6인실 여자 도미토리(?)식 룸이었는데 나름 깔끔해서 기분이 좋았네요.^^ 6인실이었는데 가니까 저 말고 딱 한명 더 있었습니다. 나도 드디어 글로벌 친구가 생기는건가!!!! 하면서 기분좋게 인사를 나누니 그 쪽에서도 환하게 웃으면서 받아줍니다.^^ 이름이 '안츠, Ank ' 라는 독일에서 온 친구였습니다. 자기도 1년동안 캐나다 여기저기를 여행하고 있다더군요. 그 동안은 오타와에 있었고, 몇일 전에 에드먼튼에 도착했고, 내일 캘거리에 갈 꺼라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만나자마자 헤어졌지만.. 헤어지면서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주더군요. 연락하라고.^^
안츠가 가고 난 후 어떤 흑인 아주머니가 오셨는데요, 와우.. 그 당당한 풍채 ^^; 그 아주머니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 분 너무너무 좋네요 ㅠㅠㅠ 푸근한 인상이 마치 우리 고모마냥 ㅠㅠㅠ 게다가 무려 '짐바브웨'에서 오셨다는 ^^; 캐나다 산 지는 6년되었는데, 이때까지 포트맥머레이에서 살다가 집값이 너무너무 비싸서 에드먼튼으로 오셨답니다. 첨에 각자 소개를 하면서 온지 얼마 안되서 영어를 잘 못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그러니 no no!! your English is very very good! you don't have to say that!!
이러면서 기를 살려주었던..ㅠㅠ 감사해요 아주머니 근데 이름을 까먹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국인 이름 기억하기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어렵네요 ㅠㅠ
발음이 약간 영국 스타일? 암튼 아프리카식 발음인가.. 싶었는데 그게 전 너무너무 좋더군요. 무언가 딱 딱 명확한 감이 있어 알아듣기도 쉬웠구요.
그렇게 호스텔에 일주일 정도 머물렀습니다. 초기엔 홈스테이가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홈스테이를 뒤지고 뒤져서..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오게 되었구요. 뭐 만족합니다^^ 가격도 괜찮고, 무엇보다 호스트분이 좋으신 분 같아 좋습니다.
그렇게 씬카드도 만들고, 헬쓰케어, 핸드폰, 통장까지 척척 해결하고 나니 너무너무 뿌듯했어요.^^
물론 영어가 안들려서 한참을 고생해야 했지만 ㅡㅡ;
그리고 어떻게 하다보니 워홀로 먼저 와 계신 한국분들도 만나고 했는데 다들 정말 잘 살고 계시더라구요. 일도 척척 구해서 잘 하고 계시고.. 그 분들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생겼고..^^
이제부터 슬슬 일을 찾아보려구요. 방값이랑 보증금을 내고 나니 통장 잔고가 뚝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모님이 그렇게 가지 말라고 말리는거 억지로 우겨서 오는 바람에.. 부모님께 손벌릴 뻔치는 못 됩니다 ㅠㅠㅋㅋㅋㅋ
열심히 개척해나가야겠어요..^^ㅋㅋㅋ
아참!
그리고 제가 얼마전에 다운타운에 있는 도서관엘 구경삼아 갔었는데, 말쑥하게 양복 차려입은 어떤 흑인이 대뜸 저보고 곤니찌와? 이러는겁니다.ㅋ 그래서 제가 한국인이라니까 바로 '안녕하세요'...ㅋ 그래서 바로 느꼈죠...
'아... 이 XX가 말로만 듣던 동양인 낚으러 다니는 XX구나..' 하고요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나다를까 나 서울 가봤다고 한국어 배우고싶다고 쏼라쏼라 말을 걸며 다가오더군요.ㅋㅋㅋ 그러곤 커피 마시러 가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됐네요 이사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직접 겪어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질려고 하다가도 수법이 하도 티가나서 얜 뭔데 이렇게 멍청한가..싶기도 하고 ㅋㅋ
이렇게 열흘이 지났습니다..ㅠㅠㅋㅋ 이제 그만놀고 일 찾으러 가봐야겠어요!!!
별로 영양가도 없는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첫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일자리 구하시기를....
좋을 때입니다. 즐거운 캐나다 생활 되시길.
와...대단하십니다. 여자의 몸으로 용기도 있으시고, 척척! 하나씩 해나가시는 모습이 좋네요. 그리고 머물 곳을 정하지 않고 오신 것도 너무나 대단하십니다. 앞으로도 뭐든 잘 하시겠어요. 화이팅입니다. 좋은 추억도 만드시고요.
씩씩한 모습이 부럽네여...
좋은 사람만 만나고
좋은 일만 하고
좋은 것만 구경하며
캐나다를 사랑하게 되기를 빕니다.
세상은 마음의 눈으로 본다고 하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고은 마음 잃어버리지 않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