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본 바퀴벌레 얘길 쓰고 보니 싱가폴의 바퀴벌레가 생각납니다.
2004년 코엑스에서 우리 제품을 전시하던 때입니다.
키가 무척 작은 중국계 싱가폴 사람이 이틀 연속 우리 부스에 와서 상담을 했습니다.
3일째에 내가 부스에 있을 때, 그 사람이 또 왔다길래 만났습니다.
우리 제품에 관심이 많다며 거래를 하고 싶답니다.
자기 집에 게스트룸이 있다면서 초청합니다. 자기 집에 묵으며 얘길 많이 하고 싶고
자기 회사를 방문해서 판매장비도 체크하고 딜러관계를 맺자고 합니다.
게스트룸씩이나? 부자처럼 안보이는데?
중국사람들은 수수하게 입어도 알부자가 많다더니 이사람이 재력있는 사람인가보다 했습니다.
인도계 싱가폴 사람도 거래를 하고 싶다고 싱가폴에서 미팅하자고 의뢰가 왔던 참이라
싱가폴과 말레이지아 시장을 확인할 겸, 초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싱가폴은 처음 방문이었습니다.
더운 나라를 방문할 때는 반팔 옷을 가지고 기내에 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겨울엔 반팔 옷을 잊으면 곤란합니다.
트렁크에 반팔이 있었지만 깜빡 잊고 기내에 반팔 옷을 안 가지고 갔습니다.
가을이었는데 싱가폴에 뱅기가 착륙할 때, 워메~~~ 더운거...
숨이 턱턱 막힙니다. 사람이 더워서 둑을 수도 있겠구낭~
반갑게 맞아주는 중국계 싱가폴 사람과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싱가폴은 작은 섬나라입니다.
부자들은 해변가의 주택에 살고 중산층이하는 납작한이란 뜻의 'flat' 에 삽니다.
플랫은 아파트와 비슷한데 우리의 중산층의 아파트보다 수준이 떨어집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수준이 꽤 높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아파트가 겉만 번드드하고
방음이 안되게 지어서 말이 많지만..
무엇이든지 안 보이는 것을 잘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제품은 보이는 곳만 잘 만드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제품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의 아파트에 도착하니 우리의 임대아파트 보다 더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중국사람의 집은 처음 갔던 때입니다.
차를 주차할 때, 집앞 잔디위를 10Cm 크기의 시커먼 무엇인가 휘리릭 지나갑니다.
뭔데 저리 빠르지?
집을 들어가는데 현관문을 여니 또 방범문이 있습니다.
신발을 벗는 곳부터 깔끔하지 않습니다.
40~50평 정도의 내부는 수수합니다.
가구도 고급이 아니고 실내가 그리 맘에 들지 않습니다.
게스트룸이라고 해서 정원있는 단독주택에 딸린 사랑채를 생각했기에 의아한 상태였습니다.
호텔에서 묵는 것이 편할 것 같았지만
편하게 오래 얘기하려고 집으로 초청했을거라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싱가폴은 호텔비가 우리나라보다 비싸지 않고,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태국은 정말 싼 가격입니다.
그 후로는 초청을 해도 양해를 구하고 호텔에서 지냈습니다.
그가 자기 집에 있자고 한 것은 어쩌면 다른 딜러를 만나는 것을 막으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소파에 앉아 맥주마시며 얘길 하는데 한쪽으로 잔디에서 본 것과 같은
손가락 굵기, 10Cm길이의 무엇인가 번개처럼 지나갑니다.
깜딱 놀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쩌~~쩌~~기 뭔가 번떡 거렸는뎅?.....
나는 작은 생쥐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으미 무셔랑~~
쑥스런 표정으로 칵~로우취(cockroache)라고 합니다.
바퀴벌레를 거의 못 본 사람이라 바퀴벌레의 영어 단어를 몰랐지만
칵~로우취가 바퀴벌레라고 금방 이해되었습니다.
그 사람 모르게 발꿈치를 조금 들고 맥주를 마시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ㅋ
게스트룸으로 안내하는데, 글쎄.. 게스트룸이 우리의 작은 방입니당...
작은 침대가 하나 있고 옆에 욕실이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도 욕실이 두개 있는 곳이 많고 세개가 있는 집도 있는데
게스트룸 옆의 욕실은 정말 작았습니다.
인도네시아 가정부가 있어서 집안 일을 하는데 싱가폴에서는 인도네시아 가정부가 있는 집이 많습니다.
월급이 무척 싸다고 합니다.
같은 집에 있으니 좋은 점은 그와 많은 얘길 할 수 있었습니다.
부인이 무척 친절한 분이어서 좋았습니다.
중국인들은 회사의 경리와 자재부문 같이 돈을 다루는 쪽은 가족이 담당합니다.
그의 가족과 저녁마다 싱가폴의 맛있는 식당을 순례하며 남쪽 나라의 음식을 다양하게 즐겼습니다.
싱가폴은 더운 나라이고 습기가 많은 곳이라 벌레가 크긴 합니다.
그렇지만 거리와 집이 잘 정비되어 깨끗하고, 사람들의 질서 수준이 무척 높은 선진국입니다.
여기 얘긴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민족마다 집안 분위기가 다르긴 합니다^^
싱가폴은 여러번 다녀 왔는데 즐거운 추억이 많습니다.
바다를 메워서 부족한 땅을 넓혀가고 말레이시아의 물을 사용하는 작은 섬나라지만
주위나라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힘과 경제력이 있는, 깨끗한 곳입니다.
싱가폴을 보면 지도자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싱가폴에는 먹을 것이 다양하고 열대 과일이 많아서 과일을 좋아하는 나는, 좋아라~~ 합니다.
첫댓글 ㅎㅎㅎ 여행기 잼나요
고맙습니다~ 시간날 때마다 올릴께요. 행복한 밤되셔요~
와~~바퀴벌레 젤 싫어 하는데 제가 봤다면 저는 그자리에서 기절 했겠네여. ㅎㅎㅎ 정말 징그럽겠어여. 에휴......ㅋㅋ
저도 바퀴벌레를 거의 못 봤는데 더운 곳이고 습기가 많은 탓일거에요. 잔디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았습니다^^
싱가폴은 여행하며 나름 깨끗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바퀴벌레 싫어요
싱가폴의 대부분의 집들은 깨끗해요. 여기서 나오는 에피소드는 특이한 경우입니다. 민족마다 사는 법이 다른 것 같아요. 하나의 에피소드라 생각하셔요^^
다음 얘기 기대되요..^^
즐감 하고 갑니다..
한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