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字)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윤동주 시 채영재 곡 소프라노 배성아
민족의 시인 윤동주님은, 1917년, 만주 명동촌이라는 곳에서 태어나신 후, 용정 등을 거쳐서 한
국 땅에 오셔서 연희 전문학교를 다니게 되셨는데, 그 당시 자취하시던 인왕산 자락의 누상동에
서 1941년 11월 (연희전문 4학년 졸업반 시절) 무렵에, 서시 등과 함께, 이시 별헤는 밤이 탄생
되었다 합니다. 또 이런 연유로인해, 연세대학교와 종로구에서 추모 활동이 활발한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가입하여 눈팅으로는 꽤 활발하게 활동했었는데요, 그 동안 좀 쉬고있다가 오랜
만에 방문하니 로긴이 안되어 며칠전에 재가입한, 아마츄어 작곡가 채영재입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와, 이곳의 방대한 자료들도 돌아보며 또 가끔씩 인사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