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에는 다대8경(多大八景)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 제1경(아미완월)을 제외한 7경을 맛볼 수 있다
제1경 아미 완월(峨嵋玩月) : 천하일색 아미산의 반달
제2경 야망 어창(夜望漁唱) : 야망대의 들려오는 후리소리
제3경 두송 만취(頭松晩翠) : 두송산 해질 무렵의 비췻빛 하늘
제4경 남림 숙하(南林宿霞) : 남림에 걸려있는 물안개노을 (현재 성창목재 자리)
제5경 팔봉 반조(八峯返照) : 팔봉산에 비친 저녁노을 (현재 한진중공업 앞마당)
제6경 화손 낙조(花遜落潮) : 화손대에 깔려드는 저녁 노을
제7경 삼도 귀범(三島歸帆) : 목도, 서도, 귀도 사이에 뜬 돛단배
제8경 몰운 관해(沒雲觀海) : 몰운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
10:39 감천항 중앙부두 출발
감천항 제5부두 철망을 따라 걷는다
여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저기 도로 한 가운데에 커다란 나무와 당집같은 건물이 보인다
보아하니, 개발과 함께 도로를 내면서 어쩔 수 없어 그대로 둔 것이
지금은 도심속의 교통섬이 되어 버렸다
여기에서부터 도로를 벗어나 고개를 오르면서 산으로 근접을 한다
감천만 너머에 며칠전 지났던 진정산 아래의 냉장창고와 공장들이 보인다
고즈녁한 산길을 혼자서 꼭 명상에 잠기지 않더라도 그저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이 나는 좋다
4월 초인데도 땀이 제법 나지만 바람 길목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청량하다
작가 산객심(山客心)은 이렇게 말했다
"나그네의 고독한 길을 괴롭히는 것은 높은 산과 깊은 계곡, 넓은 강이 아니라 신발 속의 작은 모래임을 안다
잠시 그늘막에 쉬며 털어내야 한다. 마찬가지다
마음속 작은 갈등, 오해, 후회, 미련은 빨리 버리자"
두송반도로 가는 길은 하늘과 땅이 온통 꽃으로 물들었다
저기 지난번 두도전망대에서 지척으로 보았던 두도(頭島)가 보이고
11:57 두송반도(頭松半島)에 다달았지만 여기서는 아무런 조망이 없다
전망을 보기 위해서는 절벽 아래 군 초소가 있는 곳까지 가야한다
두송반도는 다대포항과 감천항을 좌우로 끼고 있는데
한때 군사 작전지역으로 오래동안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개방되어서 일반인도 반도의 남쪽 끝까지 갈 수 있다
출입통제 경고판이 있지만 저녁8시 이후에만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절벽 아래 바위벼랑 끄트머리에 서니 보이는 것은 망망대해다
하늘이 좀 더 깨끗하다면 대마도가 손에 잡힐듯 보일텐데 .....
형제섬과 나무섬, 오른쪽 뒤로 멀리 보이는 섬은 북섬과 남형제섬(외섬)이다
다대8경 중 제3경 두송 만취(頭松晩翠)가 두송산 해질 무렵의 비췻빛 하늘을 말하는데
여기가 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되겠다
두송 만취(頭松晩翠)를 즐겨보기 위해 해질녁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자리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
돌아가는 길,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두도
중간인증대가 있는 여기에서 왼쪽 야망대 방향으로 내려선다
여기에도 꽃비가 내려 꽃잎 카펫이 깔려 있다
대선조선
저기 보이는 두송중학교 앞에서 갈맷길은 왼쪽으로 꺾이며
주민체육시설 철망을 따라 가면서
낫개 포구를 지나면
낫개라는 지명은 두송반도의 옛날 이름인 나포(羅浦)의 순우리말 이름인데
두송반도가 낫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이란다
곧 야망대 입구로 접어든다
저기 보이는 저 봉우리가 다대8경 중 제2경 야망 어창(夜望漁唱)으로
들려오는 후리소리를 듣던 야망대(夜望臺)이다
다대포 후리소리는 다대포에 전승하는 멸치잡이 후리질소리로, 1987년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었다
다대포는 수심이 5∼7m밖에 안되는 아담한 어장으로 1960대 초엽까지도 소규모나마 후리그물로 멸치잡이를 했었다
멸치잡이를 나갈 때면 해질 무렵에 언덕 위의 망대인 夜望臺로 올라가서 멸치떼의 동정을 살핀다
짐작이 가는 데가 있으면 낫개(多大灣의 동쪽에 위치함)로 내려와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 확인한 다음 징을 울려 신호한다
어부들이 모여 들어 그물을 배에 싣고 바다로 나가 멸치떼를 둘러싸고 그물을 치고
그물을 다 치면 해변에서 벼릿줄을 당긴다
해변으로 끌어 올린 그물에서 고기를 털어 모으면 아낙들이 소쿠리로 멸치를 퍼 나른다
다대포 후리소리는 1987년도에 제28회 전국 민속 예술경연대회 출전을 계기로 알려졌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지금은 잊혀진 야망대(夜望臺)라는 이름은 상가의 가게 이름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표에도 야망대는 안내도 없지만 저 계단길로 올라가면 야망대로 가는 길이다
아망대 아래의 이 조그만 통나무 집은 예전에는 야망어창(夜望漁唱)이라는 이름의 카페였는데
지금은 가정집으로 사용을 하고 있는가 보다
호기심으로 올라가 보면 아무런 시설도 없고
어지럽게 우거진 잡풀 사이로 조그만 텃밭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지만
주위와는 달리 키 큰 소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가 않을뿐이다
야망대에서 내려다 본 왼쪽의 두송반도와 오른쪽의 솔섬
개발로 인해 산이 깎이고 바다가 매립되면서
다대8경 중 4경인 남림 숙하(南林宿霞)/남림에 걸려있는 물안개노을 (현재 성창목재 자리)과
제5경인 팔봉 반조(八峯返照)/팔봉산에 비친 저녁노을 (현재 한진중공업 앞마당)은
이제 문헌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팔봉도의 팔봉산은 다대항의 방파제와 연결되어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저기 보이는 저 산은 아미산으로 갈맷길 다음 코스에서 답사를 하게된다
13:31 다대항
다대 활어 재래시장
얼음공장
생산한 얼음을 잘게 부수어 콘베어 벨트를 통해 배 위로 바로 운반을 한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몰운대가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데 끄트머리가 화손대이다
몰운대는 부산8경 중의 제1경이고, 해운대/태종대와 더불어 부산의 3대(三臺) 중 하나로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몰운대(沒雲臺)라는 이름이 붙었다
몰운대(沒雲臺)는 원래 섬이어서 몰운도(沒雲島)라고 불렀는데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이 확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육지와 연결되었다
그래서, 산꾼들은 1300리 낙동강의 동쪽 큰 산줄기를 잇는 낙동정맥을 종주할 때
마지막 구간 종착점을 몰운대로 잡고 있다
13:56 몰운대
조금 오르다가 먼저 화손대로 간다
화손대(花孫臺)
화손대도 두송반도와 마찬가지로 바닷가 아래로 내려가야 조망이 터진다
화손대에서도 정면으로는 망망대해 남해바다가 펼쳐지고
화손대 앞을 지키고 있는 모자섬
왼쪽으로는 솔섬 뒤로 지나온 대선조선이 보이고
바다 건너 보이는 두송반도
동섬과 쥐섬
무인등대가 있는 큰 섬이 쥐섬인데, 홍수 때 낙동강 상류에서 쥐들이 많이 떠 내려와 살았다는 섬이고
왼쪽의 섬이 동섬이다
오른쪽에도 뽀족한 모양의 작은 섬인 동호도가 있는데 여기서는 쥐섬에 살짝 가려져 있어 조금만 보인다
다대8경 중의 제6경인 화손낙조(花孫落照)는 화손대에 깔려드는 저녁 노을을 말한다
해안가에서 올려다 본 화손대 암벽
이제 저 암벽을 타고서도 한참 더 올라가야 한다
제8경 몰운 관해(沒雲觀海): 몰운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
전망대로 가는 길 / 오른쪽은 자갈마당이고, 왼쪽은 모래마당이다
전망대에 가는 길에 바라다 보이는 쥐섬
화손대에서는 쥐섬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오른쪽 뽀족한 모양의 작은 동호도가 여기에서는 보인다
오른쪽은 자갈마당
왼쪽은 휴식하기 좋은 모래마당이다
제7경은 삼도 귀범(三島歸帆)은 목도, 서도, 귀도 사이에 뜬 돛단배를 일컫는데
그 섬들이 멀리있는 섬들인지 지도를 살펴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다대진 동헌 (多大鎭 東軒)
조선 후기 경상좌수영 산하 다대진의 산하 건물로
다대진성 안에 있던 관아 건물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인데
다대첨절제사영이 있던 옛 다대초등학교 자리에서 1970년에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
다대진은 왜구를 막기 위한 군사요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고
임진왜란 이후 부산진과 함께 다른 진보다 더욱 중요시되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다대포 객사(客舍)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다대진 동헌(多大鎭 東軒)으로 되어 있다
알고보니, 최근의 역사고증으로 객사가 아닌 동헌이라는 주장이 대두되어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심의 끝에 2020년 7월 29일 '다대진 동헌'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고 한다
다대진 동헌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이름도 바뀌었는데
다대포 객사 때의 이름은 회원관(懷遠館)이었는데 지금은 수호각(睡虎閣)으로 현판이 바뀌었다
수호각 현판은 부산시 무형문화재 전각장인 청계(晴溪) 안정환(安定煥) 선생이 새겼다고 하는데
현판의 범 乕자는 虎의 속자라고 한다
정운공 순의비로 가 보기로 한다
순의비로 가는 길목에 정운 공의 순절을 애도하기 위함인지
갓길에 순백색의 장딸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정운(鄭運)공 순의비(殉義碑)
임진왜란 때 부산포 해전에서 전사한 정운(鄭運) 장군의 공덕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선조40년 동래부사를 역임하였던 이춘원(李春元)이 몰운대를 노래한 詩다
호탕한 바람과 파도 천리요 만리 하늘가 몰운대는 흰구름에 묻혔네
새벽 바다 돋는 해는 붉은 수레바퀴 언제나 학을 타고 신선이 온다
15:39 갈맷길 도보인증대에서 트래킹을 종료한다 / 소요시간 : 5시간
갈맷길 안내서에는 4-2구간이 12.5km로 안내되어 있는데 나는 18.7km를 걸었다
다대포해수욕장 구경은 다음 코스 답사 때 하기로 하고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긴다
첫댓글 진짜 멋진 산행기입니다.
거의 아는 구간이며 3월에 답사한지라 리얼한 풍경입니다.
늘 기대하고 기다리고 응원합니다. 안산즐산 하시길...
탐사 다니시느라 한창 바쁘실텐데 댓글 달 시간이 있으신 모양이네~
좋은 곳을 다녀왔구나.
그런데 다대8경의 제1경이 아미완월인데 아미망월이라고 되어 있구나.
친구가 어찌 '玩月'이란 글자를 모를 리가 있겠는가?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작가 산객심은 이렇게 말했다.'
듣기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꽃비', '꽃잎 카펫'이며, 오직 봄의 가절에만 만날 수 있는
서정 가득한 표현이다.
수호각의 乕라는 글자는, 범 虎자의 속자라고 하더구나.
어~ 그러고보니 잘못되었네
희롱할 완자인데.... 수정해야지
땡큐~
순전히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
이렇게 58마당에 참여해서 같은 생각을 하면...
확신한다. 장수무병하고, 건강한 하루를 챙길 수 있고, 특히 정신 건강에 최고라 믿는다.
그냥 다마/당구에 집중 하기 보다는 낫지 싶은 생각이다. 먼지구덩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