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목(碑木) ♡ 🫎
- 한명희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이 가곡은 1960년대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전투초소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했던 한명희(전 국립국악원장)가 작사한 곡이다.
그가 어느 날 강원도 화천 백암사 부근의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면서 십자나무위에 걸려있는 구멍난 철모와 녹슨 카빈 소총
한 자루, 그리고 그 옆에 피어있는 산목련, 그 아래 무명용사의
돌무덤으로 추정되는 돌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후에 TBC방송국에 프로듀서로 입사하여 가곡 프로그램을
담당했는데, 마침 작곡가 장일남의 요청을 받아 '조국을 위해
죽어간 젊은이들을 기리는 내용'의 가사를 짓고 장일남이 곡을
붙여 1969년에 발표하였다.
이 가곡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시대적 상징으로 국군 무명용사의
희생과 죽음에 이토록 우리들의 마음이 숙연해지는 곡도 아마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화천에
비목공원이 조성되었고, 매년 현충일을 전후하여 비목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 곡을 베세토오페라단 단장인 메조소프라노 강화자의 노래도 들어보고,
https://youtu.be/C9u8_iXIEaY
유럽및 미국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이스 박종민의 노래로도 감상하시고
https://youtu.be/fGzk8X7NU3M
단 24개의 음표로 구성된 "Taps"라는 이름으로 전사자에게 바치는
진혼곡 나팔소리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전사한 국군 용사를 위하여 젊은
세대인 카이의 노래로 일단 들어보자.
https://youtu.be/G4HkHwE9jP8
♡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毛允淑) -
산 옆의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포옴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 였구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숨지었노라
(중략)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죽음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 주고
저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중략)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 싼 군사가 다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 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다시 오지 않으리라
(중략)
가슴에선 아직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 시인 모윤숙씨는 1950년 6월 28일 서울이 인민군에 의해
함락되자, 남쪽으로 피난가기 위해 서울을 빠져 한강을 건너
경기도 광주로 가다가 이름 모를 야산에서 육군소위 계급장을
단 국군 전사자를 발견했다.
시인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읊은 시로, 당시
많은 국군장병에게 애송되었다.
첫댓글 수고해주신
좋은글
감동의글
감사해요...회장님
^^
일요일에도...
더운날씨에...
건강하시고...!!
좋은분들과..
행복한시간..
기분좋은하루...보내세요...!!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