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뜻의 성어이다.
[禍 : 재앙 화, 不 : 아닐 불, 單 : 홑 단, 行 : 다닐 행]
불행은 언제나 홀로 오지 않고 꼭 겹쳐 온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참변이 일어나기 두 달 전 큰 사고를 예고하듯이 경주의 마우나 리조트 붕괴 참사가 일어난 것을 보면 더욱 그 말이 실감난다. 그 후 장성 요양병원 화재, 판교 환풍구 붕괴로 아까운 생명이 줄이어 사라졌다. 작년에도 1월부터 오피스텔 화재 등 심상찮더니 인천 강화도에서는 글램핑(호화캠핑)장 화재 참사로 어린이 3명 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과거 씨랜드청소년수련원에서 19명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화재로 사망한 것이나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고등학생의 익사 사고 등도 모두 안전불감증 탓은 아닐런지...
[출전] 《傳燈錄(전등록)》
禍不單行이라 알아보기 쉬운 글자로만 된 이 성어는 宋(송) 나라 불서 ‘傳燈錄(전등록)’에 처음 등장한다고 하니 역사도 1000년이 넘었다. 아니 비슷한 어구로 치면 더욱 오래된 漢(한) 나라 劉向(유향)이 쓴 ‘說苑(설원)’에 나오니까 2000년 역사다.
이 책의 權謀(권모)편에 실린 ‘福不重至 禍必重來(복부중지 화필중래)’가 그것인데 복은 거듭 오지 않으나 화는 반드시 겹쳐서 닥친다는 뜻이다.
또 모아놓은 곳을 찾아보니 〈水滸傳(수호전)〉에는 ‘福無雙至 禍不單行[복무쌍지 화불단행(복은 짝지어 오지 않으며 재앙은 홀로 다니지 않는다)]’고 했고,
〈琵琶記(비파기)〉에는 福無雙降猶難信 禍不單行却是眞[복무쌍강유난신 화불단행각시진(복은 거듭 오지 않으니 오히려 믿기 어렵고, 화는 홀로 다니지 않으니 도리어 참되도다)]’란 표현도 나온다.
동양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어 표현에 “Misfortunes never come single(불행은 결코 홀로 오지 않는다).”이란 격언은 이 성어를 직역한 것과 같다. 하기야 불운의 연속을 의미하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까지 연구하는 판이니 하는 일마다 꼬이는 것은 동서막론 불감당이다.
하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 보자. 禍福無門(화복무문)이라고 화와 복은 따로 들어오는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부르는 대로 오는 것[禍福無門 惟人所召(화복무문 유인소소)]이다. 〈춘추좌전(春秋左傳)〉
禍福同門(화복동문: 화와 복은 문이 같다), 禍福由己(화복유기: 화복은 자기에게서 말미암는다)란 말도 있으니 마음을 잘 닦고 안전관리 촘촘히 하여 화가 이제는 복이 되는 일만 남도록 힘을 모아야겠다.
鷄卵有骨(계란유골), 雪上加霜(설상가상)도 불행이 연속으로 온다는 뜻의 성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