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복 차림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이상(?)한 눈길을 받으면서......
한참을 그렇게 큰 길가를 서성대던 성민이......
조금은 체념을 하면서... 막 컴컴한 골목길로 접어드려는 순간......
그의 눈에... 이미 불이 꺼진 길모퉁이의 꽃집이 나타납니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꽃집 문 안 쪽을 기웃거리는......
성민의 눈에... 가게 안... 유리로 만들어진 냉장고의......
빨간색 바케스 안에 노오란 "후리지아" 몇 묶음이 담겨 있는 것이......
그의 눈에 가득차 들어 옵니다.
얼마나... 반갑든 지... 마침 사람이 안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한 성민은......
조심스럽게 꽃집을 문을 쥐고 흔들어 봅니다.
조금 후... 안에서 나타난 아주머니 한 분에게......
그는... 냉장고 안에 있는 "후리지아"를 가리키면서......
모두 다... 포장을 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 꽃집 아주머니는... 요즘은 "후리지아"가 귀해서......
아주 가격이 비싸다고 흘리는 듯이 이야기를 하면서......
예쁜 색깔의 종이를 펴고는 꽃다발을 만들기 시작하지만......
성민의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를 않습니다.
단지... 그 "후리지아"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어 줄... 애경의 모습 밖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후리지아" 한 아름을 구한 성민은.......
그 길로... 병실에 올라가지 못하고......
늘 그녀와 함께 앉아있던 벤취에서... 애경을 기다리기 시작 합니다.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히는... 그 "후리지아" 꽃다발을......
가슴에... 꼬옥... 안고서......................
하지만... 그 날 따라... 애경은 좀체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행여... 그녀의 차(車)가 병원 입구를 들어서는 것이 보일새라......
성민은... 자리를 옮겨... 길 가의 인도(人道)블럭 위에 걸터앉아......
저 만치 불빛이 보이는... 병원입구의 주차권 받는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오가던 발길도 뜸해지고... 병원을 드나드는......
자동차들 마저... 이제는... 눈에 잘 띄지를 않습니다.
그저... 무슨 급박한 일이라도 생겼는지...???
앰블런스만이... 싸이렌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응급실 쪽으로... 급히 달려갈 뿐 입니다.
새벽 2시... 성민의 얇은 환자복 위로... 엉덩이가 아파오기 시작하고
밤 이슬 탓인지...??? 양 쪽 어깨가... 축축해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성민은 그런 것 따위에는... 아랑 곳 않습니다.
단지... 시간이 흐를 수록... 마음 속에... 먹구름만 짙게 깔립니다.
"왜... 그녀가 안오는 걸까... 혹시라도......
집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서운함과... 불안감... 그리고 걱정스러움이......
흐르는 시간의 무게만큼... 촉촉하게 젖은 성민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었습니다.
"아... 기다림이란...???"
>>>>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