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벽촌음(尺璧寸陰)커다란 옥구슬과 짧은 시간,
보석보다 시간을 아껴야 한다.
尺 : 자 척 璧 : 구슬 벽 寸 : 마디 촌 陰 : 그늘 음지름이 한 자나 되는 옥구슬(尺璧)이라,
한 자[尺/ 척]가 30.3cm이니
값이 얼마나 나가는지 상상이 안 된다.
아주 짧은 시간이 촌음(寸陰)이다.
시간을 자로 잴 수 없지만 10-18승이라는 찰나(刹那),
10-16승인 순식(瞬息)에 비하면
1촌(寸)은 3.03cm가 되어 제법 길다.옛날 해시계의 바늘이 움직이는
길이에서 작다고 이렇게 비유했단다.
엉뚱한 조합이라 뜻이 아리송하더라도
대구를 다 맞추면 확연히 떠오른다.
한 자 되는 둥근 구슬을 보배로 여기지 말고,
오직 짧은 시간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尺璧非寶 寸陰是競/ 척벽비보 촌음시경)
시간을 아끼라고 귀한 보석을 비유하며 강조했다.한문 교재로 사랑받았던 천자문(千字文)이나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실려 있어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구절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소중히 여긴다는
애석촌음(愛惜寸陰)에서 나왔듯이 이 말을 할 때마다
중국 하(夏)나라의 시조 우왕(禹王)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그는 20년이나 계속된 황하(黃河)의 홍수를
물꼬를 터주는 방식으로 치수(治水)에
성공하여 순(舜)임금이 선양했다.
우왕이 얼마나 일에 열중했는지 30세가 넘어
얻은 부인 여교(女嬌)와 나흘을 함께 지냈고,
13년이란 긴 세월동안 공사 중 집을 지날 때도 들르지 않아
과문불입(過門不入)이란 말을 남겼다.우왕의 시간을 아낀 이야기는 곳곳에 전하는데
전한(前漢)의 유안(劉安)이 지은
회남자(淮南子)를 인용해보자.
날이 가고 달이 가는데 때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이어진다.
‘성인은 1자의 보석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1촌의 시간을 중하게 여겼다
원도훈(原道訓)에 실린 내용이다.
때는 얻기 어려워도 잃기는 쉽다면서
우임금은 신발이 벗겨져도 줍지 않고,
관이 벗겨져도 뒤돌아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자(莊子)에도 우왕의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바람으로 머리 빗고 비로 목욕한다고
즐풍목우(櫛風沐雨)로 표현했다.짧은 시간 촌음이라 하면
익숙하게 바로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이다.
남송(南宋) 주희(朱熹)의 유명한 권학시
'우성(偶成)'에서 유명한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에 따른다.조선의 가객 김천택(金天澤)의 시조도 마찬가지다.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마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 써라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시간이 금이고 돈이라는 격언에 따라
학문이나 재산이나 어느 정도 이뤘다고 다는 아니다.
가다가 중지하고 고생한 지난 시간을 잊고
제멋대로이면 말짱 헛일이다.
-옮긴 글-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