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문 김한기군이 우리와 헤어진 지도 오늘로 딱 1년이 되었네. 작년 수원의 아주대병원 영안실에서 소줏잔 기울이면서 눈시울을 붉히던 H군과 L군의 모습이 새삼 떠오르는구만. 가인(佳人)은 박명(薄命)이라더니 크고 맑은 눈에 짙은 눈썹을 가진 그를 볼 때면 늘 연극배우 남궁원님의 얼굴을 떠올릴 정도로 미남인 데다 마음씨까지 화끈했던 사나히는 무슨 까닭으로 그리도 바삐 우리들 곁을 떠났을까?
그날 영안실을 나와 집으로 오는 내내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 내일은 너)!'란 경구가 뇌리를 떠나지 않더만, 한기군은 잘 생기고 능력이 있는 가인(佳人)이었음에 못 생기고 모자란 나에 비해 훨 먼저 떠났으리라 위로도 해 보지만...살아온 날들 돌아보면 손에 꼽을 만큼의 기쁨과 보람도 있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어딘가를 향해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하게 싸워 보낸 게 우리들 대부분의 삶이 아니었을까만,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지난 날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회상해 보면 그래도 약간의 뿌듯함도 있을 터...
조용히 홀로 앉아 가슴 저미는(heartburn) 옛날을 상기케 해 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기군의 1주기(一周忌)에 고인(故人)의 명복을 빌어 본다. 내가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 『노트북(The notebook)』에서 기억나는 장면을 배경으로 하여 다음 몇 곡의 노래를 얹어 보았다.
1. Yesterday, When I Was Young- Roy Clark
2. Time- Glen Campbell
3. Sunrise, Sunset- Roger Whittaker
4. Yesterday Once More- Carpenters
5. What is a youth- Glen Weston
6. Time After Time- Cyndi Lauper
7. Try To Remember- Brothers Four
8. Memory- Barbra Streisand
9. Yesterday- The Beatles
10.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Green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