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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회보: 우리말 우리얼에 쓴 글]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에 묻는다
하현철 / 우리 말 살리는 모임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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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1>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보인다.
-성철-
이 글은 한자는 물론 한자말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우리 말로 된 글이다. 아는 것이 많은 분은 이처럼 진리를 쉬운 말로 말한다.
첫째 질문 : 당신들은 이 글도 지식 수준이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나요?
둘째 질문 : 이 글을 당신들이 말하는 시각성 어휘와 청각성 어휘를 모두 구사해서 국한 혼용문으로 고쳐 쓸 수 있나요?
셋째 질문 : 당신들은 입으로는 한글의 우수성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한글을 속된 글(언문)이라고 얕잡아보는, 한자에 중독된 사람들이 아닌가요? 그래서, 한자나 한자말을 쓰지 않으면 짧은 글도 깨끗한 우리 말로는 제대로 쓸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요?
셋째 질문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당신들이 쓴 글 <보기 2>를 한 번 더 읽어 보세요.
<보기 2>
各 位
ㅇㅇㅇ님 (국민 여러분께)
바쁘시더라도 國家와 民族을 위하여 꼭 親覽하여 주십시오.
나라 겨레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要約 內容>
내용 요약
⑴ 經濟危機보다도 더 큰 文化危機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문화위기
⑵ 이번만은 危機를 未然防備하기 위하여 有志者들이
위기 미리 막기 뜻 있는 분
總團結하여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모두 힘을 모아
⑶ 初等學校課程에서부터 한글과 漢字敎育을 철저히 하
초등학교 교육 과정부터 한자교육
여 國語敎育을 正常化 할 것을 政府에 促求하고자 합니다.
국어 교육 올바르게 할 정부 촉구하려고
⑷ 우리 世代가 이번 政府에서 반드시 文字政策을 올바
세대 정부 어문정책
로 樹立하도록 하지 않으면 永遠히 回復할 수 없는 文化
세우도록 영원 돌이킬 문화
危機를 當할 것입니다.
위기 맞게 될
참고 1 : 各位→ 000님, 국민 여러분께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 보내는 글이라면 ‘000님’이라고 해야 되고, 많은 국민들에게 보내는 글이라면 ‘국민 여러분께’라고 해야 예의를 갖춘 말이 된다. 各位니 諸位 따위는 우리 말이 아니며, 예의에도 어긋나는 말이다.
참고 2 : 親覽하여 주십시오.→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해야 쉽고도 예의를 갖춘 말이 된다. 왜 국민에게 명령하는 투의 ‘주십시오.’라는 말을 하는가?
참고 3 : 要約 內容→ 내용 요약
하려는 말의 내용을 요약한 글이니까 ‘요약 내용’이 아니고, ‘내용 요약’이다.
참고 4 : 有志者→ 뜻 있는 분
‘유지자’는 우리 말이 아니다. 나는 이런 말을 처음 듣는다.
참고 5 : 政府→정부
한글로 쓴다고 해서 동음이어인 ‘情夫’와 혼동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참고 6 : 文字政策→ 어문 정책
세계 어느 나라에도 ‘文字政策’이란 것은 없다. 어문 정책이라고 해야 바른 말이 된다.
넷째 질문 : 당신들이 쓴 글 <보기 2>를 밑줄을 긋고 고친 것처럼 한글로 고쳐 쓰면 지식 수준이 낮은 사람이 쓴 글이 되나요?
다섯째 질문 : ‘書籍’을 ‘책’, ‘頭腦가 나쁜 사람’을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지식 수준이 낮은 사람이 쓴 글이 되나요?
여섯째 질문 : ‘視覺性語彙’, ‘聽覺性語彙’ 따위는 도대체 어느 유식한 분이 만들어 낸 말인가요? 한자가 造語力이 뛰어난 글자라고 하지만, 이런 엉터리 말을 함부로 만들어 내어도 되나요?
일곱째 질문 : 다음 한자들을 일본의 대
책 자랑 권태응
할아버지 책 자랑은 어려운 한문 책, 그렇지만 그것은 중국의 글이고.
아버지 책 자랑은 두꺼운 일본 책, 그렇지만 그것은 일본의 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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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책 자랑은 꼬부랑 영어 책, 그렇지만 그것은 서양의 글이고.
우리 우리 책 자랑은 우리 나라 한글 책, 온 세계에 빛내일 조선의 글이고.
(동시집 ≪감자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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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경제를 망친 지도자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국민들에게 사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제 나라와 겨레를 위한답시고 이 나라 말글살이까지 망치려 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오늘날 우리 나라 살림이 어렵게 된 것이 우리 한글 때문이라는 억지 소리를 하면서 한글을 즐겨 쓰는 일반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기 위해 한글을 죽이기 위한 온갖 거짓말과 못된 짓을 서슴없이 벌이고 있습니다.
저들은 현 정권이 한글을 죽이기 위한 가장 좋은 정권이라고 생각하고 이른바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한자교육촉진총궐기대회를 크게 열고 지난 50년 남짓 동안 해 온 한글전용 국어정책을 한자혼용 국어정책으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엔 출판인들을 모아 음식을 대접하면서 모든 출판물에 한자를 섞어 써 달라고 하소연했다더니 요즘엔 교수, 언론인, 종교인 같은 각계 각층 이름난 사람들에게 발기인이 되어 달라는 글을 보내고 있답니다. 마침 그들이 보낸 주비위원 명단과 발기인 참여 안내문 그리고 한자교육추진궐기대회 선언문, 한자교육의 필요성 주장과 그 뒷받침 자료들이 우리들의 손에 들어왔기에 그 자료 일부를 그대로 소개하고 그 잘잘못을 따지고자 합니다.
〔자료 1〕
尊體 安康하심을 祝願합니다.
別添 內容과 같이 擧國的으로 漢字敎育推進運動을 展開하기 위하여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를 結成함에 있어 貴下를 發起委員으로 推戴하오니 公私間 多忙하시더라도 國家와 民族의 將來를 위하여 承諾하여 주시기를 仰望합니다.
*下記 承諾書를 暑名 捺印하시어 早速히 郵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發起委員大會의 日時와 場所는 추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 籌備委員>
高柄翊 前 서울大學校 總長 民族文化推進會 理事長
孔魯明 前 外務部長官 前 駐日本大使
權彛赫 前 서울大學校總長 前 學術院長
奇世勳 前 서울高法院長
金守漢 前 韓日親善協會 會長 前 國會議長
金壽煥 天主敎 樞機卿
金膺顯 東方硏書會 會長
金宗西 前 敎育改革委員會 委員長
金俊坤 韓國大學生宣敎會 理事長
…줄임…
南悳祐 前 國務總理
閔寬植 前 文敎部長官
朴錫武 韓國學術振興財團 理事長 前 國會議員
朴晟容 韓日協力副會長 錦湖그룹 名譽會長
朴弘 前 西江大總長
孫性祖 東京韓國學園 理事長
宋月珠 大韓佛敎 曹溪宗 總務院長
徐基源 前 KBS社長
申鉉碻 韓日協力委員會 會長 前 國務總理
安秉煜 前 興士團 公議會長
柳承國 前 精神文化硏究院 院長 學術院 會員
尹吉重 前 國會副議長
尹天柱 學術院 會員 前 文敎部 長官
李基文 서울大學敎名譽敎授 前 國立國語硏究所長
李在田 漢字敎育振興會 會長
張水榮 浦港工大 總長
鄭秉學 國際漢字振興協議會 會長
趙甲濟 朝鮮日報 出版局 副局長
趙完圭 서울大名譽敎授
蔡汶植 前 國會議長
洪南淳 前 光州高法判事
洪一植 高麗大總長
〔자료 2〕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방송국 프로 제목에 외국어를 남용하여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일이 있고 방송위 방송언어 특별위원회(위원장
고흥숙)은 방송 제목에 외국어와 외국어 조어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
한 일도 있습니다. 그때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중 KBS2가 [뉴스투데이]
를 비롯해 외국어로 된 제목이 28편(40.6%)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5.MBC 방송의 외국말로 된 방송 프로 이름
방송위원회 조사에 보면 문화방송은 [스포츠하이라이트]를 비롯해
28편(37.8%)으로서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중 두 번째 많았습니다.
방송이 국민의 국어 생활에 가장 영향이 많은데 방송 프로 제목부터
미국말글로 써서 국민들에게 우리 말글보다 미국말글을 더 떠받드는
분위기를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6.SBS 방송의 외국말로 된 방송 프로 이름
방송위원회 조사에 보면 SBS는 [모닝와이드] 외 22편(33.3%)로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SBS FM 라디오는 85.7%가 영어 이름이었습니다. 위
세 방송사 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들도 비슷했으나 줄입니다. 방송사들
은 제목뿐만 아니라 진행할 때도 외국말을 많이 씀으로서 우리 말글
발전을 가장 많이 훼방 놓고 있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7.외국말글로 개인 이름과 회사 이름 바꿔 부르는 회사
주식회사 선경과 럭키금성이 SK, LG로 회사 이름을 바꾸더니 요즘엔
벤처 회사들이 대부분 회사 이름을 영어로 지어 부르고 거기다가 개인
사람 이름이나 직함과 그에 부쳐 부르는 호칭 [님]자 대신 영어 별명을
지어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벤처기업인 [이네트]는 지난 2월부터 110여명의 직원들이 서
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 회사에서 박규현 사장은
[CRIS]라 부르고 이도광 이사는 [ALIED], 총무 표지선은 [RIKY]로 바꿔
부른다고 합니다.
일제 땐 일본인들이 강제로 우리 말글을 못쓰게 했는데 이제 우리 스
스로 우리 말과 이름을 버리고 미국 말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50년
대에는 강아지 이름에나 붙였던 미국 말 이름을 이제 사람 이름으로까
지 스스로 지어 부르니 모두 50년 대 개 꼴이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집과 학교에서 이들 회사처럼 미국말 이름을 모두 지어 부른다면
우리 말은 어떻게 될까요?
8.이름을 외국말로 지은 가수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인기 가수들은 우상과 같습니다. 그런데 그들
이 자기들의 이름을 외국말로 짓기 때문에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 말글
경시 풍조를 일으키고 국어 생활까지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H.O.T, S.E.S, 핑클, 젝스키스, 듀스, 베이비복스, 디바, 이브와 같이
수없이 많은 가수들이 우리 말 이름 아닌 다른 나라 말로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계화 시대라고 하지만 큰 문제라고 봅니다.
9.영어 상호와 간판을 쓰는 점포
[옥외 광고물 관리법]에 보면 광고 선전물이나 간판에 한글을 쓰는 것
을 원칙으로 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외국 글자를 쓸 때는 한글과 함께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법과 규정을 어기고 외국 말글로만 쓴
간판이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까지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종로 2가에 보면 'LG Tele Com'이라고 영어로만 된 간판이 달려있는
데 한국인 회사 간판입니다. 그런데 한 미국 회사는 '맥도날드, MC Don
ald's'라고 되어있습니다. 한국회사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데 미국
회사는 규정 대로 한글을 위에 쓰고 또 미국말글을 아래에 쓰고 있습니
다.
이렇게 우리 말글을 짓밟고 죽게 하고고 법을 위반한 간판이 많은 데
감독하고 지도하는 정부 기관도 없고 문제시하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참
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10. 한자혼용 국방일보
국방부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우신문]이란 한글전용 신문을 만들
었습니다. 다른 일간 신문들이 한자 혼용 신문이었을 때에도 한글 가로쓰
기로 신문을 만들어 병사들이 읽기 쉬워 사랑을 받았고 국군 전력 향상과
단합에 큰 몫을 했으며 우리 말과 한글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자 혼용 신문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한글 전용
법에도 위배되고 한글 쓰기 세상 흐름에도 거스르는 일이며 한글을 사랑하
고 살려 써야 한다는 국민들의 소망에도 반대되는 일입니다. 지금은 한자
를 혼용하던 일간신문들도 그 잘못을 깨닫고 완전 한글 전용으로 가고 있
는데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는지 문자 생활이 역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회와 청와대를 비롯해 모든 정부 기관 홈페이지가 한글전용으로
깨끗하게 나오는데 국무충리실 홈페이지와 마찬가지로 한자혼용이어서 우
리 말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말 살리는 겨레 모임
02-3679-0704
2002년 우리말 지킴이 10
으뜸 지킴이-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주) 빙그레(회장 김호연)
국회(의장 박관용)
법무부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대표 이기상 교수)
노동일보
교육방송(박창순 방송위원)
문화관광부 김수연 국어정책과장
통계청
이수열 국어순화운동가
2002년 우리말 훼방꾼 10
으뜸 훼방꾼 - KT
KT
POSCO
산업자원부
SK,삼성화학
소설가 복거일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회장 민관식)
SK Telecom, LG Telecom
교육부
어린이 잡지 BeBe21, Best BABY
우리말 어긴 통신언어 퍼트리는 사람들
2003년 우리말 지킴이 10
으뜸 지킴이- 법률 한글화 특별조치법을 추진한 법제처
법제처
한겨레신문 최인호 교열부장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이판정 공동대표
용인 교육청
하나은행
오이넷
경남도민일보
한살림 경남 농산물 생산자 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청
금융감독위원회
2003년 우리말 훼방꾼 10
으뜸 훼방꾼 - 한자교육진흥법안을 발의한 박원홍 의원
한자교육진흥법안을 발의한 박원홍 의원
법무부 소식지 이름 'Open Law'
KT&G
Think Star KB
행정자치부의 한글전용법을 어긴 문서
서울특별시의 영문 혼용 광고문
과학기술자문위원회의 한글전용법을 어긴 문서
교육부의 한글전용법을 어긴 문서
LG Telecom, Let's KT 등 영문 간판과 광고문
HOT, SES 등 가수들의 영문이름
자료 1> 전 교육부 장관들이 청와대에 낸 건의서
歷代 文敎․敎育部長官의「初等學校 漢字敎育」實施에 대한 建議
金大中 大統領님께
새해에도 金大中 大統領님의 康寧하심과 뜻하시는 일마다 如意하시옵기를 祝願합니다.
金 大統領님께서는 그동안 國內外로 刮目할 만한 많은 業績을 이룩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원활한 語文生活의 發展을 위하여 1999년 2월 9일에 國務會議에서 公用文書에 『漢字 倂記』를 시행하도록 議決하고, 10월 22일에 再促求하신 바는 歷代 어느 大統領도 하지 못한 勇斷이셨습니다. 또한 2001년 12월 28일에 敎育人的資源部에서 2005년부터 大學修學能力 評價試驗에 「漢文」과목을 추가시킨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今年 월드컵 大會에 中國을 비롯하여 日本, 東南亞 등 漢字文化圈에서 많은 觀光客이 訪韓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아직까지 道路標識板이나 案內板에 漢字가 별로 倂記되어 있지 않아서 觀光客의 不便이 매우 憂慮됩니다. 國益을 위하여 다시 한번 漢字倂記를 再促求하여 주시기를 仰望합니다.
더욱 緊急한 일은 별첨내용과 같이 半世紀 동안 跛行的인 文字政策으로 인하여 초래된 오늘의 심각한 文化危機를 根本的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初等學校에서부터 漢字를 단계별로 학습시키되, 外國語 학습을 위한 것이 아니라, 國語생활의 正常化를 위하여 한글과 더불어 國字로서 교육하는 일입니다. 金 大統領님께서는 「初等學校 漢字敎育」을 早速히 실시하여 주시기를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의 5萬餘 推進委員을 代表하여 國家와 民族의 將來를 위한 憂國衷情에서 뜻을 같이 하는 歷代 文敎․敎育部長官의 連名으로 간곡히 建議하는 바입니다.
2002년 2월 6일
文鴻柱 閔寬植 李奎浩 權 赫 孫製錫 徐明源 鄭元植 趙完圭 吳炳文 金淑喜 李海瓚 文龍鱗 李敦熙等 敬上
漢字를 敎育해야 하는 重要事項
◎ 오늘날 우리의 語文生活은 半世紀 동안 文字政策의 失敗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半文盲이 되어,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는 IMF 經濟危機보다도 더욱 심각한 文化危機에 처하여 있습니다.
◎ 初․中․高 學生은 물론, 大學生들도 古文獻이 아니라, 당대의 國漢文混用 정도의 書籍을 읽지 못하여, 全國 圖書館의 수많은 책들이 死藏되어 있으며, 講義를 진행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 책을 읽지 못하는 半文盲의 학생들이 아무리 社會에 배출되어도 知識不在의 상태에서는 高級知識을 要하는 知識産業時代에 있어서 그 能力을 도저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
◎ 현재 初等學校 敎師 자체가 漢字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씨가 꺼져가는 이 시기를 놓치고, 政府에서 뒤늦게 漢字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교육하려 하여도, 그 때는 이미 가르칠 敎師가 없어서 도저히 文化의 暗黑期를 恢復할 수 없을 것입니다.
◎ 현재 中․高等學校 교육과정에 漢文 과목이 있기는 하지만, 大學入試에서 出題되지 않기 때문에, 學校 당국에서도 學生도 漢文 학습을 별로 치중하지 않고 있습니다.
◎ 中․高等學校마저 제7차 敎育課程에서는 漢文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敎育人的資源部에서는 이미 중․고등학교 漢文과목 敎師를 다른 과목으로 교체하기 위하여 硏修를 시키고 있어, 漢文 과목의 成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 우리 말의 70% 이상이 漢字語彙로 되어 있는데, 한글로만 表記하면 읽어도 그 意味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대부분 불확실한 語義로 國語生活을 하고 있습니다.
◎ 반세기 동안 漢字를 무조건 배격한 결과, 날로 급증하는 현대적인 學術用語, 新造語 등을 우리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고, 대부분 日本式 漢字語에 의존하고 있음은 文化民族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 이미 西洋의 碩學들도 예견하고 있는 東北亞 漢字文化圈 時代의 浮上에 있어서, 더구나 지리적으로 中國과 日本 사이에 있는 韓國에서 한글專用만으로는 결코 國益에 도움이 되지 않음은 明若觀火한 사실입니다.
◎ 現政府에서 公用文書, 道路標識板, 住民登錄證에 漢字를 倂記하도록 결정한 것은 歷代 어느 政府에서도 실행하지 못한 歷史에 길이 빛날 業績이지만, 나아가 初等學校부터 漢字敎育을 단계별로 실시할 때, 根本的인 問題點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初等學校 漢字敎育 추진을 위하여 歷代 國務總理 역임자가 8명, 各部 長官 역임자가 60명, 예비역 將星이 90여명, 國會議員이 150여명, 大學總長이 70여명, 學術院․藝術院 會員이 130여명, 大學敎授가 1,000여명, 五大 宗敎代表, 三黨 主役, 初等學校 校長․敎師 등 10,000여 명이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를 결성한 것은 오로지 救國의 한마음으로 漢字敎育을 지지하는 절대적인 輿論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처럼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당대의 最高知性들이 모두 國家와 民族의 장래를 위하여 初等學校 漢字敎育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일부의 漢字敎育 反對 의견 때문에 國家百年大計의 政策을 遲延한다는 것은 우리 後孫들에게 스스로 죄짓는 일입니다.
<자료 2> 한글 학회에서 청와대에 낸 건의서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서
-지금은 초등학교 한자 의무 교육 주장에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닙니다!-
나랏일에 밤낮으로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정 운영에 겨를이 없으신 줄 아오나, 자칫하면 이 나라 교육의 뿌리가 다시 한번 흔들릴지도 모르는 중대한 지경을 당하여,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건의를 올립니다.
오늘 아침《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한자교육 추진 총연합회가 전직 교육부 장관을 지낸 분 가운데 13 사람의 이름을 앞세워, 또다시 망국적인 ‘초등학교 한자 교육’ 주장을 되풀이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제 지도층 인사들의 권위를 내세워, 현 정부가 자기들의 건의를 “즉각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땅의 여론 정치, 민주 정치는 실종되고 말 것”이라고, 난데없는 정치적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임 교육부 장관 가운데에서도 7 사람은 이들의 집요한 회유를 뿌리친 것처럼, ‘초등학교 한자 의무 교육’은 한자의 향수에 젖은 몇몇 사람들의 케케묵은 주장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대다수 국민의 생각도 아닙니다. 이야말로 시대 역행의 대표적인 발상이며, 암기 위주의 교육을 심화시켜 어린이의 창의력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죄악입니다. 이에, 그들이 대통령께 ‘한자를 교육해야 하는 중요 사항’이라고 주장한 내용이 얼마나 궤변과 거짓에 가득 차 있는지, 그 정체를 밝혀드립니다.
○ “반세기 동안 문자 정책이 실패하여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반문맹이 되었다.”는 데 대하여 : 한자를 모른다고 ‘문맹’ 운운하는 이들은 현실 인식조차 없는, 참으로 시대 착오적인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미 나라 안의 거의 모든 출판물은 한글로만 씌어져 나오고 있으며, 국민들은 아무런 불편 없이 이들을 통하여 지식과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을 ‘반문맹자’로 몰아부치는 유일한 근거가 바로 신문 때문인 모양입니다만, 고등 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제 나라 신문을 제대로 못 읽는다면 그 책임은 신문 제작자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요즘 신문들은 앞다투어 가로쓰기-한글 전용 쪽으로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고 있습니다.
○ “학생들이 한자로 표기된 문헌과 책들을 읽지 못하여 전국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이 사장되어 있으며, 강의를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데 대하여 :
‘전국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이 한자 혼용이라는 것은 그들의 착각일 뿐, 그 수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 거의 모든 출판물은 한글로만 쓰여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자 투성이로 적힌 전문 서적이나 학술 서적이 있다면 이는 일본 서적을 직역하고서도 마치 자기 저서인 양 하는 이들의 죄과입니다. 또한, 한문 강의가 아닌 이상, 한글 세대의 학생들에게 ‘강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한자를 섞어 강의하는 것은 교수 내용보다 권위를 앞세운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이 사회에 배출되면 고급 지식을 요하는 지식 산업 시대에 그 능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는 데 대하여 : 이것은 낡은 시대의 권위주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밑바닥에는 귀족들만이 한자를 즐겨 쓰던 봉건 사회에 대한 향수가 뿌리깊게 박혀 있습니다. 그들의 사고의 밑바닥에는, 옛날 우리 말을 ‘방언’이라 하고 우리 글을 ‘언문’이라고 하던 한국 사람 아닌 한국 사람의 사고 방식, 일제 시대에 일본말을 ‘국어’라 하고 우리 말을 ‘조선어’라 하던 그 사고 방식이 그대로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한자를 아는 것만이 바로 ‘지성’인 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한글 전용은 글장님을 없애고 수많은 정보와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여 전체 국민의 지식 수준을 높여 주었습니다.
○ “우리 말의 70% 이상이 한자말로 되어 있어 한글로만 적어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불확실한 어의로 국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하여 : 우리 말 낱말의 상당수가 한자말이라는 사실은, 우리 말이 한자의 위세에 짓눌려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기를 펴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컴퓨터가 필기 도구를 대신하는 첨단 정보화 시대를 맞아 한글은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문자로 떠올랐으며, 비로소 우리 말이 되살아날 여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자를 몰라서 낱말의 뜻을 잘 모른다는 것은, 한자에 익어 버린 머리로써 생각해 낸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많은 낱말을 부려 쓰고 있지만 반드시 그 낱말의 어원을 알고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원을 알아야만 뜻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은, ‘텔레비전’의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television’을 정확히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억지와도 같습니다.
○ “한자를 섞어 쓰지 않아서 현대적인 학술 용어, 신조어 등을 스스로 만들어 쓰지 못했다.”는 데 대하여 : 한자를 쓰지 않으면 새 말을 만들어 낼 방법이 없는 줄 아는 것은 잘못입니다. 지난 봉건 시대나 일제 시대에 한자의 침식으로 순 우리 말의 조어법이 쇠퇴하고 그 대신 한자에 의한 조어가 성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요즈음에는 한자를 거의 쓰지 않게 되자 우리 말의 조어법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도시의 길이름들이 차츰 부르기 쉽고 아름다운 순 우리 말로 지어지고 있으며, 젊은 학자들은 한글만으로도 훌륭한 논문을 써내고 있습니다. 한자에 길들여져 있는 기성 세대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우리 말의 조어력과 응용력은 뛰어납니다.
○ “동북아 한자 문화권 시대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글 전용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대하여 : 중국과 일본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이런 소리가 높아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동양 3국 너른 줄만 알고 세계 너른 줄은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쓰고 있는 간체자와 일본이 쓰고 있는 약자가 우리 나라 안에서 쓰이고 있는 한자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자 수천 자를 익힌 사람도 정작 중국 시내에 들어서면 그 흔한 거리의 간판조차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요? 종주국에서도 낡고 불편하여 내다 버리고 있는 고전 정자를 우리만이 신줏단지 모시듯 끌어안고 쓴다면, 우리 나라는 그야말로 국제 사회에서 낙후되고 말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은 절대로 안 됩니다. 이제 와서 초등학생들에게 한자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키자는 것은 일제 때의 식민지 교육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글 전용의 추세는 봉건적 한자 세대가 물러나고 한글로써 정보와 지식의 민주화․평등화가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북한의 지도자와 역사적인 정상 합의문을 한글만으로 작성함으로써 이를 인정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30년 전에 막을 내린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부활하자는 것은, 역사에 대한 중대한 반역 행위이며 어린이에 대한 가혹한 학대입니다. 영어와 컴퓨터까지 필수 교과목이 된 초등학교에서 또다시 한자까지 가르친다면, 어린이
들의 정신적 창조 활동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 나라 앞날의 창조적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첨단 정보화 시대의 현실에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하고 낡은 한자 교육에만 집착하는 일부 봉건 세력의 주장에 나라의 어 |
문 교육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들을 자신들의 이익에 이용하려는 무리들의 망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통령과 교육 당국이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4월 10일 한글 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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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우리 말로 하는 날 두 가지 논쟁
김수업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
소설가 복거일씨 영어를 공용어로
연합뉴스
소설가 복거일씨가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복씨는 16일 자유기업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영어문제의 본질과 대책이라는 글을 통해 "국제적 표준이 된 영어를 앵글로색슨족의 민족어로 여기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이제 영어라는 국제어를 우리의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영어 공용화는 당장 영어 공부에 들이는 투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는 기회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정부도 영어교육에 투자를 더 많이 하게 돼 교육기회의 불평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를 공용어로 삼기로 결정한다면 아무리 적극적으로 추진하더라도 본격적 도입을 위한 준비 기간은 한 세대는 돼야할 터"라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를 영어에 호의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법령, 문서, 양식과 같은 것들을 우리 말과 영어로 병기해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다음으로는 외국인들이 찾을 만한 정보들을 한글과 영어로 병기하는 것"이라며 "금융기관, 숙박시설, 상점 표지와 안내문, 여행 안내서, 식당의 식단, 상품의 포장에 적힌 정보의 국.영문 병기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특히 "영어의 공용화는 우리에겐 주어지지 않았던 모국어의 선택권을 후손들에게 주는 것"이라며 "그것만큼 후손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큰 뜻을 지닌 투자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최종 편집: 2002년 04월 16일 18:03:21
우리 말 훼방꾼 열 분
* 김종필 국무총리
*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
* 심재기 국립국어연구원장
* 복거일 소설가
* 조선일보와 조갑제 기자
* 진태하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위원장
* 최태환 에스케이 회장
* 대한민국 국회와 박원홍 국회의원
* 이응백 한국 어문회 이사장
* 일본 외무성
◈ 우리 말 지킴이 열 분 * 한승헌 감사원장 * 한겨레신문과 손석춘 기자 * 원광호 한자병용반대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장 * 진용옥 국어정보학회 회장 * 조상현 하이텔 한글사랑모임 으뜸지기 * 김진환 서울 지방검찰청 북부지청장 * 윤 관 대법원장 * 한국방송공사 아나운서실 한국어 연구회(회장 박용호) * 한국글쓰기연구회(회장 황금성) |
학생들에게 받아 쓰게 하면 평균 몇 점쯤되리라고 당신들은 생각하나요? (약자가 아닌 정자로 쓰라고 하면 아마도 80%에서 90%는 낙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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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당신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많지만, 우선 이 일곱 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시오.
쉬운 말로도 내 뜻을 남에게 분명하게 전할 수만 있다면, 어려운 말을 하는 것보다는 쉬운 말로 하는 것이 더 좋다. 이것은 진리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런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그 어려운 한자를 가르치지 않으면 문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국민들과 정부를 협박하는 행위는 나라와 겨레에게 저지르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 행위이다.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권이 나라와 겨레의 이익에 배반되는 국한문 혼용 따위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니, 당신들은 헛된 꿈을 버리고 하던 일을 곧바로 멈추어 우리 말 우리 글을 바로잡는 일에 함께 참여하기를 바란다. *
일본 외무성 올 2월 11일 한자병용 말썽이 한창일 때 우리 나라를 방문한 일본 외무장관 고무라 마사히코는 홍순영 외무장관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이 사용하는 글자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공식 약자를 정할 것이라면 일본식으로 만들어 달라”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심심치않게 우리 신문에 일본 대사관 직원과 특파원들이 은근히 한자 쓰기를 권하는 투고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한자 혼용을 주장하는 사람가운데 친일 정치인과 기업인이 많은 것도 이들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한자혼용 대표 주장자들이 일제 경성제국대학이나 와세다 대학 학맥이 주측인 것도 우연스런 일이 아니고, 이번 도로 표지판에 한자를 병기하기로 한 것도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일본인들을 위한 일이라고 봅니다. 한자 혼용을 원하는 일본인도 우리 말 훼방꾼입니다.
문화관광부와 국어연구원은 지난 10월에 국어 발전 종합 계획을 내놓으며 국어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보도 매체에 공개된 8대 중점 추진 과제를 보면 대부분 오래 전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 것이어서 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없지는 않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과 넘쳐나는 외국어 문제를 고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오늘날 국어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빠져 있다. 국어 발전에 많은 걸림돌을 만들었던 국립 국어연구원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것도 문제다. 국립국어연구원은 그 조직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방식이 철저하게 권력을 등에 업은 국어학계의 일부 학맥이 좌우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우리 말글을 위협하나
걱정되는 것은 우리 말글의 위협 요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미국말의 필요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데서 온다. 지난 날 한문이 신분을 내보이는 잣대였던 것처럼 오늘날 미국말이 직장에서 능력의 기준이 된다. 공무원을 뽑는 시험에서 미국말을 그렇게 떠받들어야 할까 . 사법 시험 같은 곳에서는 미국말은 거의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이런 각종 국가 시험부터 막연한 통념으로 미국말을 배울 필요를 부풀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나온 미국말 공용화 논의는 무엇을 말하는가. 이른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패권에 순응하자는 이데올로기를 우리 말에 밀어붙인 것이었다. 초등학교에서 미국말 교육이 시작된 것도 이 무렵이었고, 이제는 유치원 꼬마들까지도 미국말을 배우고 있다. 조기 유학을 하는 이유도 미국말이 큰 까닭이 된다. 지난 날의 한문 숭배는 이제는 어김없이 미국말 숭배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뉘우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얼마만큼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필요에 따라야 한다. 외국어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필요한 분야에서 배우면 된다. 애초에 초등학교에까지 미국말 교육을 해야 한다는 필요를 누구나 절실히 느낀 것은 아니었다.
‘세계화’라는 뜻 모를 말이 주문처럼 돌아다니자 모두가 아는 체해야만 했다. 제대로 된 정책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영어가 경쟁력이다”는 식의 통념이 선전됐을 뿐이다.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줄이는 데에는 학문에서 번역의 중요성이 인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번역 작업을 총괄하고 지원할 국립 번역원을 세우는 것이 좋다. 번역 무른모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립 번역원이란 기구를 세우는 것이 짐이 되다면 이미 있는 국립국어연구원을 번역원으로 개편하는 것이 좋다. 이런 논의도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사실 이제까지 국어연구원의 운영을 두고 말이 많았다. 서울대라는 두터운 학맥 때문에 아직도 매체들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어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했지만 그 탄생부터가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20년 전에 군사 정권 시절에 이희승을 비롯한 한자 혼용파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만든 것으로 아직도 ‘서울대 출신의 독무대’임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통일을 대비하는 사전을 만들겠다고 떠들며 출발했으나, 정치적 동기로 계획을 여러 번 변경하여 내놓은 부실한 ‘표준 국어 대사전’은 이제 폐기 여론이 거세다. 1994년의 이희승 미화 왜곡 작업, 정치권을 등에 업은 한자 혼용 정책, 동양 삼국의 한자체 통일 작업같이 적잖은 말썽을 부렸다.
민간 자율적 운동이 중심돼야
그러나 이번에 나온 시안을 보면 이런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그냥 국어연구원의 조직을 확대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별 추진 과제로 ‘국어연구원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말과 함께 구체적인 조직 확대와 권한의 내용이 나오고 있다.(중앙일보, 11월 15일 최용기) 그러나 이런 법안 제정은 올바른 방향에 서 있지 않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국립 번역원이지 국어연구원이 아니다. 이런 국가 기구는 학문 연구에서 국가의 입김이 크게 미쳐 많은 연구자들을 정부의 눈치나 보게 할 것 같다. 또 그것은 그냥 국어 연구가 아니라 말글살이를 직접 규제한다는 점에서 국가 개입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정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이를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미 40년 전에 이런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으며, 이는 우리 말글 사랑 운동에 큰 걸림돌이 됐다. 산업자원부 같은 데서는 영어로 회의를 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이 기구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기 알맞다 . 이런 현실로 미루어 보면 좀 더디더라도 민간의 자율적 운동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국어 정책이 바람직하다. 국어가 발전하려면 이런 불신 받는 국가 기관부터 먼저 정리해야 한다. 더구나 국어연구원에 설치한다는 표준어 사정 위원회에서 새 말을 사정한다(국민일보 10.10)는 데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경성제대에 수입된 ‘과학적’ 언어학을 아직도 그대로 읊조리는 국어연구원은 언어의 자연성을 내세워 새 말은 애짓는 것이 아니라 탄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토박이말로 새 낱말을 만드는 것을 터놓고 반대해 왔다. 국립국어연구원이 시민단체로부터 우리 말 훼방꾼으로 뽑힌 적이 여러 번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 말글살이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서부터 말글 정책이 나와야 한다. 바람직한 말글 정책의 본질은 외면하면서, 불신 받는 국가 기관이 한 가닥 뉘우치는 빛도 없이 언론이 침묵하는 틈을 타서 스스로 권한을 강화하고 조직을 키우기만 하는 일에 골몰한다면 큰 반발을 부를 것이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국민의 동의 없이 법규를 앞세워 말글살이를 묶으려 하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르게 된다.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발한 논의가 잇따라야 한다. 2002.12.9
국방일보 ‘우리 말 훼방꾼’ 취소 요구에 대한 답신
427-010 과천시 중앙동 주공아파트 106동 201호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전화번호 : 02-3679-0704
공동대표 : 이오덕․김경희․이대로
제목 : <국방일보 ‘우리 말 훼방꾼’ 선정에 대한 입장>에 대한 회답
문서번호 2000-11-1
보낸 날자 2000.11.3
받을 분 : 국방홍보원장
안녕하십니까?
보내 주신 ‘국방일보 '우리 말 훼방꾼' 선정에 대한 입장(문서번호 신문 38240-350)’과 ‘국방일보에 대한 '우리 말 훼방꾼' 선정을 취소해 달라(문서번호 33240-357)’는 항의 공문에 대한 회답입니다.
먼저 우리는 우리 말과 한글을 남달리 사랑하듯이 우리 국군과 나라를 뜨겁게 사랑하는 한국 국민들임을 밝힙니다.
1. 우리 모임에 보낸 공문에서 “장병들에 대한 정훈교육적 및 사회교육적 차원에서 일부 한자를 병기하고 있으며 이 또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타의 훼방꾼에 선정되지 않은 시중 신문에 비해 빈도가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어 정책 근본은 한글 전용입니다. 1948년 10월 9일 공포한 법률 제6호에는 ‘대한민국의 공용 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 동안 필요한 때에는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대통령령과 국무총리 훈령으로 이 법과 규정을 잘 지킬 것을 여러 번 산하 기관에 지시하고 국어순화집까지 만들어 돌리면서 한자말과 외국말보다 쉬운 우리 말과 한글을 살려 쓰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또 나라에선 한글날을 만들어 정부와 국민이 한 마음으로 한글을 지키고 살려 쓰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일보는 한자 혼용을 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병기’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한자를 ‘혼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보낸 항의 문서에서 국방일보가 한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병기와 혼용을 구분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한글을 천시해서 일부러 그렇게 주장한 것이라고 봅니다.
또 국방부는 다른 정부 기관과 국민들이 일본식 한자말 쓰기를 줄이는 데 비해 그 반대로 가고 있으며(별첨1) 그렇지 않아도 영어 열병이 우리 말글을 죽이고 있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국방부는 우리 말 바로쓰기 교육은 하지 않고 영어 교육만 강조하면서 우리 군가도 영어로 바꿔 부르게 한다고 합니다.(한겨레신문 2000년 2월 22일 기사 참고) 이는 나라의 한글 전용 정책 수행과 우리 말글 발전을 방해하는 일입니다.
또 시중 일간 신문에 견주어 볼 때 국방일보는 한자를 조금 혼용하는데 왜 훼방꾼으로 뽑았느냐고 항변하고 있는데 한글전용법과 정부공문서 규정은 민간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시중 일간지보다 한자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 일간지와 국방부에서 나오는 공용 문서의 성격을 띈 국방일보를 같이 보기는 어렵습니다.
2. 항의 공문에서 우리 모임이 “국방일보에 의견 제시 등의 협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선정하고 발표했다는 것은 상식에 벗어나고 시민 운동을 하는 단체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지킴이’나 ‘훼방꾼’으로 선정된 기관이나 개인에게 미리 의견을 묻거나 협조 절차를 밟지 않았습니다. 국방일보에만 미리 알리지 않고 협의 안 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우리 행사가 국민들 뜻을 수집하고 발표하는 의견 표시이기 때문이며 선정된 기관이나 개인에게 우리 주장을 강요하고 부담을 주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3. 우리 모임에 “국방일보를 [훼방꾼]으로 뽑은 것은 국군 장병의 명예와 자긍심을 해치는 일이니 선정을 취소해 달라 (문서번호 신문 33240-357)”고 요청했습니다.
우리가 ‘우리 말 지킴이와 훼방꾼 뽑기 행사’를 하는 것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명예를 해치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 말과 한글을 살리고 지키고 빛내어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시민 운동입니다. 국방일보가 국법과 국책에 어긋난 국어 생활을 함으로써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고 원망을 듣고 있음을 알려 주어서 바로잡을 기회를 주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우리 말에는 겨레 정신이 들어 있고 한글은 우리 겨레의 보물이고 자긍심의 상징입니다. 우리 말과 한글을 사랑하고 살려 쓰는 것은 우리 겨레를 사랑하고 살리는 길이며, 애국심을 길러 줘서 국방을 튼튼히 하는 길입니다. 민간 신문들이 우리 말과 한글을 짓밟고 한자와 외국말을 숭상하는 풍조를 조장하는 것도 잘못인데 나라 세금으로 만드는 국방일보가 그 일에 앞장서는 것은 잘하는 일로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취소를 요청한 것은 우리가 미리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 우리의 참뜻을 오해하신 데서 나온 것으로 알겠습니다. 칭찬이 아닌 비판이어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으로 압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는 쓰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우리 뜻을 들어줌으로써 국군과 국민이 더욱 한마음이 되고 나라와 우리 말글을 함께 지킬 수 있길 바랍니다. 끝으로 한글 전용법과 정부 공문서 규정에 따라서 국방일보를 한글만으로 만들고 장병들에게 우리 말글 교육도 해 주시길 정식으로 건의합니다.
만약 우리 건의를 바로 들어 주면 당장 ‘우리 말 지킴이’로 뽑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건의를 무시하면 이번 항의 전화와 공문이 일부러 국법을 무시하고 우리 말과 한글을 짓밟기 위해 한글 사랑 단체를 위협하고 시민 운동을 방해한 것으로 보겠습니다.
2000년 11월 3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오덕 김경희 이대로
※<별첨 1>을 참고할 것
<별첨 1> - 국방부 홈페이지 대문
국방일보를 ‘우리 말 훼방꾼’으로 뽑은 까닭과 배경
이대로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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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방일보는 한자 혼용을 함으로써 국가 말글 정책의 근본인 ‘한글 전용법’과 정부공문서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말글 발전을 크게 가로막은 잘못으로서 우리 겨레의 보배인 한글 발전을 방해한 일이며 국민을 실망시키고 국군의 명예와 신임도를 떨어지게 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문서(별첨 3)와 전화로 그 시정을 여러 번 건의했으나 국방홍보원은 무시했으며, 오늘날에는 옛날에 견주면 한자를 덜 쓰고 있으나 한자 혼용 원칙을 고집하고 한글 전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몇 달 전 한 시민으로부터 ‘한글 전용 전우신문’이 다시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국방홍보원에 전화로 확인해 보니 “우린 한글 전용 전우신문을 만들지 않고 있으며 한자 혼용 원칙 또한 바꾸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실망한 일이 있습니다.
2. 인터넷 국방일보는 한글 전용으로 만들다가(별첨 4) 최근에 한자 혼용으로 바꾸었습니다.(별첨 2)
오늘날은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고 정보를 얻고 있는 시대입니다. 한글은 컴퓨터 문자 생활에 적합한 글자이고 한자는 한글에 비해 매우 불편한 글자여서 많은 홈페이지를 한글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글이 정보 전달과 수집에 편리해서 한자를 섞는 것보다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방일보는 오히려 한글로만 쓰다가 ‘한자를 배웁시다’ 난을 만들고 한자 혼용으로 바꿨습니다. 이는 한자를 널리 쓰자는 잘못된 주장에 뜻을 같이하고, 국민과 국군의 요구에는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우리 모임에서, 인터넷에서 어느 정부 기관이 우리 말과 한글을 잘 살려 쓰는지 살펴보니 청와대 홈페이지(별첨 5)는 말할 것 없고 모든 정부 기관 홈페이지가 한글만으로 깨끗하게 되어 있는데 국무총리실(별첨 6)과 함께 국방부(별첨 1), 국방일보(별첨 2)가 눈에 띄게 한자 혼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한글 전용법을 무시하고 한글을 천시한다는 뜻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3. 국방일보가 한자 쓰기와 영어 열병을 부채질하는 다른 신문과 마찬가지로 한자와 영어 공부를 하는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방부에서는 우리 말 군가를 영어로 바꿔 부르게 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2000.2.20한겨레신문) 오늘날 많은 국민들이 우리 말글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쓸 줄 모르면서 외국말글을 떠받드는 풍조가 심각한 데다가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우리 말글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또 일부 일간 신문이 한자와 함께 영어를 너무 강조함으로써 우리 말글 사랑 정신을 죽이고 영어 열병을 일으킨 한 해였습니다.
방송국 아나운서들이 잘못 쓰는 국민 국어 생활을 바로잡고 외국어에 밀려 죽어 가는 우리 말글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 말 바르게 쓰기’ 운동을 하는 것과 대조가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우리 말 살리기에 힘쓰는 한국방송공사 아나운서실을 ‘우리 말 지킴이’로 뽑았고, 올해는 교통 방송을 뽑았습니다. 국방 일보가 ‘우리 말글 바르게 씁시다’ 교육을 했다면 훼방꾼으로 뽑지 않았을 것입니다.
4. 지난해 서해 교전 때 국방부 대변인의 교전 상황 발표 방송을 보고 많은 네티즌들이 평소 국민들이 쓰지 않는 일본식 한자말이어서 잘 알아들을 수 없다고 거세게 비판한 일이 있습니다. 병사들이 가지고 다니는 군인 수첩도 한자 혼용이었습니다. 한자 교육과 영어 교육 목적으로 한자 혼용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교육부가 할 일이지 국방부의 주임무가 아니라고 봅니다. 일반 국민과 병사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제식 용어(별첨 7)를 즐겨 쓰는 것은 국군 홍보와 군민 화합에도 좋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우리 말글보다 한자와 영어를 떠받드는 풍조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봅니다.
우리는 우리 말과 한글을 사랑하듯이 국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군의 국어 생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봤습니다. 지난해에도 많은 국민들이 국방부와 국방일보가 다른 국가 기관보다 한글을 천시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인터넷 국방일보가 한자와 영어만 강조하면서 한자 혼용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장차 이 나라의 주인이 될 젊은 병사들에게 우리 말과 한글을 천시하는 풍조를 심어 줄까 걱정하는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알려 준 것입니다.
이는 국군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 관심 표시이지, 국군이 잘못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어느 정부 기관보다 국어 정보화에 앞장서고, 국방부 홈페이지가 청와대 홈페이지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홈페이지가 되고, 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국가 기관이 되길 바랍니다.
<별첨 2> - 인터넷 국방일보 2000년 10월 3일자
<별첨 3> 국방부 장관께 보내는 공개 건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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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와 처방이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그 한 가지 이유는 나라 지킨다는 사람들이 공용문서에 한글을 쓰게 되어 있는 한글 전용법과 공문서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방부가 발행하는 문서에서 제나라 으뜸가는 보물인 한글을 천대하는 정신 상태가, 하늘을 날아야 할 전투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국민들의 신망을 추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방송 보도에 의하면 훈민정음 원본이 조선실록과 함께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글은 이렇게 세계에서 알아 주는 글자인데 그 주인인 한국 국군이 천대한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며 부끄러운 일입니다. 며칠 전 어느 병사의 군대 수첩을 보니 한자 혼용이더군요. 30여 년 전 내가 군대 생활 할 때도 군인 복무 규율이 한글 전용이었고 일반 사회는 완전한 한글 전용 시대인 마당에 어찌된 일입니까?
아래 1994년에 제가 국방장관께 보냈던 건의문을 다시 공개적으로 띄우면서 우리 건의를 들어 줄 것을 촉구합니다.
1997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을 경축하면서 이대로 씀
이병태 국방부 장관께
안녕하십니까? 우리들은 우리 말과 우리 한글을 뜨겁게 사랑하는 국민들입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말과 한글을 즐겨 쓰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줄 압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몇 해 전부터 한글 가로짜기 ‘전우신문’을 한자를 섞어 쓰고 세로짜기로 편집한 ‘국방일보’로 바꿨습니다. 한글은 우리 조상들이 우리 후손에게 남겨 준 유산 중 가장 소중한 것으로서 온 국민이 목숨 바쳐 지켜야 할 보물 중의 보물입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 나라의 보물을 지키기는커녕 헌신짝처럼 버리고 중국글자인 한자를 떠받들기 위해 신문 이름까지 ‘國防日報’로 바꿨습니다.
조상이 물려준 문화유산과 민족정신을 지키는 것 또한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처럼 중요한 나라 지키기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수십 년간 한글 가로짜기 신문으로 만든 전우신문을 한자 혼용 국방일보로 바꾼 것은 한글을 짓밟는 행위로서 나라 지키는 본분을 저버린 일입니다. 하루빨리 다시 한글만 쓰기 전우신문으로 바꿔야겠습니다.
한글만 써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전우신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병사들의 따뜻한 벗이었습니다. 또한 한글 발전과 나라 사랑 실천에 국민의 모범이었으며 군의 자랑이었습니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병사도 전우신문‘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전우신문이 고된 훈련을 이겨 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고 지휘관과 병사들간에 서로 이해하고 화합 단결하게 만들어 강한 군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국방일보는 시대에 뒤떨어진 일제식 한자를 섞어 쓴 세로짜기 신문이어서 현대식 옷에 갓 쓴 꼴로서 고리타분한 신문이 되었습니다.
요즘이 어느 시대입니까? 호랑이가 달을 쳐다보며 담배 피우는 시대가 아니고 사람이 달나라에 갔다 오는 과학 문명 시대이며 붓으로 한자만 쓰던 조선 말기 한자 시대가 아니고 컴퓨터 한글 시대입니다. 지금은 화살이나 칼로 전쟁하는 한자 글살이 봉건 시대가 아니고 분초를 다투며 컴퓨터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한글살이 과학 문명 시대입니다.
교과서도 한글 가로쓰기이고 새로 나오는 신문 또한 한글 쓰기이고 한자 쓰고 세로 짜던 신문들도 한글 가로짜기 편집으로 바꾸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간단 말입니까? 왜 무엇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며 조상이 물려준 최첨단 문화 창조 무기인 한글 쓰기를 거부한단 말입니까?
중국 글자인 한자는 화살과 같은 글자입니다. 그러나 한글은 미사일 같은 글자입니다. 최첨단 과학 무기인 미사일 시대인 오늘날 우리 조상들이 화살을 썼다고 지금도 화살로 나라를 지키겠단 말입니까? 한글을 버리고 한자를 쓰자는 것은 미사일을 버리고 화살로 전쟁을 하자는 식이고 나라를 지키자는 것과 똑같습니다. 걸프 전쟁에서 옛날식 무기가 신식 미사일에 대적하지 못함을 잘 봤을 것입니다.
국군이 우리 국토와 국민의 육체적 생명을 지켜 준다면 한글은 민족 자주 문화와 국민의 정신적 생명을 지켜 줍니다. 우리는 뜻 깊은 국군의 날과 한글날을 앞두고 경건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건의하면서 한글 역사에 기록하고자 합니다.
1. 우리 글자인 한글을 죽이고 중국글자인 한자를 살려 쓰기 위한 목적으로 전우신문을 國防日報로 바꾼 것은 반민족, 반국방, 반시대 행위입니다. 즉시 한자 혼용 국방일보를 한글 전용 전우신문으로 바꿔 주십시오.
2.. 밝은 전우신문을 어두운 국방일보로 바꾸게 한 사람은 국민을 어둔 곳으로 끌고 간 사람이며 나라를 망치고 겨레에게 고통을 준 사람입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처벌해 주십시오. 다시 한번 국군의 날과 한글날을 맞이해 국군이 우리 나라를 위해 더 큰 일을 하고 국민들로부터 뜨겁게 사랑받기를 두 손 모아 빌며 줄입니다.
1994년 9월 25일
한말글사랑겨레모임 대표 이대로
<별첨 4> - 인터넷 국방일보 2000년 1월 7일자
<별첨 5> - 청와대 홈페이지 대문
<별첨 6> - 제4332주년 개천절 경축식 경축사
작성자 : 공보비서관실
작성일 : 2000.10.03 09:05
2000. 10. 3 (火), 10:00
第4332周年 開天節 慶祝式
慶 祝 辭
敬愛하는 7천만 國內外同胞 여러분!
우리는 오늘 檀君 聖祖께서 이 땅에 처음으로 나라의 터전을 세우신 지 4천3백32주년이 되는 開天節을 맞이하였습니다.
7천만 國內外同胞 모두가 이 뜻깊은 民族의 祝日을 기리면서, 檀君聖祖의 開國精神을 받들어 民族의 未來를 開拓해 나갈 決意를 굳게 해야 하겠습니다. 더욱이 올해 開天節은 지난 55년간에 걸친 南北間의 對立과 葛藤을 淸算하고, 和解와 協力의 새 時代를 열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맞이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늘 아침, 시드니 올림픽에 出戰하여 地球村에 平和와 和合의 메시지를 전한 우리 國家代表選手團이 당당하게 歸國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우리 代表選手團이 시드니 올림픽에서 선전한 것도 대견스럽습니다만,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南과 北이 하나로 和合하는 모습을 全世界에 보여준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南北韓 選手들이 한데 어우러져 올림픽 競技場에 同時入場하는 장면은 世界人에게 韓民族은 하나임을 확고히 認識시켜준 감동적인 모습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경애하는 7천만 國內外同胞 여러분!
지난 6월 15일 분단 55년만에 南北의 頂上이 서로 만나 共同宣言을 發表한 것은 平和와 跳躍의 韓半島 時代를 열어 나가기 위한 歷史的인 出發點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를 계기로 半世紀동안 韓半島에 드리워졌던 戰爭의 먹구름이 걷히고, 相互 信賴의 바탕 위에서 南北의 懸案問題들이 하나하나 그동안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離散家族들의 감격적인 相逢이 始作되었고, 이제 常設 面會所의 設置와 生死確認, 그리고 書信交換도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經濟協力을 위한 實務協議는 물론, 史上 첫 國防長官會談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南北當局間 會談이 잇따라 開催되고 있습니다. 京義線鐵道도 復元되어, 내년 이맘때쯤이면 우리 겨레가 유라시아 大陸으로 뻗어나가는 鐵의 실크로드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실로 겨레의 歷史를 새로이 쓰는 일로서, 過去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民族의 大役事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南北間에 半世紀동안 쌓였던 모든 問題가 한꺼번에 解決되고 곧 統一이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民族統一은 우리의 窮極的 目標이지만은,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南北이 相互信賴 속에서 交流協力하고 共存共榮하는 길을 열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民族의 將來를 생각하고, 오늘의 南北問題를 풀어나가는 智慧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敬愛하는 國民 여러분!
지금 우리는 여러가지로 매우 어려운 國內外 狀況에 처해 있는 것이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 國際 石油價의 不安으로 인해 對外 經濟與件이 갈수록 惡化되고 있습니다. IMF 위기를 벗어났다고는 합니다만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한 우리 經濟에 크나큰 試鍊이자 挑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 社會 내부에는 그동안 改革을 推進해 오는 過程에서 드러난 피로감과 陣痛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새로운 세기 韓半島의 跳躍과 雄飛를 위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너무나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2년반전 온 國民이 하나가 되어 IMF 經濟 危機를 克服해냈던 그 때의 그 初心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기꺼이 장롱 속의 金을 꺼내 놓으면서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苦痛도 分擔하겠다고 다짐했던 그 決然한 意志를 다시 되살린다면, 우리가 이겨내지 못할 일은 없으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어렵고 힘든 與件입니다만, 우리 國家經濟가 世界와 맞서 이길 수 있는 탄탄한 競爭力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國民 여러분 모두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립니다. [國民의 政府]는 출범초기의 비상한 覺悟로 되돌아가, 改革을 完成하고, 새로운 세기 우리나라를 世界一流國家로 만들어 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드립니다.
경애하는 7천만 國內外同胞 여러분!
지금 地球村 구석구석이 우리 겨레의 活動舞臺가 되고 있으며, 550만이 넘는 在外同胞들이 世界 各國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전세계에 걸친 在外同胞社會는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우리 韓民族의 웅대한 기상을 象徵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고 있는 곳은 달라도 한핏줄로 이어진 영원한 한겨레입니다. 國內外 7천만 同胞 모두가 21세기에는 統一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나로 和合하고 團合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뜻깊은 民族의 祝日을 다시 한 번 여러분과 함께 기리면서, 國內外에 계신 同胞 여러분의 家庭에 언제나 健康과 幸福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별첨 7> - 컴퓨터 통신 하이텔에 올린 것. 제 목 : 국군 교본=作戰要務令을 비판한다. 보낸이 : 이대로(idaero) 1996-09-2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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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작전요무령’이라는 말을 나는 들어 본 일이 없다. 그런데 일본 용어가 아니라면 우리 말이란 말인가? 아니면 중국말이란 말인가? 우리 말이란 일반 국민들이 평상시 쓰는 말로서 온 백성이 쉽게 알아듣고 서로 통하는 말이다. 특정한 책 속에만 있는 용어나 남의 나라 책에 있는 말은 우리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이상한 일본 한자 용어를 얻어다 쓰면서 한글로 적으면 뜻을 알 수 없다고 한자 혼용을 주장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다.
‘육군 작전 지침’이나 ‘작전 교본’이라고 이름 붙이고 일반 병사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 말과 한글로 쓰면 안 될 까닭이 무엇인가? 작전 명령이 이해하기 힘들어야 권위가 서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인가? 온 국민이 쓰지 않는 말을 쓰면서 교육이 제대로 되겠는가? 어려운 한자말이나 쓰고 외국말이나 빌려다 쓰는 것이 수준 높은 교본이고 교육이라 생각하는가? 군대야말로 그 어느 곳보다 분초를 다투는 곳이고 가장 쉬운 용어를 써야 하는 곳이다.
전자 최첨단 무기가 신속 정확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작전 내용이 쉬운 말글로 빨리 병사들에게 알려지고 적보다 먼저 쏘고 목표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맹자왈 공자왈 하고 앉아 있다 적의 총탄에 죽고 싶단 말인가!
6.25전쟁 때 한글 타자기가 작전 수행과 전쟁 승리에 큰 몫을 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려운 한자로 어떻게 셈틀과 타자기라는 첨단 연모를 가장 효과 있게 쓸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서로 뜻이 잘 통하지 않는 어려운 말글로 일반 병사와 지휘관이 한마음이 되고 하나로 뭉쳐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아니다! 지금 이 나라 지도자들이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정부 기존의 공용 문서는 한글로 써야 한다는 나라법과 공문서 규정을 무시하고 또 작전명령은 가능한 쉽고 간결해야 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라의 지도자 행세를 하고 있으니 나라꼴이 이 모양이다. 국방 예산을 올 해 많이 늘린다고 하던데 이렇게 헛된 짓들만 하면 아무리 올려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作戰要務令’을 당장 모두 태워 버리고 진짜 우리식의 우리 말 이름 작전 지침서를 다시 |
만들어라! 진정한 자주 국방은 지휘관과 병사가 한마음이 되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 가능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지휘관과 병사와 군대와 국민이 한마음이 되려면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하고 마음이 통하려면 말이 통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 전력이 강해진다. 말이 통하려면 서로 알아듣기 쉬운 우리 말글, 쉬운 말글을 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 말과 한글을 쓰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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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말 정책의 문제점
김정섭 / 우리말바로쓰기모임 회장․부산 외솔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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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웬 우리 말 타령이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있다. 한문글자가 아니면 말글살이(언어 생활)를 할 수 없다는 먹물 든 사람들과 잉글리시(영어)를 나라말(국어)로 쓰자고 하는, 잘난 사람들이다. 이분들은 우리 말 쓰기를 제 것밖에 모르는 ‘국수주의’라 하고 남의 것이라면 덮어놓고 내치는 옹졸한 짓이라 한다. 더욱이 요즘 나라말 정책마저 그쪽으로 쏠리는 듯하다. 하기야 나라말글을 얕잡아보고 헐뜯는 일은 어제오늘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보통 백성과 다르다고 생각하던 양반들은 한문글자를 진서(참글)라 하고 한글은 언문(상말을 담는 글자)이라 했다. 우리 말은 촌놈 무지렁이나 오랑캐가 쓰는 천한 말(저급어)이라 하고 문자(한문 글귀)야말로 훌륭한 말(고급어)이라 했다. 예나 이제나 힘센 나라 눈치나 보며 빌붙는 종놈 버릇이 몸에 밴 탓이다.
우리 말은 겨레 얼(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보금자리요, 겨레 생각(민족정론)이 피어나는 바탕이다. 겨레 줏대(민족주체성)가 서 있는 자리요, 겨레 기운(민족정기)이 자라는 텃밭이다. 그러므로 우리 말이 살아야 겨레가 산다. 나라 말글이란 국제화 시대엔 한문글자를, 세계화 시대엔 로마글자를 쓰고 서쪽 바람이 불면 잉글리시(영어)를, 동쪽 바람이 불면 닙뽕말(일본말)을 써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면 마땅히 한국말을 나라말로 삼아야 옳다. 잉글리시를 나라말로 할 수도 없고 다른 나라 글자를 섞어 써도 안 된다. 우리 엄마가 늙고 병들고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젊고 예쁘고 돈 많은 서양 여자와 바꾸거나 두 사람을 함께 엄마로 삼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세계화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고 본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과 글,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른 나라에 알리고 가르치는 데서 비롯해야 한다. 잉글리시를 배워서 나라말로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글을 온 누리 모든 나라에 알리고 가르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말과 글을 배워서 쓰도록 하는 것이다. 알리앙스 프랑세스(1883)에서는 세계 120나라에 6000명이 넘는 프랑스 선생을 보내 프랑스말과 문화를 가르친다. 닙뽕에서도 해마다 큰 돈을 들여 우리 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 교사와 학생을 불러들여 닙뽕말과 닙뽕 문화를 가르친다. 이것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바른 길이다. 우리도 참다운 세계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 뜻이 굳고 힘만 기울인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 태권도가 좋은 보기다.
둘째. 한자말 문제
한자말을 우리 말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한아비(조상)가 수천 년 동안 써 왔고 나날말(생활 용어) 가운데서 열에 일고여덟이 한자말이기 때문이라 한다. 말이 무엇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말이란 뜻과 생각과 느낌을 담아 놓은 목소리다. 따라서 우리 겨레가 누구나 다 말소리만 듣고 그 속에 담긴 모든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야 우리 말이다. 하지만 한자말은 우리 말소리가 담겨 있지 않으므로 글자를 보지 않고는 뜻을 알 수 없다. 이런 말은 우리 말이 아니다. 한문글자를 보지 않고도 뜻을 알 수 있는 한자말은 들온말(외래어)이다.
우리 말이란 겨레 삶 속에서 스며나와 구슬처럼 맺힌 겨레말(민족 고유어)과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겨레 삶 속에 뿌리를 내린 들온말을 아울러 일컫는다. 이는 다른 나라 말(외국어)도 마찬가지다. 우리 말 가운데는 한자말에서 들온말로 자리잡은 것이 많다. 하지만 한자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말도 들온말로 뿌리를 내려 우리 말 구실을 하고 있다. 가마니, 구두, 냄비, 고구마 따위는 닙뽕에서, 사돈, 메주 따위는 만주에서, 마루, 보라(색), 미수(가루), 꼭두(각시) 따위는 몽골에서 들어온 말이고 담배는 포르투갈에서, 택시, 버스 따위는 잉글리시에서 들어온 말이다. 그렇다고 닙뽕말, 만주말, 몽골말, 포르투갈 말, 잉글리시를 모두 우리 말이라 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말 가운데 한자말에서 들어온 말이 아무리 많아도 모든 한자말을 우리 말이라 하는 것은 잘못이다.
셋째. 한글 전용 문제
글자란 말을 담는 그릇이다. 한문글자로는 하늘, 땅, 사람, 바다, 흙 같은 우리 말을 담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말을 담을 수 없는 한문글자는 우리 글자가 아니다. 한문글자는 예나 이제나 중뀌(중국)말을 담는 중뀌글자일 뿐이다. 우리 한아비가 오랫동안 한문글자를 써 왔다고 해서 우리 글자로 바뀌는 일은 없다.
더욱이 한문글자는 양반들이 한문에서 쓰거나 몇몇 사람들이 이두, 구결, 군두목으로 우리 말을 나타내는 데 쓰기는 했지만 이것을 가지고 우리 겨레가 한문글자로 글자살이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우리 말소리를 담을 수 없는 글자를 우리 한아비가 만들 까닭이 없다.
한자말에서 들어온 말은 한문글자로 써야 한다는 분도 있는데 이는 가마니를 가나(닙뽕글자)로, 메주를 만주글자로, 마루를 몽골글자로, 버스를 로마글자로 쓰자는 말과 같다. 들온말은 어느 나라에서 들어왔건 우리 말이고 우리 말이라면 마땅히 한글로 써야 옳다. 어느 나라든 들온말은 제 나라 글자로 쓴다. 들온말을 모두 말밑(어원)을 밝혀서 본디 나라 글자로 쓴다면 한 글월 속에 여러 가지 글자가 섞여서 아무도 읽을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아예 글자살이(문자 생활)를 할 수 없어서 모든 사람이 글소경(문맹) 신세를 벗어날 길이 없다. 또 글자는 말을 만들고 말을 끌어들이는 구실을 한다. 새말(신조어)은 우리 말을 부려서 만드는 것이 바른 길이다. 그런데 한문글자를 쓰면 한자말을 만들고 로마글자를 쓰면 로마글자로 말을 만들려는 생각에 얽매이게 된다.
우리가 만들어 쓰는 새말을 보면 거의 다 한문글자로 짜깁기한 것이고 로마글자를 억지로 얽어 만든 것도 있다. 미화원(구두닦이, 쓰레질꾼), 욕실원(때밀이), 안전사고 같은 한자말이나 피자(피디와 기자), 디시(에누리)같이 로마글자와 한자말을 섞어 만들거나 로마글자로 만든 것이 그 보기이다. 책상 위에서 잔머리를 굴려 억지로 만든 이런 말은 살아 있는 우리 말이 아니므로 귀로 듣고 뜻을 알 수 없다. 게다가 남의 말글로 자꾸 새말을 만들면 겨레말은 말 만드는 힘(조어력)을 잃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오래지 않아 우리 말글살이(언어 생활)에서 겨레말이 사라지고 만다.
글자는 말을 끌어들인다. 한문글자를 쓰면 한자말을 불러오고 로마글자를 쓰면 서양말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남의 글자(외국 문자)를 섞어 쓰면 안 된다. 그렇다고 들온말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들온말은 우리 말과 문화를 가멸게(풍부하게)하는 구실을 하므로 쓸데가 있다면 어느 나라에서건 얼마든지 받아들여도 좋다. 다만 반드시 쓸모가 있는 말만 골라서 가져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의말이 들어와 우리 말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산이 메를, 강이 가람을, 부부가 가시버시를, 장모가 가시어미를, 용, 은하수, 추석이 미르, 미리내, 한가위를 옛말로 밀어내어 나날말에서 사라지게 했다. 남의 글자는 다른 나라 말을 끌어들여서 우리 말을 밀어내고 우리 말글이 피어나는(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 구실을 한다. 이 말은 우리 겨레의 앞날을 가로막는다는 뜻이다.
넷째. 국어 사전 문제
모름지기 말모이책(사전)은 말글살이에서 잘잘못을 가려내는 구실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말 말모이책(국어사전)은 오히려 우리 말글살이를 잘못 이끄는 일을 하고 있다. 이제 아무 쓸데없는 한자말, 옛 한문 글귀, 반드시 버려야 할 조선왜말(닙뽕한자말), 생짜배기 서양말도 우리 말로 자리매김하여 올림말(표제어)로 실어 놓았다. 말모이책마다 대중말(표준말), 맞춤법, 띄어쓰기가 다른 것이 많고 어떤 낱말은 뜻마저 다르게 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닙뽕말과 서양말을 바로 옮긴(직역한) 말투를 써서 우리 말투를 뒤틀어 놓는다. 정부에서 백억 원이 넘는 돈과 팔 년이란 시간을 들여서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표준 국어 대사전>(1999. 국립국어연구원 펴냄)도 앞서 나온 여러 말모이책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나라말 말모이책이 우리 말을 버려 놓는 애물단지라는 말은 참으로 맞는 말이다. 말모이책에 올라 있는 한자말을 보면 오늘날 말글살이에서 아무도 쓰지 않고 쓸모도 없는 한자말 이름이나, 옛날 한문책에 나오는 한문 글귀를 알뜰히도 찾아 실어 놓았다. 중국 고전이나 동양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뜻을 가늠할 수 없고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보거나 쓸 일이 없는 한문 낱말을 우리 말보다 갑절이나 많이 실어 놓았다. 말모이책이 우리 말에 힘을 실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남의말(외국어) 쓰기를 부추겨서 겨레의 바른 말글살이를 가로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말을 얕보게 하고 더럽히는 빌미를 주고 있다.
다섯째. 표준말 문제
대중말(표준말)을 가리는 잣대는 ‘오늘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다. 옛말이 아닌, 요즘 쓰는 말이라고 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말은 잘못이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다 대중말만 쓰는 것도 아니지만 그보다는 교양 있는 사람을 가려 내기가 쉽지 않다. 보통 든사람(지식인)이나 난사람(지도층)을 된사람(교양인)이라 하는데 어쨌거나 이분들은 한자말이나 서양말을 많이 배운 사람들이고 거의 다 우리 말 속에 한자말과 서양말을 섞어 쓰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남의 말투, 틀린 말본(어법)을 퍼뜨리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분들이 쓰는 말을 대중말로 삼을 수 없다. 오히려 이분들이 쓰는 말을 대중말에서 빼 버린다면 우리 말은 한결 깨끗해질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배운 사람이나 배우지 못한 사람이나 모든 겨레가 두루 쓰는 말이라야 한다. 다음, 서울말 또한 잘못이다. 이제 서울 토박이를 가려 낼 수도 없거니와 서울말을 찾아낸다 해도 꼭 대중말로 삼을 까닭이 없다. 서울 사람이라고 바른 우리 말만 쓰는 것도 아니고 서울말에도 사투리는 많다. 따라서 대중말의 잣대는 마땅히 ‘오늘날, 우리 나라 사람이, 두루 쓰는, 바른, 우리 말’로 고쳐야 한다.
흔히 대중말을 쓰자고 한다. 하지만 쓰고 싶어도 몰라서 못 쓰고 없어서 못 쓴다. 나날살이(일상 생활)에서는 대충 사만 낱말 안팎으로 말글살이(언어 생활)를 한다는데 이 말이 참말이라면 대중말이 적어도 오만 낱말은 넘어야 하고 그 대중말은 마땅히 말모이책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새로 만든 ‘표준 국어 대사전’에는 오십만 낱말이 실려 있고 이 가운데 대중말 아닌 낱말(비표준어)에는 모두 표를 해 두고 있다. 그렇다면 표를 하지 않은 나머지 낱말을 모두 대중말이라 해야 하는데 꼭 그렇게 볼 수 없는 것이 이제까지 가려 놓은(사정한) 대중말은 기껏 구천 낱말뿐이고 나머지 사십 구만 낱말은 어느 곳에서고 대중말로 명토박은(지정한) 적이 없거니와 누가 보아도 대중말로 쓸 수 없는 말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되찾은 뒤 곧바로 펼친 ‘우리 말 도로 찾기 운동’과 그 뒤 오십 년 넘게 바로잡아야 할 말로 보인 조선왜말(닙뽕한자말)과 잘못 만들어 쓰는 한자말, 아무 쓸모 없는 옛 한문 글귀, 그리고 아직 들온말로 뿌리내리지 않은 서양의 여러 나라 말도 올림말로 실어 놓았다. 이러니 잘라 말해서 어떤 말모이책으로도 대중말을 판가름할 길이 없다. 대중말만 쓰자는 것은 거저 들은 풍월로 지껄이는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구천 낱말뿐인 대중말로 말글살이를 하라는 것은 아예 입을 닫고 살라는 말과 같다.
이제라도 말모이책을 펴놓고 첫 장, 첫 올림말부터 차근차근 하나하나 짚어가며 쓸 말과 버릴 말을 가려 내야 한다. 이 일을 하는 데는 프랑스에서 하고 있는 말글정책을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국제 프랑스말 센터(1967)’에선 갈말(학술어), 솜씨말(기술용어) 따위 전문 낱말과 맞춤법을, ‘프랑스말 낱말 연맹(1980)’에선 새말(신조어)을, ‘프랑스 학술원(1685)’에선 들온말과 말다듬기, 바로잡기를 맡아 갈무리하고 있다. 우리라고 못할 까닭이 없다.
여섯째. 한글 전용법 문제
프랑스, 폴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선 반드시 제 나라 말을 제 나라 글자로 쓰도록 못을 박아 놓았고 이 법을 어기면 무거운 벌을 준다. 우리 나라도 한글 전용법(법률 제6호)에 모든 공용 문서는 한글로 써야 한다고 밝혀 두었다. 하지만 이 법을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큰소리치고 대접을 받는다. 이른바, 난사람과 든사람들이다. 한글 전용법을 없애자고 국회에 ‘청원’을 하고 한글만 쓰기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헌법 소원’을 낸 이도 든사람들이다. 이러니 보통 사람들은 한자말을 알고 한문글자를 써야 많이 배운(유식한) 사람이고 서양 말글을 써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에게 뒤질세라 코흘리개한테도 잉글리시를 가르치고 중국 ‘고사성어’를 외우게 한다.
쓸 데가 있다면 한문글자나 한문(중국 옛글)도 배우고 잉글리시도 써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학문’과 ‘교양’을 쌓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연모로 써야지 못 배운 사람을 기죽이고 우리 말을 밀어내는 연모로 쓴다면 차라리 배우지 않는 것이 낫다. 우리 말글살이에 한문 글귀 한두 마디, 로마글자 한두 자씩 섞어 쓰는 것은 잘난 것도 아니고 똑똑한 것도 아니다. 국제화나 세계화하고도 거리가 멀다. 덜된 사람이 하는 짓거리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남의말이나 글자를 섞어 쓰면 ‘의사 소통’에 걸림돌이 되어 사람 사이를 벌어지게 하고 서로 믿지 못하게 하고 서로 미워하게 만든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한글만 써야 한다. 한글 전용법은 우리 말글을 지키는 마지막 버팀목이다. 우리 말글 쓰기는 겨레 모둠살이(사회)를 가지런히 하는 지름길이고 겨레답게 살아가는 바른 길이다. 한글은 겨레 문화를 드높이는 밑거름이고 온 누리에 내세울 겨레의 얼굴이다. 한글 전용법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 말글을 천하게 여기고 얕잡아보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남의 말글을 우러러 붙좇을 수밖에 없다. 끝내 우리 겨레는 겨레 얼과 겨레 자존심을 잃고 줏대가 꺾여 남의 종살이로 떨어지고 만다. 겨레와 나라가 없다면 세계화는 아무 뜻이 없다. 세계화란 모든 겨레가 저마다 다른 제 빛깔과 목소리를 내면서 서로 어우러지는 것이지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로 닮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세계화 시대가 열린다 해도 온 누리 모든 겨레와 나라가 흩어져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끝)
섹션신문/ 가로쓰기
1994년 국내 최초로 3섹션을 발행, 독자들이 취향에 따라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광복 50주년인 1995년 한글날(10월 9일)을 기해 전면 가로쓰기를 채택, 국내 전 신문이 가로쓰기 편집을 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은 우리가 한자혼용하기를 바란다.
광복 60 돌에 우리말 독립을 꿈꿔본다.
나는 앞에서 우리가 하는 한자혼용은 일본이 우리를 침략해 식민지로 지배하던 수단과 방법이며 그 찌꺼기임을 밝혔다. 일본은 청일전쟁 뒤 이 땅을 지배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한자혼용 말글살이를 퍼트리고 1910년 우리를 완전히 먹은 뒤 식민지 교육을 통해 철저하게 한자혼용을 길들이고 뿌리내렸다. 그리고 우리말을 못쓰게 하고 일본말만 쓰게 했다. 다행히 일제가 물러간 뒤에 우리말을 쓸 수 있게 되었으나 일제 한자혼용 말글살이에 길들여진 일제 지식인들이 계속 일본식 한자혼용을 주장하고 일본은 그걸 보이지 않게 부추기고 뒷 배경이 되어주었다.
1999년 10월 9일, 한글날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일본 외무성’을 ‘우리말 훼방꾼 10’ 가운데 하나로 뽑은 일이 있다. 일본 외무성이 우리말 훼방꾼으로 들어간 것은 1999년 김대중 정부가 한자병용 정책을 강행해서 한글단체가 “일본식 말글살이를 추진하는 김종필 총리는 물러나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시위를 할 때인 그 해 2월 11일에 서울에 온 일본 외무장관 ‘고무라 마사히코’가 우리나라의 홍순영 외무장관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이 사용하는 한자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공식 글자를 정할 것이라면 일본 식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식 한자 쓰기를 바라고 은근히 조종하는 한 본보기이다.
그 해 ‘우리말 으뜸 훼방꾼’으로 김종필 총리를 뽑고, 신낙균 문화부장관과 심재기 국어연구원장, 조선일보와 조갑제 기자, 한국 어문회 이사장 이응백,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진태하 집행위원장도 훼방꾼으로 뽑은 일이 있다. 이들은 일본식 한자혼용 정책을 추진하다 안 되니까 그 앞단계로 한자병용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모든 공용문서는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법(법률 제6호)이 벌것게 살아있는데 정부가 공문서에 한자와 외국문자를 병용하게 하고, 일본인을 위해 도로표지판에 한자를 쓰려고 수천억원 들이겠다고 하고, 이미 한글로 새 주민등록증을 만들기로 정해서 다 된 주민등록증에 한자를 넣는다고 100억원이란 돈을 들이겠다고 했다. 이는 예산 낭비일뿐 아니라 우리 글자 짓밟기였다.
박정희 정권 때 한자혼용을 하려다 못한 김종필님은 한 동안 정치를 못하다가 김영삼, 김대중 정권과 야합해 정권 실세가 되어 한자파를 돕더니 총리가 되어 일본에 가서 일본말로 연설까지 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또한 마찬가지 한자파를 돕고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일본인 선생을 청와대로 초대해 큰 절을 하고 있었다. 일제 식민지 지도자 양성기관인 경성제국대학 출신인 이희승, 이숭녕 제자들이 국어연구원을 장악하고 한자병용 정책을 강행하고 있었다. 일본과 유착관계에 있는 대기업들이 마찬가지 한자파를 도왔다. 한글단체는 도저히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역사 이래 처음으로 “한글을 죽이지 말라”고 시위하고 정부와 국민에게 호소한 일이 있다.
일제식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분들은 “우리말에 한자말이 70%다. 한자말은 한자로 써야 뜻이 통하니 한자혼용을 해야 한다. 일본은 한자를 많이 쓰고 한자혼용하는 데 잘 산다.”며 한자혼용을 해야할 이유로 들고 있다. ‘한자말이 70%’라는 근거로 “이희승이 만든 국어대사전에 한자말이 70%가 된다”는 것인데 이희승 사전은 우리가 전혀 쓰지 않는 일본 한자말이 수두룩하고, 일본의 ‘광사원’이란 출판사에서 나온 일본사전을 그대로 베낀 일본 한자말이 많다. 그러나 한글학회가 만든 ‘우리말 큰사전’이나 북쪽이 만든 사전엔 한자말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일본 글자 가나는 한글처럼 훌륭한 글자가 아니라 한자를 혼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그들의 주장은 일본 본받기일뿐이지 옳지 않다.
한자파가 배우고 쓰자는 한자는 중국의 간체자가 아니라 일본 한자를 말하고, 한자혼용도 중국 간체자를 혼용하자는 게 아니라 일본 한자인 것이다. 그들 주장 뒷배경이 일본이고 일본 식민지 교육 찌꺼기임을 알 수 있다. 며칠 전 신문에 ‘眞露’란 술 이름이 일본제국 찌꺼기라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말로는 ‘참이슬’이다. 그런 일제 찌꺼기 한자말이 수두룩하다. 한자말뿐이 아니라 한자혼용 말글살이는 더 큰 일본 찌꺼기인데 정부도 국민도 그걸 모르고 있다. 일제 한자말과 한자혼용 말글살이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몰아내야 할 일제 찌꺼기인데 이 나라 지배층은 그걸 오히려 지키려고 용쓰고 있다.
1945년 일제가 망할 때 조선말을 모르는 조선인이 수만명이나 되었고, 10살이 넘는 남자 가운데 40%가 일본말을 할 줄 안다는 일제시대 통계가 있다. 36년 식민지 정책에 그렇게 되었으니 일제 교육이 얼마나 무섭고 치밀했는지 짐작이 간다. 만약 그 때 일제 식민지로 50년이나 100년을 더 지배받았다면 우리말이 완전히 없어지고 민족도 사라졌으며 우리는 독립할 수 없었을 지 모른다.
일본말을 국어로 알고 배우고, 조선말이나 한글보다 한자혼용인 일본말을 더 잘 알고 편리해 하는 일제 지식인들이 우리말을 한글로 쓰는 걸 싫어하는 게 이해가 간다. 며칠 전에 한국방송에서 ‘광복 60년 특집’방송을 했는데 거기에 나온 정재도 선생은 “일제가 물러간 뒤 한글을 아는 선생이나 공무원이 별로 없었다. 초년 선생인 내가 교장들을 모아놓고 한글을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일제 세대인 교장선생과 관리들, 대학 교수들이 왜 우리말과 한글 쓰기를 강력하게 반대했는지 짐작이 간다.
중국이 우리가 한글을 쓰는 걸 좋아하진 않겠지만 한글만 쓰기를 싫어했거나 방해한 흔적이나 그런 의심을 할 만한 일이 없다. 우리 글자가 없어 수천년 동안 어쩔 수 없이 한자를 썼으며, 한글이 태어난 뒤에도 우리 사대주의자들이 알아서 한자를 쓰고 한글을 쓰지 않은 것이다. 한자전용이나 한자혼용을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우리말을 말살하려고도 하진 않았다. 미국도 1945년부터 1948년까지 3년동안 군정을 하면서 우리를 지배했지만 한글을 쓰지 못하게 하지 않았다. 미국말을 공식문서로 썼지만 우리말을 말살하려곤 안 했다. 오히려 우리말글로만 교과서를 만들었다.
그런데 일본은 한자혼용을 길들이고 다음에 우리말을 죽이려 했다. 학교에서 우리말을 가르치지도 않고 못하게 했으며, 우리 이름과 성까지 일본식으로 바꾸게 하고, 토박이 땅이름을 버리고 한자 땅이름으로 바꾸고, 우리말을 갈고 닦는 조언어학회 학자와 그 지원자를 감옥에 가두고 고문으로 죽게까지 했다. 일제가 물러간 뒤에도 일제의 철저한 식민지 교육에 길든 자들이 일본처럼 한자혼용교육과 한자혼용 말글살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뒷배경이 되었다. 그러니 우리가 한자 섞어 쓰는 것은 일제 식민지 종살이 습관이고 일제를 본받고 따르기다. 한자혼용은 중국과 미국의 뜻이 아니고 일본 뜻이다.
일제는 1945년 이 땅에서 물러갈 때 20년 뒤엔 다시 만날 것이라고 했고 진짜 한일회담을 하고 다시 우리를 보이게 안 보이게 접근하고 지배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일제 지식인들은 일제 때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과 학풍을 이어가며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한글전용을 반대하고 한자혼용을 추진하는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학자분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모두 일본냄새가 물신 풍기는 분들이다. 일제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분들이고, 보이게 보이지 않게 일본과 경제협력, 학술지원, 정치유대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들이다. 친 중국 성향이나 중국 냄새가 나는 사람은 백에 하나 정도일 뿐이다.
우리가 지난 수천년 동안 중국 한자를 빌어 써왔고, 일제 때 일본의 말글(한자혼용)을 배우고 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때 중국 책과 일본 책으로 공부하고 또 지금 그들 책을 베껴 학문서적으로 썼다고 계속 중국 한자와 일본식 한자혼용을 좋아하고 써야 할 법도 없다. 이제 우리말 가운데 한자말이 70%요, 전문 학술용어가 모두 일제 한자말이라고 계속 한자를 쓰자고 할 게 아니라, 그걸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한자말을 줄일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참된 우리 학문과 철학이 나올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 힘들다고 그 일제 한자말은 계속 빌려 쓸 게 아니라 힘들고 귀찮더라도 우리말글로 말글살이를 하려고 애써야 한다.
우리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이기 때문에 정부와 학자와 국민이 힘을 모아 애쓰면 얼마든지 한글만으로 말글살이가 된다. 얼치기 학자들이 일제 책을 베낀 한자혼용 책과 그 말글살이가 문제이다.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가진 은혜로운 민족임을 자신있게 내세우며 우리 자주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우리말을 한글로만 쓰는 말글살이는 꼭 이루어야 할 겨레의 꿈이고, 이룰 수 있는 바람이다. 한글은 다른 글자와 섞어 쓰면 한글의 참값이 살지 못하고 한글이 빛나지 않는다. 한글이 일본의 글자처럼 한자의 토씨로만 쓸 수 있는 모자란 글자가 아니다. 오늘날은 입으로 하는 말을 우리글자로만 쓰고 읽어서 알아 듣게 하는 이른바 ‘말과 글이 하나(言文一致)’인 시대다. 한글만으로 쓴 책이 산더미처럼 쌓인 게 한글세상이 가능하다는 본보기이다.
그런데 일제 지식인들이 자꾸 일제식 말글살이를 강요해서 국력이 낭비되고 발전을 해치고 있다. 지금 한가하게 일본 찌꺼기에 향수를 느끼고 목맬 때가 아니다. 2005년 8월 6일치 한겨레신문에 “영국의 신문 ‘가디언’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동시에 세계화의 위기를 경고하는 글을 실었다. 1870년부터 1914년에 ‘제1차 세계화’가 있었는데 그 시가가 끝나고 1차 대전이 있었다. ‘2차 세계화’시기인 지금이 그 때 상황과 너무 닮았다. 2차 세계화가 끝나는 날 3차대전이 걱정된다.”고 쓰고 있다. 그런데 1차 세계화 때가 한자혼용이 시작되고, 한글전용신문 독립신문이 나온 때이며 일본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긴 때이다. 2차 세계화시대인 지금 정신차리지 않으면 그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는 괜한 위기감을 느낀다. 일본이 100년 전에 독도를 제 땅이라고 하듯 지금도 그러고, 침략을 잘한 거로 꾸민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는 일본을 보면서 더욱 그렇다.
한글만 쓰기는 우리말을 살리고 우리말이 독립하는 첫걸음이다. 당장 완전한 한글전용이 문제가 많고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한자혼용을 계속 하자는 건 일본에 계속 얽매이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말에 한자말이 70%이고 전문 학술용어가 일본식 한자말인 걸 부끄럽고 안타까워 하면서 우리말글로 새말을 만들고 학문도 할 때이다. 지난 60년 동안 일제 지식인, 정치인, 교육자, 언론인은 한자혼용으로 잘 먹고 살 살 수있었던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이제 자숙하고 그것에 미련을 버릴 때이다. 자꾸 일본식 한자혼용 말글살이를 강요하고 후손에게 이어가게 하는 건 죄악이다. 일본에 짓밟힌 역사, 강대국에 눌려산 역사는 되풀이하지 말고 우리말글로 떳떳하게 살길을 함께 만들자.
우리말과 글을 빛낼 좋은 법을 만들자
국어기본법 제정 1차 공청회 토론 내용
이대로 [idaero@hanmail.net]
http://jabo.co.kr
지난 4월 10일 오후 2시에 세종문화회관 토론실에서 국어 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방청객이 많이 와서 토론회가 매우 뜨겁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국어관련 단체 회원들뿐만 아니라 외교 통상부, 교육부 관계자도 참석해서 의견을 발표했고 많은 방청객들도 말하고 싶어했으나 시간이 모자라 말할 기회를 주지 못해 아쉬웠다. 토론장 분위기에서 이번 국어 기본법 제정이 매우 예민하고 중대한 문제임을 느낄 수 있었다.
중요한 토론 쟁점
1. 입법 취지와 목적은 좋고 공감한다. 2. 한자와 외국어를 가로 안에 쓰기로 한 것은 한글만 쓰기를 포기한 것으로서 한글전용법 후퇴다. 3. 공용문서와 방송에서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을 때 규제할 조항이 필요하다. 4. 15조 3항에서 외국문서를 받기로 한 것은 영어 공용어 시발점이 될 수 있다. 5. 기본법의 법률 문장은 모든 법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일제 법률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쉬운 말로 바르게 써야 한다. 6.우리말은 한국어이고 우리글은 한글이라는 설명을 하고 '국어 기본법'이라고 하지말고 '한국어 기본법'이라고 해야 한다. 7. 국어 능력 검정시험은 시험지옥, 특정 시행단체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8. 앞으로 지방에서도 공청회를 열고 인터넷을 통해 의견을 모아 좋은 법을 만들자.
토론자들의 중요한 발언 내용
이승규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장 인사말: 여러 분야에 기본법이 있는데 국어 기본법은 없다. 국어 관련법과 규정이 150여 군데로 흩어져있고 국어의 중요성과 국어 위기에 비춰볼 때 법을 만들 필요성이 절실하다.
남기심 국어연구원장 축사 : 부모와 조국을 배신하지 못하듯 모국어도 배신할 수 없다. 지난날 국어를 너무 푸대접했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말이 부정확해서 정보와 지식이 부정확하고 사회가 혼란하게 되었다.
김갑수국어정책과장: 한국경제 신문에 국어기본법안에 일반 통신 글과 개인 말글살이까지 규제하는 것처럼 보도되었는데 그렇지 않다. 앞으로 지방에서도 공청회를 열고 또 인터넷을 통해 많은 국민들 의견을 들을 것이다.
국어기본법 입법소위원회 위원장인 홍윤표 연세대 교수: 국어 관련법이 120개 법률에 흩어져 있고 대부분 국어 표기에 관한 법이고 국어 발전에 관한 법이 없었다. 우리 삶에서 물과 공기가 중요하지만 그 중요성을 절감하지 못하듯 말글이 문화 창조와 문화생활뿐만 아니라 지식 정보 전달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한데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잘 가꾸고 지키지 않았다. 더욱이 영어가 국어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가 커지고 있어 영어에 우리말이 먹힐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다. 또 외국인도 우리말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어 기본법을 만들어 우리말을 잘 보존하고 발전시킬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국어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① 국어 발전에 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국민의 의무를 명확히 하였고, ② 공공기관과 국민들의 국어사용에 관한 기본 원칙을 밝혔고, ③ 국어의 진흥과 보급을 위한 각종 제도적 방안을 마련한 것이 세 가지가 역점을 둔 내용들이다.
국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국가의 국어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국회에 연차보고를 하는 의무 ○ 주기적으로 국어의 실태를 조사하고, 국어 문화 지수를 산정할 의무 ○ 공공 기관별로 국어 책임관을 임명하여야 하는 의무
공공기관과 국민들의 국어사용에 관한 기본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공공 기관의 공용문서는 한글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일 ○ 언어생활을 국어로 하여야 할 일 ○ 어문규범을 지켜야 할 일
국어의 진흥과 보급을 위해 마련한 각종 제도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국제국어진흥원의 설립 ○ 국어진흥기금의 설치 ○ 국어능력 검정 시험의 실시와 일정 자격취득자에 대한 우대방안 강구 ○ 국어 상담소의 설치 장려 등이다.
문화자원인 국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러한 장기 발전계획이 없었다. 지난 1세기 동안 우리는 '한글전용'인가 '한자 혼용'인가와 같은 문제에 매달려 실제로 국론이 분열되거나, 또는 한글날의 국경일 문제 등으로 우리의 힘을 너무 소비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러한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더 적극적인 개념으로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발전시키는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직접적으로 실현하는 방안에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것만이 진정한 우리 문화를 발전시키는 방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론자 발표 주요 내용
1. 권영민(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국어 기본법의 근본 취지는 환영한다. 우리는 지금 정보화 세계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국어의 규범과 체제를 제대로 정비하여 정보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어의 보전과 발전은 국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민족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의 수준 높은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는 언어 자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 자원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어 발전에 관한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의 의무 규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국어책임관의 성격과 그 업무 내용의 구체성이 요구된다. 국어 책임관의 임명(제12조)에 관한 규정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기관의 국어 발전 계획의 시행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을 위하여 국어 책임관을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그 임무 수행이 달라질 수 있다.
국어사용에 관한 국민 의무 규정은 선언적 명문 규정이 많으므로, 시행령을 통해 실천적인 법적 규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어사용의 일반적인 규범성을 제시하고 있을 뿐 실제 언어생활에 대한 아무런 구속력을 발휘할 수 없는 선언적 명문 규정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어 사용에 대한 법률'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규정의 엄격성과 제약적 조치를 놓고 본다면, 혼란스런 우리 국어 현실을 볼 때 방송 같은 대중대체엔 시행령을 통해 엄격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어의 국외 보급과 진흥에 관한 규정 가운데 국제국어진흥원의 설립보다는, 현행 국립국어연구원의 기구 확대와 예산 확충이 더 바람직하다. 국립 국어연구원의 기구 확대와 업무 영역의 조정을 권고하고 싶다.
2. 권정혜(전국국어교사모임 회장, 문정중학교 국어교사) : 국어기본법 제정을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뒤늦게나마 국어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 표명은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법제정을 통한 구속력을 갖추는 것도 좋지만,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감당해 갈 만한 인력을 키우고, 현행 문제점이 많은 어문규정부터 국민적 합의하에 수정해야 한다. 전자말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부정하고 있는데, 좀더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언어관이 필요하며, 아직 언어철학이나 언어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 우려가 된다. 기본법 입법 소위원회의 구성도 아쉬움이 있다.
기본법안에 사용된 언어는 지극히 한자 위주의 학술적인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 이것이 우리의 언어 현실이며 이것이 바로 기본법 제정이 필요함을 드러낸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좀더 쉬운 표현으로 고칠 수는 없을까? '민족의 언어적 통일성의 확대에 기여'한다는 조항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남북의 언어 통일, 통일 후의 언어정책에 관한 기본 방침정도는 기본법에 명시해야하는 문제가 아닌가. 그리고 지역의 방언에 대한 조항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표기법 위주의 4대 '어문 규범'이 국어기본법의 토대가 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우리말의 사용 환경 전체를 담고 있지 않아 기본법 제정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입말/글말, 표준어/방언, 외래어/토박이말 등등을 아우르는 규범을 제정할 필요가 있으며, 현행 4대 규범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재정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매년 국어발전과 보급에 관한 시책과 추진 상황에 관한 보고서 작성의 의무 조항은 자칫하면 실적 위주와 형식적인 행정, 탁상 행정의 전철을 되밟을 우려가 크다.
'국어 심의회'의 인적 구성은 편향적이어서 안 되고 권력 지향이어서도 안 된다. '국어 책임관'을 현재의 상황에서 임명할 수 있는가. 먼저 인력을 길러내는 일이 우선이다. 어문 규범은 공식적인 언어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이다. 이를 일반인에까지 강제하면 토박이말이나 방언과 같은 민족의 언어 자산은 사장되고 만다. 현재의 언어규범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통하며 왜 지금의 언어규범이 잘 지켜지지 않는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언론에서 우리말 관련 프로그램이 홀대받고 있다. 그리고 홍보와 교육보다는 국민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방법도 강구해 보자. 국어사용능력을 측정하는 '국어 능력 검정 자격' 시험의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다. 국어사용능력은 간단한 측정도구로 측정할 수 없다. 담화/독해/작문/규범의 네 영역을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이 시행되면 상업적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의 좋은 먹이감이 될 뿐, 이 자격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드는 비용, 새로운 시장의 형성 등 폐해가 더 많다. 학교 현장의 국어교사는 무엇을 할 것이며, 자격시험을 위한 학원이 양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어 교육의 파행이며, 검정자격 시험 시장에 드는 비용으로 국어사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비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것이 낫다.
3. 김상준(KBS아나운서실 위원, 언론학 박사) : 국어기본법은 세계화 시대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시의 적절한 국가적 구상으로 대단히 바람직한 기획이며, 차제에 통일시대에 대비한 한국어의 위상강화와 동질성 회복을 위한 연구 등 국어 관련 사업의 확대가 필요함 현 국립국어연구원을 확대 개편하여 한국 정신문화 연구원과 같은 위상과 기능을 가진 기구로 격상하여 국어의 연구, 교육, 해외보급을 위한 언어교재의 개발과 보급을 총괄하는 기구로 일원화 할 필요가 있음 한국어 규범의 정비작업에 대한 조항을 국어기본법에 삽입하면서 표준발음법의 재정비와 한국어 음소의 IPA(국제음성기호) 확정 등의 사업도 서둘러야 함. 국어와 한국어 등의 개념도 용어의 정리에 추가해야 하며, 국어라는 명칭으로 통일한다고 했으나, 세계를 대상으로 할 때를 비롯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어'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함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 상승과 한국어 학습 열기 확산에 따라, 국외에서 한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 현재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자국어 국외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각 부처와 각 기관에서 한국어 국외 보급 사업을 산발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음. - 현재 보급 사업은 문화관광부, 교육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민간 법인으로서 한국어세계화재단, 국제교육진흥원,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이 담당하고 있으나, 한국어의 국외 보급 사업을 위한 전담 기관이라고는 볼 수 없음.
진흥원이 해야 할 사업으로 '통신과 인터넷상에서 한국어와 외국어의 호환을 위한 연구 및 국제협력 사업'을 추가할 필요가 있음. 2020년경에는 통역기의 완성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생활언어의 자동통역이 이뤄지면 당연히 인터넷상에서의 세계 각국 언어도 web으로 연결하여 서로 완벽하게 호환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그렇게 되면 문자언어의 번역이나 음성언어의 통역 개념이 아닌 인류언어의 호환이나 언어이해, 언어유통, 언어소통 등의 개념으로 전 인류가 사용하는 세계 언어를 연결하면서 인류평화에도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임.
4. 남영신(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 법안의 기본 취지와 목적에 공감함. 다만, 국가와 공무원 그리고 일부 학자들의 힘만으로 국어 환경을 개선하고 국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 것 같아 아쉽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 길을 열어 놓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불만스러움. 어문 규범을 어긴 민간 주체에게 잘못을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시정 요구권)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준 것과, 국민의 국어 능력을 국가가 평가하도록 한 국어 능력 검정 제도는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봄.
국가에게 선언적으로 의무를 지워 놓고 실제 국어를 훼손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문장 전문가와 국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함.
국민의 기본적인 국어 능력은 국가가 공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야 할 국가의 의무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마땅히 기본적인 국어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며, 각 기관이나 사업체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능력을 검증받게 될 것임. 만일 대한민국 국민이 기본적인 언어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국가의 공교육이 부실함을 의미하는 것임. 그런 사람에게는 별도의 교육이 필요할 것임.
현재 우리 국민의 국어 능력이 낮다면 이에 대해서 국가와 함께 국어 교육에 참여한 모든 주체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지 자기들이 국민들의 언어 능력을 평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발상이 아니라고 봄. 국어 환경의 훼손은 국어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어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제대로 국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음.
국가, 지방자치단체 안에 국어 책임관 임명(제12조) : 유명무실한 직책이 될 소지는 없는가? 책임관의 직급과 자격은?(국어 능력은 어느 정도이며, 국어 능력 있는 사람이 없으면 임명하지 않아도 되는지). 일단 책임관에 임명된 사람은 일정한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여 일정한 자격을 얻게 하는 방안이 필요함.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어 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없을 것임. 환경 훼손을 물리적으로 막아내는 기관이 환경부가 아니라 시민 환경 지킴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에 시민의 자발적인 노력을 배제하고 오로지 문화관광부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음. 법과 정부는 국어 환경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에 힘과 긍지를 심어 주고 그들의 힘이 되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봄. 실제 국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민간인(문장사)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임. 이를 위해서 1) 길목 지키기 - 문장 전문가의 국어 환경 감시 및 개선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 필요. (2) 국어를 바로 쓰려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 지원 체제 구비 (3) 민간 기구 설치 - 국립국어연구원을 '국어진흥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이를 민간 기구로 발족시켜야 함.
5. 리의도 춘천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국어"라는 용어에 대하여 - 나라마다 국가(노래)와 국기(깃발)가 있고, 나라마다 국어(말)가 있는데, 유독 우리말만을 "국어"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처사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국호는 "대한민국", 국가는 "애국가", 국기는 "태극기"라고 하듯이, 국어는 "한국어"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어"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제22조의 "국제 국어 진흥원"은?―를 생각해 보면 쉬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어"라는 명칭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도리가 없다.
이 법에서는 "국어"를 '국가 공용어(公用語)'를 뜻하는 보통명사로 한정하고, 우리말의 명칭은 "한국어"라 하자. 그리고 법의 앞쪽에 "대한민국의 국어는 한국어이다." 또는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한국어이다."라는 조항을 명시하자(설명 자료 65쪽,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법률] 참조). 그러나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에 법률의 명칭은 "국어 기본법"이라 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제15조 ①항에서 "공공 기관의 공용문서, 법규 문서 및 그 밖의 서류"라고 했는데, 이로써는 국민의 실생활과 관련된 여러 문구를 포괄할 수 없다. "공공 기관의 공용문서와 법규 문서를 비롯한 모든 서류와 게시문 및 광고문"으로 확대해야 한다.
한글전용이 정착되는 상황에서 현행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한글전용의 예외 규정을 폭넓게 허용하는 국어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어기본법 제정안 제15조 1항에 '공공기관의 공용문서 등은 한글로 작성한다.'고 명시하고도 2항과 3항에서는 필요한 경우에 한자나 외국 문자를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예외 규정을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면 국어기본법은 있으나마나하기 때문에 재삼 재고해야 한다.
6. 송민 (국민대 명예교수): 오늘날 영어는 세계를 지배하는 강자의 언어로 군림하고 있다. 영어에 비하여 국어는 바야흐로 국제적인 관심과 학습 열기를 끌어 모으고 있는데도, 나라 안에서는 패배주의적 타성에 묻힌 채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외래어와의 전쟁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 국어는 이미 천년 이상을 한자어와 전쟁을 겪었으며, 지난 백 년 동안은 일본식 한자어와도 전쟁을 거친 데다가, 지금은 영어와의 전쟁을 힘겹게 치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어는 항상 수세에 몰려 강자의 언어에 의한 간섭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외래어가 국어에 수용되기에 이르렀다.
한꺼번에 여러 기구가 신설되거나 업무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업무나 사업을 총괄하고 조정해 나갈 주체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았다. 현재의 국어정책과가 확대, 보강되지 않고도 위와 같은 책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국어심의회를 위한 사무국 신설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치더라도, 최소한 국어정책과 내에 전담 책임관을 두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실질적인 업무를 국립국어연구원에 의지해 왔기 때문에 효율성을 기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자어, 외래어, 새로 들어오는 외국어에 대하여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는 등 올바른 국어사용 태도의 확립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세우도록 하고 있으나, 시사성(時事性) 외래어에 대한 순화나 표준화는 시간상으로 언론을 앞서기가 불가능하다. 외래어 수집에 따르는 업무 추진을 위해서라도 국어정책과에 국어심의회 업무를 전담하는 책임관이 있어야 한다.
국제국어진흥원이 법인체로 설립되고, 국어진흥기금이 설치되며, 국어 능력의 검증이 시행되고, 국어상담소가 설치된다면, 이들 기관이나 기금과 국립국어연구원의 역할이나 업무가 중복되거나 충돌을 일으킬 우려는 없는지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어 기본법안의 문장에 일제 용어가 그대로 있고 어렵다. 모범 문장이 되길 바란다. 규제 대책이 없이 양심에만 마껴서 법을 잘 지킬지 의문이다.
국어 능력의 향상은 문화관광부나 교육인적자원부 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러한 뜻에서 문화관광부는 일반 국민이 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국어 능력 향상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법안에는 통일을 대비한 국어 정책의 방향이나 대책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한글날 문제 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한 사전 대비책도 이 법안의 제정 추진과 함께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지정 토론자 외에도 방청하던 분들도 여러 가지 의견을 말하려했으나 시간이 없어 몇 분만 의견을 밝혔다.
김정수 한양대 교수는 "공공기관의 공용문서 등에 외국문자를 병기하는 것은 사무관리에 해당하는 하위 법인데 이것 때문에 한글전용이란 상위법을 폐지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국어기본법 제15조는 결국 외국어 병용을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국한 혼용론자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15조 3항에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외국인 기업가 등의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외국어로 작성된 공문서를 접수-처리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한글 전용)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명시한 데 대해 "국어기본법의 근본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라며 "언어주권을 포기하려는 법이 어떻게 국어기본법이 될 수 있냐"고 비판했다.
한글만 쓰기를 반대하는 한 분이 국어기본법 제정에 불만을 표시했고 홍연호 변호사는 법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강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외교통상부 직원은 국제국어진흥원 설립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한편 문화관광부 국어기본법제정 의견란에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이봉원 회장은 "한글전용법을 폐지하고 한자와 외국어를 병기하기로 한 것은 한글전용법 포기요 국어발전 후퇴다"면서 이번 한글전용법을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이며 처벌 조항을 넣지 않은 국어기본법안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글학회, 외솔회 등 한글단체 쪽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 만드는 법안을 만드는 취지와 목적은 모두 찬성하고 있으나 실천 방법엔 다른 의견이 많아 보인다. 좀더 많은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동의와 협조를 받아서 위기를 맞은 우리말과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좋은 법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문화관광부 누리집에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있고, 한글우리말누리' (http://www.korean-language.or.kr/ 한글인터넷주소:한글)에서도 토론마당을 열고 의견을 듣고 있으니 많은 분이 참여해서 100년, 1000년 뒤에도 잘 만든 법이란 칭찬을 들을 법안이 나오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 본지고문
받을분 : 서울 종로구 세종로 76 정부 합동 민원실(우편110-050)
보내는 사람 : 김 영환(부산 수영구 남천2동 삼익기존아파트 13동506)
다음 사항이 궁금하니 상세히 알려 주십시오.
1. 국립 국어 연구원의 운영에 대해 국어연구원장과 토론을 자리를 마련해 주십시오.
2. 올해(99) 시월의 문화 인물(최 세진)을 추천한 단체와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3. 국립 국어 연구원에서 추진 중인 동양 삼국의 한자 공통 제정의 추진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4. 국립 국어 연구원에서 편찬 중인 통일 대비 종합 국어 대사전이 표준 국어 사전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는 무엇입니까? 종합 국어 대사전의 편찬 계획에서 이제까지의 주요 변경 사항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주십시오.
5. 국립 국어 연구원의 임원 및 연구원에서 서울대 국문과(학부 기준) 출신은 얼마입니까? 임원과 연구원으로 나누어 자료를 내 주십시오.
6. 90년 이후로 한글날에 훈장이나 표창을 받은 사람과 그들의 주요 업적을 밝혀 주십시오. 친일파 이 희승의 제자들이 많이 끼어 있고 이름 한번 못 들어 본 외국인이 왜 그리 많습니까?
7. 이번에 새로 국어연구원장이 된 심 아무개는 지난 93년에 이 기문이 학술원상을 받을 때, 서울대 국문과 교수회의에서 이 기문의 학설을 변호할 대표로 선출되어 곡필을 일삼았습니다. 식민지 어용 학풍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자 93년 가을 학기에 이 기문은 일본으로 도망갔습니다. 또 심 아무개는 친일파 이 희승의 하수인으로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고 날뛰고 있습니다. 심 아무개를 해임해 주십시오.
8. 권력이나 자본보다 서울대라는 학맥이 무서워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모두 침묵하고 있습니다. 모든 언론에 알리고 공개 토론할 자리를 마련해 주십시오. 끝(99.1.25)
받을 곳 : 문화 체육부(종로구 세종로 82-1)
민원인 : 김 영환 부산 남구 대련1동 875-5(7/1) 620-1364
나랏일에 수고가 많습니다. 시월 문화 인물로 이 희승을 선정한 것은 그 사업의 기본 방향과 선정 기준에 크게 어긋나므로 선정을 취소해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이 희승은 한글만 쓰기에 반대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이십 년 동안 중국 글자 섞어 쓰기를 주장하는 한국 어문 교육 연구회(69.7창립) 회장을 지냈으며 학계에 반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대립과 파쟁을 불러온 장본인입니다. 이는 이제까지 시월의 문화 인물이었던 주 시경, 이 윤재, 최 현배를 기려온 뜻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며 정부에서 말하는 바 한글만 쓰기 정책이 말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이 희승이 말글 규범이 확립에 이바지한 것과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것도 사실이나, 이는 혼자만의 공적은 아닙니다. 또 조선어 학회의 맞춤법 제정에 참가한 동기도 다른 사람의 것과 다름 것입니다. 그는 주 시경과 조선어 학회의 학풍이 단순히 민족 감정에서 나온 것으로 학문적 근거가 없다고 보았으며, "과학적" 국어학을 내세우며 식민지 시절의 경성제대의 학풍을 끝까지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해방 뒤로 옥고를 치른 조선어 학회 회원들이 모두 한글만 쓰기를 주장하였는데 그만은 특이하게도 중국 글자를 섞어 써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은 근대 국어학의 큰 줄기인 주 시경과 조선어 학회의 주장을 부정하는 이른바 실증주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가 우리말과 글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글도 없지는 않으나 이는 그가 앞뒤가 안 맞는 말과 행동을 많이 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3) "국어 사전 편찬에 열정을 쏟아 국민들의 바른 어문 생활을 선도했다"는 업적은 어처구니없는 곡학아세로 이런 이유를 댄 국립 국어 연구원의 공개적 해명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 희승의 "국어 대사전"(61년 첫판)은 일본의 사전을 많이 베낀 것으로 일본에서 쓰이는 한자말과 홀이름씨가 수없이 올라 있습니다. 이 사전이 우리말에 끼친 해독은 많은 학자들이 알고 있는 일입니다. 안 병희 국어 연구원장은 이 사전을 우리말에 끼친 해독은 많은 학자들이 알고 있는 일입니다. 안 병희 국어 연구원장은 이 사전을 만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이 희승을 추천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울러 현재 국어 연구원이 편찬하고 있는 통일을 대비하는 종합 국어 대사전은 그 현실적 가능성이 없으며(부산일보 91.6.4, 스포츠 서울 91.10.7)과 동기에서 의혹이 많습니다. (한겨레 신문 94. 3.9) 하루빨리 학계의 여론을 거두어들여 편찬 사업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
4) 추천 절차에 문제가 있습니다. 주 시경, 이 윤재, 최 현배를 추천한 단체는 여럿이거나 의견 수렴 수에 결정한 것입니다. (문조 71140-152에 따름) 그러나 이 희승은 국어 연구원만의 추천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안 병희 원장의 독단적 결정이거나 특정 학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어 연구원의 의사에 따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공정한 선정이 아닙니다.
5) 제자들이 이 희승을 기념하는 일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라에서 그를 문화 인물로 기리는 것은 선열과 겨레얼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에 국어 연구원 및 유족에게 알리고 상의하여 시월 문화 인물을 변경하십시오. 고인이 훌륭한 분이었다면 유족이나 제자들이 이런 일로 곤란을 겪을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 이 청원서를 회신이 올 때까지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단 이 약속은 회신을 받는 날부터 깨질 수 있습니다.
주 시경과 조선어 학회의 훌륭한 전통을 잇는 말글 정책을 펴 주십시오.(6.20)
받을 곳: 국어 연구원(중구 장충동 2가 14-67)
국어 연구원이 주 시경 스승과 조선어 학회의 빛난 얼을 살려가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회신(5.12)에서 국어 연구원에 불신을 보인다는 이유로 사실상 답변을 거절한 것은 저로서는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질의서를 하이텔에 공개한 것이 어떻게 "연구원의 답변을 경청하는 것"이 저의 의도가 아니라 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입니까? 조선일보네 대해 극단적 표현을 한 것은 사실이나 좋은 약이 입에 쓸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 표현이 좀 지나쳤을 지라도 무슨 까닭으로 조선일보를 그렇게 감싸고 도시는지요? 중국 글자를 "우리들의 국제문자"라고 우긴 <<조선일보>>와 중국 글자의 줄인 글자를 동아시아 세나라가 같이 마련하자는 안 병희 님의 주장이 같기 때문입니까? 제가 지난 번 질의에서 국어 연구원의 운영에 대해 강한 불신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국어 연구원은 제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해야 했습니다. 제가 묻는 방식이 보기에 따라서는 거칠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묻는 내용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는 정당한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이런 태도에 대해 꾸짖되 내용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밝히는 것이 일의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묻는 태도가 거칠게 보였다면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또 제 철학 연구가 발전하기를 빌어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지켜보아 주십시오.
그러나 저의 국어 연구원에 대한 불신이나 적대는 감정적인 것도 아니며 개인적인 것도 아닙니다. 불신의 많은 원인이 국어 연구원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좋은 보기가 안 병희 님이 중국 글자의 공통 약자를 세나라가 같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라고 속인 점입니다. 통일을 대비한다면서 편찬되는 국어 사전이 사실상 불가는 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아는 일입니다. 그 사저의 정치적 목적에 봉사한다는 의혹이 있음은 일간신문에까지 보도되었는데도 그런 불신과 의혹이 제 "감정이 앞선" 탓이라고 말씀하시는지요. 국어 연구원의 조직이 지나치게 서울대 국문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음도 많은 사람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어 연구원이 여론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공개 토론회를 열어 이런 여론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외국학자를 초청하는 것보다 세금도 적게 들고 국어 연구와 언어 정책 수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지난 답변(4.28, 07000-391)에서 국어 연구원은 "정부의 어문 정책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했으나 이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난 답변에서 "국제화 시대를 맞아 경제인은 물론 일반 국민의 한자 학습도 필수적"이라는 견해는 교육부나 문화 체육부의 견해와 크게 다릅니다. "기업체나 개인이 한자가 필요하다면 따로 한자를 배우면 되는 것이지, 한자가 필요한 일부를 위해 대한 민국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어렵기 그지없는 한자를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국가적 낭비"(한겨레 신문 3. 18.)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헌법 소원에 대한 의견>에서 "하루 빨리 우리의 글자인 한글을 갈고 닦아 그 전용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밝혔으며 "한자의 도움이 없는 한글 전용을 실현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큰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국어 연구원은 한자 학습이 국제화 시대의 필수라고 하였으나 교육부는 "배우기 쉬운 한글은 국제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국어 연구원이 정부의 말글 정책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틀렸습니까?
2) 조선일보(2. 25.)는 관광 안내판과 도로 표지판에 중국 글자가 없다면서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을 위해 중국 글자도 아울러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국어연구원은 찬성하는 것입니까? 반대한다면 여러 행정 기관이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말리는 공문을 보내 주십시오.
3) 한문 교육의 부활이 북녘의 한글만 쓰기가 실패한 것이 아니고 남쪽에서 한자를 쓰기 때문이라고 북녘 학자들이 여러 번 밝혔는데 국어 연구원의 공식 견해는 어떤 것입니까? 북녘에서는 남쪽말이 잡탕말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그냥 선전이라고 생각해도 됩니까?
4) 통일(종합) 사전의 편찬을 중지해 주십시오. 사전 편찬 위원회의 권한 및 운영 규정(또는 그와 맞먹는 규정)을 밝혀 주십시오.
5) <말과 글> 50호 (1992.5)에 실링 안 병희 님의 글 <남북 맞춤법의 비교와 검토>는 앞으로 있을 남북 맞춤법 통일 회담에서 국어 연구원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입니까?
6) "갓길"을 이제라도 "길섶"으로 바꾸어 주십시오.
7) 조선일보는 (2.12)부모 이름을 중국 글자로 쓰지 못하는 대학생이 많다며 마치 제 이름씨를 한글로 적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데 이에 대한 국어 연구원의 견해는 어떤 것입니까?
위의 질문은 지난 번에 드린 질문과 실질적으로 같습니다. 빠짐없이 성실하게 답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994. 5. 20.
민원인: 김 영환 인(전화, (051) 620-1364)
주소: 부산 남구 대연동 875-5(7/1) (우편 608-021)
흡수통일식 국어 대사전 편찬 작업의 죄과
김 영환(부산 공업대)
이 희승의 학맥을 이어온 국립 국어연구원(원장: 안 병희)에서는 통일에 대비하여 지난 92년부터 종합 국어 대사전을 편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전이 통일에 대비하는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학계의 상식이다. 91년 6월 초에 이 사업 계획을 처음 발표할 때에는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 현상을 극복하고 통일 후 언어 생활의 지침이 될 종합 국어 대사전 편찬 작업을 92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때는 10년 단위로 50만 단어를 수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일을 주관할 북쪽과 해외 여러 학자들을 편찬 과정에서 적극 참여시킨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에 초고가 된 뒤에 검토라도 같이 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얼핏 보면 매우 바람직한 일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북쪽이 참여를 거부했다. 그해(91년)8월에 남북 학자들이 중국에서 만났을 때, 국어 연구원의 안 병희 원장이 북쪽 언어학자와 만나려 했으나 북쪽은 처음부터 만나기를 거부하였다. 이 사업에 북녘 학자들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에게는 이 사업에 들러리를 서 달라는 말과 똑같이 보였을 것이다.
1백억 세금으로 만드는 분단 사전
사실 이 사업은 그 계획의 발표 때부터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 온 것이다. 먼저 그 동기부터 의혹이 많다. 우리의 말글 정책은 모든 것이 한글-한자 싸움을 떠나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전 편찬도 이 싸움의 연장으로 이해된다. 지난 57년에 완간된 한글 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에 대항하는 이 희승의 <<국어대사전>>이 나온 것과 같이, 91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한글 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에 맞서기 위해 친일 학맥이 권력을 등에 업고 '통일 ' 대사전을 만든다고 보는 것이다.
이 작업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작업에 선행하여 말글 규범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 사전에 올릴 말은 마땅히 남북이 같이 쓸 수 있는 말이어야 하고 또 그 말은 남북이 같은 표기법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낱자 배열의 순서와 개수부터 남북이 서로 차이가 난다. 두루 알다시피 남쪽의 낱자의 개수는 스물넷이고 북쪽은 마흔이다. 또 그 순서에서 남쪽에서는 ᄀ 다음에 ᄁ이 오고 ᄃ 다음에 ᄄ이 나오는 식이지만 북쪽에서는 ᄒ 다음에 ᄁ, ᄄ, ᄈ, ᄊ, ᄍ이 이어져 나온다. 이것은 사전의 올림말 배열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 맞춤법의 차이로서 가장 큰 것이 머리 소리 법칙이다. 북녘에서는 "로력, 래일, 녀인"처럼 모리 소리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 "젓가락, 냇가"에서 사이 ᄉ을 붙이지 않는다. "저가락, 내가"로 적는다. "드디어-드디여, 되어-되여, 화폐-화페" 같은 차이도 있고, "이빨, 줄까요"를 "이발, 줄가요'로 적는다. 남북이 말글에서 다른 것을 본다면 "콧등"을 "코허리"라고 하고 "단짝 친구"를 "딱친구"라고 하고 있다. "호상-상호, 식의주-의식주, 장성-성장"처럼 순서가 뒤바뀐 말도 있다.
이런 차이를 그냥 두고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을 옳은 것으로 올릴 때, 그것은 이미 통일 사전이 아니라 반쪽 사전이 돼 버린다. 기껏해야 북쪽말을 남쪽 맞춤법으로 적은 것이 될 뿐이다. 또 초고 완성 뒤에 사전 원고를 검토할 북녘의 국어학자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도 그러한 검토가 초고가 완성된 뒤에 이루어진다면 이 작업 자체가 헛수고로 끝나는 결과를 빚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일을 하자면 국어 연구원은 맞춤법 통일 작업부터 북쪽에 먼저 제안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국어 연구원은 이런 작업을 다 밀쳐두고 그런 사업 계획을 먼저 발표부터 해버렸다. 이 사업에 제기될 수 있는 반론에 미리 쐐기를 박자는 것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언론 조작이라고 생각된다.
의구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국어 연구원은 처음에 발표했던 10이란 편찬 사업 기간을 4년이나 앞당겨 97년에 마무리짓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사전 편찬 기간으로 10년이란 시간은 결코 넉넉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국어 연구원은 이런 사업을 이제가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나돌고 있는 이야기로는 김 대통령의 퇴임에 맞춘 계획 변경이라는 것이다. 이렇다 할 문화 정책이 없는 김 영삼 정권이 결실의 한 상징으로 퇴임에 맞추어 사전을 낸다는 것이다.
국어 연구원은 주 시경과 조선어 학회의 국어학이 학문적 근거가 없다고 보는 경성제대의 학맥을 이어받고 있다. 이 학맥의 친일 성향은 지난 해 이 기문 교수의 학술원상 수상을 계기로 이미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고, 이 희승의 시월 문화 인물 선정도 그런 맥락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 국어 연구원은 한글 전용이 실패했다고 보며 국민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는 학자들로 편파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어학계 안에서 본다면 통일 대사전 편찬은 친일 학맥이 정권과 결탁하여 주 시경 이후로 이어지는 민족주의 학풍에 대항한다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통일을 대비한 종합 국어 대사전은 그 이름에 걸맞은 사전이 아닐뿐더러 대단히 불순한 동기 때문에 미숙아로 태어날 운명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에 드는 경비는 모두 1백억이라고 한다. 이제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그런 미숙아를 만드는 사업을 그만 두어야 옳다. <<말>>94년 10월
국회에서 만들어 내는 [국회보] 200년 3월호에 한글전용법안 통과시
속기록 일부를 박수철 공보관이 옮겨 논 것이 있어 다시 제가 여기
옮깁니다. 나라를 세우던 1948년 국회 모습이 떠오르고 그 때 한글전용
법을 만든 분들이 다시한번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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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국회 제79차 본회의 - 한글전용법안 제1독회-
?한글전용법을 반대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므로 제1독회를 생략하고
제2독회를 부치자며
김장렬 의원 -
대개 문자라는 것은 그 민족의 문화사상 다른 전세계
에 대한 문자사상(文字史上)에 가장 특수할뿐만 아니라 지존지귀(至
尊至貴)한 그러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하니까 우리 민족의
제문자를 우리 민족이 전용하자고 하는 데 다른 논의가 없을 줄 생
각합니다.
서용길 의원 -
우리 [한글]전용에 대해서 배달민족으로서 조선의 혼이
있는 분은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반대하실분은 계시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제1독회를 생략하고 곧 제2독회에 부쳐주시기 바
라며 인장에게 특청(特請)합니다.
부의장(김동원)-
서용길의원의 특청은 제1독회를 생략하자는 ...
(줄임)...거기에 이의 있어요? 이의 없습니까? 그러면 결정되었습니다.
권태희 의원 -
의장에게 제안할 것은 이 [한글전용법안]은 대단히 중
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을 우리 국회에서 통과하더라도 결국은 행정부
에서 취급하는 여하에 있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기 때문
에 문교부 장관으로 하여금 본 법안에 대한 의견을 우리에게 들려주셨
으면 하는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문교부장관,檀紀 아직까지 모르고 쓸 줄도 모른다면서 한글사용 필
요성 피력
부의장(김동원)-
여러분이 반대가 없으시면 문교부장관으로서 거기에 대
한 의견을 잠깐 들으면 어떻습니까? 이의있습니까?
("없습니다"하는 이 있음)
문교부장관(안호상) -
세계 역사가 증명하는 바와 같이 '독일' 문화는
독일 말을 알아야 독일 문화가 비로서 발전되고, 영국 문화는 영국 말을
쓰기 때문에 영국 문화가 발전하며,또는 중국 문화가 발전된 것은 중국
사람은 자기 고유의 한문을 쓰기 때문입니다. ...(줄임)...
(흑판을 가리키면서)저기 써있는 檀紀四二八一年 저기 檀紀가 무엇입니까.
저 字는 '박달나무檀' 字요. 난 아직까지 모릅니다. ...(줄임)...
한자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고 여러분과 같이 한글을 쓰시기를 바라고
만일에 한글을 폐지하고 한문을 전용한다면 우리는 외국에 대한 수치올
시다.
?한글전용을 법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는지 '갓' 망건 다시 쓰는 것
반대해
최문교 의원 -
대개 입헌정치에 있어서 법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게 어떠한
권리.의무 또는 국민의 재산.생명.명예.지위에 대해서 어떠한 제한을 단
다든지 이 세가지 조건을 구비하지 않으면 일반적 국민에게 대한 법이라
고 하는 것은 법을 세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줄임)...
한문을 폐지하고 한글을 전용하자고 하는 것이 우리 국민에 중대한 의식
(衣食)의 문제를 제정하는 법인가 그러한 근본적으로 법을 만드는 데에 근
본을 만드는 취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호석 의원 -
내가 일본에서 이러한 구경을 했습니다. 소위 제국대학이라고
하는 그 학교에서 전람회를 하는데 우리 조선에서 보지 못한 서적이 있었
습니다. ... (줄임)... 이것을 어디서 왜 모았느냐 하면 남의 나라 글을
알고 그 나라 글을 그 나라 문화를 연구하고 그 나라글을 알아야 발전한
다는 것입니다. ...(줄임)... 조선 두루마기를 입고 '갓' '망건'을 다시
쓰고 여기에 앉아야 깨끗한 조선사람이 됩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을 반대
합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남의 나라 양복을 입어도 좋고 남의 나라 말
을 써도 좋고 남의 나라 글을 배워도 좋습니다.
김명동 의원 -
한글을 절대찬성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한국사람으로서 누구?제나라 글을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또 저는 유경(儒經),유림도(儒林道),유림론(儒林論)을 배우라고 역설하는 사람인데 경서를 읽으려면 한문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경서를 대중화시키려면 경서를 번역해서 일반국민이 다 읽을 수 있도록 항상 싸우는 사람이 저입니다. 한국사람으로서는 당연히 한글을 배워야 될 것이요,또 정부로서는 당연히 한글을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자병용 수정안이 제출되어 통과되고
조헌영 의원 -
이것이 다 알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수정안을 냈습니다. 원칙적으로 한글을 쓴다는 것을 결정하고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에는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석범 의원 -
지금 모처럼 이 기회를 얻어서 건국 초에 있어서 우리 글로 우리가 쓰자고 하는 데에는 전문을 쓸 것이지 병용한다고 해가지고 나갈 것 같으면 백년을 가도 이것은 안됩니다. 그러므로 수정안에 절대반대하고 우리 글로 찾아가지고 국문으로 합시다.
부의장(김동원) -
그러면 이제 순서대로 수정안을 먼저 묻겠습니다. 수정안을 표결에 부칩니다. (거수표결) 재석인원 131, 가86, 부22, 수정안대로 가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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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한글전용법안이 만들어 통과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위 안호상 문교장관께서 "'檀紀'라고 쓸 때 '檀'자가 '박달나무 단'자이지만 난 아직 모릅니다"라고 말씀하셨는 데 그 한문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왜 나라 기원을 나타내는 햇수가 한자로 쓴 박달나무 단(檀)자여야 하는 지 모른다는 말씀입니다. 안호상박사님은 3년전에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실 때 제가 직접 모시고 국회에 가서 한글전용운동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 직접 그 분에게서 들은 말이 있습니
다.
"국무위원 중에서 한글만 쓰면 무식해지고 한자를 써야 유식해보인다면서 한글전용법을 반대하는 장관에게 '좋다'를 '조타'로,'학교'를 '하꾜'로 쓰는 당신, 한글로 쓴 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당신이 무식한 것이라고 말해서 그 들 입을 막아 한글전용법을 발의했다'고 말씀하셨
습니다.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장관과 국회의원이 많았답니다. 안호상박사는 중국에 유학한 다음 독일에 가서 철학박사 학위를 딴 분으로서 한문을 잘 아는 분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는다!
영어 공용어 실시할 준비가 다 되었는가?
이대로 [idaero@jabo.co.kr]
대자보뉴스 = http://jabo.co.kr
정부는 7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민,관 합동 '포스트 월드컵 종합
대책' 보고회를 열고 월드컵 성공적 개최를 국운 융성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확
정한 자리에서 "제주 국제자유도시, 김포 국제금융도시, 영종․무의․용의도 항공 물류기지,
송도 새도시, 부산항만․광양만 배후지역 등 올 하반기에 경제특구로 지정될 지역에서는 한
국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국어가 제 빛을 잃을 것이 뻔하고 국어가 힘을 못쓰면 이 나라와 겨
레 또한 기울 것은 뻔한 일인데 어째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것이 국운 융성으로 발전시키
는 것인지 어린 백성은 알 수 가 없다. 한마디로 민,관 합동으로 제 겨레 말 죽이고, 겨레
얼과 민족 정기를 짓밟아 나라 망칠 종합 대책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진짜 대통령과 나라
를 이끄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들 생각이 궁금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공개로 묻는다! 제발 영어로 대답하진 말고 우리말글로 써서 인터넷에 자세히 대
답해주기 바란다!
[묻는 내용]
1.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습시다! 우리가 볼 때 영어 공용어가 더 급한 문제가 아니라 대통
령 아드님과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기업주들과 부정부패를 저질렀다고 하는 보도와 같은 소
리가 들리지 않는, 부정부패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나라 위상을 드높이는 길이라고 보는
데 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별 것이 아니라고 봅니까?
2.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우리말글이 더럽혀지고 짓밟힐 것이
며 죽어갈 것이 뻔한데 그 대비책은 세웠습니까? 그 결정을 하는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말
글 살리고 지킬 대비책은 있느냐고 묻던가 걱정하지는 않으셨나요? 우리말글은 어떻게 되던
지 관심이 없으신가요? 없다면 왜 그렇지요?
3.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지금 영어를 공용어로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공무원들
이나 국민들이 영어를 공용어로 할만큼 잘 합니까? 그것도 신경쓸 것 없다고요? 미국과 재
벌들 요구만 들어주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대통령과 비서실장께
서는 영어로 공문을 만들고 받는 영어실력이 있기 때문인가요?
4.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외국 기업과 외국인들에게 온갖 특혜를 준다고 하는데 우
리 국민들에게 그런 특혜와 사랑을 줄 수 없습니까? 우리말글에 그런 관심과 사랑을 줄 수
없습니까? 그런 관심과 사랑과 특혜를 우리 국민들에게 주면 더 좋을 것이란 생각 해보지
않았습니까?
5. 김대중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세종대왕을 아십니까? 그 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분이 임금일 때 그 분의 아들딸들이 아버지를 도와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
분이 왜 지금까지 국민들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아시나요? 그 분이라면 영어를 공용어
로 하는 것이 국운 융성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을까요?
2002년 7월 17일 제헌절 아침에
나라임자 이 대로 올림
대통령님의 건강도 안 좋으신 것 같고 노인 양반이 여러 가지 물으면 대답하시기 힘들 것
같아 다음에 또 하기로 하고 줄인다. 이번 '포스트 월드컵 종합대책'에 영어를 공용어로 하
기로 한 결정은 우리 역사에 민족 반역 행위로 기록 될 것이니 그 추진을 당장 중지하는 것
이 대통령과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백성들이
외치는 "김대중 대통령 물러나라"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 것이고 후손들의 원망을 들을 것이
다. 나는 이 글을 한 시간에 썼다. 나 같은 어린 백성도 그런데 나라 일을 하는 똑똑한 청와
대 분들과 대통령은 더 빨리 대답해 줄 것으로 본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말글로 써서 신속
하게 대답해주길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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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포스트 월드컵 대책' 중 영어 공용어 추진을 당장 그만둬라!
정부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민,관 합동 '포스트 월드컵 종합대책'
보고회를 열고 월드컵 성공적 개최를 국운 융성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확정한 자
리에서 "제주 국제자유도시, 김포 국제금융도시, 영종․무의․용의도 항공 물류기지, 송도
새도시, 부산항만․광양만 배후지역 등 올 하반기에 경제특구로 지정될 지역에서는 한국어
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우리는 제나라 말글
을 헌신짝 취급하는 정부에 너무 실망하고 분노한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국어가 제 빛을 잃을 것이 뻔하고 국어가 힘을 못쓰면 이 나라와 겨
레 또한 기울 것은 뻔한 일인데 어째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것이 국운 융성으로 발전시키
는 것인지 우리들은 알 수가 없다. 한마디로 민,관 합동으로 제 겨레 말 죽이고, 겨레 얼과
민족 정기를 짓밟아 나라 망칠 종합 대책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어 공용어 추진을
그만두고 우리말글을 살리고 빛내어 민족 자주문화발전에 힘쓸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 까닭을 간단하게 밝힌다.
첫째.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우리말글이 짓밟히고 더럽혀지게 될 것이 뻔하고 그렇게 되면
국운이 융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울 것이 뻔하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말글이 영어에 치
어 죽어가고 있고 지나친 영어 교육 열병에 엄청난 돈과 국력이 낭비되고 나라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말글을 지키고 빛낼 대비책을 세우거나 걱정한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둘째.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면 공무원과 국민들이 그 만큼 영어를 잘 해야 하고 또 영어를
공용어로 하지 않으면 불편한 점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영어를 공용어로 할 준비도
안 되었고 그렇지 않다. 대통령과 무역업자들은 영어를 잘 할 지 모르나 일반 공무원과 국
민들은 영어를 공용어로 할 준비가 안 되었다. 외국인이 불편하다고 해서 준비 없이 공용어
로 추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정책이고 실패가 뻔하다.
셋째. 월드컵 경기 때 보여준 국민들의 응원 열기와 애국심은 우리말글을 버리고 미국말글
을 떠받들자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것을 지키고 빛내고 우리도 외국에 당당하게 나서고 맞
서서 이기자는 것이었다. 우리 것을 천대하고 굴복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것은 그 애국심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고 오히려 민족 자긍심과 자신감을 떨어지게 만
들 것이다. 현실 인식과 판단부터 잘못되었다.
끝으로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 것은 외국인과 기업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만이 아니라 정치인
과 기업인이 저지르는 부정부패 풍토를 해소하는 것이 더 급하고, 외국인을 상대하는 공무
원과 기업인들이 영어를 잘 하고 그들을 위하는 정신자세와 업무능력 향상이 중요하다고 본
다. 그리고 부작용이 많은 영어 공용어 추진보다 영어 교육을 개선하고 전문가를 키우는 것
이 먼저 할 일이다. 또한 우리말글을 통해 국민 교양과 지식 수준을 높이고 자주 문화발전
에 힘쓰는 것이 국가 융성과 외국인들이 우리를 찾고 좋아하게 만들 기본이라고 보기 때문
에 반대한다.
그래서 영어 공용어 추진은 우리말글과 민족정신을 말살하는 반민족 정책으로 보고, 이 정
책을 강행하면 막기 위해 현 김대중 대통령 퇴진 운동을 전개하는 등 모든 수단과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밝힌다. 우리말글과 우리 민족이 다 함께 잘 살기 위해서이고 월드컵
경기 때 보여준 애국심과 자긍심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문화관광부] 국어기본법 시행령 제정․공포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5-07-27 17:40]
- 7월 28일, 국어기본법 시행 들어가 -
□ 국어기본법 제정에서 시행령 공포까지
금년 1월 27일 제정․공포된 국어기본법이 시행령을 갖추어 7월 27일 공포되어 7월 28일 시행된다. 문화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에 걸쳐 국어기본법의 취지에 맞도록 내용을 선정하고 관계 전문가 및 국민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국어기본법의 시행령 초안을 마련하였다. 이어서 5월부터 7월까지 부처 협의, 입법 예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23개조(전문 19개조, 부칙 4개조)의 시행령을 제정․공포하였다.
□ 국어기본법, 시행령 왜 필요한가?
국어기본법이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시행령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민족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국어기본법 시행령, 무엇을 담고 있나?
7월 28일부터 시행될 국어기본법 시행령은 국민의 국어의식․국어능력․국어사용 환경 등에 관한 실태 조사를 위한 세부 사항,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두게 될 국어책임관의 임무, 어문 규범이 국어 생활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세부 사항,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국어능력검정시험 시행 방법,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원 자격 부여 제도 시행 방법, 국어과 관련된 각종 상담에 응할 수 있는 국어상담소를 지정, 지원하는 구체적인 기준 등을 담고 있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에서는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한국어가 문화 창조와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어기본법의 정신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2004년에 국어 정책과 국민 말글살이에 큰 영양을 줄 두 가지 큰일이 있었다. 하나는 국어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일이고, 하나는 국립국어연구원이 국립국어원으로 바뀐 것이다. 이 두 사건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힌다.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지난 12월 29일에 국어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어기본법은 내가 바라던 법이지만 그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한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또 한 계단식 올라가야 한다는 마음에서 지난 여름 국회의원들을 만나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하면서 국어기본법안을 빨리 손봐서 통과 시켜줄 것을 열심히 부탁하고 다닌 사람으로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법을 만들고 다듬은 분들과, 한자파의 반대를 듣지 않고 통과시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난날 국어 정책과 관련된 법은 공용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는 한자를 병용한다는 한 줄 짜리 한글전용법(법률 제 6호)뿐이었다. 한글전용법은 일제 때 모든 공문서가 일본 말글로 쓰던 것을 그들이 물러가면서 우리 말글로 적게 한 하나의 조항으로 된 빈약한 법이지만 한글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데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큰 업적을 남겼다. 이 법이 있기 때문에 한글이 태어난 지 500년이 넘어서 모든 국가 공문서를 우리 글자인 한글로 쓰게 되었으며 학생들 교과서도 한글로 쓰게 되었고, 많은 책과 신문도 한글로만 쓰는 세상으로 이끌었다. 이 법은 미비한 법이지만 그 몫을 단단히 한 고마운 법이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이 법을 살리고 지키는 데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한글로만 쓰기로 한 이 법은 잘못된 것이라며 없애려는 무리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 법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어학자요 언론인, 이 나라 지배층인 일제 세대들이 중심이 되어 모임까지 만들고 정치, 경제, 학술, 언론계를 지배하고 치밀하고 끈질기게 이 법을 죽이고 없애려 하는 걸 그냥 둘 수 없어 그들과 싸웠다. 한글을 빛내 주어 고마운 한글전용법이여! 안녕!
1967년 우리 대학생들은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대통령과 정부에 왜 한글전용법을 지키지 않느냐!고 외쳤다. 그래서 그 때 박정희 대통령은 그 소리를 듣고 깨달은 바 있었는 지 그 다음해에 강력한 한글전용정책을 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제 한자혼용에 길든 지식인과 친일 찌꺼기들은 그걸 가로막았다. 일본 식민지 앞잡이를 기르는 일제 때 경성제국대학 출신 학맥과 친일 정치인, 언론인들이 그들이다. 나는 그들의 잘못을 깨닫게 하려고 한글을 사랑하는 대학생들과 또 한글단체 분들을 모시고 많이 애썼다. 정부에 수없이 건의도 했고 국민들에게 우리 뜻을 밝히는 성명서도 냈다. 그래도 되지 않아 노태우 정권 때는 그들에게 내용증명도 보내고, 국무총리와 장관을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김대중 정권 때는 한글 주검 상여를 만들어 가지고 한글학자와 시민들을 이끌고 종합청사 앞으로 가서 한글 죽이는 국무총리 물러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기도 했고, 덕수궁 세종대왕 앞에서 이 법을 지킬 걸 다짐하고 100미터가 넘는 펼침막을 만들어 끌고 종합청사 쪽으로 가면서 우리말과 우리얼을 죽이려는 일제 찌꺼기를 쓸어내자고 외치다가 조선일보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하고 현수막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제 그 한글전용법이 국어기본법으로 탈바꿈했다. 한글전용법이 사라졌지만 죽은 게 아니고 더 많은 일을 할 새로운 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듯 말이다. 그러나 이 법이 제 몫을 다 하기엔 모자란 게 많아 만족하지는 않는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 몇 가지만 적어 본다. 첫째, 한글과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여러 규정이 있는 데 그 걸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조항이 없다. 지난날 한글전용법도 규정과 원칙만 정한 권장법이어서 공무원들이 그 법을 지키지 않고 무시해서 그 법의 권위가 서지 못하고 헛돌았다. 50년이 지나도 일부러 어기는 자까지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대통령 시행령에서라도 그 법을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있어야 한다. 관련 공무원이 지키지 않거나 일부러 어길 때 큰 처벌은 아니더라도 징계하던가 기관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라도 있어야 한다. 둘째, 기업이나 언론기관이 우리말이 아닌 외국말을 함부로 쓰는 일과 우리말을 바르게 쓰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이른바 영어나 외국말글로 기업이름을 짓거나 외국어로 광고하고, 잘못된 우리말을 퍼트려서 국민 말글살이를 어지럽게 할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지금 법은 국가기관이나 정부 투자 공공기관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시행령에서 일반 국민과 개인 기업도 참여할 규정이 정해져야 한다. 셋째, 국어를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법이니 문장이 가장 우리말답고 쉬워야 하는데 기존 일본식 법률문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 법이 일본 법 문장을 그대로 베끼다 시피해서 읽고 알아보기 힘들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학교를 많이 다이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 아이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많이 공부한 사람들이 책에서나 쓰는 낱말이나 말투가 아닌 보통 한국인들이 집에서 쓰는 낱말과 말투여야 누구나 쉽게 읽고 알아 스스로 법을 지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그렇지 않아도 시험지옥이라고 하는 우리 교육풍토에 국어검정시험이 또 하나의 시험을 더하게 만들어 부담을 줄 수 있고 특정 단체나 기관의 돈벌이로만 될 위험이 크다. 그 시험은 특정 학교나 기관에 맡겨선 안 되고 나라에서 돈을 받지 않거나 조금만 받고 직접 출제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그래야 권위도 서고 효과가 있다. 국어검정시험에 한자나 외국말, 어려운 한자말을 아는 지 측정하는 시험이어선 안 된다. 국립 국어원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 지난해 11월 문화관광부 직제를 개편하면서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 대부분을 국어연구원에게 넘겼다. 그리고 국어연구원의 이름을 국어원으로 바꾸었다. 우리는 지난해 한글날 전에 국어정책을 더 강하게 펴야 할 판에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를 연구기관인 국어연구원으로 넘긴다는 소문을 듣고 그럴 게 아니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국어정책청을 새로 만들어 위기에 처한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는 정책을 더 세차게 펴나갈 것을 건의한 일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 건의엔 아무 대답이 없고 11월에 소문대로 조직개편을 했다. 그리고 왜 누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문화관광부와 국립 국어연구원 누리집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말도 찾아볼 수 없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나라요 공무원들이다. 그래서 국어연구원이 국어원으로 바뀌고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맡게 된 데 대한 문제점과 내 생각을 적어본다. 첫째. 앞에서도 말했듯이 왜 누가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국어연구원에 그 행정업무를 넘겼는지 국민에게 자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말을 살리려고 하는 지 한글을 죽이려고 하는 지와 앞으로 어떻게 하겠는지 계획과 방침을 밝혀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그런 궁금증도 풀어주지 않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요 직무태만이다. 둘째. 그렇지 않아도 이 나라엔 국어정책이 없다고 하는 판에 연구기관이고 또 중앙부처가 아닌 외청으로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넘긴 건 잘못이다. 국어정책이 갈 곳을 몰라 헤매는 꼴이고 천대받고 있다는 표시다. 지금 문화관광부는 골치아프고 생기는 거 없는 업무를 내 던졌으니 시원하다는 표정이고 국어원은 권력과 돈이 손에 들어와서 좋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거로 보인다. 셋째. 우리는 국어연구원이 이름만 국어원으로 바꾸었다고 국어정책 업무를 제대로 잘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교수나 공부하는 대학원생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는 연구자들이 봉사정신을 가지고 행정을 잘 볼지도 의문이고 국민 국어생활을 잘 보살피고 이끌지도 의문이다. 어문규범연구부가 언어정책부로, 어문실태연구부가 국어진흥부로 이름만 바뀌었다고 똑 같은 사람이 같고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데 일을 잘 할 지 의심이 간다. 넷째, 국어기본법 시행 업무, 국어심의회 위원 구성 등을 국어원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능력도 자질도 없다고 본다. 국어기본법은 한글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날 국어원은 한글말 쓰기와 우리말을 살리는 일에 힘쓰기 보다 오히려 가로막았다. 다섯째. 국어원은 국어연구원으로서 지난날 한 일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잘못한 일은 국민에게 사죄를 해야 한다. 100억이란 나랏돈을 들어 통일을 준비한다고 통일사전을 만든다면서 엉터리 표준국어사전을 만든 것이 그 잘못된 본보기다. 지금 통일단체에 통일사전을 다시 만들려고 나랏돈이 다시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정신상태와 자세로 일을 한다면 국민 세금만 날리고 우리말을 죽이고 국민을 더 실망시킬 게 뻔하다.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과 함께 우리말을 살려라
끝으로 이번 국어기본법 제정이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서 우리 국어가 한자와 영어로부터 해방되고 독립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힘쓸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국어원 개원이 국어독립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국어기본법안에 대해 최근에 국어연구원장 출신들이 반대 의견을 내고 한자 되살리기 운동에 앞장선 일을 주목한다. 대통령은 앞으로 국어기본법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또 국어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의 의견을 듣고 여러 문제를 토론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구렁이 담넘어 가듯해선 국어기본법을 만든 보람이 없고 조직 개편이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우리말은 특정 학교 출신이나 학자나 공무원만의 것이 아니고 온 겨레의 것이다. 국어 정책 또한 학자나 특정 패거리들만의 생각으로 만들고 시행되어서도 안 된다. 오늘 우리뿐 아니라 먼 뒷날 자손들까지 생각하며 투명하고 폭넓게 연구, 토론을 거쳐 법안에 부족한 걸 시행령이 보완해야 한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에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는 방향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 나라 일이 어린이 장난이 아니기에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 바보가 아니고 나라의 주인으로서 알 거를 알고 함께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하는 기관이고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의 일꾼임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일하라.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이라도 그런 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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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국어 정책과 국민 말글살이에 큰 영양을 줄 두 가지 큰일이 있었다. 하나는 국어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일이고, 하나는 국립국어연구원이 국립국어원으로 바뀐 것이다. 이 두 사건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힌다.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지난 12월 29일에 국어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어기본법은 내가 바라던 법이지만 그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한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또 한 계단식 올라가야 한다는 마음에서 지난 여름 국회의원들을 만나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하면서 국어기본법안을 빨리 손봐서 통과 시켜줄 것을 열심히 부탁하고 다닌 사람으로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법을 만들고 다듬은 분들과, 한자파의 반대를 듣지 않고 통과시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난날 국어 정책과 관련된 법은 공용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는 한자를 병용한다는 한 줄 짜리 한글전용법(법률 제 6호)뿐이었다. 한글전용법은 일제 때 모든 공문서가 일본 말글로 쓰던 것을 그들이 물러가면서 우리 말글로 적게 한 하나의 조항으로 된 빈약한 법이지만 한글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데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큰 업적을 남겼다. 이 법이 있기 때문에 한글이 태어난 지 500년이 넘어서 모든 국가 공문서를 우리 글자인 한글로 쓰게 되었으며 학생들 교과서도 한글로 쓰게 되었고, 많은 책과 신문도 한글로만 쓰는 세상으로 이끌었다. 이 법은 미비한 법이지만 그 몫을 단단히 한 고마운 법이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이 법을 살리고 지키는 데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한글로만 쓰기로 한 이 법은 잘못된 것이라며 없애려는 무리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 법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어학자요 언론인, 이 나라 지배층인 일제 세대들이 중심이 되어 모임까지 만들고 정치, 경제, 학술, 언론계를 지배하고 치밀하고 끈질기게 이 법을 죽이고 없애려 하는 걸 그냥 둘 수 없어 그들과 싸웠다. 한글을 빛내 주어 고마운 한글전용법이여! 안녕!
1967년 우리 대학생들은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대통령과 정부에 왜 한글전용법을 지키지 않느냐!고 외쳤다. 그래서 그 때 박정희 대통령은 그 소리를 듣고 깨달은 바 있었는 지 그 다음해에 강력한 한글전용정책을 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제 한자혼용에 길든 지식인과 친일 찌꺼기들은 그걸 가로막았다. 일본 식민지 앞잡이를 기르는 일제 때 경성제국대학 출신 학맥과 친일 정치인, 언론인들이 그들이다. 나는 그들의 잘못을 깨닫게 하려고 한글을 사랑하는 대학생들과 또 한글단체 분들을 모시고 많이 애썼다. 정부에 수없이 건의도 했고 국민들에게 우리 뜻을 밝히는 성명서도 냈다. 그래도 되지 않아 노태우 정권 때는 그들에게 내용증명도 보내고, 국무총리와 장관을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김대중 정권 때는 한글 주검 상여를 만들어 가지고 한글학자와 시민들을 이끌고 종합청사 앞으로 가서 한글 죽이는 국무총리 물러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기도 했고, 덕수궁 세종대왕 앞에서 이 법을 지킬 걸 다짐하고 100미터가 넘는 펼침막을 만들어 끌고 종합청사 쪽으로 가면서 우리말과 우리얼을 죽이려는 일제 찌꺼기를 쓸어내자고 외치다가 조선일보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하고 현수막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제 그 한글전용법이 국어기본법으로 탈바꿈했다. 한글전용법이 사라졌지만 죽은 게 아니고 더 많은 일을 할 새로운 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듯 말이다. 그러나 이 법이 제 몫을 다 하기엔 모자란 게 많아 만족하지는 않는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 몇 가지만 적어 본다. 첫째, 한글과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여러 규정이 있는 데 그 걸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조항이 없다. 지난날 한글전용법도 규정과 원칙만 정한 권장법이어서 공무원들이 그 법을 지키지 않고 무시해서 그 법의 권위가 서지 못하고 헛돌았다. 50년이 지나도 일부러 어기는 자까지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대통령 시행령에서라도 그 법을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있어야 한다. 관련 공무원이 지키지 않거나 일부러 어길 때 큰 처벌은 아니더라도 징계하던가 기관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라도 있어야 한다. 둘째, 기업이나 언론기관이 우리말이 아닌 외국말을 함부로 쓰는 일과 우리말을 바르게 쓰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이른바 영어나 외국말글로 기업이름을 짓거나 외국어로 광고하고, 잘못된 우리말을 퍼트려서 국민 말글살이를 어지럽게 할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지금 법은 국가기관이나 정부 투자 공공기관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시행령에서 일반 국민과 개인 기업도 참여할 규정이 정해져야 한다. 셋째, 국어를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법이니 문장이 가장 우리말답고 쉬워야 하는데 기존 일본식 법률문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 법이 일본 법 문장을 그대로 베끼다 시피해서 읽고 알아보기 힘들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학교를 많이 다이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 아이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많이 공부한 사람들이 책에서나 쓰는 낱말이나 말투가 아닌 보통 한국인들이 집에서 쓰는 낱말과 말투여야 누구나 쉽게 읽고 알아 스스로 법을 지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그렇지 않아도 시험지옥이라고 하는 우리 교육풍토에 국어검정시험이 또 하나의 시험을 더하게 만들어 부담을 줄 수 있고 특정 단체나 기관의 돈벌이로만 될 위험이 크다. 그 시험은 특정 학교나 기관에 맡겨선 안 되고 나라에서 돈을 받지 않거나 조금만 받고 직접 출제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그래야 권위도 서고 효과가 있다. 국어검정시험에 한자나 외국말, 어려운 한자말을 아는 지 측정하는 시험이어선 안 된다. 국립 국어원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 지난해 11월 문화관광부 직제를 개편하면서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 대부분을 국어연구원에게 넘겼다. 그리고 국어연구원의 이름을 국어원으로 바꾸었다. 우리는 지난해 한글날 전에 국어정책을 더 강하게 펴야 할 판에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를 연구기관인 국어연구원으로 넘긴다는 소문을 듣고 그럴 게 아니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국어정책청을 새로 만들어 위기에 처한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는 정책을 더 세차게 펴나갈 것을 건의한 일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 건의엔 아무 대답이 없고 11월에 소문대로 조직개편을 했다. 그리고 왜 누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문화관광부와 국립 국어연구원 누리집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말도 찾아볼 수 없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나라요 공무원들이다. 그래서 국어연구원이 국어원으로 바뀌고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맡게 된 데 대한 문제점과 내 생각을 적어본다. 첫째. 앞에서도 말했듯이 왜 누가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국어연구원에 그 행정업무를 넘겼는지 국민에게 자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말을 살리려고 하는 지 한글을 죽이려고 하는 지와 앞으로 어떻게 하겠는지 계획과 방침을 밝혀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그런 궁금증도 풀어주지 않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요 직무태만이다. 둘째. 그렇지 않아도 이 나라엔 국어정책이 없다고 하는 판에 연구기관이고 또 중앙부처가 아닌 외청으로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넘긴 건 잘못이다. 국어정책이 갈 곳을 몰라 헤매는 꼴이고 천대받고 있다는 표시다. 지금 문화관광부는 골치아프고 생기는 거 없는 업무를 내 던졌으니 시원하다는 표정이고 국어원은 권력과 돈이 손에 들어와서 좋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거로 보인다. 셋째. 우리는 국어연구원이 이름만 국어원으로 바꾸었다고 국어정책 업무를 제대로 잘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교수나 공부하는 대학원생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는 연구자들이 봉사정신을 가지고 행정을 잘 볼지도 의문이고 국민 국어생활을 잘 보살피고 이끌지도 의문이다. 어문규범연구부가 언어정책부로, 어문실태연구부가 국어진흥부로 이름만 바뀌었다고 똑 같은 사람이 같고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데 일을 잘 할 지 의심이 간다. 넷째, 국어기본법 시행 업무, 국어심의회 위원 구성 등을 국어원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능력도 자질도 없다고 본다. 국어기본법은 한글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날 국어원은 한글말 쓰기와 우리말을 살리는 일에 힘쓰기 보다 오히려 가로막았다. 다섯째. 국어원은 국어연구원으로서 지난날 한 일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잘못한 일은 국민에게 사죄를 해야 한다. 100억이란 나랏돈을 들어 통일을 준비한다고 통일사전을 만든다면서 엉터리 표준국어사전을 만든 것이 그 잘못된 본보기다. 지금 통일단체에 통일사전을 다시 만들려고 나랏돈이 다시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정신상태와 자세로 일을 한다면 국민 세금만 날리고 우리말을 죽이고 국민을 더 실망시킬 게 뻔하다.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과 함께 우리말을 살려라
끝으로 이번 국어기본법 제정이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서 우리 국어가 한자와 영어로부터 해방되고 독립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힘쓸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국어원 개원이 국어독립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국어기본법안에 대해 최근에 국어연구원장 출신들이 반대 의견을 내고 한자 되살리기 운동에 앞장선 일을 주목한다. 대통령은 앞으로 국어기본법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또 국어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의 의견을 듣고 여러 문제를 토론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구렁이 담넘어 가듯해선 국어기본법을 만든 보람이 없고 조직 개편이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우리말은 특정 학교 출신이나 학자나 공무원만의 것이 아니고 온 겨레의 것이다. 국어 정책 또한 학자나 특정 패거리들만의 생각으로 만들고 시행되어서도 안 된다. 오늘 우리뿐 아니라 먼 뒷날 자손들까지 생각하며 투명하고 폭넓게 연구, 토론을 거쳐 법안에 부족한 걸 시행령이 보완해야 한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에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는 방향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 나라 일이 어린이 장난이 아니기에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 바보가 아니고 나라의 주인으로서 알 거를 알고 함께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하는 기관이고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의 일꾼임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일하라.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이라도 그런 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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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의 영문 도안을 없애 달라는 취지의 헌법 소송을 청구하였습니다.
2004년 9월 22일 오후 4시 헌법재판소에 소장을 접수하였습니다.
한글문화연대 김영명 대표, 이건범홍종현 운영위원, 김샛별 간사 그리고 송병춘 변호사가 참석하였습니다. 다음과 같은 분들이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하였습니다.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이대로 공동대표
-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최기호 회장
- 국어문화운동본부: 남영심 회장
- 한글학회: 김한빛나리 연구원
- 우리마당: 김기종 대표
1. 귀사의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2. 한글문화연대는 여러 분야에서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가꾸고, 세계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지 않을 우리 문화의 정체성 세우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세계로 힘차게 뻗어 나갈 한글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3. 한글문화연대(대표 김영명)는 서울 시내버스의 영문 도안을 없애 달라는 취지의 헌법 소송을 9월 22일 오후 4시에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습니다. 헌법소송을 청구하는 자리에는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국어문화운동본부, 우리마당 등 관계자 여러분이 함께 하였습니다.
4. 이 소송에는 한글문화연대와 뜻을 같이 한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등 20여 한글관련 단체 대표 및 소속 회원, 한글문화연대 회원 외에도 일반 시민 200여 명이 원고인으로 참여하여 총 500여명의 공동 원고인단이 구성되었습니다.
5. 헌법소송을 청구한 후, 한글문화연대를 비롯한 여러 한글단체는 다음과 같이 결의 하였습니다. -서울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문도안을 즉시 없애고,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모양으로 바꿔라. -막대한 예산의 낭비, 졸속행정의 책임을 물어 어처구니없는 버스모양을 확정한 관련자를 엄벌하라. -우리 한글단체는 서울 시내버스의 영문도안을 없애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서울 시내버스 영문 도안을 없애기 위한 헌법소송에 함께합시다!
지난 7월 1일의 서울 시내 버스 체계 개편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은 엄청난 교통 대란을 치렀습니다. 준비와 홍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행한 버스 체계 개편의 후유증이 아직 가신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혼란은 어느덧 새로운 질서로 바뀌고, 요금과 이동 시간에 대한 불만은 반대편의 만족하는 사람들과 상쇄되면서 우리는 새로운 버스 체계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버스에 대문짝만하게 새겨진 영문 대문자 G, R, Y, B 도안과 함께.
알고 나면 누구나 그 발상의 유치함에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이 영문 도안은 버스 노선의 종류를 구분하는 색깔의 영어 단어 첫 글자입니다. G(green), R(red), Y(yellow), B(blue). 외국인조차 어처구니없어 하는 이 영문 도안 버스 8천 여 대가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 국민을 세뇌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를 위해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를 훼손하더라도 영어를 앞세워야 한다고.
우리 한글문화연대는 2004년 3월부터 서울시의 버스 영문 도안 지침에 대해 꾸준히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꼽았습니다.
첫째, 한국민의 언어 환경을 파괴한다.
버스 도안에 영문 대문자를 넣은 것은 이명박 시장의 영어 상용화 정책의 연장선에서 나온 발상입니다. 이러한 영어 남발과 우리 말 파괴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왜곡시켜, 지식 정보화 사회의 핵심 경쟁력인 의사소통 능력을 떨어뜨릴 위험성이 높습니다. 자연 환경처럼 언어 환경도 파괴는 쉽지만 복원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을 망각한 잘못된 행정입니다.
둘째,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
영문 대문자 도안은 버스 색깔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일 뿐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문을 전혀 모르는 주민에게 혼란을 주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몇 번 생각해야 하는 불편을 일으킵니다. 그 노선의 종류를 분명하게 알려 주는 한글로 바꾸는 것과 같은 다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민의 편의를 일차적으로 생각하는 행정 기관의 자세일 것입니다.
셋째, 서울의 미관을 망친다.
8천 대가 넘는 버스들이 뜻 모를 영문자를 크게 붙이고 서울시 곳곳을 누빈다면, 그렇지 않아도 국적 불명의 영어식 간판으로 난잡해진 서울의 미관을 한층 더 훼손하는 결과를 빚을 것입니다.
넷째,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멍들게 한다.
버스를 항상 이용해야 하는 대다수의 서민이나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이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 대신 외국 것이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문화적 사대주의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기 때문에 서울 외의 지역에 대한 파급력이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외국인에게도 한국 문화에 대한 경시 풍조를 조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영문자 도안 지침의 어떠한 정당성도 제시하지 못한 채, 핵심을 비켜 가는 어설프고도 야비한 답변을 반복하며 마침내 2004년 7월 1일부터 이 지침을 전면적으로 실행하였습니다. 또한, 시행 두 달에 이르고 있는 현재까지도 어떠한 개선의 뜻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 정보화 시대에 국민의 지혜와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정확한 언어 생활이 한국의 문화와 교육과 정치, 경제 등 모든 방면에서의 근본적인 힘이라 믿기에 이명박 서울 시장의 영어 상용화 정책에 반대합니다. 따라서 국민의 바쁜 일상 속에 슬그머니 끼워 넣어 영어 우상화를 부채질하는 서울시 버스의 영문 도안을 즉각 지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뜻을 함께하는 작지만 진지한 힘들을 모아 헌법소송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힘을 모읍시다. 독선적인 정치인 한 명의 사대주의적 발상으로부터 우리의 정체성과 자라나는 다음 세대와 미래를 지켜 갑시다.
2004년 8월 27일
한글문화연대 대표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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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과 관련한 제반 사항은 한글문화연대와 한벗 종합법률사무소에서 대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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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자우편
한글문화연대 전자우편주소( hanguluri@empal.com )로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간단한 참가 의견]을 빠짐없이 써서 보내주십시오.
또는,
② 일반우편
(110-620)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 사서함 2003호로 위 내용을 써서 보내주십시오.
③ 전화 - 02) 2668-5084
1. 이 소송은 9월 말에 서울 지방 행정 법원에 제기할 예정입니다.
2. 소송 대리인으로 한벗종합법률사무소의 송병춘 변호사님을 선임할 계획입니다.
한글문화연대 정회원이 되고 싶은 분은 이곳을 눌러주세요.02-2668-5084,hanguluri@empal.com
한글문화연대는 외국 말글의 침투로 스러져 가는 우리 말글을 가꾸며 우리 문화와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학술, 방송, 언론,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름다운 우리 말글을 가꾸어, 세계화의 공세 속에서 잃어가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더 나아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 문화를 일굴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우리말 사랑 왜, 어떻게 하나?
▒ 우리말과 한글의 오늘과 내일
▒ 우리말 사랑 왜 해야 하나?
▒ 국어가 경쟁력이다.
▒ 우리말 사랑 비판, 무엇이 잘못되었나?
▒ 영어 공용어론의 잘못
▒ 한자 진흥론의 잘못
▒ 새 말 만들기의 방법
2004년에 국어 정책과 국민 말글살이에 큰 영양을 줄 두 가지 큰일이 있었다. 하나는 국어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일이고, 하나는 국립국어연구원이 국립국어원으로 바뀐 것이다. 이 두 사건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힌다.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지난 12월 29일에 국어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어기본법은 내가 바라던 법이지만 그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한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또 한 계단식 올라가야 한다는 마음에서 지난 여름 국회의원들을 만나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하면서 국어기본법안을 빨리 손봐서 통과 시켜줄 것을 열심히 부탁하고 다닌 사람으로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법을 만들고 다듬은 분들과, 한자파의 반대를 듣지 않고 통과시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난날 국어 정책과 관련된 법은 공용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는 한자를 병용한다는 한 줄 짜리 한글전용법(법률 제 6호)뿐이었다. 한글전용법은 일제 때 모든 공문서가 일본 말글로 쓰던 것을 그들이 물러가면서 우리 말글로 적게 한 하나의 조항으로 된 빈약한 법이지만 한글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데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큰 업적을 남겼다. 이 법이 있기 때문에 한글이 태어난 지 500년이 넘어서 모든 국가 공문서를 우리 글자인 한글로 쓰게 되었으며 학생들 교과서도 한글로 쓰게 되었고, 많은 책과 신문도 한글로만 쓰는 세상으로 이끌었다. 이 법은 미비한 법이지만 그 몫을 단단히 한 고마운 법이었다. 나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이 법을 살리고 지키는 데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한글로만 쓰기로 한 이 법은 잘못된 것이라며 없애려는 무리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 법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어학자요 언론인, 이 나라 지배층인 일제 세대들이 중심이 되어 모임까지 만들고 정치, 경제, 학술, 언론계를 지배하고 치밀하고 끈질기게 이 법을 죽이고 없애려 하는 걸 그냥 둘 수 없어 그들과 싸웠다. 한글을 빛내 주어 고마운 한글전용법이여! 안녕!
1967년 우리 대학생들은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대통령과 정부에 왜 한글전용법을 지키지 않느냐!고 외쳤다. 그래서 그 때 박정희 대통령은 그 소리를 듣고 깨달은 바 있었는 지 그 다음해에 강력한 한글전용정책을 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제 한자혼용에 길든 지식인과 친일 찌꺼기들은 그걸 가로막았다. 일본 식민지 앞잡이를 기르는 일제 때 경성제국대학 출신 학맥과 친일 정치인, 언론인들이 그들이다. 나는 그들의 잘못을 깨닫게 하려고 한글을 사랑하는 대학생들과 또 한글단체 분들을 모시고 많이 애썼다. 정부에 수없이 건의도 했고 국민들에게 우리 뜻을 밝히는 성명서도 냈다. 그래도 되지 않아 노태우 정권 때는 그들에게 내용증명도 보내고, 국무총리와 장관을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김대중 정권 때는 한글 주검 상여를 만들어 가지고 한글학자와 시민들을 이끌고 종합청사 앞으로 가서 한글 죽이는 국무총리 물러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기도 했고, 덕수궁 세종대왕 앞에서 이 법을 지킬 걸 다짐하고 100미터가 넘는 펼침막을 만들어 끌고 종합청사 쪽으로 가면서 우리말과 우리얼을 죽이려는 일제 찌꺼기를 쓸어내자고 외치다가 조선일보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하고 현수막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제 그 한글전용법이 국어기본법으로 탈바꿈했다. 한글전용법이 사라졌지만 죽은 게 아니고 더 많은 일을 할 새로운 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듯 말이다. 그러나 이 법이 제 몫을 다 하기엔 모자란 게 많아 만족하지는 않는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 몇 가지만 적어 본다. 첫째, 한글과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여러 규정이 있는 데 그 걸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조항이 없다. 지난날 한글전용법도 규정과 원칙만 정한 권장법이어서 공무원들이 그 법을 지키지 않고 무시해서 그 법의 권위가 서지 못하고 헛돌았다. 50년이 지나도 일부러 어기는 자까지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대통령 시행령에서라도 그 법을 지키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있어야 한다. 관련 공무원이 지키지 않거나 일부러 어길 때 큰 처벌은 아니더라도 징계하던가 기관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라도 있어야 한다. 둘째, 기업이나 언론기관이 우리말이 아닌 외국말을 함부로 쓰는 일과 우리말을 바르게 쓰지 않을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이른바 영어나 외국말글로 기업이름을 짓거나 외국어로 광고하고, 잘못된 우리말을 퍼트려서 국민 말글살이를 어지럽게 할 때 바로잡을 규정이 없다. 지금 법은 국가기관이나 정부 투자 공공기관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시행령에서 일반 국민과 개인 기업도 참여할 규정이 정해져야 한다. 셋째, 국어를 살리고 바르게 쓰자는 법이니 문장이 가장 우리말답고 쉬워야 하는데 기존 일본식 법률문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난날 우리 법이 일본 법 문장을 그대로 베끼다 시피해서 읽고 알아보기 힘들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학교를 많이 다이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 아이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많이 공부한 사람들이 책에서나 쓰는 낱말이나 말투가 아닌 보통 한국인들이 집에서 쓰는 낱말과 말투여야 누구나 쉽게 읽고 알아 스스로 법을 지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그렇지 않아도 시험지옥이라고 하는 우리 교육풍토에 국어검정시험이 또 하나의 시험을 더하게 만들어 부담을 줄 수 있고 특정 단체나 기관의 돈벌이로만 될 위험이 크다. 그 시험은 특정 학교나 기관에 맡겨선 안 되고 나라에서 돈을 받지 않거나 조금만 받고 직접 출제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그래야 권위도 서고 효과가 있다. 국어검정시험에 한자나 외국말, 어려운 한자말을 아는 지 측정하는 시험이어선 안 된다. 국립 국어원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 지난해 11월 문화관광부 직제를 개편하면서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 대부분을 국어연구원에게 넘겼다. 그리고 국어연구원의 이름을 국어원으로 바꾸었다. 우리는 지난해 한글날 전에 국어정책을 더 강하게 펴야 할 판에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그 업무를 연구기관인 국어연구원으로 넘긴다는 소문을 듣고 그럴 게 아니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으로 국어정책청을 새로 만들어 위기에 처한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는 정책을 더 세차게 펴나갈 것을 건의한 일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 건의엔 아무 대답이 없고 11월에 소문대로 조직개편을 했다. 그리고 왜 누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문화관광부와 국립 국어연구원 누리집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말도 찾아볼 수 없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나라요 공무원들이다. 그래서 국어연구원이 국어원으로 바뀌고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맡게 된 데 대한 문제점과 내 생각을 적어본다. 첫째. 앞에서도 말했듯이 왜 누가 국어정책과를 없애고 국어연구원에 그 행정업무를 넘겼는지 국민에게 자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말을 살리려고 하는 지 한글을 죽이려고 하는 지와 앞으로 어떻게 하겠는지 계획과 방침을 밝혀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그런 궁금증도 풀어주지 않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요 직무태만이다. 둘째. 그렇지 않아도 이 나라엔 국어정책이 없다고 하는 판에 연구기관이고 또 중앙부처가 아닌 외청으로 국어정책 행정업무를 넘긴 건 잘못이다. 국어정책이 갈 곳을 몰라 헤매는 꼴이고 천대받고 있다는 표시다. 지금 문화관광부는 골치아프고 생기는 거 없는 업무를 내 던졌으니 시원하다는 표정이고 국어원은 권력과 돈이 손에 들어와서 좋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거로 보인다. 셋째. 우리는 국어연구원이 이름만 국어원으로 바꾸었다고 국어정책 업무를 제대로 잘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교수나 공부하는 대학원생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는 연구자들이 봉사정신을 가지고 행정을 잘 볼지도 의문이고 국민 국어생활을 잘 보살피고 이끌지도 의문이다. 어문규범연구부가 언어정책부로, 어문실태연구부가 국어진흥부로 이름만 바뀌었다고 똑 같은 사람이 같고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데 일을 잘 할 지 의심이 간다. 넷째, 국어기본법 시행 업무, 국어심의회 위원 구성 등을 국어원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준비도 되어있지 않고 능력도 자질도 없다고 본다. 국어기본법은 한글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날 국어원은 한글말 쓰기와 우리말을 살리는 일에 힘쓰기 보다 오히려 가로막았다. 다섯째. 국어원은 국어연구원으로서 지난날 한 일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잘못한 일은 국민에게 사죄를 해야 한다. 100억이란 나랏돈을 들어 통일을 준비한다고 통일사전을 만든다면서 엉터리 표준국어사전을 만든 것이 그 잘못된 본보기다. 지금 통일단체에 통일사전을 다시 만들려고 나랏돈이 다시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정신상태와 자세로 일을 한다면 국민 세금만 날리고 우리말을 죽이고 국민을 더 실망시킬 게 뻔하다.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과 함께 우리말을 살려라
끝으로 이번 국어기본법 제정이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서 우리 국어가 한자와 영어로부터 해방되고 독립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힘쓸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국어원 개원이 국어독립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국어기본법안에 대해 최근에 국어연구원장 출신들이 반대 의견을 내고 한자 되살리기 운동에 앞장선 일을 주목한다. 대통령은 앞으로 국어기본법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또 국어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의 의견을 듣고 여러 문제를 토론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구렁이 담넘어 가듯해선 국어기본법을 만든 보람이 없고 조직 개편이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우리말은 특정 학교 출신이나 학자나 공무원만의 것이 아니고 온 겨레의 것이다. 국어 정책 또한 학자나 특정 패거리들만의 생각으로 만들고 시행되어서도 안 된다. 오늘 우리뿐 아니라 먼 뒷날 자손들까지 생각하며 투명하고 폭넓게 연구, 토론을 거쳐 법안에 부족한 걸 시행령이 보완해야 한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에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는 방향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 나라 일이 어린이 장난이 아니기에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 바보가 아니고 나라의 주인으로서 알 거를 알고 함께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하는 기관이고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의 일꾼임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일하라.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이라도 그런 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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