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친구가 버스면허가 있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그게 뭐 자랑할 거리냐고 물었더니 1종 대형면허로만 되는게 아니고, 대형면허를 받은 뒤에 정밀검사를 해야 하고, 버스자격시험을 봐서 합격을 해야 하는데, 나이 50이 넘어서 자격증 따기가 쉽지 않다고 하면서 결국은 자신이 남보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다는 자랑이었습니다.
저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버스를 운전해야 할 사람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자격증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냐구요.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하여 면허를 땄다고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퇴직을 하고 나면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 면허라도 있으면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고 하네요.
친구는 정밀검사도 매우 어렵고, 필기시험은 머리에 암기가 되지 않으므로 더욱 어렵다면서 자화자찬을 계속합니다.
나도 한번 도전해 본다고 말했더니 한번에 절대로 통과 못한다고 하더군요..
정밀검사 예약을 했습니다.
1종대형면허는 있으니까요..
정밀검사는 대략 3시간정도 걸린듯 합니다.
검사장 로비에서는 TV로 검사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반복적으로 해주더군요.
담당자가 한번더 설명을 하고, 시험장 안에서 감독관이 다시 설명을 하고, 컴퓨터로 시험을 시작하자 또한번 방법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렇게 반복 설명을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버스자격이다보니 운전면허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탓이려니 생각이 됩니다.
정밀검사는 여러가지를 테스트 하더군요.
정지선에 차가 멈추도록 브레이크를 밟는 정도, 색깔 구분하기, 도형 구분하기등 학창시절 IQ검사를 하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독관의 설명상으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을듯 합니다.
적합판정을 받고서 버스자격시험 응시 접수를 했습니다.
책을 사서 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인터넷으로 예상 시험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합격선으로 맞춰지기에 책을 사지는 않았습니다.
교통안전공단 홈피에 가보면 이론에 대하여 약 350페이지 분량으로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해놓은게 있어서 그것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론시험은 80문항으로 80분 내에 풀어야 하고, 48문항 이상을 맞추면 합격이라고 합니다.
60점으로 합격을 하던 100점으로 합격을 하던 똑같은 상황이니까 편안하게 보라는군요.
함께 시험을 보러 온 다른사람들의 손에는 문제집이 들려 있었지만, 빈손으로 간 나는 그저 심호흡을 하며 안정을 찾기에 노력했습니다.
시험이 시작되고, 문제는 머리를 혼동시킵니다.
모르는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문제부터 풀어봅니다.
확실하게 맞출수 있는 답이 40문제 정도더군요..
다 풀고, 다시한번 검토하고나니 남은 시간이 10분 정도라고 모니터에 뜹니다.
주변을 살짝 돌아보니 시험장의 학생들은 대부분 시험을 끝내고 퇴장 했고, 시험장 안에는 나와 또 한사람 만이 남았습니다.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시험종료 버튼을 눌렀습니다.
접수창구로 가니 바로 합격이라고 알려주더군요.
75점 받았습니다.
60점이나 100점이나 똑같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잘 치른 점수는 아닙니다.
자격증을 받고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자화자찬을 했던 뻥쟁이..
운전 경험이 있고, 더욱이 안전운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99%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친구 덕분에 잠간이라도 책을 보긴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