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경 송탄어적(松灘漁笛)
(송탄어적 → 천천면 춘송리 송탄마을 앞내)
제6경으로 일컷는 장수군 천천면의 송탄어적
송탄천에 낚시 드리운 어부가 한가로이 피리를 불며 물에 비친 하늘을 그리던 곳
송탄어적이란 이름만으로도 경승(景勝)의 아름다움을 말해준다.
송탄은 현 천천면 소재지 부근의 천천천을 일러 말하는 것이다.
이곳 지명이 천천이라고 한데서부터 풍류적인 냄새가 풍긴다고 하겠다.
天川이라고 한 것은 아득한 옛날 도 이천에서 내려다보니
좌우산에는 청송이 울창하고 청송사이 계곡에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흘러 마치 미녀의 머리털 같고 또한 여인의 가르마된 듯
흘러 천하에 제일 선경이며 위에는 청천이, 아래는 청수가 흘러
도리천 왕자와 공주가 천충의 종자를 가지고 하강
봄에는 천충을 기르고
여름에는 거둬
가을에 고운 비단을 짜서 부모님의 옷을 만들어 가지고
겨울에 승천하였다.
왕자와 공주는 봄이면 하강 겨울이면 승천하기를 해마다 계속하였는데
하늘의 왕자와 공주는 이 근방에서 살던 지상의 사람들과 친숙해져
그로 인해 자주 접촉하였다.
왕자와 공주가 천충을 치는 일과 비단일을 뽑아 베를 짜는 일과
그 비단으로 옷을 지어 효도하는 일을 배웠다.
사람들이 천충을 쳐서 옷을 짓는 과정을 알게되자
다음해에 왕자와 공주는 내려오질 않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이곳의 청송과 청수가 너무 맑고 아름다워
하늘 천자와 내 천자를 지어 지상에서 내려보냈는데
이 때부터 이곳 지명을 천천(天川)이라 부르게 되었다.
현 청송리 서편 천변에는 하늘의 왕자와 공주가 누에 치던 석단이 있으며
이 석단을 천천단 혹은 천천암이라 부른다.
청송이 많아서 송자를, 천자는 하늘을 상징, 천자는 맑은 시내를 상징하는 뜻에서
탄자(灘字)는 역시 천자와 동일한 의미이다.
이상으로 보아 내경을 가히 알수가 있을 것이다.
무룡치(舞龍峙)와 水分峙에 발원한 금강은 이곳에서 강의 수세를 이룬다.
물이 맑고 자연이 아름다운 까닭으로 천어가 선명하다.
자고로 이곳 천어는 생숙에 상관없이 인체에 무해하고
그런 까닭으로 天川 천의 천어가 유명하다는 것이다.
이 고장의 시인(詩人)묵객(墨客)들은 이 천어가 좋은 안주로 쓰이자
부모님 식탁(食卓)에 더없는 미찬으로 효도하였다.
이렇게 좋은 경승(景勝)에서 풍류하는 호연아(浩然兒)들의
노래가 어찌 없을 손가.
암상개화암하천(岩上開花岩下川)
(바위위에는 붉은 꽃이 피었고 바위 아래에는 푸른 강물이 굽이쳐 흐르네)
동운수원가반시(洞雲隨圓可盤施)
(골짜기 흰구름은 원을 따라 도는데)
연류상하유한의(沿流上下幽閑意)
(돌고돌아가는 저물은 깊은 곳에 한가로운 뜻이 있네)
분부어인막랑전(分付漁人莫浪傳)
(고기잡는 저 사람아 세상사 묻거든 함부로 전하지 마소)
(양심헌 문집에서)세상만물이 각기 정해진 틀에 따라 움직이고 쉬는데
오가는 것을 함부로 말하지마소.
자연의 섭리를 모르거던 함부로 말할 수 없음을 경계하는
이 노래는 자연 교훈이라 할 것이다.
일일일시에도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자연의 신비함을 말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강물에 많은 고기가 자생하는데 열묵어가 유명하다.
열묵어는 우리나라 강상류의 물이 맑고 수온이 낮은 내에서 자생한다.
이 강에서 자생하는 점으로 보아 이곳의 강물이 맑고 시원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은강의 유명한 황쏘가리, 치리, 장어, 메기 등 수십종의 담수어(淡水魚)가 자란다.
도심(道心)은 산장옥(山藏玉) 서미(書味)는 수양어(水養魚)도(道)를 구하는 마음은
산에도 옥을 감춘 듯 하고 글을 읽는 마음은 물에서 고기를 기르는 듯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옛말이 있으나 이 맑은 강물에 은빛고기가 노는 모습
또한 아름다워라.
심어의 노래를 소개한다.
활수인분당(活水引分塘)(못에다 물대어 주노니)
양양어세영(洋洋魚細泳)(활발히 노는 고기 가만 가만 헤엄치네)
아비기완경(我非奇玩景)(기특하게 노는 구경 일직 못한구나)
정희수기성(靜喜遂其性)(고요히 놀기를 좋아하는 고기의 성품을 알겠노라)
(소암(小巖)선생 시집에서)어류의 세계에 대어는 중어식하고 중어는 소어식한다는
말이 있으나 외관에 보이고 느끼어지는 것은 자유 재재하면서 노는 모습이 세상에서
이상 더 욕망도 선악도 없이 살아가는 세계는 없을 듯한 정감을 준다.
생물계에서 투쟁(鬪爭)이란 자생을 위한 본능이라 할 것이다.
인간계에서 투쟁 그것은 자생을 위한 본능도 있겠으나 시기(猜忌)와 선악(善惡)에 의한
투쟁도 적지는 않다고 하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자칭하는 인간은 오히려 포악한
동물같이 보이기도 하다.
유유자적하는 물고기의 노는 모습을 예찬하는 그 마음은 차라리
선경(仙境)에 到達한 노래라고 하겠다.
암상개화암하천(岩上開花岩下川)이라 천애의 급한 벼랑에는 붉은 꽃이 폈고
돌고 돌아 굽이치는 물에는 은빛 물고기가 뛰고, 유유히 노는 것은 경승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술 빚어 저 옆에 놓고 천어로 안주하고 보면 한 시절이 저문다는
선비의 낭만도, 해는 지고 동산에 달빛 비치니 초롱불 밝혀 들고 강변에 나아가
밤 고기 잡아 부모님 밥상에 올린 효자의 효심도 가상하였다.
이곳 송탄은 가히 어적이란 이름을 붙일 만 하다고 하겠다.
푸른 하늘 아래 소나무도 푸르고 강처럼 많은 물이 흐르는 천천,
봄에는 푸른솔 춘송, 춘송과 천천을 따서 송탄이라 했으며 장강에 한가로이
낚시 드리우고 피리부는 것은 가히 선경이라 할 것이다.
송탄천 맑은 물에 낚시 드리운 어부들이 한가로이 피리 불며 물에 비친 하늘을 그리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