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잘하는 법
'중학교 때는 곧잘 했는데..' 고등학생 자녀를 둔 적지 않은 학부모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자녀의 성적 하락이다. 중학생 때만 해도 상위권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맥을 못 추는 성적표에 적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이런 성적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 진학도 어렵다.'는 학원의 '위협'을 받으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당장 다니고 있는 학원 수를 늘려 보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공부 방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중.고등학교 때 반드시 알아둬야 할 공부 습관을 알아본다.
공부할 때 나쁜 습관 10가지
1. 앞에 얼마나 했는지 자꾸 들춰본다.(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2. '정각에 시작해야지.' (그냥 바로 시작하자)
3. 이건 시험에 안 나올 거야. (학생은 출제자가 아니다.)
4. 그냥 외우자. (어차피 다 잊어버린다.)
5. (공부) 다했다! (끝이 있다면 공부가 아니다)
6. 이건 내 탓이 아니야. (공부 안되는 이유는 내 안에 있다.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라)
7. 앞 부분만 열심히 공부하고, 뒤로 갈수록 대충대충(시험은 뒤에서도 나온다)
8. 나중에 봐야지(지금 안 보면 못한다고 보면 된다)
9. 책을 사 모은다(어차피 다 못본다)
10. 언제 다 하나.(적정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누가 해 줄수도 없다. 그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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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가능한 계획 세우기
가까운 날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만들고, 자신에게 알맞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기 중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중학생은 3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이상은 공부해야 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말이다. 자기주도학습능력에 따라 좋은 성적의 유무는 결정난다고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시험 준비 계획은 적어도 한 달 전에 여유 있게 세운다. 하루에 공부하는 과목의 비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수학.영어.국어.과학 및 사회 순으로 할애하되 취약과목은 시간을 늘려도 좋다. 공부가 잘 되는 시간에는 잘 못하는 과목을 공부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앞 단원에 나온 내용을, 공부를 마치면 공부한 것을 떠 올려 본다.
계획을 잘 실천하려면 걱정부터 버려야 한다. 계획을 세웠으면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계획표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항상 실천 여부를 확인한다(부모님이 또는 선생님이 숙제검사와 같이 이 확인하는 것도 좋다- 피그말리온 효과를 노려서라도 말이다).
폭 넓게 이해하기
이해하기는 모든 과목에서 기본이다. 외우는 것이 당장 편할 수는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폭이 좁아진다. 이해를 바탕으로 암기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에 맞게 자신의 지식을 적용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단원별로 나오는 정의나 공식, 정리 등을 이해하는 것과 단원간 내용을 연결해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모두 필요하다. 정의 등을 이해하려면 문제풀이 보다 맨 먼저 나오는 (정의나 공식 등의) 설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단원별 구조를 이해하려면 단원별로 목차를 정리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따져보는 공부가 필요하다. 백지에 해당 내용을 쓸 수 있거나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이해한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기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 때와 달리 능동적으로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 능동적인 공부는 책을 읽거나 설명을 들을 때 작은 것 하나라도 왜 그런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 하고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수학이라면 책을 보지 않고 공식을 유도해 보고, 질문하기에 앞서 최선을 다해 풀어보는 것이다. 모르는 영어 단어를 전자사전에 의존하지 않고 종이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다. 스스로 궁금해서 찾고 익혀야 내 것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야 생각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기억헤도 오래 남는다.
핵심 내용 정리하기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핵심내용을 정리하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내용 때문에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은 요약 노트나
단권화 노트를 만드는 방법 등이 있다. 요약 노트는 노력이 많이 드릭 때문에 꼼꼼하고 정리를 잘 하는 학생에게는 효율적이지만 그러지 않은 학생에게는 시간 낭비이므로 피하는 것이는 가장 좋다. 단권화는 가장 선호하는 교재 한 권을 기본서로 정해 놓고, 다른 교재에 나온 필요한 내용을 여기에 추가하는 정리법이다.
이해한 뒤 암기하기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오래 가지 않는다. 암기에는
효율적인 암기와 효과적인 암기가 있다. 효과적인 암기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인 암기법이다. 그냥 외워도 되지만 구조를 이해하고 내용을 연결지어 전체를 파악하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는 사회 과목에서 가장 요긴하다.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 구조화하다 보면 훨씬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스스로 표를 만들어 설명해 보면 된다. 반면 효율적인 암기는 적은 시간을 들여 많은 양을 암기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가 필요없는 단순한 암기에 좋다. 이 때 앞 글자를 따서 외우거나(예를 들어 단당류는 '과갈포'-과당, 갈락토오스, 포도당), 순서나 대칭, 길이, 공통점, 차이점 등을 이용하는 방법(예를 들어 할로겐 반응성 순서는 '핑클보이'-F, Cl, Br, I)등이 있다. 단 먼저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무턱대고 이런 방식으로 외우면 소용 없다.
심화학습하기
대입 수능에서는 1등급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결국은 심화학습을 어떻게 했느냐에 있다. 어떤 과목이든 문제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 반대로 문제를 올려다 보면 풀 수 있는 문제도 못 푼다. 이런 차이는 심화학습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심화학습은 더 어려운 단계의 내용가지 공부하는 것으로, 영어나 수학, 과학 과목에서 중요하다.
학기 중에는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서 선행학습보다는 심화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중학생이라면 심화학습 비율이 전체 공부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고 1,2학년이라면 학기별 진도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반복할 때는 주제 정해야
고등학교 공부는 긴 기간 동안의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중학교 때와는 달리 전체를 연결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여러 차례 공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반복할 때는 주제를 정해야 한다. 수학의 경우 교과서의 기본 개념 설명과 예제를 풀면서 개념을 잡고, 두 번째 공부할 때는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적용하는 연습을 한다. 반복학습을 할 때는 앞 단원과의 관계를 따져 보고 여러
단원의 내용을 조직화하면서 해야 한다. 표로 그려보는 것도 좋다. 반복학습이 가능하려면 학원이나 과외보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반복학습의 횟수가 늘수록 나만의 요약노트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부하면서 중요한 내용은 그때 그때 외워둔다. 반복학습이 중반에 접어들면 심화학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성적 떨어지는 유형별 특징
고등학교 올라가서 성적이 추락하는 것은 모두 학생의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에듀플렉스 이병운 교육개발연구소장은 "절대 선행학습이 부족하거나 사춘기여서, 혹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본인의 심리적 요인이 공부법이나 습관에 영향을 미쳐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성격상 약점형
1. '꼼꼼대장형'은 너무 지엽적인 내용에 신경을 쓰다 진도를 못 나간다. 공부한 것을 평소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세밀한 것을 명확히 알려고만 하다가 정작 큰 틀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2. 반대로 '정리안돼형'은 정리하지 못하고 대책 없이 공부하는 경우다. 고등학교에서는 시험 범위가 넓어 '벼락치기'도 쉽지 않다. 평소 공부가 부족해 고2말부터 성적이 확 떨어진다.
노력 절약형
1.'내신몰입형'은 중학교 내신에서 100점 맞는 요령만 익힌 학생들이다. 겉으로는 우등생이지만 성적에 만족해 심화학습을 소홀히 하다가 나중에 고생한다.
2. '암기대장형'은 중학교때 수학과 과학까지 외워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학생들이 해당한다. 중학교에서는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의존 성향형
1. '선행맹신형'은 선행학습만 너무 믿어 정작 중학교 공부를 소홀리 한 경우다. 현재 배우고 있는 내용을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선행학습만 의존한다.
2. 학원에만 의존하는 '학원주도형'도 중학교 우등생에 그치기 쉽다. 중학교 때는 누군가에게 배우면 당장 큰 효과를 보지만 고등학교에 서는 누군가에게 배우더라도 결국 혼자 공부해야 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이 고등학교 공부에 쉽게 적응하는 이유다.
과시욕구형
1.'과다계획형'은 계획만 열심히 세우고 실천은 소홀한 학생들이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면서 자신을 과신하는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실천하지 못해 계속 계획을 고치다가 난 샌다.
2. '보여주기형'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도 공부량은 얼마되지 않는다.
서울신문. 김재천 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에듀플렉스 이사. 교육개발연구소장 이병훈
의 글을 일부 수정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