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어줍잖은 실력으로 기행문에 도전하고자 한다.
나의 도전이 실패로 끝날지언정 남구민의 명예를 걸고 부산에서
포항까지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는 나의 생각들을 조합하여
올리니 리플 많이 달기 바란다. 안그러면 조상님들 잠자리가 불편
하리라는 것을 미리 밝혀 두는 바이다.
얼마전 부산의 명물이 하나 새로 생겼다. 눈치빠른 놈들은 광안대교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놈이다. 내가 사는 곳이 이 놈과
직선거리로 2KM 남짓이라 나는 늦은 출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저놈을
통해 포항을 가리라 마음먹고 집 바로 앞에 있는 도시고속도로를 과감히
외면하고 광안대교로 잽싸게 차를 몰았다. 창문을 내리고 맞이하는 아침
공기는 상쾌함을 넘어 차갑운 느낌 이었다. 아 씨바 상쾌함 찾다가 감기
들겠다 싶어 다시 창문을 올리고 광안대교로 올리니 오른쪽의
태평양과 왼쪽의 광안리 아침풍경이 나의 눈을 사팔뜨기로 만들어
버린다. 편도 4차선의 일방통행길은 넓고 좋기는 하나 사팔뜨기로 운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직 덜 끝난 공사로 인해 길이 2차선으로 좁아지는 것이다. 조금만 더 달렸어도 완전히 사팔뜨기 될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른쪽을 보니 음마~ 해가 뜨네
처음보는 일출도 아니고 맑은 날도 아녀서 아름답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다리위에서 철골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태양은 분명 새로웠다.
으메~ 좋은거.. 일로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태양을 향해
살짝 윙크를 했다. 앞으로 자주보자는 의사 표시다. 그러나 그러한 기분은 얼마못가 나를 갈등하게 만들었다. 큼지막한 이정표에 돈받는 곳이라는 반갑지 않은 간판이 태양빛에 금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었다.
아 씨발 돈 200원 아끼면서 기분 낼려다가 돈 더 깨기겠다는 얄팍한
생각이 든다. 아 우리나라는 언제쯤 돈 안받는 나라가 될까?
그래도 다행인것은 아직은 공짜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계속 공짜면
좀 좋아 니미럴..
돈 몇푼에 이 도로 무료로 통과 시켜준다는 놈이 나온다면 나 그놈
대통령 지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으니 벌써 다리는
저 뒤로 멀어지면서 회동 수원지를 지나고 있었다. 기온차 때문인지
안개가 앞을 달리면서 가는 길을 방해한다.
회동수원지의 아침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이 있다면 새벽잠을 반납하고
금정산으로 올라 가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특히, 제3망루에서 바라보는
회동의 일출은 정말 보기 좋다. 부산 시내에서 일출과 운해를 동시에
맞볼 수 있기 때문에 반납한 새벽잠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지금보다는 11월부터 3월사이가 제대로 된 일출과 운해를
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일출은 날씨가 추울수록 그 아름다움이 강하다는
것을 참고 하기 바란다.
운해가 걷히면서 대신 떠오르는 태양은 본 사람만의
소중한 것이므로 여기서 밝힐 수 없음을 이해해주기 바라며 알고 싶으면
니들도 올라가봐라. 참고로 3대가 덕을 쌓아야 이 광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전설도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여기서 부산 시내에 왠 운해?
라며 의문을 가지는 날카로운 넘들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굳이
따지지 말고 그냥 즐기라는 것이다.
"니들이 운해를 알어?"-신구 버전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을 뿐이다.
마지막 터널인 오륜 터널은 기분나쁜 터널이다. 도대체 새벽 6시 10분에
이곳에서 이동카메라로 단속할 줄이야 상상도 못했는데 당하고 나니
이번엔 이렇게 몰지각한(?) 함정단속을 하는 경찰을 혼낼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또 한번의 얄팍한 생각이 온 몸을
감싼다.
어느듯 톨게이트를 빠진 차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오르막 길을 냅다
달리다가 길좋다고 과속말고 차좋다고 과신말자 라는 교통 표어가
생각나서 속도를 줄이면서 본격적인 주변 풍광을 살펴 보았다.
가을은 약속도 잘 지키지. 저만치 오고 있음을 가로수와 산과 들판과
도로의 안개가 전령이 되어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달려도 귀뚜라미는 보이지 않더라.
아마도 아직 잠에서 안깬 모양이다.
통도사를 바라보면서 이 가을 아침의 분위기를 절 만큼 이해를 잘 하고
있는곳도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은 쫒아가서 절이라도 하고
가고 싶지만 현실이 한 눈 팔지말고 앞으로 가라고 채찍질 한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곳을 지나면서 경건한 맘을 갖는다.
지난 일주일간 지은죄를 모두 없애주소서 하면서...
일주일간 죄짓고 살다가 내려오면서 잘못했습니다 하고
올라가면서 죄안짓고 살겠습니다 라고 다짐하니 정말 이곳은
편리한 곳이다. - 세상을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안개는 점점 짙어지는데 넘실대는 가을 들판은 그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는 듯한 표정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문득 저 안개는
혹시 높이 날기를 두려워 하는 구름이 내려온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들은 구름이 아니라 안개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닐까? 어쨓든 저 안개가 나의 갈길을 방해하는것을 보면 자기 자리는
아닌듯 싶다. 더욱 높게 날기 싫은 놈은 서리로 변하겠지.
나는 이놈들이 제자리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차를 몰면서 이 안개들을
쫒아내고 있었다. 빨리 하늘로 제자리로 가라고.
나의 허접한 생각은 언양휴게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 커피 한 잔과
교환해야 했다.
언양을 지나 경주까지의 길은 이상하게도 매우 멀다는 느낌을 받는 곳이다. 아무래도 천년고도를 곧 맞이 한다는 생각에 설레임으로 다가 가다
보니 그러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톨게이트가 눈에 들어오면서 부터
나는 항상 설례임으로 가슴이 띈다. 무엇보다 톨게이트의 친절한 매표원
때문일게다. 계절에 따라 그들의 표정도 계절을 닮아 감은 반가운 일이다. 꼭 가보고 싶은 남산, 그러나 아직 가보지 못한 남산은 아마도 나중을 위해 나 스스로가 남겨둔 곳이다. 이곳을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맞이하는 첫번째 다리는 늘 가슴을 들뜨게 한다. 밑으로 흐르는 개천은
겨울에 정말로 아름다운 태양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래서 겨울에
출근하는 나의 마음을 어둠에서 벗어나게하고 추위에 얼어있는 몸을
시뻘건 불로 녹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매주 월요일 마다 난 이곳에
정한수 한 그릇을 바치는 경건한 마음으로 지나가곤 한다.
고택과 개천과 멀리 보이는 산줄기 넘어로 오르는 태양은 다른 곳에서
보기힘든 멋진 광경이다. 그러니 고마울 수 밖에.
좌우에 펼쳐진 수많은 문화 유적을 볼 수는 없지만 어디쯤에 있다고
상상하는 재미도 수월찮다.
안강들판의 풍요로움속엔 지난 태풍 루사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루사가 머쓱해 하고 지나갔을것 같다.
겨울에 추수가 끝난 들판에 깔린 서리는 마치 눈이 쌓인것 같은
분위를 연출하는데 어느 한 쪽을 따서 액자를 만들어도 멋진 그림이
될것이다. 그래서 안강 들판을 지날때마다 나는 빨리 겨울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자랑은 이곳 주변엔 주유소가 굉장히
많은데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휘발유은 1200원정도, 경유는 630원정도
여서 꼭 이곳에서 나는 말밥을 준다. 한 푼이라도 아껴 볼라꼬..
벌써 포항 초입이다.
포항제철이 포항을 먹여살리는 살림꾼이긴 하지만 그 아름다운
포항의 정경을 사라지게 하는 역효과도 자아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포철의 고마움 보다는 지역민을 외면했다는 손가락 질을 목격해야 했다.
또 웃기는 것은 포철인들은 자기네들끼리 무슨 특권의식 같을것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때마다 왠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따지고 보면 나도 외지인이니 뭐라고 하기도 그렇다.
역시 손은 뒤집기 나름인가 보다.
포항의 송도, 송도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곳이 얼마나 좋은곳인가를
상상할 수 있지만 캔맥주 하나 들고 찾아간 송도는 부산의 허물어져간
송도와 별반 다를게 없어 괜히 맥주를 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다. 물이라도 깨끗하면 종이배라도 띄워 보겠구만 이건 완전히
시궁창물 같으니 답답할 수 밖에..
그래도 우짜겠노 내 직장이 여기 있으니 참고 살아야지
경북의 억센 사투리도 배워가면서 나는 이곳에서 잠시 부산을 잊는다.
그리고 또 내려가면서 일주일간 변한 자연을 다시 감상할 수 있다는
설레임을 안고....
피에수> 쓰고 보고 기행문도 아니고 그냥 허접한 생각들 뿐이네
다음에는 포항에서 부산까지를 2탄으로 다시 기행문에
도전해 볼 생각인데, 나의 2탄을 말려하 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은 내가 사고치기전에 퍼뜩 연락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