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 이번엔 운영 주체 선정 '내분'
부산 관광 이미지 먹칠·타격 우려
- 개인 소유 객실 절반 이상
- 새 위탁운영사와 계약 완료
- 기존 업체, 불인정하며 반발
- 호텔 일부만 객실로 사용
- 기형적인 운영 부를 수도
- 소유주들의 재산권 행사
- 새 전례 만들어질지 주목
부산 최초의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 호텔인 해운대 씨클라우드호텔이 객실 소유주와 기존 영업권자 간의 권리 다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유주들 사이에서도 호텔 운영의 위탁 업체 선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한 숙박시설에 복수의 관리 업체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적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번 다툼의 결과에 따라 호텔 객실별로 따로 있는 소유주들의 재산권과 권리 행사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전례가 만들어질 수도 있어 국내 호텔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부산에서 400객실이 넘는 대규모 호텔이 기형적으로 운영되면 국제행사가 잇따르는 지역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손실을 안길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얽히고설킨 관리 업체 선정
씨클라우드호텔 객실주들의 모임인 관리단 대표는 공개 입찰을 통해 새롭게 영입한 신규 자산 운영 및 관리 업체가 오는 7월부터 호텔 운영을 맡는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관리단과 기존 운영 주체 측이 맺은 위탁 운영 계약이 오는 6월 30일부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관리단은 기존 운영 주체였던 코오롱 씨앤씨가 은행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수익금을 지급해 왔다고 주장하며, 저평가된 호텔을 살리기 위해 공개 입찰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 코오롱 씨앤씨는 씨클라우드호텔의 시공 후 채권 회수명목으로 호텔의 위탁운영을 맡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호텔 시행·분양사인 도시안과 체결했다. 당시 관리단 측은 오는 6월말까지 코오롱 씨앤씨가 호텔을 맡아 운영하는 데 합의했다.
관리단은 지난 3월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객실 소유주 400여 명 중 238명의 찬성으로 입찰 1순위 업체였던 건오를 호텔의 새 위탁운영사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건오는 호텔 소유주 개개인과 호텔 위탁운영 계약에 나섰고, 현재 전체 415실의 과반인 217실과 계약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오롱 씨앤씨 측은 계약 만료 후 우선 협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입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단 측은 "코오롱 씨앤씨가 정부 발급의 숙박영업권을 무기로 호텔 주주들이 선택한 업체에 영업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재산권 침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객실 주주들은 "관리단의 회장단이 사전 밀약을 통해 독단적으로 결정했으며, 관리 업체에 대해서도 신뢰가 안 간다"며 재입찰을 요구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는 모두의 손실
지난 2010년 10월 기존 운영 업체의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고 단독 영업을 원하는 30여 명의 객실 소유주들이 만든 '개인사용자모임'이 해운대구청에 자신들 소유 객실을 이용해 숙박업을 할 목적으로 영업신고서를 제출했다.
구청 측은 한 호텔에 두 개의 관리 영업 주체가 있으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분양자들에게 영업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개인사용자모임은 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그 결과 1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이 소송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2심에서도 개인사용자모임이 승소하면 한 시설에 복수의 운영사를 둘 수 있다는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게 돼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객실 주주는 "소유주 대표들이 결정한 사항을 기존 운영 업체가 무시하고 혼란을 부추긴다면 앞으로 국내의 유사 호텔업계 객실 주주들의 권리 행사에 지장을 주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존 관리 운영업체와 관리단 사이의 문제 역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숙박영업권이 없는 건오 대신 코오롱 씨앤씨가 현재 재계약한 100여 개의 수분양자들의 객실만 운영하는 기형적인 호텔 운영 형태가 나온다. 국제신문<201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