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마천臺의 기암(奇巖) 절경 호남의 金剛이여!
-충남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벌곡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있는 山-
낙엽활엽수들은 죄다 잎이 떨어져버리고 앙상한 가지들만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시골길 농가담장에는 말라붙은 담쟁이넝쿨이 그대로 남아있고 뜰 안에는 늙은 감나무가
아직도 빨갛게 익은 몇 개의 감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다. 까치밥이다.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마른가지에 달라붙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학창시절 국어책에서 배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이 단편소설은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아파트에 사는 무명의 여류화가 (존시)가 심한
폐렴에 걸려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친구의 위로나
격려도 아랑곳없이 창문너머로 보이는 담쟁이 넝쿨 잎이 다 떨어질 때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같은 집에 사는 친절한 老화가(베어먼)은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려 심한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견디어낸 진짜 나뭇잎처럼 보이게 하여 (존시)에게 삶에 대한 의욕을
심어주고, 그 대신 노화가가 죽는다는 인정과 애환이 깃든 작품이다.
오늘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벌곡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을 산행하고 산행 후 금산인삼시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대둔산은 높이가 878m이고 주봉우리는 마천臺이다.
부근의 오대산, 월성峰, 천등산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殘丘群)을 형성하며,
수십 개의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흐르는 유등川, 서쪽으로 흐르는 장선川, 남쪽으로 흐르는 벌곡川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하여 화강암반이 동, 남, 북의 3면에서 오랜 두부침식(頭部浸蝕)을
받아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즉 동쪽과 남쪽은 배치재를 분수령으로 하는 유등川과 장선천이 비교적 깊은 협곡을
이루고 이 골짜기를 전주-대전 간 국도가 지나고 있다.
대둔산에는 태고사, 안심寺, 신고운사 등의 사찰이 있었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었고,
최고봉인 마천臺, 낙조臺, 월성高地, 매峰, 철모, 깃대봉 등의 경승지가 있다.
충남 대둔산도립공원, 전북 대둔산도립공원 등으로 나뉘어 지정되어 있다.
동쪽 산기슭에는 옛 고을인 진산(珍山)이 있고 산중에는 산장과 구름다리, 케이블카 등
관광시설이 있다.
어제까지 말짱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구름 걷히는 초겨울 가로수들이 떨어뜨리는 나뭇잎이 쓸쓸한 길거리를 배회하고 싶다.
발걸음 헛헛한 저녁 길,
바람에 나뒹구는 마른가랑잎, 땅거미 어스름한 축축한 골목 안, 발끝에 차이는 시린
추억들, 구름에 달 가듯 스며드는 포장마차와 취객들의 잡담.
밤공기타고 울컥울컥 풍겨 나오는 안주냄새처럼 거부할 수 없는 늦가을과 초겨울이
어쩔 수없이 서로 동거하고 있는 계절의 풍경이 그립다.
봄철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가 요즘 같은 초겨울에도 자주오고 있다고 한다.
피해를 줄이려면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하며
알레르기비염, 기관지천식환자들은 외출時 기관지확장濟나 응급약물을 휴대해야한다.
오! 뷰티 풀, 뷰티 풀,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부회장님과 양동매씨들이 3주 만에 미인이 되어 나타났다.
회장님도 건재하시고 감기로 고생한 산행이사님도 회복되어 나왔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불어 몹시 출거란 기상청 일기예보 때문에 회원들이
다소 위축되기는 했지만 서방의 미녀3총사가 오래 만에 얼굴을 보였으니 산행버스
분위기는 기대해도 되겠지.
이젠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려나보지요, 하기야 입동, 小雪도 지났으니 새삼스럽게
겨울 운운하는 것도 우습지요.
다음 글은 어느 일간지記者가 만원버스 안에서 생긴 일을 짧은 수필형식으로 기록한
단상(短想)의 기사였다.
“텁텁하고 후덥지근한 만원버스 안에서 엄마에게 안긴 꼬마가 온몸으로 울어댑니다.
도닥이는 손길, 어르는 말에 꿈적도 않습니다.
여중생들이 쑥덕입니다. “아, 정말 짜증난다.”
젊은 청년들이 한마디 합니다. “엄마가 애를 안 달래는 것 같아”
그러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는 꼬마가 입은 두꺼운 외투단추를 풀어주면서
“사람이 많아 덥고 불편해서 그런다”며 당황한 아기엄마를 달래줍니다.”
이글을 읽고 나서 지난주 가야산 산행 때 있었던,
나에 생각 없고, 신중하지 못했던 경솔한 언행에 대해서 회장님과 회원님들에게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으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시간을 두고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데도 울컥하는 감정이
앞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 성급한 행위에 대해서도 자책합니다.
모두가 금광을 위하고 회원 간의 화목을 도모하자는 취지였지만 이 일로해서 상처받은
회장님, 생태탐방이사님, 남산제일峰산행팀들에게 산행후기를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배티재에서 출발 -낙조臺 -칠성峰 -마천臺(대둔산정상)- 삼선구름다리 -금강구름다리
-동심바위 -대둔산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약 5시간소요 거리였다.
산행버스는 배티재휴게소에서 우리를 내려주고 대둔산주차장으로 떠났다.
산행기점인 배티재는 임진왜란 당시 권율장군이 전주로 입성하는 2만여 왜군을
1500여 명의 적은 군사로 막아낸 곳으로 행주대첩, 진주대첩에 앞서 임진왜란 최초의
육지에서 승전고를 올렸다는 역사적가치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었다.
휴게소에서 바라본 대둔산은 기암절벽이 수놓은 산 정상부와 가운데 우뚝 선
봉우리가 정상인 마천臺다.
마천臺는 옛날 원효대사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이라한다.
산행은 시작부터 급경사 길이었으나 정상부와는 달리 육산으로 이루어져 산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산행 길은 샛길이 별로 없었는데 두 시간여를 올라가니 삼거리가 나왔다.
낙조대와 마천대로 가는 갈림길이었다.
먼저 올라간 산행이사를 만났는데 낙조대를 구경하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란다.
우리일행은 낙조臺에서 점심을 먹었다.
낙조대(落照臺)에서 맞는 아침 해돋이와 낙조가 유명하다는데 그것은 볼 수가 없고
내려다보이는 여기저기 산간마을이 오밀조밀하고 고즈넉하게 앉아있을 뿐이었다.
점심을 먹고 혼자서 정상인 마천臺를 향해 먼저 출발했다.
대둔산의 매력은 낙조臺에서 마천臺로 연결돼는 수십 개의 봉우리와 많은 기암峰들이
밀집해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동쪽에는 오대산, 북서쪽에는 월성峰, 남쪽에는 천등산(天燈山:707m)이 솟아 있으며,
북쪽은 충남 대둔산도립공원과 접하고 있었다.
노령산맥북부에 속하는 잔구 가운데 하나로, 침식된 화강암 암반이 드러나 봉우리마다
절벽과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었는데, 특히 정상의 임금바위와 立石대를 잇는 길이 81m,
너비1m의 금강구름다리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였다.
바위가 많은 대둔산에는 암벽코스도 개척되어있었고 산행路도 잘 갖춰져 있었다.
삼선구름다리, 금강구름다리가 암峰과 절경이 서로 어울러져 멋을 내고 있었다.
산장휴게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회원들이 있어서 권하는 막걸리를 한잔하고
하산 길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대기실에서 따끈한 쌍화차도 한잔씩 했는데 그 진한향기가 일품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처다 보는 대둔산은 최고봉 마천臺를 중심으로
기암괴석들이 제각기 위용을 자랑하며 늘어서 있었고 멀리서 바라보는 산세도 뛰어나
호남의 금강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호남이 아니라 조선8도의 당당한 금강이라 부르고 싶었다.
바위를 품고 혹은 바위를 내려 깔고 앉아있는 외로운 청솔은 오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민족의 혼(魂)이요 표상(表象) 그 자체였다.
오후3시가 조금 넘어서 산행버스는 금산 인삼시장으로 떠났다.
인삼시장도 구경하고, 인삼튀김에 막걸리도 한 잔씩하고, 필요한 회원들은 인삼을
구입하기도 했다.
아내가 부탁을 해서 나도 홍삼용 5년 근 인삼 4채를 샀다.
작년에는 현금거래만 하던 인삼시장이 이번에는 카드결제도 가능했다.
시장공터에서 하산酒를 먹었는데 오늘은 맛있는 오리 탕이었다.
동부학원 김종수원장이 하산酒를 냈다는데 친구여! 고맙네.
겨울 해는 짧아서 이내 밤이 되었고 산행버스 안은 미녀삼인방이 주도하는 흥겨운
쇼가 업(up)되고 있었다. 오예! 오예! 산행은 즐거워라.
내 어머니를 닮은 최 부회장님도 4년 만에 처음으로 좌석에서 일어나셨으니 흥에는
남녀노소가 없는 모양이다. 부디 금광을 위해서 오래오래 건강하소서!
(2010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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