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펼치면 최면술에 걸린 기분이었다. 책을 덮으면 최면술에서 깨어난 듯 멍하여 현실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곤 했다. 그 느낌이 재미있어서 오랫동안 읽으며 수시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장 질서있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모여살기에 에덴동산 같던 마콘도. 그곳에 철도가 놓여지고 바나나 맛을 외부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모두들 이곳으로 오니까 우리도 왔어요." 그렇게 몰려드는 이방인들에게 마콘도 사람들은 그들의 질서를 지켜주기 바라며 그들의 터전을 거리낌없이 나누어 준다. 스페인 사람들이 다녀가고, 영국인들이 다녀가고, 미국인들이 다녀가면서 에덴의 자연은 파괴된다.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성도 파괴된다. 사람이 자연이기에 옷이 필요치 않고 백치처럼 느껴지던 미녀 레메디오스가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마콘도에 자연스러움이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를 백치라고 생각했다는 자체가 가장 순수한 인간을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나 또한 약아지고 굳어진 건 아닐까....... 영화 속에서 죽으면 함께 눈물로 애도하고, 그 배우가 다른 영화에 나오면 엉터리 사기라며 극장의자를 부수는 사람들. 신들린 맷돌같은 축음기에 솔깃해서 사들이고는, 인간적이며 감동적인 생활에 밀착한 악사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단순한 기계임을 꿰뚫는 사람들. 그들이 멸망한 것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근친상간이라는 동종교배를 통하여 우생학적으로 점점 열등한 자손을 낳음으로서 내부적으로도 요인이 있다는 해설이 쓰여 있다. 자신들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면 열등하다는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을 그들의 방식으로 살지 못하게 하고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전세계적인 흐름을 강요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본다. 물론 마콘도 사람들이 열린 지혜로 선을 이루지 못하고 멸망한 것과 스스로 진보할 기회를 잃은 것은 안타깝다.
우리나라 또한 얼마나 빠르게 변해왔는가. '백년 동안의 고독'이 우리나라의 현실과 겹쳐진다.
그런데...... '백년 동안의 고독'의 뜻이 명확하지가 않다.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
첫댓글 여름방학 기간에 읽어보려했는데 난 요즈음 내주변의 자연과생각들이 파괴되는것들이 눈에 보이기도하답니다..나또한 아무런죄의식 없이 행하는 습관과 행동 행위들우리같이 반성해봄이 어떨까요.
이번 일요일 답사에 꼭 오세요~ 답사 끝나고 인사동에 가서 환경운동하시는 윤호섭교수님 만나뵈요~~의미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