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내일(6/30) 까지 마을을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방앗간 도토리교실 최내과/푸른약국 울집 그아랫집 이렇게 6집이 남아있습니다.
수백년전부터 농부들과 함께 해 온 논과 밭이 개망초 망초 명아주 밭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떠나고...
엄청 고생하여 가꾼 작은 절집의 스님이
훌훌 털고 산속 토굴로 떠났습니다.
불구들은 박물관에 보냈다고...
멋진 정원이 있던 집도 떠나고
이집도 무척 공들여 지으고 가꾸었는데, 엊그제 떠나고
오늘 천장의 등 마져도 떼어졌습니다. 고물상이...
아쉬움을 두고 떠나야 합니다.
보상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 집 앞 땅만큼도 살 수 없습니다.
고물상이 바닥의 동파이프 까지 ...
집집마다 이런저런 사연이 있는데,,,,
추억과 아픔과 사랑과 행복과 슬픔을 남겨 두고 나가야 합니다.
한전에 연락해서
전기를 끊어야 완전히 이주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그래야 이사비도 주지요.
깨진 항아리와 바구니는 두고 갑니ㅏㄷ.
딱다구리와 청설모까지 찾아오던 호두나무도 두고 갑니다.
효자비도 떠났습니다.
이 와중에 저는 왜 저 문짝이 탐이 나는지...
떼어다가 장식용으로...
가슴아픈 사연으로 오래전에 사람들이 떠난 옛집에
딱새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새공부 처음할때부터 살던 딱새... 그 때 딱새의 울음소리 귀에 담았지요.
재작년 모내기 할 때, 막간을 이용하여 저 딱새 사진 찍다가 아버지한테 무지 혼났습니다.
아버진 병원에 입원 중이고...
이번에도 암컷은 안보이고 숫컷이 깃털 손질할 시간도 없이
고단백질 애벌레를 물어 나릅니다.
여름밤 저 논길을 따라 등멱하러 갯천에 나가면
하늘의 별만큼 개똥벌레들이 반짝였고
뜸부기가 울었고
동네 아이들이 썰매타고 놀았고
미꾸라지 잡아 동네 사람들 다 같이 끓여먹었고 ...
해 뜰 때 농부님들 삽자루 들고 자기논마다 물꼬 확인하고 모여서 담배한대씩 피웠고
지게를 지고 다녔고
마차를 끌고 다녔고
경운기를 몰고 다녔고
트랙터가 다녔는데...
걸어 나오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대추리 한탄강 대청댐 임하댐 임실댐 그곳의 사람들도 떠났고
신도시 개발 되었던 곳의 주민들도 떠났고
도시로 갔던 사람들 잘 살고 있는지...
첫댓글 간혹 퇴근길에 원호매실쪽으로 오곤 합니다. 그 곳은 쇠비름 고향보다 좀더 일찍 흉가로 변해갔지요. 사람이 떠나니 새들도 함게 떠납띠다.
비슷한 경험있습니다. 맘이 아프네요....그런데...저 문짝은 저도 탐이 납니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