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둔 딸을 위한 기도가 차차로..(기복붚교 ~)
해마다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면..
수험생도 수험생이지만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마음을 졸일 것인가..
수능 백일기도에 동참해서
몇 달 동안 열심히 기도하는 분들도 많은데..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딸이 고3이 되어 수능을 보게 되자 엄마는 열심히 기도했다.
우리 딸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하다보니
어느 날 문득 딸 친구 생각이 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딸을 위한 기도에 그 친구도 곁들여 기도를 했다.
'우리 딸 시험 잘 보게 해주세요.. 그리고 그 친구도요..'
그렇게 기도 대상이 자꾸자꾸 늘어나고.. 범위가 넓어지더니
백일기도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이젠 아주 확 넓어져서
모든 수험생들이 시험 잘 보기를..
아프지 말고.. 실수 없고..
결과 때문에 너무 상심하지 말기를..
이렇게 되더라는 것이다.
처음엔 오직 자기 딸만 위해서 하던 기도가
모든 수험생으로 확대되고
처음엔 오직 높은 점수만 바라던 것이
차차 마음의 평온을 기원하는 기도로 되고..
그래서 뜻밖에 아주 좋은 마음공부가 되더라는 것이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그 얘기가 쉽게 잊혀 지지 않는다.
일각에선 기복불교를 비하하는 경향도 있지만,
기복이라는 강한 이끌림이 좋은 거름이 되어
한 차원 수승한 마음자리로 승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사람인 이상 복(福)을 바라는 거야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 아닐까?
또 그것에 의지처가 되어주는 것이
종교의 근본적인 존재이유가 아닐까?
일단은 그렇게 시작하여 좀 더 높고 깊은 차원으로 까지
승화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이 이야기는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능한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말이다.
그렇게 넓어지다 보면 '자타일시 성불도' 까지 가는 것이고
그렇게 깊어지다 보면 '이뭣고?'를 거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절실한 그 마음이 훌륭한 불씨가 되어주는 것이다.
출처: 불교는 행복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