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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KBL 2위 우리은행(26승 8패)과 4위 OK저축은행(13승 21패)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뤘습니다. 3월 8일(금), 아산에서 펼쳐진 맞대결!
사실 순위도 다들 결정된 데다, OK저축은행쪽에서는 외국인선수 단타스의 부상 결장으로 승부도 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경기를 놓칠 수 없었던 2가지 이유가 있었고, 저도 TV 생중계로 함께했습니다.
이유 1.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우리은행 임영희 선수의 정규시즌 600번째 경기 출전! (사상 최초)
이유 2. 2018-19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펼쳐지는 '박지현 vs 이소희'의 마지막 승부!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우리은행 에이스 박혜진 선수도 휴식하고, 양팀 감독은 공히 신인 박지현과 이소희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깔끔한 공격전개에, 빌링스 골로 1쿼터를 시작한 우리은행.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던 임영희 선수의 출발은 머쓱하게도 파울(반칙)이었습니다. 그래도 빌링스의 인-앤-아웃 패스를 받아 깨끗하게 3점슛을 성공시키고(2분 44초 지난, 7대2 시점), 여전히 '명불허전' 견고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하필이면 둘이 또 매치업이 되어버린 박지현과 이소희의 플레이도 경기 초반부터 불꽃을 튀겼습니다. 특히 특유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돌파로 연거푸 자유투를 얻어낸 이소희 선수(7대3, 10대7 =>꼭 첫번째 자유투는 놓친)가 아주 벼르고 나온 모양이었습니다. 박지현 선수가 3점슛을 성공시키자(본인이 엔드라인에서 패스를 넣고, 바로 빌링스의 스크린을 받아 3점, 10대3 시점), 바로 이어서 3점슛을 터뜨리고(10대6). 그런 승부욕은 아주 칭찬합니다.
팀과 팀의 1쿼터 승부에서는, 그래도 높이에서 앞설 수밖에 없었던 우리은행이 리드를 잡았습니다. 외국인선수 빌링스가 계속해서 OK저축은행의 골밑을 파고들며 자유투를 얻어냈습니다(빌링스와 매치업된 진안은 벌써 3파울, 18대9 시점). 쿼터 막판 구슬 선수의 연속득점(17대9, 18대11)이 있었지만, 우리은행이 21 대 11로 앞서갑니다.
2쿼터. 임영희 선수가 53초만에 3점슛을 터뜨리며 쿼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1분 뒤에는 최은실 선수가 미들슛을 성공시켰고요(26대12). 이어서 쿼터 중반에도 연속득점(30대19까지). 임영희의 은퇴는 아쉽고 또 불안하게 다가오지만 소속팀 우리은행에서도 그렇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최은실 선수가 그 뒤를 무난하게 잘 이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반면 추격자 OK저축은행쪽에서는 1분 24초만에 구슬 선수가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습니다(리바운드 준비 중 박다정의 발을 밟고 발목을 다친 듯). 쿼터 시작 3분이 넘어서야 겨우 김소담 선수의 외곽슛 한 방이 시원하게 터져주네요(26대15 시점).
이소희 선수의 플레이는 계속해서 활기가 넘쳤습니다. 앞서 박지현을 앞에 두고 득점하기도 했었고, 이어서 3점 플레이도 성공시키네요(34대22 시점). 드리블 돌파하면서 확 들이대다가 섰다가, 또 들이대다가 섰다 하는 움직임이 아주 리드미컬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의 골밑을 지켜줘야했던 진안이 2쿼터 종료를 29초 남기고 5반칙 퇴장 당하며,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박다정 선수의 버저비터골로 40 대 25! 여전히 우리은행이 앞서갑니다.
3쿼터에도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양팀의 신인, 이소희와 박지현이었습니다.
1분 2초만에 안혜지의 찔러주는 패스에 노현지 선수 득점으로 시작된 경기(40대27). OK저축은행의 겁 없는 신인 이소희는 '전설' 임영희를 앞에 두고도 드리블 & 득점(40대29), 또 센터라인 근처에서 빌링스의 공을 집어낸 후 박지현을 앞에 두고 또 득점(42대31 시점). 이를 지켜보는 정상일 감독을 미소 짓게하는 그런 움직임이었습니다.
반면 이에 자극받은 박지현 선수도 득점(50대33) 또 3점슛을 성공 성공시키며 맞불을 놨습니다(55대37 시점). 박혜진 언니를 대신해 경기를 전체적으로 조율해가며 리바운드도 적극 참여하고, 박지현 선수의 움직임도 아주 칭찬합니다. 점수는 58 대 40.
4쿼터. 쿼터 시작 2분만에 레이업 돌파득점을 성공시킨 이소희 선수는 오늘 경기 21득점째(60대42 시점). 이어 정유진의 3점슛에 어시스트하며 끝까지 힘을 내줬습니다. 반대쪽 우리은행에서는 박다정과 김소니아의 연속득점으로 65대45! 여전히 큰 점수차를 유지해갔습니다. 박지현도 이소희를 앞에 두고 2점 추가(64대48). 오늘 승부는 종착점을 향해 달려갑니다.
쿼터 막판에는 양팀 벤치자원들이 우르르 코트 위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승부도 결정났고, 올시즌 정말 마지막 경기였으니까요.
3분 53초 남은 시점에서 우리은행 이선영(1995년생, 가드, 2014년 드래프트 전체4순위)이 득점 후 자유투까지 얻어냈을 땐 이를 축하해주러 다가오던 소니아 선수의 포효가 더 인상 깊었고. 다시 3점 플레이를 성공시키고 벤치로 들어갔을 때 박다정 선수가 한껏 축하해주는 모습도 참 훈훈했습니다. '이선영 선수가 정말 팀내에서 사랑받고 있구나' 느껴졌거든요(2분 44초 남은, 77대52 시점).
이어진 시간은 정말 경기를 마무리하는 타임(그 와중에도 박지현과 이소희 선수는 끝까지 뜀). 우리은행 김진희 선수(1997년생, 가드)의 3점슛에 이은 버저비터(또 3점)로 경기 마무리. 승리한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OK저축은행도 아름다운 갈무리였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앞서 언급했던 '오늘 경기의 두 가지 이유(= 핵심주제)'를 먼저 되돌아봐야겠죠?
임영희 선수는 19분을 뛰며 10득점(2점슛 2개, 3점슛 2개)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아직 플레이오프와 나아가 챔피언결정전까지 남아있는 상황이고, 또 은퇴 선언이 너무 갑작스러웠던 터라 저를 포함해 많은 팬들이 어리벙벙하겠습니다.
아무리 나이(1980년생, 마흔)가 있다 하더라도 올시즌 경기력이 여전히 나쁘지 않았고(올시즌 34경기 출전(경기당 30분), 평균 10.53득점), 여전히 몸관리를 잘해왔으니까요. 솔직히 내년에도 현역생활을 이어간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단, '명예로운 은퇴!' 600이라는 숫자가 선수 본인에게는 크게 다가온 듯 하네요. 프로로 21년을 뛰면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역대 최초의 600경기째 출전 기록을 채우는 순간! 정말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닌가 합니다.
갑자기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2,632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는 '레전드' 칼 립켄 주니어(Carl Ripken Jr.)가 생각나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10년의 무명생활을 딛고 대기만성형 전설로 거듭난 임영희 선수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p.s. 현재 KB스타즈 팬으로서, 그에 앞서서는 변연하, 이미선, 박정은 등등의 전설들을 응원해오면서 항상 적으로 만나야했던 임영희 선수. 그만큼 두렵고 무서운 존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냉철하고 견고하며 세련됐던 플레이. 잊지 않겠습니다)
[관련보도] [NEWSIS] 위성우 감독 진심 "지금의 우리은행 만든 선수, 임영희"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003&aid=0009102650
오늘 경기 나란히 40분씩을 소화하며 16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박지현)와 21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이소희)를 기록한 두 루키(Rookie)에 대해서도 언급하겠습니다. (아래는 두 선수의 올시즌 기록. 각각 윗줄은 경기당 평균, 아래는 누적 스탯)
오늘 경기에서 두드러지는 임팩트는 확실히 이소희 선수였지만, 저는 박지현의 신인왕 수상을 예측합니다. 확실히 스피드에서의 우위와, 지난 시즌 독보적인 꼴찌(4승 31패)였던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줬다는 부분은 인정합니다만. 고교생 시절 때부터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인지도가 높고, 또 전체적으로 성적이 높고 밸런스가 좋은 박지현을 지나칠 수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관련보도] [ROOKIE] [the STAR] 박지현&이소희, 지금까지 이런 신인은 없었다! '친구'인가 '라이벌'인가? ①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98&aid=0000024550
[관련보도] [ROOKIE] [the STAR] 박지현&이소희, 지금까지 이런 신인은 없었다! '친구'인가 '라이벌'인가? ②
https://sports.news.naver.com/wkbl/news/read.nhn?oid=398&aid=0000024552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우리은행은 아직 시즌이 끝나진 않았지만,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며...)
일단 우리은행 위비는 이제 'Next 임영희시대'를 맞이 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올시즌으로 6년 연속 통합우승의 왕조도 막을 내렸고요. '박지현-박혜진-김정은-최은실-외국인선수'로 구성될 Best5에 올시즌 주전급으로 확실히 발돋움한 박다정 & 김소니아가 있고. 여기에 팀 내 8, 9번째 플레이어로 누가 올라설지가 관심사겠습니다. 슛이 좋은 나현정, 아니면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선영 or 김진희 선수? 그 누구든 제2의 임영희로 톡 튀어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가능합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남긴 OK저축은행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밀어내고 4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구슬을 중심으로 안혜지와 이소희, 눈에 띄는 젊은 선수들도 등장했고요. 이제 새로운 모기업만 딱 나타나주면 금상첨화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나타났던 부분으로, 오프시즌동안 선수들 스스로 향상시켜야 할 숙제들이 있습니다.
1. 이소희와 안혜지가 동시 투입되었을 때. 이소희 선수가 공을 많이 가지고 있다보니 안혜지의 역할이 붕 뜨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안혜지 선수도 본인이 공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플레이를 풀어나가는 스타일(=볼 핸들러)인데 말이죠. 그렇다고 두 선수 다 슛에 강점이 있지도 않고요. 적합한 공존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구슬도 캐치 & 슛을 즐겨하는 선수가 아니고, 진안도 그렇고. 곽주영(신한은행)과 비슷한 스타일의 김소담이 있지만, 김소담은 공 없는 움직임에서 별로임)
2. 오늘 우리은행에만 62개의 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20개)를 허용한 문제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안 그래도 '우리은행에 공격리바운드를 참 많이 내준다(특히 2쿼터 초반에)' 느낌이 있었는데, 신기록까지 이어졌네요(종전 기록은 1999년 8워 20일, 하이페리온의 58개).
물론 오늘 경기 외국인센터 단타스가 부재했고, 또 상대팀엔 리바운드 8위(경기당 6.74개)의 김소니아와 15위 김정은, 16위 최은실이 있다고 하지만. 총 리바운드 개수 62 대 34는 심했습니다. 팀 전술적으로 박스아웃(box out)하는 부분, 그리고 공을 향해 뛰어드는 투지! OK저축은행 선수들은 많이 배우고 또 연습해야겠습니다.
3. 마지막으로, 역시 젊은 선수들의 본헤드 플레이(bone head play) 지적. 그 대표적인 예시로 진안 선수의 5반칙 퇴장 장면. 감독님도 '왜 생각을 안 하고 뛰냐?'고 질책하는 장면이 잡혔지만. 이미 김소니아 선수가 리바운드를 잡아낸 상황에서 왜 굳이 다가가 뒤에서 파울을 범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마음만 앞서고, 들이대기만 하는 직선적인 모습. 상황에 맞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앞서서 김소담 선수의 중거리슛 순간. 우리은행 골밑에 우리은행 수비수만 4명 네모 형태로 자리잡고 서있는데, 그냥 슛을 던져버리더군요(여기서 소니아 선수가 리바운드 잡고, 진안은 퇴장당했음). 완전한 노마크 찬스도 아니고, 시간에 쫓기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동료들과 함께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진행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185cm 키, 이제 10년차에 다가가는 연륜과 경험. 저는 김소담 선수가 정말 좀 더 열심히 뛰고, 발전을 해줬으면 합니다. 비판! 질책!
OK저축은행 선수들도 4위에 안주하지 말고. 비시즌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더 성장하고. 다음 시즌에는 새로운 팀으로 비상(飛上)하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단타스 없는 OK저축은행을 만나 신난 빌링스 선수. 더블더블(18 Pts 16 Reb)로 제몫을 다했습니다.
OK저축은행 이소희 선수와 우리은행 박지현의 대결로도 오늘 경기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한판승부였습니다.
오늘도 늘 같은 모습의 임영희 선수. 가운데 사진은 하프타임 때 인터뷰하는 모습 같아요. 오늘을 기념하며 유니폼 앞부분에 '600'이라고 쓰여져 있네요. + 그리고 선수들 전부 등에도 '임영희'라는 이름 세 글자가! 박지현 선수(No.4)가 그 뒤를 이을 수 있을까요?
하프타임 때 진행됐던, 임영희 선수를 축하하는 자리!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님도 꽃다발을 건네고, 선수들도 전부 나와, 도열해 '전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품격'이란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겁니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신고 있는 양말에도 오늘 경기를 기념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는 아주 좋아요!)
마지막으로는 OK 이소희 선수와 우리 박지현 선수의 매치업 모습들. 한채진 선수가 돌아오면 OK저축은행은 더 강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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