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에 맞춰
손님맞이 하느라고
어제(4월 9일, 선거일)는 그렇게도 봄비가 내려
꽃이나 산책로를 깨끗이 물청소 하였나 보다.
황사를 씻어 낸 오늘의 날씨는 淸淸하고
벚꽃이 만개는 하였으되,
낙화 한 송이 없는 절묘한 타이밍이다.
생방송의 즉석 인터뷰를 어떻게 거절하나 고민할 번 했다..
근처에 어스렁거리니, 개쫓듯 내쫓는다..
"두둥둥둥둥"
북소리에 맞춰
시장님과 미녀 국회의원 당선자도
주한 외국 대사들과 함께,
입산회 카페 개설 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벚꽃처럼 밝은 표정으로 행사장에 도보로 참석했다.
참가 희망자가 적어
마누라에게 취소하자고 전화했다가
단 둘이서라도 산책하면 뭐가 덧나냐며
20분간 바가지만 엄청 긁혔는 데..
허기사. 야밤에 남산 자락을 거닌 것이 언제였나???
누구보다도 아내는 잘 알고 있는 게다.
병원에서 큰 수술을 여러번 했던 그녀는
매 순간 순간이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오늘 미룬 일을 평생 다시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본격적인 축제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임시 가설한 조명과 함께 각종 행사가 진행 된다고 하는 데,
정작 그때 우리는
막내횟집에서 광어를 노려보고 있었다.
10시에 시장에서 나와
아내의 청으로
아까 지나온 순환로를 다시 반대방향으로 산보했다..
罷場이다.
사물놀이도, 생방송도, 조명도 사라지고
젊은 선남 선녀들도 안 보인다.
주변의 모든 것이
우리 내외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행복한 상상에 절로 빠져든다.
따지고 보니
이렇게 밤 늦게, 호젓하고 오붓하게,
아내와 단둘이 화사한 夜花를 즐긴 적이 있었는가 싶다.
하여간 모두에게 고맙소.
오늘은 벚꽃이 아니라 ‘벗꽃’이라고 부르고 싶네.
덕분에 잘 얻어먹고
아내 소원 풀어주고,
내 버꽃 아니 "버킷 리스트"에서도 한 항목을 지울 수 있었으니..
그나저나
남대문 터줏대감 왈
아직도 시장안에 먹을만한 식당이 5군데나 더 있다카는 데...
남산에 오를 핑계거리를 어떻게 만들까나?
첫댓글 다른사람 없이 오붓하게 야화를 본재미도 쏠쏠했거니와 우리 입산회원들에게도 사진으로 나마 볼수있게 해준 마당바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너무 가고 싶었지만 국록을 먹고 있는지라 시간을 댈 수 없어 못갔는데, 안 가길 잘했네요. 두 분만의 호젓한 시간을 방해할 뻔 했잖아요. 빠알간 이태엄마꽃이 벚꽃보다 훨~ 이뿌요.
아...나도 모르게 남산에 가다니. 무속 세계에 들어온 이후 매달 한번 이상 남산 기도터에 들어가 기도를 해왔습니다.전국에서 모여든 무당들의 촟불과 징소리 그리고 소원을 비는 주술소리...영혼의 축제입니다. 작년에는 항거하여 철조망도 철거 시켰지요.얼마나 좋아요 ...밤에 한번 들러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