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물러가고나니 모처럼의 비가 내립니다.
봄비!
올 해의 첫 봄비가 새볔 부터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두더지가 헤집고 다녀서, 그리고 추위로 부풀어 올랐던 대지가 봄비로 해서 한결 가라앉기도 하겠지만 땅속까지 해빙이 되어
풀과 나무들의 뿌리가 비로서 움직이고, 가지마다 움을 티우기를 시작할것 같습니다.
지난해 무성하게 자랐던 이파리들이 겨우네 식물의 이불이 되었으나 어제는 그 삭은 잎들을 걷어 내었지요.
꽃 밭이 한결 산뜻해진듯 합니다.
그래선지 오늘 내리는 봄비는 봄을 열고자 하는 분주한 마음조차 한가하게 합니다.
寄西平(기서평: 서평에 살며)
姜希孟(강희맹)
白髮紅塵一老翁(백발홍진일노옹) : 한 늙은이 속세에 묻혀 살다보니 백발이 되고
古園花竹又春風(고원화죽우춘풍) : 오래된 정원의 꽃과 대나무엔 또다시 봄바람 부네.
非千作意耽閑味(비천작의탐한미) : 조금이라도 한가한 맛을 일부러 탐하지 않았지만
偶得閒時興味濃(우득한시흥미농) : 우연히 한가한 시간 얻고 보니 그 맛이 깊구나
紅塵(홍진) : 속세의 티끌, 번거롭고 속된 세상
햇빛과 공기 그리고 물은 만물의 근원이지요. 곧 생명입니다.
특히나 봄비는 생명 있는것들을 소생 시키는 원동력 이기도합니다.
이를 말 하듯 작은 돌화분에서 겨울을 버티었던 식물(섬기린초)이 원기를 회복하는 모습이 육안으로도 확연하게 보입니다.
봄비에 촉촉하게 젖은 모습이 싱그럽게 보이니 대견 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런가하면 딱 1주일, 그러니까 지난주에 꽃밭의 봄이 궁금하여 살펴보다 자른 섬기린초의 싹을 버리기 아까워 작은 화분에 심었었는데
시들했던 모습은 간데없고 싱싱하게 자라기까지 하는군요.
이래서 식물 키우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하나로 둘을 만들고 둘로 스물을 만들고, 몇 배수라고 말 할 수 없을 만큼 번식 시킬수 있고 이런일은 참으로 신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개체수를 늘린다하여 좋은것만도 아닌것이 자꾸만 많이 많이 갖고픈 욕심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과하면 사람을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적당히 다른이와의 나뭄도 필요하지요.
식물 키우는 일도 재주라면 재주일겝니다.
앞으론 피곤한 욕심을 나눔의 기쁨으로 바꿔봐야 겠습니다.
(2011. 02. 20. 섬기린초 삽목)
(2011. 02. 27. 섬기린초 삽목품)
어떤이가 내 앞에서서 방긋방긋 웃는다면 절로 기분 좋은 일 입니다.
하지만 금새 " 저 이는 왜 내앞에서 웃는 것일까?" 하고 의문을 갖게 됩니다.
사실 의문 이라기 보다는 혹시! 혹시!하는 의심을 갖게 될것 같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자식이 보험금을 노리고 어미를 죽이는 천륜이 파탄난 세상에 살고 있어서일겝니다.
가족 조차 믿지 못하는 세상이 요즘 세상이니까요.
아비가 친딸을 성 노리개로 삼는 세상!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나날이 교회당은 대형화되고, 절집도, 성당도 늘어만 가며, 이 땅엔 무슬림을 비롯한 많은 종교가 들어와 종교 전국시대기 되었지만
세상은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세상이 되었으니 이 보다 더한 지옥이 또 어디 있겠는지요.
어쩌면 이 지옥은 그 무엇 보다도 더 타락한 종교 탓은 아닐까 반문해 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전 인간 세상은 믿지 못하더라도 식물은 믿습니다.
자연은 절대로 도리에 어긋나는 짓은 아니 하니까요.
불과 일주일만의 변화가 제겐 큰 행복으로 다가 오기도 합니다.
식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예는 분명 천국입니다.
(2011. 02. 20. 화분속 둥근잎꿩의비름)
(2011. 02. 27. 화분속 둥근잎꿩의비름)
첫댓글 봄 비 내리는 날에 참으로 부지런한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나눔을 실천하려는 마음도 높이 사면서...
어느 그릇에 어떻게 돌봐 주었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에게 웃음으로도
나눔으로도 보여지겠죠~! 나눔을 실천하시기 위해 번식 시키기 위한 피로를 기꺼이
감내하시는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햐~~~ 벌써 봄이~~!
변산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현호색 등등 산에 피는 꽃들의 소식이 변산반도를 지나 지금은 금산, 그러니까 충청북도까지 북상 하였으니 이번의 꽃샘 추위가 물러가면 아마도 경기도에서 봄꽃의 향연이 펼쳐 질듯 합니다. ^^ 참 빠르죠!
초선님~ 들꽃을 많이 아시네요.^^ 너무 좋습니다. 글구 많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