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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정보
한수초등학교 48회 충주지역 동창회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인문학의 보고 전주
체 게바라 추천 0 조회 9 14.06.29 23: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타자에 의해서 주어지거나 차용되는 비자발적 삶이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고 질문하며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주체적 삶이라는 것에 방점이 찍힙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저희들이 만든 기와가 올려진 한옥 탐방을 목표한바 지난 일요일에는 한국교통대 교수회장 선배 부부와 전주 한옥촌을 찾았습니다. 10여년전 이후로 두 번째 탐방인데요, 당시보다 정리되고 늘어난 것은 나들이객 뿐만이 아니라 가옥 수도 눈에 띄게 많아졌더군요. 다만 거리의 한옥들 중 고유의 전통한옥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장사에 적합하게 설계된 조악한 건물들이 대부분인 것은 눈에 거슬렸습니다.

 

 

 

 

 

 

 

 

 

제대로 복원된 전동성당은 본당을 제외하고는 부속 건물들이 복원을 금방 끝낸 인위적 손탐이 여전하여 약간의 이질감에 생경했지만 붉은 환원벽돌의 따뜻한 질감은 내 마음마저 밝아지게 만듭니다. 1920년 초기에 준공된 본당인 전동성당의 나이도 어언 90여년이 넘었습니다. 그러기에 짧은 삶이든 오래된 삶이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화단에 이름모를 꽃이 피었습니다. 익숙한 꽃향기가 코끝에 닿을 듯 합니다. 막 꽃망을을 터뜨린 꽃 한송이. 그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건넵니다. 나는 그에게 물 한 모금 주어본 적이 없건만 햇빛과 바람과 수분이 서로 눈빛으로 알아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니 자연을 닮고 싶다는 내 말은 그저 헛소리에 지나지 않을 일입니다. 나는 누구에게 그저 찔끔 흉내만 내었을 뿐 이들처럼 기꺼이 나누면서 살아던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주비빔밥으로 점심을 마치고 김남수 교수님에게 추천받은 교동 다원에서 주인장 내외에게 황차 강의를 듣습니다. 다원을 나오며 만난 전주 한옥촌 슬로 시티와 관련된 대학생 창업 그룹들에게서 전주 한옥촌의 진짜 내공은 이들을 키워내는 문화 창업 스튜디오(마치 ITC 창업벤처 타운처럼)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옥촌 상가들에서 팔리는 먹거리 핫 상품도 이곳에서 창조되었음을 조금은 더듬게 되었습니다. 문화정책과 콘텐츠, 전시, 공연 등 문화 특화 대학인 파리12대학에 한국인 유학생 수가 늘었다는 사실이 고무적인 일이듯 말입니다. 제 둘째는 그렇게 강권해도 적성이 아니라고 문화공부는 쳐다보지도 않지만요. 참, 전설의 전주 한정식집이라는 양반가는 당일 리뉴얼로 임시 휴업중이었구요, 대신 교동 한정식에서 전통 전주한정식의 입가심만 했습니다. 더위에 들려 마신 두 잔의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는 질이 썩 맘에 차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손에 든다는 PNB 쵸코파이와 모주, 길거리 난전의 펜던트를 손에 쥐고 경기전 주차장 관리원 아저씨의 따뜻했던 친절과 사물놀이 패들의 신명어린 공연을 뒤로하고 총 192컷의 사진을 담고 집으로 향합니다. 사물놀이 패의 공연팀 중 대다수가 청춘이라는 것에 놀랐고 이들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는 한 전주는 희망의 땅이라는 반증일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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