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보리밥집
칠성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여러 간이(簡易) 보리밥집이 있다
유독(惟獨) 옛날 보리밥집을 종종 찾는다
단골로 십수년은 다녔지 않았을까
희수(喜壽) 되는 할머니가 사장이고 주방장이다
난전(亂廛)에 허름한 좌판대에 메뉴가.
콩나물 젖갈종류 산채나물등 열댓가지
밑반찬을 듬성 듬성 섞어서
자기 먹을 만큼 입맛대로 고른 반찬을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비벼서
구수한 된장찌개 시래기국 맛은 일품이다
입 가심으로.누룽지로 만든 숭늉 한그릇
엄마 손맛과 같아 감칠 맛나고 구수했다
가격이 저렴하여 손님이 항상 분빈다
어릴 때 실겅에 곱삶았든 꽁보리쌀
생된장 풋고추 찬물에 말아 먹고
허기를 메우든 보릿고개 시절
내 세상 인 것 같이 꿀맛이 였다
어려운 시절 그때 그 보리밥 맛과 같다
한 동안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셨다
옆집에서 귀뜸으로
몸이 불편해 요양원에 가셨다고 한다
얼마나 안타깝고 서운한지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하루속히 쾌유되어 다시 만남을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도 빈 점포앞에서
서투른 붓글씨 입간판밑에
그림자로 서성인다
왜 진작 눈물을 닦아드리지 못했으까
겸연(慊然)하다는 생각이 나를 꼭 붙잡고있다
2020. 11. 14
2021 문학예술 봄 여름 호 68p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