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여행 둘째날(2): 2023년 8월 10일, 목요일
(체체궁(정상) 산악 트레킹 )
◀ 2023년 8월 10일 제 2 일 차 ▶
◈ 08:00 호텔 조식 후 복드칸산 체체궁(정상) 산악 트레킹
▶ 복드칸산의 최고봉 등반 (약 6-7시간 소요 / 체체궁 해발 2,265m)
⇨ 복드칸산 입구 도착 (약 1시간)
⇨ 복드칸산의 최고봉 등반
⇨ 테를지 국립공원 게르캠프이동 (텡게린 엘츠, 약: 1시간30분)
⇨ 허르헉 바바큐 석식
8월 10일 아침 5시 40분에 기상 오늘은 전통가옥인 게르에서 잠을자기 때문에 짐을 싸두고 아침을 먹었다. 오늘 일정은 만츠시르 사원(1,620m)을 출발하여 → 체체 궁산 → 투르 보르흐 계곡 ( 거리 : 17km, 6~7시간 )으로 내려오는 트레킹이다.
몽골 만츠시르 사원은 울란바타르에서 1시간 20여분의 거리에 있는 복드 칸산에 위치해 있으며 5월에서 10월까지 개방한다고 한다. 만츠시르 사원 입구에서 하차하여 사원으로 가지않고 좌측의 게르있는 쪽으로 오른다.
복드칸산 만츠시르 사원의 “복드”라는 말은 “슬기로움”을 뜻하고 “만츠시르”는 “지혜로운”뜻이라 한다. 복드칸산은 1294년 몽골제국 시대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정상인 체체궁은 해발 2268미터이다.
최근 잦은 비로 인해 등산로는 물이 많았고, 진흙과 낙엽 등이 쌓여 발이 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되었으며, 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나무들이 넘어지면 넘어진대로, 부러지면 부러진대로, 야생화는 중간 중간 흐드러지게 피었고, 알싸한 바람에 몽골의 초원 냄새가 묻어 불어옵니다.
고도와 날씨의 영향이 있겠지만 활엽수는 보이지 않고 대부분 소나무나 전나무 위주의 침엽수림인지라,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와 산림욕을 즐기는 것 같아 마음이 상쾌했어요. 또한 가는 길 마지막 약 3분의 1정도의 지형은 완만한 경사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오르는 길에 얼굴바위라는 커다란 바위를 하나 만나는데 내가 보기에는 얼굴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증사진을 찍으며 잠시 휴식합니다. 그런데 후미의 한 분이 가이드와 함께 오는데 힘들어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한쪽으로 쏠리는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혹시나 뇌경색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신경쇠약으로 늦게 수면제를 복용해서 그렇다고 하여 안심은 했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워 후미에 서서 가이드들과 천천히 올라 갑니다.
하지만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너무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 뒤돌아갈까도 했는데 차량 문제 때문에 안된다는 가이드의 말에 부축하면서 주변 조망들을 살펴보지도 못한 채 물텀벙이 속을 밟으며 오릅니다.
어느 정도 높이에 올라 정상이 가까이 보여 쉴 겸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여 나무에 노란색으로 42번인가 씌어 있는 곳에서 꿀맛같은 점심을 즐깁니다. 오랜만에 주변 풍경을 보니 침엽수림이 거의 끝나가고 초원으로 이어지는데, 정상부엔 크고 작은 돌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힘들어하시는 분과 가이드분한테 정상을 포기하고 지름길로 하산하시라고 하고 부랴부랴 정상으로 올라가 인증샷과 동영상을 찍고, 바쁘게 일행을 쫓아갑니다.
체체궁(Tsetsee Gun) 정상은 현지인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매우 신성시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시루떡을 높이 쌓아 올린 것 같은 정상 아래에는 돌멩이를 둥그랗게 쌓아 올리고, 그 위에 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다섯 색상의 천을 깃발 모양을 말아놓은 것이 있는데 이를 어워(Ovoo)라 부르고,
네팔이나 중국 티벳 근처에서 봤던 오색으로 된 깃발에 불교경전을 적어 바람에 날리는 타르초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어워를 시계 방향으로 돌며 안녕과 축복을 기원한다고 하는데 속성이 우리의 성황당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체체궁의 정상에서 바라 본 산의 형태는 독수리가 양 날개를 펴고 초원을 향해 날 듯한 자세다. 산 뒤로 울란바타르 시내가 조망되는데 정상에서 보이는 몽골의 풍경은 좀 감동스럽습니다. 일망무제(一望無際)란 말과, 무한이란 단어의 의미가 이곳에 어울린만한 느낌입니다.
투르보르흐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로, 길을 따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우리들의 마음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하였고,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와 쪽빛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어우러진 그림과 같은 배경은 한없이 카메라에 담도록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시간 개념없이 마냥 이리 찰깍! 저리 찰깍! 연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투르보르흐 계곡의 거의 막바지에 이르니 게르들이 보였고 전용차량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예서, 전용차량을 타고 우리의 전용버스가 있는곳으로 이동하는데 도로가 엉망진창으로 차체가 넘어질 것만 같이 심하게 좌우로 움직여 스릴은 있는데 조금 겁나기도 하였습니다.
전용버스에 올라 내일 예정으로 있는 몽골 텡그리 사상 샤머니즘의 상징 “어워”에서 소원 빌기 체험을 하고 숙소인 “텡게린 엘츠”라는 일반 게르 캠프로 이동 짐을 풀었습니다.
게르란 몽고 전통 주거 양식을 게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 파오) 일종의 천막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미터 높이의 문짝을 세우고 버드나무 장대를 방사형으로 세운 다음 양털로 만든 펠트를 감아주고 흰 광목 같은 것으로 감싸 줍니다.
추울 때는 서너장 둘러싸고 더울 때는 걷어 올리면 시원하게 됩니다. 해체와 조립에는 1 시간도 걸리지 않으며 총 무게는 250킬로그램 정도이므로 여름은 강가, 겨울은 남쪽 양지 바른 사면으로 이동하여 지냅니다.
게르 안은 안방이고 침실이자 손님방이고 부엌이기도 합니다. 게르의 중앙에는 화덕이 있어 겨울철에 난방을 하는데 연기는 연통으로 빠져나가 게르 안에는 냄새, 연기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연료로서는 가축의 분변을 이용하는데 여름 동안 잘 건조된 양, 말, 낙타, 소의 변을 모아 두었다가 겨울철 연로로 쓰는데 화력이 아주 강합니다. 한국의 제주도에서 마분을 쓰는 풍습과도 유사합니다.
게르는 예전에 몽골을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로는 화장실 문제가 제일 컸다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이 따로 잘 설치되어 있어서 별문제는 없었습니다. 땔감도 나무장작과 조개탄이 비치되어 있었고,
다만 서늘한 기후에 뜨거운 물 공급이 잘 안되어 이틀동안 찬물로 샤워를 하는데 정신이 번쩍들고 몸이 오그라 붙는 듯했습니다.(지금은 외관만 게르지 모든 편익시설을 구비 모텔과 비슷한곳이 많다고 함)
저녁메뉴는 몽골의 전통음식인 “허르헉”으로 뜨겁게 달군 돌을 이용하여 양고기로 하는 바비큐의 일종이었습니다. 원래는 양을 전통방식(가슴쪽에 작은 칼집을 내서 심장의 혈관을 자른 뒤 가죽을 벗겨 고기와 피를 분리하므로 밖으로 피를 흘리지 않도록 잡는 방식)으로 잡아서 요리한다고 한다.
요리는 통 안에 뜨겁게 달군 돌과 감자와 약간의 소금을 넣고 밖에서 다시 불을 가열하려 조리하는데, 양고기를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하여 염소도 같은 방식으로 잡아 요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드실 때 입맛이 까다로운 분들은 김치와 고추장, 겨자 등을 준비하면 맛있게 전통요리를 맛 볼 수 있다고 해서 가져온 것을 최대한 활용 먹어보지만 사전 밥먹은 것 때문인지, 제대로 맛보진 못했지만 우리는 여기에 칭기즈칸 보드카와 소주, 맥주를 곁들인 주님을 모신 덕분에 피로한 줄 모르고, 몽고에서의 두 번째 날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