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복음서는 4복음서중 가장 일찍 기록되었습니다. 마르코 복음의 핵심 주제는 “우리에게 복음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르코복음의 첫 번째 구절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1:1)이라는 선언입니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일 처음 하신 말씀이 “때가 다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1:5) 였습니다.
성서에서 복음은 “구원을 가져다주는 기쁜 소식“입니다. 죄악 가운데 어둠과 절망 속에 살아가는 우리를 비춰주는 빛이며 하느님의 백성으로 회복시키고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구원을 이루어주시는 복음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임으로서 구원을 받게 됩니다.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역사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미래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고난과 아픔을 치유해 주시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사역은 악령 들린 사람과 병자들을 치유해주시는 ‘치유사역’이었습니다. 마르코복음이 기록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이 파괴되고 뿔뿔이 흩어져 허무와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가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정신은 허물어져가고 있었고 삶은 피폐해져 각종 질병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대종교지도자들은 질병 속에 고통 받고 있는 백성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의 질병을 아파하고 치유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느님께 벌을 받아 질병에 걸렸다면서 공동체 안에서 소외시켰습니다. 특별히 악령 들린 사람들과 나병 등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은 접촉을 금지하고 공동체 밖으로 추방시켰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악령 들려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치유하셨습니다.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 속에서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악령을 쫒아내심으로 평안함과 살아갈 용기를 주셨습니다. 또한 열병 등 각종 질환에 걸려 몸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과 나병환자와 같이 불치병을 앓는 사람들을 치유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령 들린 사람들이나 나병환자와 같이 불치병을 앓는 사람들을 종교적으로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들의 고통에 함께 하셨고 질병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께서는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치유하신 사건입니다. 당시 나병환자는 종교적으로 부정한 사람으로 낙인찍혔습니다. 이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나병은 치유가 불가능한 병이었으므로 이들은 죽을 때까지 육체적 고통과 함께 사회적 소외 속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들의 육체적 질병을 깨끗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회생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나병환자가 치유되고 회복되어 새로운 생명의 삶을 살게 해주셨습니다. 나병환자에게 예수님은 복음이셨습니다.
오늘은 공현 후 마지막 주일이며 병자를 위한 기도일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는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아파하며 예수 그리스도에게 치유를 간청해야합니다. 예수님께서 마귀 들린 자들에게서 마귀를 축출하시고 질병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유하신 것처럼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어 몸과 마음의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하루속히 깨끗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