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모두 체중 감량하는 방법은 알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것. 말처럼 간단하면 좋으련만 쉽지 않다. 체중 감량은 시간에 비례하지도 않는다. 체중이 줄수록 몸은 위협을 느끼고 살을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신진대사의 속도를 늦추거나 공복감을 증가시키며 저항한다. 체중 감량자 대부분이 혹독한 계획을 잘 따르다가도 이때 무너진다. 자제력을 잃고 폭식을 하거나 힘든 운동을 피한다. 체중 감량 자체를 포기해버리게 된다. 생각해보면 단 한 번의 실수가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그저 하루나이틀 후퇴했을 뿐이다. 알면서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먹지 말자고 다그쳤던 당신의 강박에 있다. 체중 감량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적절한 계획에 자유를 포함하는 ‘속임 식사Cheat Meal’ 형태의 휴식을 취하라고 말한다.
속임 식사, 체중 감량에 성공할까? 속임 식사란 가끔은 음식의 종류와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고 먹고 싶은 대로 먹는 식사를 말한다. 유명 트레이너 빌 필립스Bill Phillips의 <보디 포 라이프Body for Life>를 보면 ‘자유의 날Free day’이 등장한다. 일주일에 6일은 엄격한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를 하되 7일째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날이다. 고칼로리 피자나 팬케이크, 햄버거를 먹어도 된다. 자유의 날을 정하면 몸은 굶주려 있지 않다고 받아들인다. 뺏기지 않으려는 몸을 속이기 위한 전략적 후퇴인 셈이다. 한 번 무너지면 두 번 무너지기 쉽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스키드모어 대학에서 속임 식사 방법으로 2주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실험해보았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12주 중 12일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는데도 하루 평균 섭취 칼로리가 29% 줄었고, 몸무게는 평균 5㎏이 빠졌다. 참가자들은 처음 몇 주가 지나면서 온종일 자유로운 식사가 아닌 단 한 끼의 속임 식사나 약간의 디저트만으로도 행복해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행동도 나타났다. 다수의 참가자가 속임 식사를 그만둔 것이다. 이런 결과에 필립스는 “자신에게 휴식을 주고 난 후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실천하기 어려운 기준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결국 자유로운 날이 있어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면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체중 감량할 때 가끔 계획을 지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엄격한 식이조절을 하는 사람보다 더 효과가 있는 것일까? 미국판 〈맨즈헬스〉의 영양전문가인 앨런 아라곤Alan Aragon은 체중 감량을 할 때 식욕을 억누르고, 혹독한 운동만 한다면 언젠가 폭식을 하게 되거나 체중 증가에 대한 불안감으로 운동 중독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계획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체중 감량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유연한 통제’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 중 생일을 맞았을 때 무작정 케이크를 거부하기보다는 케이크를 조금 먹는다. 대신 산책을 다녀오거나 그날 하루를 자유의 날로 변경하여 계획을 따르는 것이 바로 유연한 통제다. 계획에 끌려다니지 말고, 스스로 상황과 계획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에게 효과적인가? “체지방률이 높다면 속임 식사는 필요하지 않다” 라고 영양 코치이자 보디빌더 셸비 스탄스Shellby Starnes는 주장한다. 높은 체지방률은 20%를 뜻하는데 보통 성인 남성이 15~20% 정도다. 또한 체중이 90kg 이하이고, 허리는 36인치 이상, 체지방률이 20%인 그에게도 필요치 않다. 이는 체중 감량을 하고 있더라도 이미 여러 번 음식의 유혹에 빠진 상태다. 즉 속임 식사는 보통 몸매이거나 체중 감량을 혹독하게 하는 사람들이 활용하는 것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거나 더 적게 먹는 고행을 계속 해야만 한다. 체중 감량자들은 자신을 몰아친다.
“더 적게 먹어야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이 고칼로리라면 아예 그 음식을 쳐다보지도 먹지도 말아야 한다” 고 마음먹는다. 식이요법을 할 때 탄수화물이나 지방 중 하나 또는 모두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을 극도로 제한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져 살과 함께 신진대사량을 높이는 근육도 빠져나간다. 저탄수화물 식사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낮춰 체중 감량 속도를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칼로리 제한식을 하게 되면 포만감 관련 렙틴 호르몬은 감소하고, 공복유발 호르몬인 그렐린은 증가한다. 무엇을 먹어도 배가 고프고, 한 번 물꼬가 터지면 과식하게 되는 상태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전략적으로 속임 식사를 계획한다면 네 종류의 호르몬이 최적 수준으로 재설정되며 신진대사도 다소 증가한다. 그렇다면 속임 식사가 과연 호르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과식과 감식에 대한 오래전 연구를 찾아보니 스탄스의 말과 일맥상통했다. 1986년 과학 저널 <메타볼리즘Metabolism>에 실린 연구에서 군살 없는 사람은 과식을 하면 안정시대사율이 증가했으나 비만인 사람들은 증가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마른 사람이 날씬해지려고 할 때 더욱 효과가 큰 경향이 있다는 결과다. 하지만 신진대사의 증가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고, 과식에 따른 칼로리 섭취를 신진대사 증가로만 상쇄할 수 없다. 많이 먹으면 누구나 살이 찐다. 결론적으로 속임 식사로 가장 큰 효과를 얻고 싶다면 식사 외에 전체 식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운동·영양 과학박사 마이클 옴스비Michael Ormsbee의 주장이다. 먹고 싶은 것을 계속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원하는 음식은 먹되 전체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 속임 식사 하는 방법 1 최적의 음식 음식은 당신의 체중 감량 식단에서 무엇이 가장 부족한가에 달려 있다. 지방 섭취를 제한해왔다면 갈빗살, 치즈 케이크 등의 고지방 음식도 좋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해왔다면 백반 정식, 파스타, 감자튀김 또는 다른 고탄수화물 식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음식을 갈망한다면 앞의 음식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엄격하게 금지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체중 감량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아라곤은 말한다. 특정 음식을 갈망하면 오히려 온통 그 생각 때문에 통제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원하고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선택하라. 그것이 가장 좋은 속임 식사다.
2 최적의 시간 주말은 자신을 제어해줄 회사도 친구들도 없는 경우가 많다. 속임 식사를 수행하기에 가장 위험한 시간이다. 종일 또는 주말 내내 속임 식단이 이어지면 통제력을 잃고 폭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이 이상적인 시간인데 취침시간과 가까워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총 식사 시간은 45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또한 힘든 운동 전날 저녁에 원하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추가로 섭취한 칼로리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으며 이는 다음 훈련 과정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다.
3 최적의 계획 아라곤이 추천하는 세 가지 속임 식사법 · 일주일에 한 번 마음껏 정크푸드로 2,000~ 3,000㎉를 섭취한다. · 일주일에 두 번 1,000~ 1,500㎉ 식사를 한다. · 매일 조금씩 200~ 300㎉ 정도로 먹고 싶은 음식을 섭취한다. 아라곤은 전체 식사를 100으로 한다면 90%는 체중 감량 식사를 하고, 10%는 원하는 음식으로 칼로리를 얻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스키드모어 대학의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참가자들의 15% 정도는 자유로운 칼로리 섭취를 보장했고, 다수가 15%를 한 주 동안 2번 나누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것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체중 감소패러다임에 아무 상관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속임 식사는 체중 감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덜어주며, 요요현상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적어도 속임 식사 계획을 따르는 한 생일 케이크조차 먹지 못하는 신세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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