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The Sting)
최용현(수필가)
‘내일을 향해 쏴라’(1969년)의 조지 로이 힐 감독과 명콤비인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가 다시 뭉쳐서 만든 버디무비 ‘스팅(The Sting)’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두 사기꾼이 갱단 두목을 상대로 크게 한탕 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케이퍼무비(caper movie)이다. 스팅(Sting)은 쏘다, 찌르다, 침 등의 뜻을 지녔는데, 여기서는 크게 한방 먹인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스팅’(1973년)은 실제 형제가 저지른 사기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쓴 데이빗 모러의 저서 ‘The Big Con: Story of the Confidence Man’을 영화화한 것이다. 제작비 550만 달러를 들여 전 세계에서 1억6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도 1978년에 개봉하여 서울 관객 33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러닝 타임은 129분.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의상상 편곡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하였다. 흑인음악가 스콧 조플린이 1902년에 작곡한 피아노곡 ‘엔터테이너(The Entertainer)’는 재즈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래그타임(ragtime) 곡인데, 이것을 경쾌한 선율로 편곡하여 영화에 삽입한 마빈 햄리시는 아카데미 편곡상을 받았다. 1974년 빌보드 차트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원제목보다 ‘스팅’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36년 9월 어느 날, 좀도둑 후커(로버트 레드포드 扮)는 파트너인 루터와 함께 행인의 돈 11,000불을 절묘한 사기로 뺏는다. 그런데 그 행인은 시카고의 거물 갱 두목 로네간(로버트 쇼 扮)의 심부름을 가던 중이었다. 그 일로 루터는 로네간의 부하에게 목숨을 잃고, 후커는 돈을 요구하는 타락한 형사반장 슈나이더에게 위조지폐 2,000불을 준다. 후커는 루터의 복수를 위해 시카고의 거물 사기꾼 곤도프(폴 뉴먼 扮)를 찾아가고, 위조지폐라는 것을 알게 된 슈나이더 반장은 후커를 잡으려고 시카고로 쫓아온다.
- 무대설정(The Set-up) : 곤도프와 후커는 포커와 경마를 좋아하는 로네간을 속여서 크게 한방 먹일 준비를 한다. 먼저 포커로 로네간의 목돈을 따내고 나중에 경마로 결정타를 먹이기로 하고 곤도프의 술집에서 치밀하게 각본을 짠다. 이때 슈나이더 반장이 위폐범 후커를 잡기 위해 술집에 나타나지만 마담이 기지를 발휘하여 쫓아낸다.
- 낚시 바늘(The Hook) : 곤도프와 후커는 널찍한 부동산을 임대하여 경마영업장(OTB)으로 꾸민다. 또, 이들은 마담을 시켜 기차에서 포커장으로 향하는 로네간의 지갑을 소매치기하는데, 그 돈을 들고 간 사기포커의 달인 곤도프는 포커판에서 로네간의 돈 15,000불을 딴다. 돈을 내려던 로네간은 그때서야 15,000불이 든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는데, 곤도프는 곧 사람을 보내겠으니 돈을 준비하라며 먼저 자리를 뜬다.
잠시 후, 곤도프가 보냈다며 이름을 캘리로 바꾼 후커가 돈을 받으러 온다. 후커는 마담이 소매치기한 지갑을 로네간에게 돌려주면서 자신은 주인 곤도프에게 원한이 많다면서 곤도프가 운영하는 경마영업장을 자신이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로네간은 반신반의한다.
- 이야기(The Tale) : 후커는 미국은 땅이 넓어서 시차(時差)를 이용하면 좀 전에 벌어진 경기결과를 미리 알 수 있다고 로네간에게 설명하면서, 매수한 전신국 직원이 결과를 알려주기 때문에 OTB 앞 카페에서 전화로 1등마에 대한 정보를 듣고 와서 바로 투자하면 된다고 말한다. 로네간은 후커가 마련해준 2,000불을 알려준 대로 투자해보는데 실제로 우승하자 크게 놀란다. 그래도 의구심이 남아있는지 전신국 직원을 한번 만나보겠다고 한다.
- 전신회사(The Wire) : 다음날, 곤도프 일당 두 명이 전신국에 들어가서 페인트칠 의뢰를 받았다며 직원들에게 잠시 나가 있으라고 말한다. 한 사람은 자리에 앉고, 한 사람은 페인트칠을 시작하는데, 곧이어 후커가 로네간을 대동하고 전신국에 도착한다. 앉아있던 전신국 직원(?)이 페인트칠 중이라며 로네간을 밖으로 안내한다.
- 봉쇄(The Shut-out) : 공중전화 박스에서 나오던 후커는 슈나이더 반장에게 꼼짝없이 잡혀서 FBI 사무실로 끌려간다. FBI 요원들은 후커를 미끼로 연방급 사기꾼 곤도프를 잡을 계획이라며 곤도프에게는 비밀로 하고 자신들에게 협조를 해주면 풀어주겠다고 말한다. 결국 후커는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하고 풀려난다.
- 스팅(The Sting) : 작전일 전야, 마담과 함께 잠을 자던 곤도프도, 그동안 눈독들이던 식당 여종업원에게 걸었던 작업이 성공하여 함께 잠자리에 든 후커도 밤잠을 설친다. 드디어 운명의 날이 밝자, 로네간은 거금 50만 불을 들고 와서 전화로 불러준 마권을 산 후 OTB의 객석에 앉아있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귓속말로 그 말은 2등마라고 말한다. 당황한 로네간이 창구로 가서 환불을 요청하는 순간, 총을 든 FBI 요원들이 ‘꼼짝 마!’ 하면서 들이닥친다.
FBI 요원들이 후커를 그냥 보내자, 곤도프는 후커가 배신한 것을 알아채고 권총으로 후커를 쏜다. 이를 본 FBI 요원이 곤도프를 쏜다. 슈나이더 반장은 FBI 요원들의 지시대로 로네간을 압송하여 밖으로 나간다. 그때서야 바닥에 쓰러졌던 곤도프와 후커가 일어나 서로를 쳐다보며 웃으면서 영화가 끝난다. FBI 요원들도 그들과 한패였던 것이다.
이 영화는 서장에 이어 1단계 ‘무대설정’에서부터 6단계 ‘스팅’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기승전결로 연결되어있다. 압권은 두 주인공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마지막 부분의 반전이다. 이 영화는 사기꾼들의 범죄수법을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케이퍼무비의 교과서가 되었고, 이후 케이퍼무비들은 대부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다.
첫댓글 저희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당시 영화의 흥행 덕분에 원작소설도 베스트 셀러가 되었지요.
너무 유쾌한 포뉴먼
네, 폴 뉴먼은 멋진 배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