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도 요령이다. 겨우내 묶었던 살림살이를 들어내고 대청소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힘을 덜 들이면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겨울 살림살이를 정리하면서 불필요한 물건과 다시 사용할 물건을 분류하는 일이 첫 번째, 그 다음이 청소와 정리 정돈이다.
▷ 알뜰하게 버리는 기술
혼자서든 도우미와 함께든 대청소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살림살이 분리다. 먼저 철지난 겨울 살림살이와 봄에 사용할 살림살이의 위치를 바꿔야 한다. 겨울 이불, 카펫, 난방기구, 옷가지 등은 깨끗이 손질해 압축 팩이나 상자에 담아 적당한 자리에 보관한다. 봄에 사용할 가전제품이나 패브릭은 청소가 모두 끝난 다음에 꺼내놓는다.
이렇게 겨울 살림살이를 정리하다 보면 비싸게 주고 산 옷이나 작아진 옷, 낡은 신발 등 겨우내 사용하지 않았지만 버리기 아까워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있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쌓아두면 살림이 늘어 집을 무겁게 하는 원인이다. 집을 넓게 쓰기 위해서는 때론 포기하고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2년 이상 입지 않은 옷은 처분한다 옷을 정리하다 보면 2년 이상 입지 않았거나 올겨울에 한두 번 입었지만 다시 입을 일이 없는 옷도 있다. 유행이 지났거나 비싸게 주고 샀으니 언젠가는 입겠지 하고 묵혀둔 옷들 중 겨우내 손도 안 댄 것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신발은 가족이 모여 함께 각자 작아진 것이나 낡아서 버릴 것, 빨거나 고쳐서 다시 신을 것을 분류한다.
필요한 만큼만 갖고, 넘치는 것은 줄인다 냄비나 밀폐용기 등 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그릇들이 주방이며 다용도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 여분 1~2개를 포함해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과감하게 정리하자. 새 살림일 경우 친척이나 이웃들에게 나눠주면 좋은 선물이 된다. 새것을 쓸 요량이면 낡은 것은 버린다.
창고와 다용도실에는 버릴 물건이 반이다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넣어두는 베란다 창고와 다용도실도 둘러보자.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구부터 언젠가는 고쳐 쓰겠다고 넣어둔 가전제품, 벽시계, 아이 용품 포장지 등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막상 다시 사용할 일이 없는 물건들이 반이다. 하나씩 점검해서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고, 고민이 되는 물건과 계속 사용할 물건은 남겨둔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화장품도 정리한다 냉동실과 김치냉장고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 있다. 지난 설에 시댁과 친정에서 가져온 음식을 비롯해 냉동시킨 지 오래된 고기, 해물 등은 과감히 버린다. 찬장에 둔 캔이나 봉지에 담긴 식품들도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화장품이나 약품도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사용하지 않는 도구들은 버린다.
물려주고 재활용하자 아이 용품이나 비교적 깨끗한 아이 옷과 가방, 책 중에는 친척이나 이웃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많다. 이웃에 어린아이가 있다면 한번 물어볼 것. 또 < 아름다운 가게 > 등에 기증하면 새 주인을 맞을 수 있고, 그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쓰인다. 재활용을 위해 기증하거나 물려줄 물건은 상태가 좋은 것으로 선별하고, 깨끗이 빨거나 세척해야 받는 사람 기분이 좋다. 이런 물건은 따로 모아놓았다가 깨끗이 해서 넘겨주는 예의를 지킨다.
고민되는 물건은 나중에 다시 생각한다 버릴지 말지 고민되는 옷이나 가방 등은 일단 박스에 담아둔다. 급하게 버렸다가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 시간이 있을 때 꺼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버릴지 말지 결정한다.
버릴 때는 분리하는 예의를 지킨다 버리는 물건이라고 쓰레기봉투에 모두 담는 몰상식한 행동은 피하자. 버릴 물건일수록 분리수거를 철저히 한다. 화장품, 캔이나 병 제품은 내용물을 비우고 버리고, 의류는 의류 수거함에 넣도록 한다.
▷ 효율적인 청소 요령
무조건 쓸고 닦는다고 집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청소에도 순서가 있다.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치운 곳이 더러워져 다시 치워야 하는 수고를 하게 된다. 먼저 창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킨 뒤 부실별로 나눠서 청소하는 것이 순서. 방부터 시작해 주방, 다용도실, 거실, 베란다, 현관, 욕실 순으로 한다. 또 부실을 청소할 때는 수납장의 물건을 모두 꺼내 정리하고 수납장 내부를 청소한 다음 다시 수납하고, 마지막으로 공간 전체를 청소한다. 가구 배치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가구를 옮길 곳을 치우는 것이 순서다.
청소할 때 먼지떨이를 이용하면 먼지와 세균, 곰팡이 포자 등이 공기 중에 날려 되레 집 안 공기가 오염될 수 있다.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안에서 밖으로 먼지를 흡입해 제거하고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청소를 하면 먼지가 날리게 되므로 청소가 끝날 때까지 창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킨다. 방 청소를 시작했다면 방과 통하는 거실의 창문까지 열어두고, 청소를 마무리한 뒤 30분 정도 더 환기를 시킨다.
수납장 정리부터 한다 침실에서는 옷장, 거실에서는 수납장, 주방에서는 싱크대 수납장 등 수납된 물건을 꺼내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건을 모두 꺼내고 수납장 청소를 먼저 한 다음 계속 사용할 물건만 남기고 겨울옷이나 패브릭, 살림살이를 깨끗이 정리해 수납장 안쪽이나 위쪽으로 정리한다. 앞으로 사용할 물건들은 꺼내기 좋은 곳으로 위치를 바꾸어 수납한다.
물건은 깨끗이 세탁하거나 닦아서 보관한다 수납장에서 꺼낸 물건을 다시 넣을 때는 깨끗이 닦아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 욕실이라면 용품을 모두 꺼내 물때와 손때를 깨끗이 닦아 밖에 놓았다가 욕실 청소를 끝낸 뒤 다시 수납한다. 주방은 양념부터 그릇까지 모두 씻은 뒤 수납장 내부를 청소하고 다시 수납한다.
패브릭은 세탁해서 보관한다 침구와 커튼, 러그, 카펫 등 패브릭은 세탁이 필요하다. 먼저 패브릭을 걷어 세탁소에 보낼 것은 따로 베란다로 내놓고 나머지는 바로 세탁기에 넣는다. 이불솜은 햇볕에 살균이 되도록 베란다에 널어 말린다.
천장부터 바닥 쪽으로 먼지를 제거한다 먼지 제거는 위에서 아래로. 천장에 진공청소기의 흡입구를 대고 먼지를 빨아들인다. 가구 위 먼지도 없애고, 창틀과 방충망, 마지막으로 바닥의 먼지를 제거한다. 바닥에서 가장 빠뜨리기 쉬운 부분은 침대 밑모서리. 침대를 앞으로 살짝 뺀 뒤 구석까지 치운다.
숨어 있는 먼지도 놓치지 말자 평소 청소할 때 지나치던 곳까지 섬세하게 청소한다. 대표적인 곳이 전등과 액자 주변, 선반 위, 타일 틈새, 가구 위와 뒤, 바닥이다. 여건이 된다면 가구를 앞쪽으로 뺀 뒤 평소 손이 가지 않던 가구 뒤쪽과 바닥의 먼지를 제거하고 걸레질을 한다. 천장이나 가구 위는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 먼지를 잡는 청소포를 밀대 청소기에 끼워 사용하면 손이 닿지 않는 벽면과 모서리까지 구석구석 닦을 수 있다.
물걸레로 먼지를 말끔히 닦는다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한 뒤에는 물걸레질을 한다. 가구는 물걸레질을 하고 바로 마른 걸레로 물기를 닦아줘야 변형이 생기지 않는다.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도 좋다. 스팀청소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걸레질은 한쪽 방향으로 한다 걸레질을 할 때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 먼지를 사방에 흩트리게 되므로 한쪽 방향으로 먼지를 모으듯이 하는 것이 정석. 마룻바닥은 결을 따라 닦아야 한다. 또 먼지를 효과적으로 없애려면 책상이나 장식장 등 높은 곳의 먼지를 닦은 다음에 걸레질을 해야 한 번에 깔끔하게 청소를 끝낼 수 있다.
얼룩은 세정 티슈로 없앤다 대청소를 한다고 세제를 풀어 바닥을 닦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무리해서 어렵게 할 필요는 없다. 잘 지워지지 않는 가구나 바닥의 얼룩은 걸레로 닦을 필요 없이 세정제가 묻은 티슈로 간편하게 해결한다. 세정 티슈는 한 번 쓰고 버리면 되기 때문에 다시 빨아 쓰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리하다.
▷ 퍼펙트한 정리 노하우
살림살이의 배치를 바꾸는 것도 봄 청소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겨울 살림살이를 모아 수납장 안쪽이나 위쪽에 배치하고, 앞으로 사용할 살림살이는 손이 잘 닿는 곳에 수납하는 것이 핵심. 또 제한된 수납공간을 넓게 쓰려면 수납 도구를 적극 활용한다. 장롱을 넓게 쓰고 싶다면 겨울옷과 패브릭은 압축 팩을 활용해 용량을 줄인 다음 박스에 담아 침대 밑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수납장의 공간을 나눠주는 바구니나 상자, 선반, 봉, S자 고리 등 보조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아이디어다.
보이게 할 것과 감출 것을 나눈다 보이는 수납은 넣고 꺼내기가 편하지만, 항상 노출되어 있어 먼지도 많이 타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보이게 정리하고, 사용 빈도가 낮은 물건은 숨기는 것이 좋다. 이 원칙은 장롱이나 수납장 안에서도 적용된다. 봄에 입을 옷과 소품은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철지난 옷과 소품은 상자나 바구니에 담아 옷장 안쪽이나 위, 또는 부직포 커버를 씌워 보관한다.
비슷한 것끼리 모아 정리한다 용도나 크기가 비슷한 것끼리 모아 수납한다. 옷은 계절별로 모으고, 벨트나 스카프, 가방 등은 각각 모아서 수납한다. 또 거실에서 사용하는 리모콘류는 한데 모아 바구니에 담아놓고, 잡지류와 아이 용품도 한데 모은다. 주방의 조리도구와 냄비, 밀폐용기, 양념 등도 용도가 비슷한 것끼리 모아놓는다. 다용도실의 경우 세제는 모아 세탁기 주변에 배치하고, 주방에서 나온 식품이나 그릇들은 수납장에 칸칸이 정리한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수납장은 처음 정리할 때와 달리 몇 번 꺼내고 넣기를 반복하다 보면 다시 어질러지기 십상이다. 수납장 안의 공간을 나눠 물건마다 제자리를 만들어주면 공간 활용도도 높고 다시 어질러지지 않는다. 서랍장이나 화장대 등의 서랍은 칸막이를 세우거나 바구니나 작은 상자를 활용해 공간을 나눠도 좋다. 싱크대나 옷장은 네트나 간이 선반 등을 이용해 공간을 나누는 것이 좋다.
상자를 활용해 정리와 수납을 해결한다 수납함과 MDF 박스는 기본이고 아이들 장난감이나 구두, 액세서리, 택배 상자 등을 활용하면 정리에 도움이 되고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부피가 큰 겨울옷이나 패브릭은 압축 팩에 담아 부피를 줄인 뒤 상자에 담아 침대 밑에 넣어두면 옷장을 한결 넉넉하게 쓸 수 있다. 액세서리는 상자에 담에 보관하면 깔끔하다. 구두 상자도 버리지 말자. 부츠나 가끔 신는 구두를 상자에 넣고 이름을 적어 보관하면 신발장 정돈이 수월하다. 양념 용기도 긴 병에 담긴 것, 봉지에 담긴 것 등을 나눠 각각 상자에 담아두면 정리는 물론 양념이 흘러내려도 청소가 간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