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의 ‘1855년 등급분류’에서 레드 와인은 메독 지역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유일하게 인근의 그라브 지역에서, 그것도 1등급(Premiers Crus, 프르미에 크뤼)으로 선정된 샤또가 있었으니 바로 〈Ch. Haut-Brion(샤또 오 브리옹)〉이었습니다. 17세기부터 영국 런던의 사교계에서도 〈Ch. Haut-Brion(샤또 오 브리옹)〉은 단연 인기 만점이었는데, 이렇게 워낙 명성이 자자하다 보니 파리 세계박람회 출품을 위한 등급분류에서도 차마 제외시킬 수가 없었던 거지요.
〈Ch. Haut-Brion각주 (샤또 오 브리옹)〉은 덜 숙성됐을 때는 맛이 강하지만 숙성될수록 부드러운 과일 향을 냅니다. 소박한 맛을 감싸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바로 이 와인의 매력입니다.
전통적인 오크통이 아니라 스테인리스통에서 3주간 발효시킨 뒤 나무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이 와인의 양조비법 중 하나입니다.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패한 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프랑스의 배상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는데, 프랑스의 외무장관 딸레이랑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Ch. Haut-Brion(샤또 오 브리옹)〉 와인과 당대 최고의 요리사 앙뚜안 까렘을 대동하여 일주일간 이어지는 파티를 열었습니다. 비록 패전국의 입장이었지만 식탁을 주도하는 당당한 맛 때문이었을까요? 딸레이랑은 시종 여유 있고 주눅 들지 않은 모습으로 회의를 마쳤고, 회의의 결과도 프랑스에게 불리하지 않게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00년도에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자끄 시락 프랑스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물로 가져온 와인이 〈Ch. Haut-Brion(샤또 오 브리옹)〉이었습니다. 세컨 와인은 〈Le Clarence de Haut-Brion(르 끌라랑스 드 오 브리옹)〉.
샤또 오 브리옹은 아주 소량의 명품 화이트 와인도 생산합니다.
보르도 5대 샤또 와인들을 한 자리에서 비교하면서 마셔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지만, 와인 동호회를 통해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알려져 있는 대로 각각의 특성들에 대해 확실하게 실감하면서 음미할 수 있었는데, 제 코와 입 그리고 뱃속이 가장 호강한 날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보르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들각주 도 생산되지만, 그 외에 저렴한 일반급 와인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일반급 보르도 와인들로는 〈Ch. Mouton-Rothschild(샤또 무똥 로췰드)〉의 보급형 와인인 〈Mouton Cadet(무똥 까떼, 레드/화이트/로제)〉와 Ch. Haut-Brion(샤또 오 브리옹)을 소유하고 있는 끌라랑스 딜롱사에서 보급형 와인으로 내놓은 〈Clarendelle Rouge(끌라랑델 레드/화이트/로제)〉를 비롯해서 Calvet(깔베), Ginestet(지네스떼), Castel(까스뗄), Jean-Pierre Moueix(장 삐에르 무엑스), Dourthe-Kressmann(두르뜨-크레스만), Cordier(꼬르디에), Michel Lynch(미셸 린치), Lichine(리쉰), B&G(Barton & Guestier, 바르똥 & 게스띠에)사 등에서 생산하는 중저가 와인들이 있습니다.
메독 외에 쌩 떼밀리옹, 그라브, 쏘떼른 등 보르도 지방의 주요 산지들에서도 자체 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고급 와인들이 있습니다.
1981년 | 85점 | 1997년 | 89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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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 94점 | 1998년 | 96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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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 87점 | 1999년 | 93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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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 84점 | 2000년 | 98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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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 94점 | 2001년 | 94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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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 93점 | 2002년 | 89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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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 - | 2003년 | 97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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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 91점 | 2004년 | 92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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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 100점 | 2005년 | 10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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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 96점 | 2006년 | 96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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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 86점 | 2007년 | 92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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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 90점 | 2008년 | 96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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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 92점 | 2009년 | 10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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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 93점 | 2010년 | 98~10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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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 96점 | 2011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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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 92점 | 2012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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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오 브리옹의 빈티지별 로버트 파커 평점 (RP) 와인명 | 생산지역 | 블렌딩 비율 | 가격 예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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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âteau Latuour 샤또 라뚜르 (연간 생산량 : 약 20만 병) | 메독 지역의 뽀이약 마을 (Pauillac) | 포도재배 비율 -CS 80% : Merlot 15% : Petit Verdot & CF 5% 2005년 빈티지 블렌딩 비율 -CS 87% : Merlot 12% : Petit Verdot 1% | $675 |
Château Margaux 샤또 마고 (연간 생산량 : 약 14만 병) | 메독 지역의 마고 마을 (Margaux) | 포도재배 비율 -CS 75% : Merlot 20% : Petit Verdot & CF 5% 2005년 빈티지 블렌딩 비율 -CS 85% : Merlot 8% : CF 2% | $675 |
Château Lafite- Rothschild 샤또 라피뜨 로췰드 (연간 생산량 : 약 25만 병) | 메독 지역의 뽀이약 마을 (Pauillac) | 포도재배 비율 -CS 70% : Merlot 25% : Petit Verdot 3% : CF 2% 2005년 빈티지 블렌딩 비율 -CS 88.8% : Merlot 10.7% : CF 0.5% | $625 |
Château Mouton- Rothschild 샤또 무똥 로췰드 (연간 생산량 : 약 30만 병) | 메독 지역의 뽀이약 마을 (Pauillac) | 포도재배 비율 -CS 80% : CF 10% : Merlot 8% : Petit Verdot 2% 2005년 빈티지 블렌딩 비율 -CS 85% : Merlot 14% : CF 1% | $775 |
Château Haut-Brion 샤또 오브리옹 (연간 생산량 : 약 27만 병) | 그라브 지역의 뻬싹 마을 (Pessac) | 포도재배 비율 -CS 45% : Merlot 37% : CF 18% 2005년 빈티지 블렌딩 비율 -Merlot 56% : CS 39% : CF 5% | $615 |
보르도의 5대 샤또(메독 그랑 크뤼 1등급) • 같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블렌딩 비율은 빈티지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를 수 있음. 이것은 맹목적으로 블렌딩 비율을 지키는 것보다는 그 해의 각 품종별 작황의 차이를 일부 반영해서 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이며, 이것을 프랑스어로 ‘ca dépant(싸 데빵)’이라고 함
• ‘가격예시’는 2011년 현재 뉴욕의 쉐리-르마 와인샵 가격 기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