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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143호 (14/8/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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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회 '길마중길-양재천길' 주말걷기 후기
안내 : 진풍길 (한사모고문 <kingkingjin@hanmail.net>) 안내 : 소정자 (한사모회원 <3535so@hanmail.net>) 글, 편집 : 이순애 (주말걷기부단장 <soonae1211@naver.com>) 사진 : 이영균 (사진위원 <ykrhee10@hanmail.net>)
김민종, 김석진, 박찬도, 박해평, 박화서, 윤종영, 이경환, 이석용. 심상석, 안철주, 윤봉수, 이영균, 이흥주, 장주익, 황금철, 김소영, 김소자, 김영자, 김옥연, 김정희, 나병숙, 엄명애, 윤삼가, 윤정아, 이복주, 이순애, 이영례, 장정자, 정미숙, 최경숙, 김동식.송군자, 김영신.윤정자, 김창석.김경진, 김태종.양정옥, 박동진.방규명, 이창조.정광자, 정전택.김채식, 정정균.임금자, 진풍길.소정자, 함수곤.박현자(50명).
마른장마가 끝나자마자 진짜 장마처럼 끊임없이 비가 내린 한 주였습니다. 때마침 (2차 장마)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어요.
비는 9월 초까지 산발적으로 내려 가을 열매가 맺히는 걸 방해하려나 봐요
어제 처서가 지났습니다. 햇빛도 조금씩 가을빛을 머금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서에 비가 내리면 흉작이 든다고 걱정을 한 덕분인지 서울은 처서인 어제부터 날이 비가 개서 다행스러웠지요
구름이 뾰로통한 얼굴로 해를 가리고 있는 오후 3시 30분 350회 걷기에 꼭 50명 회원이 신논현역 7번 지하에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진풍필 고문님과 소정자 님 부부께서 < 길마중길-양재천길>걷기 안내를 해주시는 날입니다.
지난 5월에는 김동식 고문님과 송군자 님 부부가 이 길을 안내하셨지요. 언제 걸어도 시원하고 그늘진 자락으로 모자도 필요없는 명품길입니다.
날씨가 쾌청한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다른 날보다 많은 회원이 참석했을까요? <서울의 중심지역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지요>
영리하신 이영례 님의 맞장꾸가 유쾌합니다.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더 반갑고...> 김정희 님의 명답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50이란 숫자는 한사모 걷기 등록회원 대비 참가인원 최고의 황금비율은 아닐까요?
50명이 넘는 단체인원이 지나가면 자칫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식당 잡기도 어려운 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350회 오늘 걷기에는 여학생 25명 남학생 25명이 참가하여 서로 짝을 맞추었어요.
진풍길 고문님이 걸어야 할 길을 자세히 설명하십니다. 신논현역 7번 출구 - 길마중길 - 서초구청 뒷산 -꽃길쉼터- - 마루터기 쉼터 정자 - 바우뫼 공원을 향하여 하산 - 바우뫼 공원 - - 양재천변길(사진촬영) - 매헌역 - 식당순이랍니다.
6km가 조금 넘을 짧은 길이니 쉬엄쉬엄 놀며쉬며 처언∼천히 걸어도 된다는군요.
그런데 회원들이 어째 여엉∼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네요.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진 고문님이 안내하신 길이 만만치 않게 길고 험난한 여정이었던 걸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지요.
이유를 눈치채신 부인 소정자 님이 손수 준비해 오신 황남빵을 양정옥 님의 도움을 받아 일일이 숫자를 세어가며 나눠 주시는군요.
곧 신논현역 7번 출구를 나오니 교보문고가 보입니다.
이어 아파트군 옆 우거진 숲 사이 평탄한 흙길 <녹색길>에 들어섰지요.
맥문동 보랏빛꽃이 군락을 이루며 가지런히 정렬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매미도 기다렸다는듯 목청을 가다듬어 합창을 하며 일행을 반겨 줍니다.
이영균 사진위원님이 이 광경을 담느라 몸을 바삭 낮추고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백합과 여러해살이 풀인 맥문동은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나무 아래에서 잘 자라지요. 위를 보니 소나와 삼나무가 빼곡합니다.
간밤에 아무도 몰래 서로 교신(交信)을 했나? 외줄기 시원한 매미소리를 신호로 일제히 받쳐 든 보랏빛 촛불들!
올곧은 심지로 추구하는 꿈이 있음을 무언(無言)으로 말해 주는 듯. 작은 것도, 함께 모이면 큰 힘이 된다.
박현자 시인의 <맥문동>이 떠오릅니다.
<매미소리가 맥문동꽃 피는 신호인 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제가 여쭈었지요.
<몇 년 전 매일 효창공원을 걸으며 체험으로 알았어요. 늦여름 매미가 목청을 높일 때면 어김없이 보랏빛 맥문동 꽃들이 군락을 이루었거든요.> 아, 시인의 세심한 관찰력과 탄복할 표현력 이라니!
많은 사람의 염원이 서린 돌무덤에는 오늘도 가슴에 작은 등불을 켜는 사람들의 손길이 스쳐갑니다.
경부고속도로 옆 서초1교 서초2교 서초3교를 차례로 지납니다.
길마중길 다리 야생화 정원입니다. 직사각형 화분에는 구절초 목화 도라지 허브 은방울꽃 후룩스 꽃나무가 담겨져 있습니다.
구절초처럼 아직 피지 않은 꽃도 있고 은방울이나 도라지처럼 이미 져버린 꽃도 있습니다.
국립외교원을 지나 서초구청 마당에 닿았습니다. 그곳에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시던 김영신 걷기 총무님과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잠시 쉬며 황남빵을 드시는 회원님들 표정이 환합니다.
김영신 걷기 총무님과 인철주 부단장님 그리고 저, 셋이 회원명단에서 참석하신 한 분 한 분 이름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혹시 참석하신 회원 중 한 분이라도 이름이 빠지면 당사자가 얼마나 서운할까를 잘 아는 까닭입니다.
일일이 확인을 해도 착오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을까봐 여간 신경을 쓰는게 아니랍니다.
이제 조금씩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하늘은 찌푸렸지만 비가 오려는지 습기 찬 날씨가 여간 후덥지근하지 않네요.
꽃길쉼터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계속 내린 비로 여러 종류의 버섯이 큼지막하게 자라고 있더군요. 꽃같고 빵같아 덥썩 입에 물고 싶지요?
마루터기쉼터에 오르니 쉴 수 있는 정자가 안성맞춤입니다.
어김없이 박화서표 인절미와 김창석표 칵테일이 등장합니다.
바람도 쉬어 갈 심산인지 움직이지 않는 정자에서 김창석 님의 하모니카 반주로 동요를 불렀지요.
(맴맴, 꽃밭에서, 낮에 나온 반달)을 부르고 나서 (한사모 주제가)를 부르니 다시 힘이 납니다.
안내자 진 고문님이 <내려가는 길은 특별히 조심하셔야 해요.>하고 부탁 하시자 어디선가 <왜요? >하고 묻는 소리가 들립니다.
<비탈길이니까요> 대답을 따라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조심조심 나병숙 님을 호위하며 보살피는 심상석 고문님의 손길이 든든합니다.
바우뫼산을 향해 내려오다 바우뫼공원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꽉찬 일정입니다. 작고 낮지만 이름대로 바위산이어서 특히 조심해야 했지요.
양재천으로 내려와 시민의 숲 실내수영장을 바라보는 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은 남학생들이 앞으로 나오세요.> <아, 그래 앞에서 남학생들이 찍는 날도 있어야지> 미리 맨앞에 자리를 잡고 모델을 하려던 여학생들이 뒤로 물러납니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 진 고문님은 계단 뒤로 돌아서 걸어 나갈 것을 주문하십니다.
알고보니 이런 방법으로 여학생을 특별 배려해 주셨군요!!
영동1교 아래 개천은 큰 돌다리를 밟고 건너야 합니다.
정정균 사무국장님이 허리를 굽히더니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시네요. 지리산 피아골이나 뱀사골 계곡물을 연상하며 손을 담갔지만 생각보다 영 맑지도 시원하지도 않아 실망하셨나 봐요.
우레탄 평탄길 얼마를 더 걸었을까요? <아니! 쉽고 짧은 길이라더니 정말 맞는 말인가요?> 어느 회원님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럼 그렇지요. 벌써 만보기 숫자가 만을 넘었답니다. 진 고문님 기준으로 볼 때만 쉬운 길이었던 게지요. .
그래도 지치지 않고 발걸음도 가볍게 식당 (양재해장국)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의 건배사는 <한사모를 사랑합니다>입니다.
안내하신 진 고문님이《한사모를》하고 잔을 높이 드시자 회원들은《사랑합니다》로 크게 화답을 했습니다.
메뉴는 큰 냄비에 가득 담긴 감자탕이었습니다.
누구라도 배부르게 드실 만큼 푸짐한 양이 수고하신 두 분의 마음씨를 닮았어요.
이 맛집을 찾으시느라 진 고문님 부부는 다섯 번이나 근처 식당을 찾아 직접 맛을 보시고 품평회 결과를 바탕으로 저울질을 하셨답니다.
조금 실수도 하고 어긋나기도 하는 게 사람의 일이라지만 진 고문님은 한사모에서 하는 일은 완벽해야 한다는 걸 신앙처럼 여기시는군요.
다음주 걷기를 안내하실 이복주, 양정옥 님께 깃발을 인계하였습니다. 지하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평화의 문 옆 소나무 그늘 아래 모여 올림픽공원을 걷는답니다.
이석용 걷기 단장님이 다음주 걷기 장소가 변경된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신원영, 손귀연 회원님 차녀 혼사에 참석하시는 회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마음이 모아진 깊은 뜻이라니 마음씀씀이가 따스하지요?
오랜만에 김태종 회장님이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올해 1월 첫편지인 2,043호부터 부탁하신 이야기를 꺼내셨어요
기쁜 일이나 슬픈 일 자랑하고 싶은 일이나 알리고 싶은 이야기 등등을 알려달라 주문했지만 안 알려주시기에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서운해 하시네요.
그리고는 함수곤 전 대표님과 박현자 님의 아드님인 함영훈 KBS 드라마 총감독에 관한 기쁜 소식을 전하십니다.
지난해 김혜수 주연 <직장의 신>으로 드라마 판도를 바꿔놓더니 지난주부터는 드라마<연애의 발견>으로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답니다.
연애에 관한 이별과 만남과 생각에 관한 핫 트렌드, 요즘 젊음이들이 솔직하고 거침없이 내밷는 톡톡 튀는 대사는
<어, 다르네. 외국 드라마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화면이 빨리 움직여 눈을 뗄 수가 없었지요.
시청자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 벌써 와글와글 인터넷을 달구고 있어요.
왜 정유미라는 신인을 기용하여 모험을 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지요. 그 배우가 아니라면 총감독을 그만 두겠다는 배수진을 친 아드님의 배짱과 패기,
과연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누구를 닮은 걸까요?
<월화 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시청하며 젊음을 뒤돌아보고 큰 꿈 이루시길 빕니다>
김 회장님 말씀에 처음 듣는 회원들의 궁금증이 풀어졌어요.
갑자기 이영균 전,운영위원장님이 <30초만!> 하고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짜고짜 <세상에는 없어야 할 것 세 가지와 있어야 할 것 세 가지가 있는데 무언지 아십니까?>
(있고, 없고) 이렇게 대립쌍을 이루는 질문은 청중을 사로잡아 시선집중!으로 만드는 특효약인가봐요. 귀 쫑긋쫑긋 눈 반짝반짝!!
세상에 없는 3무, (비밀없어요, 정답 없어요, 공짜 없어요) 그러면 세상에 있는 3유, (하늘 있어요, 땅 있어요, 주말걷기 있어요) 주말걷기를 강조하자 모두 빵 터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자칫 고요해지는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킨 재치와 순발력이 뛰어납니다.
아! 그래서 한국은행에서 긴 세월 함께 하셨던 이강남 회원님이 임진각 U자걷기 골인 행사장에서 사회자 이 위원장님께 한말씀 하셨지요.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뜻밖의 능력을 발견하고 감탄하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있어야 할 것 세 가지, 비밀, 정답, 공짜 말고도 핑계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었답니다.
완벽하게 안내를 끝내신 진 고문님 부부를 위해 노랗게 익은 해바라기 박수를 보내며 걷기를 끝냈습니다.
지하철 신분당선 매헌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매헌이라는 글자가 그것도 작은 글씨로 괄호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양재시민의 숲(매헌)이라고 쓴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거든요.
황금철 님이 표지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바뀌어진 것 같지 않아요?>
25세 매헌 윤봉길의사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일을 기리는 기념관 근처 지하철 역이름을 보는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무슨 이유일까요?
불현듯 우주만물에 존재하는 신비한 황금비율이 떠올랐습니다. 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황금비율이란 사람의 신체 중 상체와 하체의 비율 1:1.618을 일컫는답니다.
오늘 참가하신 회원 남녀학생 25명씩 50명은 제가 보기에 좋은 황금비율이었지만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황금비율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요?
한사모와 회원 사이, 회원과 회원 사이, 괄호 밖과 괄호 사이의 아름다운 황금비율의 비밀은 또 무엇일까요?
한사모와 회원들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가득 담고서 가을빛 한껏 누리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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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진선생님 내외분 그간도 평안하셧지요. 댓글이 늦었습니다.^^
걷고 싶었던 길이며 함께 하고 싶었던 길이었음에도 참석할 수 없어 애석했습니다.
후기를 읽고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 날을 짐작해봅니다.
내외분, 길 안내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후기와 사진 작가님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