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준호 전시작 중에서)
김준호 사진전"chaos"
전시개요
■ 전 시 명 : 김준호 사진전 < chaos >
■ 전시일정 : 2010년 4월 21일 ~ 4월 27일
■ 오 프 닝 : 4월 21일(수) 오후 6시
■ 장 소 : 사진 전문 갤러리 “gallery NoW”
작가노트
Chaos
씨줄과 날줄로 얽혀지는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는 우리들의 일상은 잘 정제된 알약같이 낱개로 분리된 채 순간마다 chaos(혼돈)속에서 자아들을 캡슐 속 같은 안온함만을 추구하며 소비하는 하는 것은 아닐까?
운동계와 정지계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일까?
타인의 계는 누가 설정하며 타인의 고통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캡슐 속 같은 독립공간을 채우는 일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본다.
평론글
시간과 공간의 각성, 부재의 존재를 상기하다
김석원 (시각예술 평론)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김준호의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산업화로 인한 도시풍경이 불균등하게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회적 풍경은 도시의 중심과 주변이 통일되지 않는 불합리한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 자체의 미, 추를 떠나서 나름대로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 들이다. 김준호는 우리들 주변에 가까이 있으면서 흔하게 여겨졌던 소소한 삶의 현장이 과거의 순간에만 갇혀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추진하는 재개발사업으로 인해서 낡고 지저분한 지역이 개발되는 과정은 아무래도 섭섭하게 느껴진다. 이런 이유는 도시가 자신의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에 대한 기억이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기도 하다. 김준호는 재개발지역을 촬영하는 방법에 있어서 형식적인 방법으로서 연작 사진을 사용했다. 이것은 흑백과 컬러사진으로 나누어진다. 흑백사진의 경우 ‘단 사진’을 찍은 것으로서 단순한 벽에 주목한다. 컬러는 2장, 4장, 5장, 7장으로 연작사진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많은 대상 중에 왜 하필 벽을 촬영했을까 에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벽은 표면적으로 공간을 드러내는데 있어서 부족해 보인다. 그 이유는 이차원적인 특성과 함께 관람자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벽을 통해서 구체적인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거나 혹은, 상황을 연상시키게 하는 작용이 아니라 마음이 이끌리는 그 무엇인 것이다. 그의 행위는 과거 자신의 어떤 모습을 상기하면서 정신적인 무게를 덜어내고 피사체를 붙잡고 싶은 마음으로 느껴진다.
또한, 두 종류의 사진은 모두 재개발 지역이 발생하는 곳을 위주로 촬영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아현동, 중계동, 인천의 십정동, 강원도 영월 등이다. 작가는 지역이 가진 특성을 두드러지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테마로서 파악한다. 김준호의 사진에서 주목되는 것은 관찰자적인 태도이다. 그렇다고 동일한 장소에서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고 일정하게 대상을 관찰하듯이 사진을 찍지는 않는다. 그는 재개발 때문에 낡은 거물이 헐리는 장면을 순차적으로 기록한다. 촬영 방법은 사진을 찍는 사람과 대상 간에 심리적인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런 방식은 본인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수많은 시간 중에 ‘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순간이라는 개념은 그다지 미덥지 않다. 예를 들면, 하루 24시간 중에서 길거리의 모습을 1/125의 셔터 스피드로 찍은 시간이 왜 순간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카메라의 셔터 속도는 1초를 125로 잘라 나눈 짧은 물리적 시간은 작가와의 대상이 교감하는 지점이다.
김준호가 어떤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이 2008년 7월28일 9시 20분 3초라는 시간에서부터 2010년 2월 19일 6시 10분에 촬영한 것이라면 그것은, 그 기간 동안 0.001초라는 지속하는 시간의 사이로 봐야 한다. 사진이 찍힌 순간은, 시간상으로 멈추어져 있지 않다. 움직이는 어떤 상황이 사진으로 포착되었다는 설명보다는, 그 시간에 살아있다는 존재의 지속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않은 시간과 공간을 담고 있는 사진에 기록된 순간은 시간의 매력을 증명한다. 모든 것을 재현하는 사진의 욕심은 시간에 대한 집착이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부재의 존재성, 지나간 시간, 대상과 상실에 대한 의미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작가약력
김준호
개인전
2009. 11 <느림> 갤러리 브레송, 서울
갤러리 MJ, 경주
수상
2008 동아 국제사진 콘테스트 포트폴리오 부문 입상
한국디지탈포토포럼(KDP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