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디워서 설레고 가슴 아픈 영화, Call me by your name
21912447 장지윤
사랑에대한 답는 정해지지 않았기에 1983년 그해 여름 엘리오의 첫사랑은 햇살처럼 반짝였다. 2018년 3월에 국내 개봉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call me by your name'은 17살 엘리오( 티모시 샬라메 )의 청춘에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엘리오 아버지 펄먼 교수( 마이클 스털버그 )는 매년 여름 한명의 젊은 학자를 이탈리아 남부의 별장으로 초대해 그들의 책 출간을 돕는다. 엘리오는 이 지겨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1983년 여름 손님은 미국에서 온 24살 올리버( 아미 해머 ). 엘리오는 늘 그랬듯 자신의 방을 손님에게 내어주며 보내고 싶지 않은 여름을 맞이 한다. 퀴어(queer) 로맨스로 분류되는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지만 유독 이 영화가 신드롬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 성장의 요소
청소년의 성장을 다루는 요소들이 담겨있다. 단순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문화에 가깝다. 고대 그리스는 소년이 성장하기 위해 성인 남성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사회적 멘토링과 에로틱한 관계의 중간즈음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 오프닝과 중간중간에 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등장시킨다. 시리미온 지역의 가르다 호수 옛 유적을 발견하는 장면, 펄먼 교수가 올리버에게 그리스 동상을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동상이 나온다. 이 동상들은 각각의 주인공들과 닮아 있기에 동일시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그 문화가 스며들 수 있다.
영화에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복숭아 신'이있다. 극중 엘리오의 성적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한 장면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그 장면에서 엘리오가 두 가지 감정에 압도된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올리버를 갈망하는 마음, 또 하나는 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혼란이다. 그러고서는 올리버에게 위로를 받는다. 하나의 고비를 넘김으로서 자신에게 한발 더 다가서게된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부터 유대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 올리버와는 달리 엘리오의 가족은 조심스러워한다. 엘리오의 대사에서 '미국인이기도, 이탈리아인이기도, 프랑스인이기도한 아주 이례적인 조합'이라며 자신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유대인이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까지만해도 자신의 정체성 중에하나인 부분을 미정으로 둔 채 지낸 엘리오였다. 올리버와의 사회적 관계를 쌓으면서 이 부분을 명확히 드러낸다. 그 상징으로 영화 후반에 가면서 어느 순간 목걸이를 매고 다닌다. 이는 한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요소이다.
# 느리고 길게 진행되는 호흡
여름휴가가 지루하기만 한 소년의 일상이 아름다운 미쳥년의 등장으로 점점 특별해지는 순간들은 꽤 긴 호흡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다. '왜 나를 봐주지 않지?' '이 마음을 고백하며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물음에 물음이 꼬리를 무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 소년의 심리를 천천히 전개한다. 일반적인 작품과는 다르게 흔히 말하는 '각성'의 순간이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자신의 상태를 혼란스러워하지도 밀어내거나 거부하는 몸부림도 없었다. 앞의 그리스 동상의 등장과 비슷한 맥락으로 자연스럽게 '평범한 사랑'으로 보여졌다.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도 영화가 지적향연으로 비춰지기 보다는 감미로운 사랑이야기로 봐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 원작과 다른 영화만의 전개방법
다음은 원작 소설과는 다른 영화의 전개방법에 이유가 있다. 소설에서는 오직 엘리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즉, 엘리오의 시선을 통해서만이 올리버를 볼 수 있었다. 17살의 소년에 비친 그의 모습은 엘리오에게 무심하고 차갑기만 했다. 필자는 원작의 책을 읽으며 올리버의 속마음도 매우 궁금했었다. . '분명히 묘사된 내용이 전부는 아닐텐데..'하는 답답함이 컸기 때문이다. 엘리오가 온통 올리버로 차있는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달랐다. 처음부터 확신에 찬 순간까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올리버의 눈빛과 감정의 변화들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엘리오와 서로 주고받는 미묘한 감정들까지 알 수 있었다.
또 다른점은 카메라 앵글이 비추어지는 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로에대한 감정을 처음 말하는 시내에서의 장면에서 볼 수 있다. 서로의 솔직한 심정을 꺼내놓은 대목이다. 대사와 대사사이에 십자가의 표시로 카메라 앵글이 돌아갔다가 이어진다. 그 전과 후의 내용도 달라지게 된다. 남자와 남자의 사랑이 금기시되는 상징을 보여줌으로서 관객이 잠시 환기하게 되는 계기를 준다. 이는 더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냈다. 다른 예시로는 몇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자정에 만나자는 메세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있다. 이 후부터 전개되는 장면들에서는 시계를 계속 비춘다. 엘리오가 피아노를 칠 때에도 점심을 먹을 떄에도. 책에서는 엘리오의 조급한 마음과 함께 가는 느낌이었다면 영화에서는 그들이 만나는 자정까지의 시간에 더욱 기대를 걸어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뜨거운 여름의 강렬한 햇빛처럼 관객을 강하게 매료시킬 수 있었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원작과는 다른 나른한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섰다. 이 영화는 상대방을 자신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자신에게 더 다가가게하는 것으로 사랑을 보여준다. 꼭 소설과 영화 둘다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첫댓글 글에 파일이 첨부되지않아 메일로 파일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