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옛문화답사회 2019년 3월 9일 답사지 통영 안정사. 경남 통영 광도면 안정리 벽방산(碧芳山) 자락에 위치한 안정사(安靜寺)는, 신라 태종무열왕 원년인 65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벽방산 정상. 벽방산에서 내려다본 남해 하경(下景). 안정사로 들어가는 숲길. 청정한 느낌을 전해주는 물 흐름.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절은 1751년(영조 27)에 다시 지어진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 · 중건을 거쳐 오늘날에는 법화종에서 가장 큰 사찰이 되었다.
「 안정사 만세루」- - - 문화재자료 145호 1686년(숙종 12)에 정면 5칸 건물로 처음 지어졌는데, 1841년(헌종 7)에 정면 옆면 2칸으로 고쳐 지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형적인 조선 중기 건축양식인 익공식(翼工式) 건물인 만세루(萬歲樓)는 건물 아래로 드나드는 기능은 취하지 않고, 법회를 하는 강당으로 사용되었다. 글자 전체를 휘감아 도는 듯한 서법을 보여주고 있는 萬歲樓/ 만세루 편액. 만세루 내부 모습. 조선 후기 때의 단청 색조인 푸른 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만세루에서 바라다 본 대웅전 영역 모습. 「 안정사 대웅전」- - - 유형문화재 80호 조선시대 법당의 전형적인 모습을 지닌 정면 3칸 옆면 2칸의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이다. 단청이 화려하게 베풀어진 공포는 일반적인 다포계 후기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포(包)의 짜임은 바깥은 3출목, 안쪽은 4출목이다. 법당 안에는 1358년(공민왕 7)에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석가모니불과 문수 · 보현보살로 구성된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불단 윗부분 천장은 금모루 단청을 입힌 보개(寶蓋) 천장으로 꾸몄고, 나머지 천장은 빗반자와 우물반자로 마무리하였다. 마루는 우물마루인데 자귀로 마름질하였다. 보개 천장형의 닫집. 대웅전 왼편에 마련된 용왕상과 그림. 별도의 전각으로 모셔야 할텐데.................
「 안정사 목조 지장 시왕상」- - - 유형문화재 490호 안정사 명부전에 봉안되어 있는 지장보살상과 무독귀왕을 비롯한 시왕의 상은, 1655년(효종 6)에 13명의 조각승이 참여하여 조성한 것이다. 시왕상들은 경책이나 홀을 들거나 혹은 머리에 경책을 얹어, 그들이 지니고 있는 특징과 역할을 다양한 표현력과 연출력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다. 이 상들은 17세기 불상 조성양식을 잘 이어받고 있으며, 복장에서 나온 발원문을 통해 조성시기와 관여한 인물들을 알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 조각사와 조각승 계보 및 명부 신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어준다.
나한전은 언제처음 지어졌는지 분명치 않으나, 1626년에 다시 지어진 정면 3칸 옆면 2칸의 아담한 건물이다. 안에는 1741년에 조성되었다고 전해오는 석가삼존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 통영 안정사 영산회괘불도」- - - 보물 1692호 1702년에 조성된 이 불화의 중앙에는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지은 석가모니불과 문수 · 보현 보살 삼존을 가득차게 그렸고, 본존불인 석가모니불 머리광배 양 옆에는 다보불 · 아미타불과 제자인 아난 · 가섭을 작게 표현하였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조선 후기 괘불도에서 주로 표현되는 방식이다. 또한, 머리광배 내의 꽃무늬, 보관 및 옷에 장식된 무늬 등은 18세기 전후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안정사 종」- - - 보물 1699호 임진왜란 이전인 조선 전기 1580년(선조 13)에 제작된 동종 중에서 대형에 속하는 이 종은, 원래 담양 추월산 용천사에 봉안하기위해 만든 것이다. 1908년 천금을 주고 사들여 옮겨왔다는 내용이 만세루 현판에 기록되어 있다. 종의 겉 모습은 둥근 반원형의 불룩 솟아오른 천판 아래를 시작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종 몸체 중간부분까지 내려오다가 종구(鐘口)로 가까워질수록 오므라지는, 마치 항아리를 엎어놓은 듯한 한국 종의 전형적인 외형을 따랐다. 전체적으로 짙은 검은 색을 띤 동종은, 둥글고 높게 솟은 천판 위에 용 한 마리와 음통을 갖춘 종뉴가 있다. 천판 아래로는 여의두형(如意頭形)의 잎 모양 연꽃무늬 띠가 낮게 표현되었는데, 윗부분이 앞으로 휘어져 마치 별도의 잎을 따로 붙인 듯 입체적이다. 그 아래로는 직사각형으로 표현된 네모난 연꽃무늬 띠를 촘촘히 장식한 상대(上帶)가 배치되었다. 종 몸체에는 중간에 가로선을 기준으로 상 · 하로 구분짓는데, 상단에는 천판 아래로 넓고 긴 연꽃무늬를 돋을새김하였으며, 그 아래로 4개의 연곽(蓮廓)을 장식하였다. 연곽은 사다리꼴이고, 연곽 테두리 띠의 덩쿨무늬 옆으로는 연주문을 돌려 장식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연곽 안에는 활짝 핀 연꽃봉오리 9개를 나타내었다. 하단에는 4개의 당좌(撞座)와 연꽃 덩쿨무늬를 장엄하였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종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그 문양이 매우 아름다운 당좌는, 卍(만)자를 감싼 "육자대명왕진언" 이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卍 자와 진언이 뒤집혀 주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장인의 착가으로 빗어진 결과로 여겨진다. 이 동종은 16세기 범종의 귀중한 예임과 동시에, 전통 한국 종의 17세기 이후 조선 후기 범종으로의 연결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예이다. 「 통영 안정사 연 및 금송패」- - - 유형문화재 284호 안정사 연(輦 가마)은 1752년(영조 28)에 영조의 후궁인 영빈 이씨가 안정사 주지에게, 절 주변 숲을 관리하라는 명을 적은 문서와 금송패(禁松牌) 등과 함께 내려 보낸 것이다. 왕실에서 하사한 연은 사람이 타는 가마가 아니라 불사가 있을 때, 불상 또는 불경 및 불구를 옮기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은 1993년 3월 13일 후불탱화와 함께 도난 당하고 없다.
금송패는 왕실에서 임명한 산림감시원의 신분증과 같은 것이다. 부속 암자인 은봉암(隱鳳庵)은 634년(선덕여왕 3)에 처음 지어졌는데, 약수가 유명하다. 은봉암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온다. 옛날 이 곳에는 6 m 가 넘는 커다란 바위 셋이 나란히 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넘어진 후 해월(海月) 선사라는 도인이 나타났고, 또 하나가 넘어진 다음에는 종열(宗悅) 선사가 나와 득도하였다고 한다. 그 후 이 바위들을 성스러운 돌(聖石)이라 불렀는데, 아직 하나가 남아 새로 등장할 도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안정사의 봄날. 예전 답사 때 얻은 사진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