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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을 찾은 지도 10년은 넘은 것 같다.
당시 덕구온천에서 출발하여 응봉산을 넘어 덕풍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였는데 그때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용소골로 진행할 수 있을 지가 걱정이 되었지만 그냥 진행하였는데, 다행히 큰비가 내리지 않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가 있었다.
오늘은 응봉산에서 그냥 계곡을 따라 내려오려고 한다. 대출 5시간이면 넉넉하리라...
버스가 덕구온천에서 조금 더 올라가 산행들머리 앞 주차장에 내려준다.
이 때만 해도 날씨가 좋아 멋진 산행이 되리라 기대했었는데...
비교적 완만한 길이라 수월하게 올라가는데 작년 이곳을 덮친 산불의 흔적이 처참할 정도로 남아있다.
하지만 화마가 할키고 간 한가운데에서도 새생명은 자라고 있고...
이어지는 등로 양 옆으로 보이는 불에 탄 소나무들.
하지만 밑둥은 불에 탔지만 위의 가지에는 파릇한 소나무잎들이 생명을 틔우고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잿빛으로 변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푸른 생명들은 다시 한 번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하고...
간이 헬기장.
통나무계단도 지난다.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가끔 암릉도 보인다.
모처럼 보이는 꼬리진달래.
오늘 산행 중 처음 조망이 트이지만 크게 볼 것은 없다.
오늘 산행은 불탄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끝날 것 같다.
멋진 금강송 들인데 그만 불에 타버렸다!
두 번째 헬기장.
돌탑이 보이길래 나도 한 개 얹으며 속으로 소망을 빌어 본다.
이곳은 더 심하게 타 버렸네.
하지만 왼쪽으로는 그래도 희망이 살아있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이다.
출발할 때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운무가 가득 둘러싸니 사방은 곰탕으로 변해간다.
정상.
응봉산은 낙동정맥의 한 지류로서 울진쪽에서 보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매봉산(응봉산)으로 불렸다. 또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어느 조씨가 매 사냥을 하다가 매를 잃어 버렸는데 그 매를 찾아 응봉(鷹峰)이라고 하였고, 그곳에 묘 자리가 있어서 부모의 묘를 써 집안이 번성하였다고 한다. 정상에서 멀리 백암산. 통고산. 함백산. 태백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응봉산은 아름다운 여러 계곡들을 끼고 있어 트레킹코스로 적합하며, 산림이 울창하고 덕구계곡과 용소골의 폭포와 소가 많은 등 경관이 아름다워 산림청 100대 명산으로 선정되었다.
정상석은 예나 지금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넘어가면 용소골을 거쳐 덕풍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마타리.
뚝갈.
헬기장에서 식사를 하고 이제 온천 원탕이 있는 계곡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곰탕 국물도 한 사발 들이키고...
하산 초반에는 완만하게 내려가는데...
어김없이 보이는 불탄 잔해.
그래도 거의 타지 않은 멋진 금강송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전망대가 있었는데 무엇을 위한 전망대인지는 도대체 알지를 못하겠다.
사방이 가려있어 조망할 것이 있어야 말이지...
이제부터 급경사가 시작되는데 이 경사는 계곡에 거의 다달을 때까지 이어진다.
무척 심하다. 미끄럽기도 하고...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계곡이다.
이곳 계곡에는 세계의 유명한 다리를 미니어쳐형식으로 제작해 설치해 놓았는데 앞에 보이는 다리가 마지막 포스교이다.
포스교(Forth Railway Bridge).
1879년 티교의 붕괴 직후에 건설된 교량이기에 과잉 설계되었다는 평가를 얻으며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철의 괴물'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100여년이 넘게 영국을 대표하는 교량으로 아직까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교량으로는 처음으로 강철이라는 신소재를 사용해 '최초의 강철 소재 교량'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또한 최초의 캔틸레버식 트러스교 중 하나이다.
다시 나무데크 계단.
상류라서 그런지 수량이 많지는 않으나 계곡물이 무척 맑다.
한동안 내려서니 건너편에 온천 원탕이 보인다.
족욕을 할 수 있게 시설을 해 놓았다. 게다가 수건도 늘어 놓아 아무나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무척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덕구온천 원탕
약 600여년 전 고려말기때 사냥꾼들이 사냥을 하다가 큰 멧돼지를 발견, 활과 창으로 공격하여 큰 상처를 입혔으나, 상처를 입고 도망을 가던 멧돼지가 어느 계곡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쏜살같이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사냥꾼들이 그 계곡을 살펴보니 자연으로 용출되는 온천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때부터 덕구온천이라 하였다.
이 온천수는 칼슘, 칼륨, 철, 염소, 중탄산, 불소, 나트륨, 마그네슘, 라튬, 황산염, 탄산, 규산이 함유된 온도 42.4℃의 자연용출온천 온천수이다. 온천수의 효험으로는 신경통, 류마티스성 질환, 근육통, 피부질환, 중풍, 당뇨병, 여성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20여분간 족탕을 즐긴 후 온천수도 한 컵 하고 하산한다.
장제이교(Jiangiehe Bridge).
Bridge Engineering사에서 설계와 시공을 한 중국 내의 최대 지간을 가진 교량이다.
다리 상판에서 계곡 하단까지의 거리는 약 461m에 이르는 중국 최대 협곡에 설치되어 있다.
효자샘물도 한 바가지 마시고...
효자샘(일명 시선샘).
옛날 모친의 병을 치료하던 돌이라는 총각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지만 묘약이 없어 100일 기도를 드리던 마지막날 꿈에 매봉여신이 "이른 새벽에 산에 오르면 중턱에 물이 고여 있을터이니 그 물을 정성껏 떠다 음용토록하라"하여 이튿날 새벽부터 돌이는 정성을 다하여 가파른 언덕을 오르던 중 허기에 지쳐 도저히 오를 수 없어 쓰러졌다가 어렴풋이 정신을 차려보니 그곳에 샘이 있어 그 물을 담아 어머님께 봉양하여 급기야 어머님의 병이 쾌유 했으므로 이 샘물을 효자샘으로 부르게 되었으며 효험이 너무 신기하여 신선샘이라 칭하기도 한다.
도모에가와교(Domoegawa Bridge).
이 교량은 일본 교량의 특징적인 형태로서 도심과 산악에 아치교의 한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가와'란 말은 다리를 뜻하는 것이니 '도모에강의 다리'라는 뜻이 되겠다.
쉼터도 있고...
트리니티교(Trinity Foot Bridge).
Fork River를 가로지르는 이 인도교는 램프상으로 보행 위치에 따라 3가지의 광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교량으로서, 시민들의 도시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취향교(醉香橋).
대한민국 경복궁 내 향원정에 위치하고 있다.
1873년에 고종이 왕비인 명성황후를 위해 건청궁을 경영할 때 그 남쪽에 못을 파고 중앙에 섬을 만들어 건립한 후원의 연지가 향원지이다. 연못의 중앙에는 인공섬을 조성해 가운데에 향원정이란 정자를 짓고 섬을 연결하는 목조다리는 취향교라고 명명하여 그 정취를 높였는데, 고종과 황후는 이곳의 산책을 무척이나 즐겼다고 한다.
청운교, 백운교.
경주 불국사에 위치.
신라 제35대 경덕왕 10년(751)에 김대성의 발원으로 세운 불국사의 석축, 앞면에는 계단을 다리 형식으로 만든 특이한 구조의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일반인들이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올라가는 다리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교화하고자 대웅전에서 나와 자하문을 지나 석축 아래의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다리이다. 위쪽이 16단의 청운교이고 아래쪽이 18단의 백운교이다.
원탕에서 아래 온천지구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알라밀로교(Alamillo Bridge).
스페인 Guadalquiver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로서 1992년 Seville 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하였으며 주탑 높이는 142m이다. 원래는 쌍둥이 교량으로 계획되었으나 예산 문제로 1개소만 설치되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계곡 수량은 많아지고 물의 맑기는 여전하다.
풍덩 들어가 시원하게 한 탕 하고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모토웨이교(Motorway Bridge).
스위스의 고속도로상에 건설된 교량으로서 상부 아치가 쌍둥이 형상으로 여유로운 스위스의 풍경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이도록 설계되었다.
용소폭포 상류.
크네이교(Knee Bridge).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 1956년에 완공되었으며 하프-케이블(Harp-Cable)배열이 사용되었고, 중앙 지간은 260m, 주탑의 높이는 40m로 설치되었다.
밑에서 바라본 크네이교와 용소폭포와 선녀탕.
용소골에서 수백년 기다린 이무기가 매봉 여신의 도움으로 용으로 승천한 후 용소골로 내려와 용유대에서 선녀와 가무를 즐기다가 목욕했다하여 선녀탕으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뒤섞인 중무늬 검정돌과 줄무늬 흰돌.
물감처럼 뒤섞인 줄무늬 검정돌과 줄무늬 흰돌, 검은 편암과 흰 화강편마암은 마치 색이 다른 물감들이 섞인 것처럼 덕구계곡 곳곳에서 뒤얽혀 있다. 지금은 단단한 두 암석이 어떻게 얽히게 되었을까? 검은 편암과 흰 화강편마암은 과거 강한 열과 압력을 받아 엿가락처럼 늘어지면서 현재와 같이 복잡하게 섞인 형상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형상을 '혼성암'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혼성암은 덕구계곡이 가지는 어울림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하버교(Harbor Bridge).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같이 세워져 더욱 유명해진 교량이다. 1924년 착공 당시에는 세계 최장의 아치 교량이었으나, 1931년에 세워진 Bayonne Bridge에 0.6m 뒤진 기록으로 세계 최장의 아치교라는 명예는 내주어야 했다.
노르망디교(Normandy Bridge).
프랑스 노르망디에 위치. 1995년 완공되어 사장교(Cable-Stayed Bridge) 부문에서 메인 경간 856m로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교량이며, 1999년 일본의 Tatara교(주경간 890m)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어준 세계 유명 교량 중의 하나이다.
줄무니를 가진 흰 돌.
덕구계곡에 나타나는 암석 중 흰 암석들은 편암이 만들어지고 1억년 후인 19억 년 전 만들어진 '화강편마암'이다. 화강편마암은 화강암이 지하 깊은 곳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다. 지하 깊은 곳에서는 높은 열에 의해 광물들이 녹았다가 굳을 때 흰색과 검은색 광물끼리 모인다. 특히 검정 광물들은 높은 압력에 의해 눌려 늘어진 줄무늬를 만들게 된다.
서강대교(西江大橋),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마포구 신정동을 잇는 다리로 조형미가 뛰어난 한강 상의 한 교량이다. 공장제작 후 한강 고수부지에서 일괄 조립하였으며, 서해안의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4대의 바지선으로 운반, 가설하는 새로운 공법을 도입함으로써 국내의 토목 기술 발전에 기여한 바 크다.
거의 다 내려와서 시원하게 알탕을 하니 그야말로 부러울게 없다.
족탕과 더불어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날아가는 기분이니 곧 바로 시원한 맥주로 목을 달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금문교(Golden Bridge).
미국 캘리포니아에 금광이 발견된 이후 1800년대 중반의 골드러시로 인한 샌프란시스코의 인구 급증과 증가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하였으며, 다리의 이름은 노을이 질때 그 빛이 금색을 이루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다리를 끝으로 모든 다리는 끝나고 건너면 바로 덕구온천 주차장이 나타나며 산행을 종료한다.
GPS 상 도상거리 13.5km, 5시간 30분 소요(족탕 알탕 포함).
거리도 짧고, 경사도 완만하여 급할 것이 없는 산행이니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
지역 전체를 휩쓸어 버린 산불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지만 역시 자연은 그 위대함을 보여 주었다.
황폐해진 숲 곳곳에서 새 생명이 싹트고 있음을 볼 수 있었고, 비록 불에 타 만신창이가 되었으면서도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는 초목들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자연의 힘을 돌아볼 수 있었음에 어찌 감사하지 아니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