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일: 생감자 갈아먹기
2013년 10일 26일 토요일. 아침기온 5도 낮기온 16도
체중 64.75㎏
산길을 걷는 아들의 발걸음이 몰라보게 빨라졌다. 회복되고 있다는 증좌다. 내가 가쁘게 들숨날숨하며 그 뒤를 따라 붙는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는 내가 먼저 청을 넣는다. 좀 쉬었다 가자고. 10월에 생긴 반전이다. 6차 항암주사를 맞은지 딱 한 달. 의지와는 다르게 팔다리가 무겁다. 독성이 땀이나 소변으로 모두 빠져 나갔어야 하는 시점 아닌가. 아니면 내가 너무 조바심을 내는지 모르겠다.
펫사진 결과가 어떻든 지금 심정은 항암 추가 치료는 하고 싶지 않다. 웬만하면 공고유지 요법으로 가자고 해야겠다. 내 몸에 대해 감사한 일은 6차까지 면역기능이 한 번도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기에 촉진제를 맞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가장 경제적인 치료와 처방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오늘 아침부터 생감자를 믹서에 갈아 먹었다. 6개월만 먹어보면 몸의 반응이 온다고 한 대장암 수술 18년의 그 분 말을 믿기로 했다. 아들에게도 권했더니 노땡큐다.
입맛 때문에 짠 젓갈을 먹어도 튀긴 돈까스를 먹어도 스트레스 받을까 해서 나는 참견하지 않는다.
셋째 손녀를 안아 줬다. 기침이 멎어 가능한 일이다. 딸랑이를 흔들면 눈동자가 반짝인다. 방에 있을 때와 거실에 나온 경우를 알아차린다고 며느리가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인물이 난다. 첫째 둘째 녀석이 살그머니 다가와 제 동생에게 뽀뽀한다. 할애비 눈치 보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3대의 가족이 살면서 느끼는 이 뿌듯함. 순간의 이 행복.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다.
나의 컨디션: 워킹 35분 3.2㎞ 170㎉, 근력운동 평소의 30%강도 30분 반신욕 20분. 사우나 5분, 냉탕 3분. 평소기력의 78%. 수면시간 10시반취침 5시20분 기 상(3시30분 1번 깸)
버들치고개 절개지 왕복7㎞ 2시간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