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國誌]200
■ 1부 황하의 영웅 (200)
제3권 춤추는 천하
제26장 여희, 신생을 죽이다 (8)
진헌공의 분노, 신생 제거 명령
진헌공이 세자 신생에게 독살당할 뻔했다고 생각한 뒤, 모든 대부들을 궁으로 소집했습니다. 대부들은 이미 내궁에서 일어난 독살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때 양오와 동관오는 자신들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호돌과 이극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진헌공은 백관들 앞에서 신생이 반역을 저질렀다고 선언하며 그를 죽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을 들은 동관오와 양오는 충성을 다짐하며 신생을 처치할 군사를 달라고 자처했습니다. 진헌공은 그들의 충성심을 받아들여 병거 200승을 내어주며 동관오를 대장으로, 양오를 부장으로 삼아 신생이 있는 곡옥을 치고 돌아오라고 명령했습니다.
호돌의 절망과 마지막 노력한편, 신생의 스승이자 중이의 외조부인 호돌은 진헌공의 소집령에 불응했습니다. 그는 이극이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로 입궁하지 않은 순간부터 신생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직감했습니다. 과거 신생이 불효와 불충의 이름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망명을 거부했을 때부터, 호돌은 신생이 가진 효심과 충성심이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될 것임을 예견하고 마음속으로 그를 포기했었습니다.
호돌은 더 이상 신생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몸이 날랜 가신을 불러 은밀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는 가신에게 곡옥으로 달려가 태부인 두원관을 찾아가서 신생에게 "도망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전하라고 말했습니다. |
- 모든 대부는 입궁하라!
궁정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내궁에서 일어났던 독주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 올 것이 왔는가.
한명 한명 대부들이 궁으로 몰려들었다.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는 정청 한구석에 앉아 들어오는 대부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며 나름대로 계산을 하기에 바빴다.
'호돌(狐突)과 이극(里克)’
양오와 동관오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사람은 바로 이 두사람이었다.
호돌은 국구(國舅)이자 대신급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세자 신생의 어렸을 적 스승이요, 공자 중이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반여희파가 아닌가.
이극(里克) 또한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로 그동안 입조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어떤 방해를 펼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새 넓은 정청 안은 입궁한 대부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끝내 호돌(狐突)과 이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순조롭게 마무리되겠군.“
양오와 동관오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누런 이를 드러냈다.
그랬다.
그 날 진헌공의 소집령에 응하지 않은 사람은 호돌(狐突)과 이극, 그리고 비정(丕鄭)
이렇게 세 사람 뿐이었다.
당상 위에 앉은 진헌공(晉獻公)은 분노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당하에 모인 백관을 둘러보며 카랑카랑한 음색으로 입을 열었다.
"세자가 반역을 시도했다.!“
".......................“
"독주를 보내 나를 죽이려 했다."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들 침묵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넓은 정청 안에는 여전히 진헌공의 성난 음성만이 울리고 있었다.
"그대들은 이 일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
"나는 세자를 죽이겠다."
진헌공(晉獻公)의 말이 여기까지 이어졌을 때, 한 신하가 고개를 들며 큰 소리로 외쳐댔다.
"세자는 참으로 무도하기 짝이 없습니다.
신에게 군사를 내주시면 신이 주공을 위해 세자를 처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대부 동관오(東關五)였다.
진헌공의 눈길이 그의 얼굴에 가 머무는 순간 또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양오(梁五)였다.
"신도 주공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그 외에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진헌공(晉獻公)으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대들의 충성스런 마음을 받아들이겠소.
병차 2백 승을 내줄 터이니, 동관오는 대장이 되고 양오는 부장이 되어 곡옥(曲沃)을 치고 돌아오라!"
호돌(狐突)은 이미 이극이 다리를 다쳐 입조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댔을 때부터 신생(申生)의 죽음이 바야흐로 눈앞에 닥쳐왔음을 직감했다.
'지나치게 어진 것도 병!'
일찍이 그는 진헌공이 신생에게 동산고락씨를 정벌하라며 잡색의 옷과 금결을 내린 것을 보고 타국으로 망명하라고 권유한 바 있었다.
그때 신생은 고개를 저으며이렇게 말했었다.
- 불효와 불충의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남기고 싶지 않다.
내 어찌 죽음이 두려워 타국으로 망명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말을 듣는 순간 호돌(狐突)은 마음속으로 신생을 포기했다.
'어짊만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상대는 신생(申生)의 효와 충을 이용할 만큼 독한 마음을 품고 있는 여희(驪姬).
신생은 결코 여희의 독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 모든 대부는 입궁하라!
진헌공의 명이 떨어졌을 때 호돌(狐突)은 마침내 그날이 왔다고 생각했다.
'세자를 구하기엔 이미 늦었다.‘
호돌(狐突)은 입궁을 거부했다.
대신 그는 몸이 날랜 가복 하나를 불러 밀명을 내렸다.
"지금 곧 곡옥(曲沃)으로 달려가 태부 두원관을 찾아뵙고 세자를 타국으로 도망치게 하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라고 전하여라.“
호돌(狐突)은 이것으로써 자신의 사명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 다음에 계속........
출처 – 평설 열국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