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대접과 안내팀 두 번째 준비 모임을 했습니다. 경수는 일이 있어 오지 못하고, 보아 지원 예음이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할 일은 메뉴판 완성하기, 차대접 실습해보기, 집중 안내 문구지 만들기, 설명회 때 역할 정해야 합니다.
메뉴판은 지원이가 마저 완성해주었습니다. 예음이는 설명회 때 모두가 집중할 수 있게 집중안내 문구지 만들어주었습니다. 안내팀 경험이 없는 예음이지만, 혼자서도 묵묵히 문구 궁리하고 만들어주었습니다.
‘시끄럽게 떠들면 안 됩니다. 집중 부탁드립니다. 설명회 할 때 예절을 잘 지켜주세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해주세요. 부탁드릴게요.’
글만 적으면 너무 딱딱해 보일까 봐 분홍색 하트도 그려주고,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잘 보이게 밑줄로 그었습니다. 글씨 잘 알아볼 수 있게 연필로 한 번 쓰고, 그 위에 네임펜으로 선명하게 글 썼습니다. 간단하게 보여도 예음이는 사람들이 금방 이해하고, 한눈에 알 수 있게 궁리하고 만들었습니다. 환영문구지부터 집중안내 문구지까지 예음이 덕분에 잘 만들었습니다. 글씨도 잘 쓰고, 아이디어도 잘 내주는 예음이. 안내와 차대접 모둠으로 들어와 준 예음이 고맙습니다.
예음이가 문구지 만드는 동안 보아와 지원이는 차대접 연습해봅니다. 손님도 있습니다. 동건이가 해주었습니다. 실제처럼 홍보부터 시작해봅니다. 동건이가 1층에서 저를 못 본 척 연기해줍니다.
“쿡쿡방으로 가시면 맛있는 차 드실 수 있어요!”
“차요? 저는 자동차 원해요.”
“하하 마시는 차요~”
“음.. 저는 자동차를 원합니다.”
조금 까다로운 손님 동건이입니다. 자동차 자동차를 외치며 쿡쿡방으로 올라온 동건이를 보아와 지원이가 반겨줍니다. 메뉴판을 보더니 어떤 차를 마실지 궁리합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먹어보지 못한 루이보스 망고 차를 추천합니다. 불안해하며 결국 루이보스 망고 차를 마신 동건이.. 보아와 지원이는 어떤 맛인지 동건이의 표정으로 추측해봅니다. 동건이는 먹어봤냐며 계속 물으며, 결국은 컵 밑바닥까지 다 보이게 마셨습니다.
동건이가 손님 역할을 제대로 해준 덕분에, 실제로 차 대접할 때 필요한 부분을 더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보아와 지원이는 상황별 멘트도 직접 글로 써서 정리하고, 메뉴판도 어떻게 부착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테이블 구상은 어떻게 할지, 두 명이서 차의 종류 어떻게 담당할지, 차는 어느 위치에서 타면 좋을지 이것저것 의논했습니다.
둘이서 머리 맞대고 의견들이 바로바로 나옵니다. 어느 정도 준비 다 하고, 차 대접하는 걸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포스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보아와 지원이는 각자 포스터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그려봅니다. 그리고서는 예음 언니에게 묻습니다.
“언니 어떤 게 더 나을까?”
“음...”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바라보는 지원 언니와 보아를 보니, 딱 한 명을 고르지 못하겠는 예음입니다. 각자 한 장씩 만들어 모두 붙이는 건 어떤지 물으니, 보아가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그거 아주 좋아요!”
결국, 두 장 모두 붙이기로 했습니다. 지원이는 초콜릿과 딸기 크림이 흐르는 듯한 포스터를, 보아는 우리가 대접하는 차가 담긴 포스터를 그려주었습니다. 설명회 날 철암도서관 카페가 생겼습니다. 바로 내일, 바빠서 정신없이 차 만드는 직원의 모습일지 또는 여유로워서 싱글벙글 두 명의 카페 직원을 보게 될지 기대합니다.
어제와 오늘까지 바쁘게 준비한 아이들, 살짝은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들입니다. 마무리로 감사 인사 나눴습니다. 커피포트 쓸 수 있게 허락해 준 김동찬 선생님, 손님 역할 제대로 해준 동건이, 아이들이 간식으로 나눠 먹을 수 있게 해주신 예준이 아버지에게 고맙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더 있는데~”
“누구요?”
“보아, 지원, 예음이!”
“저도 선생님이요!”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다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제도 7시까지 회의하며 준비하고, 힘들 법한데도 웃는 얼굴로 계속 함께해주어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보아에게 왜 선생님께 고마운지 물었더니, 그냥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이유를 골똘히 생각해보는 보아입니다.
“선생님이 포스터 두 장 다 하면 어떨지 제안해주셔서요!”
‘제안’이라는 말이 반갑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내가 ‘제안’을 해주어 감사하다니. 고맙습니다. 오늘도 아이들 덕분에 잘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서로에게 먼저 수고했고 고마운 마음을 포옹 인사로 나눌 수 있게 제안했습니다. 서로 꼭 안아주는 아이들입니다. 온 힘을 다해 꽉 안아줍니다.
그다음은 김동찬 선생님입니다.
“저희가 할 말 있습니다!”
“커피포트와 체온계 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로 넘치게 김동찬 선생님을 안아주는 아이들입니다. 김동찬 선생님이 아이들의 품이 커피포트처럼 뜨겁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늘도 정겨움으로 모임을 마무리합니다.
설명회 날,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람들 환영해주고 귀하게 대접해 줄 겁니다. 함께해서 즐거운 재밌는 신나는 보아 지원 예음이 내일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