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소동파 마을에 비치는 아미산의 푸른 빛
蜀國多仙山 峨眉遙難匹
촉국엔 아름답고 신비로운 산이 많지만, 아미산에 비길 바가 아니구나
_이백(李白)
멀리서 보이는 산세가 마치 여인의 눈썹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아미(峨眉)’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미산(峨眉山)’. 중국의 4대 불교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아미산은 예로부터 ‘아미천하수(蛾眉天下秀)’라 불릴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아미산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낙산(樂山) 시에는 높이가 71m, 머리 너비 10m, 어깨너비 28m의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낙산대불(樂山大佛)’이 자리를 틀고 있다. 발등만 해도 무려 성인 100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라고 하니 과연, ‘불상이 하나의 산이요, 산이 하나의 불상(佛是一座山 山是一尊佛)’이다.
낙산대불이 위치한 능운사(凌雲寺) 왼쪽에는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책을 읽고, 술을 마셨던 곳으로 전해 내려오는 동파루가 있다. 소동파는 중세 문명을 최고의 경지에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시, 문, 글씨, 그림, 사상 등 어떤 분야도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한다.
소동파의 고향은 낙산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메이산(眉山)’. 메이산의 서남쪽에는 소동파 삼부자, 소순(蘇洵)·소식(蘇軾)·소철(蘇轍)의 사당인 삼소사(三蘇祠)가 있는데, 전란으로 훼손된 옛집을 청나라 때 복구한 것이다. 운해 속에 모습을 감춘 아미산의 푸른 빛을 따라 북송 제1의 시인, 소동파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