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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날아가고
수 년 전 청담동에서 버스를 타고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하기 위해 건대입구역 환승 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교통카드로 태그를 하고 부지런히 7호선 승강장으로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길거리 음악이다. 아~ 잉카문명의 발상지 남미의 음악이다. 구수하게 아니 어쩌면 애잔한 음정의 멜로디였다. 젊고 조금은 거무튀튀한 얼굴색의 멕시코나 남미 인들 세 명이 기타처럼 생긴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구슬픈 “El Condor Pads · 철새는 날아가고”를 연주하고 있었다. 평소 접해 보고 듣기 힘든 그 멜로디가 지나가는 뭇 사람들의 관심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필자도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연주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 마음의 노래 팝송이다. 피아노 반주로 시작되는 Let It Be · 내버려 둬요(비틀즈)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르는 듯 들려오는 구슬픈 남미 전통악기 소리의 The El Condor Pasa · 철새는 날아가고(사이몬과 가펑클). 감수성이 예민하고 좋은 팝송에 미쳐 있을 때 정말 많이 듣고 혼자만의 행복을 느끼고 감상할 때다. 자정이 되면 사이렌이 울리며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시절이었다. 밤을 잊으며 새벽 2시가 되기 직전 애국가 4절이 끝난 후에야 잠자리에 누웠다. KBS, MBC, TBC, CBS 등 팝 음악의 르네상스였던 그 시절. 좋은 음악과 좋은 영화(외화)가 많이 상영 되었던 때였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별이 빛나는 밤에, 0시에 다이얼 등 음악방송 프로그램 이름도 아름답지 않았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심야 음악 프로그램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위에 두 음악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유수 같다는 느린 세월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숨차게 달려 왔다. 모든 걸 내려놓으니 그저 마음이 편한 지금이다. 남만큼 물질의 부는 누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고 마음먹으니 생각부터 생각에 끝까지도 긍정의 마음이다.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 온 것이 지금의 결과이리라. 내 또래의 다른 사람을 옆에서 보고 느껴도 모든 것이 부러운 게 없다. 감성이라는 단어가 지금의 나를 이끌고 있다고 할까. 그럴수록 빠져들고 배우며 알고 싶고, 지적인 공부나 세상에 삶의 공부도 겪어가며 지금까지 지내온 모든 것이 찬양에 한 줄처럼 주님의 은혜요 감사하기 때문이다. “철새는 날아가고”를 소개하기 전에 이 음악을 노래한 “사이몬과 가펑클”을 잠시 소개 해야겠다.
팝송의 빠져 들때부터 “철새는 날아가고”의 멜로디가 내 머리에 안착했다. 가사 내용 부터 그 음악을 부른 “사이몬과 가펑클“을 좋아 할 때부터 말이다. 이 음악의 멜로디는 구슬프게 흐른다. 또한 팝송 가수 ”사이몬과 가펑클”은 외국의 번안가요 인기가 시작될 1970년대 였으니 포크송의 트윈 폴리오(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정도의 평안함을 주었으며, 듀오 가수로 인기 절정이었다. 1941년 미국에서 출생하여 지금은 70대 후반이니 인생의 후반을 보내고 있다고 하겠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The Boxer“ 영화 ”졸업”의 삽입된 “스카보로우의 추억과, 침묵의 소리, 로빈슨 부인”은 지금도 아련히 들려오는 듀오의 음악은 감미로움 자체였으며, 갈증을 채워주고도 남음이 있는 소중한 추억이 아닐 수 없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듀오였지만, 성격차이로 1971년 해체되었다. 법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던 지적인 그들 듀오의 음악을 세계인들은 격동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지난 2017년 연말 연시 우리나라 지방도시 순회 콘서트를 하며 올드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돌아갔다.
여기에서 철새는 남미 페루에서 칠레 남단까지 쭉 뻗어 내린 눈 덮인 거대한 안데스 산맥 높은 고지에서 서식하며 창공을 나는 콘도르(황세)다. 날개의 길이가 130센티 이상이며 10Kg의 무게를 지닌 큰 독수리 종류다. 콘도로는 다량의 물고기를 포함하여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고 한다. 3천 미터 이상 고도를 날고 2년마다 번식을 하며 2개의 알을 낳는 다는데 알의 크기가 10센티 정도라고 한다. El(The) Condor Pasa(Pass)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표기는 스페인 언어다. 일찍이 해양 국가였으며 세계의 식민지를 많이 거느렸던 스페인이 페루를 점령했던 서글픈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스페인 식민지 통치에 저항하다 페루의 마지막 왕이 콘도르를 신성시 하였는데 콘도르가 환생하여 안데스 산맥을 날아다니며 원주민들을 지켜 준다고 했다. 음악은 팜플루우트의 연주로 은은하게 시작되는데 안데스의 신성한 분위기와 함께 페루의 원주민 인디오의 한이 담겨져 있는 선율이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애잔하게 한다. 페루 국민들의 정서이며, 박해 당한 식민지 페루 국민의 자유 지향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난 달팽이가 되기보다는 새가 되고 싶어요 그래요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되고 싶어요 난 못이 되기보다는 망치가 되고 싶어요
난 여기저기 멀리 날아다닐 수 있는 백조처럼 먼 곳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요 따위에 붙박이가 되어 꼼짝 못하는 사람들 그들은 세상을 향해 가장 슬픈 소리를 내지요
길거리가 되기보다는 숲이 되고 싶어요 맞아요.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그렇게 되고 싶어요. 이 세상은 내 발바닥에 땅을 느껴보고 싶어요.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어요. 정말 그렇게 하고 싶어요.
위의 글이 “철새는 날아가고”의 번역 가사입니다. 올해 초 강원도 고성 최전방에서 ROTC포병장교로 현역 복무증인 처남의 아들을 인천 처남 집에서 만날 수 있었다. 새해를 맞이하며 이틀 동안 휴가를 명받았다고 했다. 올 6월에 만기 전역을 하는데 여자 친구를 만난다고 했다. 여자 친구가 외국어 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어를 연수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물론 한국에 있기에 우리나라 말은 잘한다고 말했다. 조카에게 중원아. 네 여자 친구한테 한 번 물어 보아라. El Condor Pasa 노래 아느냐고 말이다. 하긴 조카도 이 음악을 알 리가 없다. 오십 년이 다 되어가는 당시의 음악을 알 길이 있겠는가. 작은 트랜지스터라디오 뒤에 큰 건전지를 검정 고무줄로 묶어 오래 쓸 수 있도록 즐겼던 내 마음의 팝송들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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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렸을때 그저 다리를 흔들면서 뜻도 모르고 흥얼거렸었는데 안수집사님 덕분에 많은것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귄사님. 안녕하세요.
지루했던 기나긴 겨울도 어쩔수 없나봐요.
오늘은 잠시 검문소에 걸려 주춤거리지만,
따스함을 거느리고 오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 이 팝송 좋아하며 많이 들었습니다.
음악과 함께 올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내용 모르고 들어도 괜찮습니다.
어느때고 즐겁고 행복하면 활력소가 되지요.
감나합니다.
샬롬!
에고~~~~ 참 안수집사님 글은 전문가 적이고 섬세하시고 자세한 표현에 늘 감동하며 읽고 있습니다. 저도 그의 음악을 많이 들었지요. 옛날 사람이지요? ㅎㅎ
당시에는 이 음악도 많은 방송을 탔고,
우리나라의 많은 팝송 팬들도 많았습니다.
글 하단에 조카 여자친구는 폐루에서 유학왔거든요
남미 페루 음악이니까요. 감사합니다. 권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