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찰의 어원
그럼 사원(寺院)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요. 인도에서 정사나 가람(상가라마)이라고 불리던 것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사(寺)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자(漢字)의 사(寺)는 공공기관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사(寺)라는 말은 중국에서는 사찰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기 이전에 관아에 붙여 쓰던 말이었다고 합니다.
사(寺)로 불리게 된 유래를 살펴보면 후한명제(後漢明帝) 연평(永平) 10년(67)에 인도의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라는 두 스님이 흰말에다 장경(藏經, 경전)을 싣고 후한의 서울인 낙양(洛陽)에 왔다고 합니다. 그때 후한에서는 두 스님이 외국인이므로 관례에 의해 외국인을 위한 외무부 소속 관아(官衙)인 홍려사(鴻廬寺)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두 스님이 계실 마땅한 곳이 없어 그대로 그곳에 머물도록 하면서 홍려사라는 이름을 두 스님이 타고 오신 흰말을 기념하여 백마사(白馬寺)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중국에 있어서 사찰의 효시라고 합니다. 그 뒤로 중국에서는 불도를 수행하는 승가(僧伽)들의 거처를 사(寺)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원(院)이라는 말은 원래 주위에 둘러친 담을 말하는데 이것이 변하여 주원(周垣), 회랑(回廊)이 있는 건물을 의미했으며, 관사의 이름에도 쓰였다고 합니다. 당나라 시대에 칙명에 의하여 대자은사(大慈恩寺) 등에 번경원(번經院)을 세웠는데 이것이 불교와 관련된 건물에 원(院)이라는 이름을 붙인 효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송나라 시대에는 나라에서 세운 큰 사찰에 원호(院號)가 붙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寺)를 사찰사(寺)라고 읽는데 사찰은 오로지 불교의 가람을 뜻하고 있습니다. 사찰(寺)은 흔히 사찰에 가면 사찰(拜禮, 배례)을 많이 해야 하므로 사찰(배, 拜)이라고 한다고 하고, 일본인이 지은 책에서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으로 전래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전진(前秦) 부견(符堅)이 순도(順道)로 하여금 불상과 불경을 가지고 오게 한 것으로, 2년 뒤에는 다시 진(晉)으로부터 아도(阿道)가 들어와 다음 해 2월 나라에서는 성문사(省門寺, 또는 肖門寺)를 지어 순도를 있게 하고, 이불란사(伊弗蘭寺)를 지어 아도를 머물게 했다고 전해지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가람이라고 합니다.
또한 신라에서는 제19대 눌지왕 때에 묵호자(墨胡子)가 일선군(一善郡)의 모례의 집에 와 머물면서 몰래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였다고 합니다. 모례는 원래 국어의 ‘털례’를 한자로 음사한 것으로 ‘털례’의 집에 불상이 모셔져 있고, 불교인들이 모여서 믿음을 행할 수 있는 곳이었으므로 털례의 집은 가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부처님을 모시고 불교를 행할 수 있는 집을 ‘털례’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 ‘털례’가 사찰로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사(寺)를 일컫는 데라(寺)도 털례에서 변천된 것이라는 학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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