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0.
여행의 흥분을 안고 비행기를 타고 저녁 7시 50분 출발하여 4시간 넘게 걸렸으니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Noi Bai)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가 넘었으나 현지는 우리나라 시각보다 2시간 늦어서 9시 조금 넘었다. 입국장 밖에는 20대 중반에 체중이 나가는 남성이 현지 가이드로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인사 후 함께 여행 할 일행과 조우 했다. 모두 10명인데 장년의 부부 4쌍과 모녀 지간 한쌍 이다. 일단 1시간 조금 못 걸려서 첫날의 숙소 무엉탄 호텔에 여장을 풀었는데 시장기가 느껴져 가지고 간 컵 라면에 작은 패트병에 든 소주를 마시고 잠에 들었다.
2011. 9. 21.
6시 반에 모닝콜이 있고 호텔 식사 후 8시 반에 여행이 시작된다. 8시 반이면 우리 시간으로 10시 반 이니까 여유가 있었다. 베트남에서의 첫 식사는 그런대로 괜찮다. 쌀 국수는 화학 조미료를 많이 쓴다는데 매우 느끼하다. 하노이에서 2시간 걸려 ‘닌빈’ 으로 갔다. 넓은 늪 지대로 2인승 조각배를 타고 늪을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이며 30대의 아낙네가 긴 대나무 장대로 늪 바닥을 짚어서 밀고 나가는 배 다.
늪 이지만 물은 맑고 깊이는 2m 미만이다. 연꽃 군락지는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역시 물구덩이다. 바위섬들이 여기 저기 삐죽 삐죽 솟아있다. 섬을 돌아가니 물과 물풀, 멀지 않은 섬들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평생 느껴보지 못한 한가함을 준다. 이곳 에서는 저절로 詩가 만들어질 것 같다. 너무 조용하여 섬뜩한 기분도 든다. 뱃사공이 꺾어주는 연꽃으로 꽃 목걸이를 만들어 아내의 목에 걸고 사진을 한장 찍었다. 뱃삯은 여행비에 포함되었고 사공의 팁은 U$3들었다. 점심은 삼겹살이 나왔는데 김치는 우리것 보다 신 맛이 강하고 상추는 아기 손바닥 반 만하니 싸서 먹을 크기는 못 된다. 패트병 소주를 꺼내서 일행들에게 한잔씩 돌리고 나도 반주로 몇 잔 마셨다. 식당의 종업원들 팁으로 U$3 주었다. Ha Long Bay로 이동하는데 2 시간 걸린다. 하늘에서 龍이 내려오는 곳이라고 중국식 표기로 下龍灣을 베트남 발음으로 하롱으로 부른다. 도착하여 발 마사지를 받았는데 1시간 정도 이고 태국식 이나 중국식에 비하여 부드러운 편 이다. 오랜 버스여행의 피로가 가신다. 벌써 하루가 다 가고 어둠이 왔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한식으로 식사를 했고 주변 야시장에 갔다.
물건은 주로 수공예품인데 살만한 것은 별로 없어서 구경만 했다. 길가 리어카에서 파는 핫도그에 또 소주를 한잔 했다.
2011. 9. 22.
아침 식사 역시 호텔식인데 쌀국수를 먹었다. 하롱베이 선착장을 가보니 커다란 木船마다 나름대로 모양을 냈는데 어떤 것은 해적선처럼 보이고 어떤 것은 놀잇배처럼 보이는데 수십 척이 떠 있는 모습이 웅장하다. 배 한 척을 빌려서 10명이 탔다. 하롱베이 선착장에서 20분쯤 항해를 하고 나니 정말 사진에서 본 그림 같은 바위섬들이 바다 한가운데 꽂혀있다. 경탄 스럽다.
어느 날 하느님이 심심하셨다.
하느님의 처소는 멋진 바위와 나무들로 조경하여 훌륭했지만 그날따라 복잡하게 보였다.
비번인 龍을 불러서 바위 일부를 치우라고 했다.
노는 날 불려간 龍은 갑자기 일을 하게 되어 불만이었다.
조경석 몇 개를 바다에 아무렇게나 던져 버렸다.
바다 한 복판에 돌섬이 울쑥 불쑥 꽂혀 나왔다.
그것이 한참의 세월이 지나서 사람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수 없는 천하의 절경이 되었다.
그 하롱베이를 내가 경탄하며 지나간다.
바다 위에서 魚類를 파는 수상 가옥에 갔다. 커다란 돔 몇마리와 새우, 조개, 꽃게 등을 샀다. 수상가옥엔
거기서 생활하는 일가족이 산다. 아기도 있고 개 들도 몇마리 있다. 특별한 일이 없고서는 땅을 밟지 않고
사는 사람들 이다. 사가지고 온 생선들은 잠시 후 Sea Food가 되어 나온다. 가지고 간 소주가 다 떨어져서
배 위에서 파는 베트남 소주를 샀는데 뒤 끝에 옥수수 향이 난다. 39도의 독한 술이지만 주변의 풍광에 취해
맛있다. 맑은 공기도 맛있다. 섬 중에 어떤 것은 키스 바위라고 하고 어떤건 티토섬 이라고 한다. 티토섬은
전망대 올라가는 487개의 계단이 있는데 여길 올라가면 하롱베이의 보다 넓은 전망을 볼 수 있다. 술김에
더위에 땀을 쏟기는 했지만 다시 오기 힘든 곳이라 기를 쓰고 올라갔다. 10분이면 충분히 올라간다.
다시 한번 하롱베이의 시원한 바람을 호흡하고 보다 넓게 보이는 풍경에 눈을 호강시키고 내려오니 아내는 중간
250계단쯤에서 땀을 식히고 앉아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 체력이 조금씩 저하되고 있음을 느끼지만 아직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멀쩡함에 감사한다.
어제 받았던 발 맛사지를 한번 더 받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 박물관에 갔다. 몰랐는데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 이라고 한다. 최고의 커피라는 '르왁’ 은 고양이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 원두를 세척하여 만든다는데 여기는 다람쥐 커피'를 최고로 친다. 다람쥐의 배설물에서 커피 원두를 채취하여 소독,
세척 후 건조시켜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값도 비싸다. 와이프는 내가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2봉지를 샀다.
맛은 그냥 커피 맛인데 설탕 대신 꿀을 쓴다고 하여 매우 단 편이다.
2011. 9. 23.
아침 식사 후 다시 하노이로 간다. 이제 여행사의 상혼이 발휘 된다. 처음 간 곳은 꿀 농장이다. 한국에 벌꿀
이 거의 전멸되었다고 한다. 그 말에 현혹되어 와이프는 지름神 이 강림하여 로얄제리 1통을 샀고 야몽 이라는 민간 약품을 샀다. 다시 오는 길에 베트남 최대의 ABC 마트에 갔는데 거기는 짝퉁 전문이다. 중간에 점심을 먹고 하노이에 들어왔다. 시내 관광이라는데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아 거리는 지저분 하고 건물들은 노후하나 사람들은 많다. 사람들만큼 많은 것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다. 베트남의 명물 씨클로를 타고 거리를 40분간 돌았다. 자전거 앞에 사람이 앉을만한 의자를 붙여놓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 명물인데 도시의 매연과 너무 많은 오토바이, 자전거, 차량의 행렬 속을 헤치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위험스럽기도 하나 그들의 미꾸라지 같은 운전 기술은 혀를 내 두르게 한다.
횡단보도에 걸리면 약 수 백대의 오토바이들이 한 뼘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고 서 있는 모습이 굴을 나온 개미떼처럼 바글바글 하다. 호치민 묘소를 들렀고 베트남의 첫 대학인 문묘를 들렀다. 문묘는 한국의 성균관처럼 오래된 학교이고 중국의 孔子가 인정했다는 베트남의 대 학자를 기념하는 유물들로 가득하다. 거기엔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이 안내자 겸 서 있다. 안 되는 말로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다시 시내를 돌아다닌다. 호안끼엠 호수가 있는데 주변엔 wedding 촬영을 하는 남녀들이 많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한국식당 춘하추동에서 삼겹살과 남은 패트병 소주로 일행들과 이별을 고했다. 그 후에도 남은 여행사의 상혼. 라텍스 매장에 간다. 우리 와이프의 지름神 또 다시 강림하시어 더블침대 매트리스와 竹부인처럼 만들어 놓은 라텍스를 구입하신다. 돈이 100여 만원 인데. 다시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日製 혼다, 미쯔비시, 토요타 등이 중형차로 석권하고 있고 한국산 모닝, 마티스, 프라이드 등 소형차량은 한국산이 점령하고 있다. 우리의 인천공항은 가히 세계 1위 임이 틀림없다. 규모와 시설 등 비교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지방 공항도 노이바이 보다는 월등하다. 다시금 풍요로운 조국에 감사함을 느끼며 현지시간으로 10시 50분에 이륙하여 한잠 자고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 시간으로 5시가 조금 안되었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아침이 푸르게 밝아온다. 장기 주차 4일 비용 32,000원 지불하고 집에 도착하니 아침 7시쯤 되었는데 우리 막내딸은 그때까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다.
첫댓글 이야....선배님 멋져...저도 좀 ...ㅋㅋ
노을진 선범 아우 내외의 베트남 기행을 담아주어 감사한 마음이다. 생각컨대 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듯 싶네 군입대 영장을 받아 놓고 군입대할 날을 기다리며 내가 군에 가면 월남전에 꼭 가겠다고 마음 단단히 먹으며 기다렸던 옛 생각이 나는구만, 72년도에 철수를 했지만 난 많이 아쉬움을 남긴 그 시절이 아닌가 싶네 "뱃사공이 꺾어주는 연꽃으로 꽃 목걸이를 만들어 아내의 목에 걸고..." 제수씨와의 노을진 다른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선범 아우의 내외가 부럽기만 하다. 몸소 보고 접한 생활문화를 비롯한 여러관광의 명소들을 소개 해 주어 고맙게 잘 보았네. 앞으로도 기대할께...
사진과 글로 베트남 여행을 대신하였습니다. 저는 10년계획(금연, 단 담배값으로 나갈 돈을 모아 한달에 7만원씩 정기적금을 붓고 있습니다)
1년을 모아서 큰아들 방에 에어콘 설치하여 주었고 지금은 10년 계획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용도는 10년이 되는(제 나이 61세)해에 집사람과 유럽여행을 다녀올 계획입니다. 올해로 2년째 모으고 있습니다.
제가 금연을 한지 3년이 조금 넘었는데 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담배 연기와 사라지는 건강과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진작 금연을 아니, 담배를 배운것이 후회가 됩니다. DFC 선후배님들도 이번 기회에 금연을 하는것이 어떨런지요...
형님 사진중 마지막 사진의 표정이 제일 환하고 밝은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
(너무 솔직하게 표현을 했나???.....)
보기 좋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라도 베트남여행을 하게 해주신 선범형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