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컨텐츠 제작은 무료 봉사? 혁신학교, 자유학기 강사는 이중 근무?

[방과후학교강사지부]

온라인 컨텐츠 제작은 무료 봉사?
혁신학교, 자유학기 강사는 이중 근무?

방과후학교 강사가 방과후학교 외에 더불어 많이 하는 것으로 자유학기, 혁신학교, 문화예술교육 등의 수업이 있습니다. 이런 수업들은 교과과정의 일부이기에 강사가 부분적으로 하는 짧은 수업시간이라도 일반 교원에 준하는 복무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2급 이상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강사는 단독수업이나 평가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강사는 반드시 교원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규정이 지금 여러 학교에서 이상하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교과 외 수업이 없다가 최근 혁신학교, 자유학기 수업들부터 제법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영상을 찍어 학교에 제공하고 송출하는 것입니다. 생소하고 낮선 일이지만 강사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상을 제작해 송출한 것과 별개로, 원래 예정했던 수업시간에 학교에 와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그 복무규정이 그 이유입니다. 그 시간에 온라인 수업에 대한 피드백 등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사실상 거의 시간때우기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사들은 별도로 시간을 내어, 공간과 기자재를 스스로 마련하고, 영상을 제작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또다시 학교에 나와 시간을 채워야 하는 이중 복무를 하는 셈입니다. 학교의 공간에서 학교의 기자재로 통상 근무시간에 영상을 제작하는 교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추가로 수당을 준다든가 하는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학교들은 이 복무규정을 이유로 내세우고 계약서상에 명시한 시간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결강으로 간주한다고 말합니다.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별도로 시간을 내어 영상을 제작하고 제공한 행위는 무엇입니까? 위계에 의한 강요로 무료봉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는 "교원들도 온라인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이런 일들을 많이 한다"고도 하네요. 이렇게 비교를 하는 것이 어이가 없습니다. 교원들은 짧은 수업 시간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온종일 상근을 합니다. 학교에서 있는 근무시간에 영상제작이든 피드백이든 모두 하는 것이고, 재택근무를 하며 제작을 해도 거의 근무시간 중입니다. 시간제로 계약한 강사에게 이런 기준을 들이댄다는 것이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강사들도 그와 동일하게 학교의 공간에서 학교의 기자재를 사용하여 영상 제작을 할 수 있게끔 해주어야 할것 아닌가요. 학교에 출근하여 있으라고 하는 시간에 이렇게 하면 되겠네요. 아니면 별도의 공간과 기자재를 강사 스스로 마련하고 시간을 투자해 영상을 제작한 노력을 정식 수업시간으로 인정하고 그에 준하는 강사료를 추가로 지급하든지요.

이런 이상한 관행,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충남의 몇 중학교에서 제보가 되었는데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비슷하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제동을 걸어야 겠습니다.

[ 공공운수노조 전국방과후학교강사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