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 지음
이 책은 경기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1년2월13일부터 6월25일까지 강독회를 엮어 만든 책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카프카 '변신'중에서>
내가 읽은 책들은 나의 도끼였다.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나의 세포를 깨우는 도끼. 도끼 자국들을 내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어찌 잊겠는가? 한줄 한줄 읽을 때마다 쩌렁쩌렁 울리던 그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저자의 말 중에>
이 책에는 이철수, 최인훈, 이오덕, 김훈, 알랭 드 보통, 오스카와일드, 미셀 투르니, 김화영, 니코스 카잔파키스, 알베르 카뮈, 장그르니에, 밀란 쿤데라, 톨스토이, 손철주, 오주석, 법정, 프리초프 카프라, 한형조 등의 작가 책을 소개하고 있고 작가에게 도끼 자국을 낸 책이기도 하다.
몇몇 작품은 읽어보았는데 작가의 말처럼 도끼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철수, 김화영, 오주석 책을 읽고 싶어졌다.
여행지에서 그렇게 만났다가 그렇게 보낸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유리 일생이 한갓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 연습을 한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세상에서 마지막 보게 될 얼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떨기 빛. 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준다. p187
사람이란 나무와 같소. 당신도, 버찌가 열리지 않는대서 무화가 나무와 싸우지는 않겠지?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p200
무화가나무한테 버찌가 왜 열리지 않느냐고 화를 내는 건 어리석다. 원래 무화가 열리는 나무니까. 사람은 다 다르고 각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옛사람들의 작품은 그들의 삶의 속도로 떠올며 느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양이 다르고 만나는 사람의 범위가 다르고 물질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지금과 달랐던 근대화, 산업화, 현대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야 해요. p318
양이차면 음이 올라오게 되어있고 지금의 인류역사는 서양의 이성이라는 양이 너무 차 올라와 있어서 동양의 지혜라는 음이 올라와야 할 시점이 됐다. p341
다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이 읽었어도 불행한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기계적인 지식만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러니 다독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다시 카프카로 돌아가면 책이 얼어붙은 내 머리의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합니다.p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