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天育驃騎歌(천육표기가: 천육 표기의 노래)
- 杜甫(두보)
天育: 天子의 마구간 이름.
驃騎: 나는 듯 달리는 좋은 말. 여기서는 말 그림을 노래한 것이다.
吾聞天子之馬走千里(오문천자지마주천리)하니,
내가 듣건대 천자의 말은 천 리를 달린다 했는데,
今之畵圖無乃是(금지화도무내시)아?
지금 이 그림이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是何意態雄且傑(시하의태웅차걸)고?
그 얼마나 모습이 웅장하고 걸출한가?
意態: 자태. 모습.
駿尾簫梢朔風起(준미소초삭풍기)라.
말꼬리에선 낙엽 진 나뭇가지 끝처럼 찬 바람 일고 있네.
駿尾: 준마의 꼬리. 말꼬리.
簫梢: 낙엽진 나무 가지 끝. 한 대의 [天馬曲]에 ‘꼬리에는 낙엽 진 가지 끝처럼 찬바람 인다(尾簫梢兮朔風起)’ 하였다.
毛爲綠縹兩耳黃(모위녹표양이황)이오?
털은 녹옥색인데 두 귀는 노랗고,
綠縹: 녹색 옥빛. 縹는 청백색. 곧 옥색.
眼有紫焰雙瞳方(안유자염쌍동방)이라.
눈에선 자주빛 불꽃 일고 두 눈동자는 모났네.
紫焰: 자주색 불꽃.
雙瞳方: 두 눈동자는 모가 지다. 모두 준마의 외모적 특징임.
矯矯龍性合變化(교교룡성합변화)하고,
빼어난 용 같은 성질은 변화에 적합하고,
矯矯: 용감한 모양. 높이 솟아 있는 모양. 여기서는 빼어난 모양.
卓立天骨森開張(탁립천골삼개장)이라.
우뚝한 타고난 뼈는 삼엄하게 벌려져 있네.
卓立天骨: 우뚝한 타고난 뼈. 탁립은 우뚝히 솟은 모양. 천골은 천연의 모양.
森開張: 삼엄하게 벌려져 있는 것.
伊昔太僕張景順(이석태복장경순)이,
옛날에 태복 장경순이,
張景順: 唐 玄宗 때 太僕少卿 겸 秦州都督監牧都副使로 나라의 말을 키우는 일을 관장했던 사람.
開元 원년(713) 24만 마리의 말을 기르기 시작하여 13년에는 43만 마리가 되게 하였다 한다.
監牧攻駒閱淸峻(감목공구열청준)이라.
말 기르고 길들이어 맑게 빼어난 것들 골라,
監牧: 말을 잘 먹여 기르고 번식시키고 하는 것.
攻駒: 차고 물고 하는 사나운 말을 거세하거나 하여 잘 길들이는 것.
閱淸峻: 청신하게 빼어난 말을 고르는 것. 閱은 고른다는 뜻.
遂令太奴守天育(수령태노수천육)하고,
마침내 태노로 하여금 마구간 지키게 하고,
太奴: 奴僕 중의 가장 장대한 자를 뜻하며, 여기서는 말을 쳤던 高麗 출신의 王毛仲을 가리킨다.
別養驥子憐神俊(별양기자련신준)이라.
달리 좋은 말 새끼 기르게 한 것은 그 신통하고 빼어남 사랑해서였다.
驥子: 천리마의 새끼.
憐神俊: 신통하고 빼어남을 사랑하다. 神俊은 신통하고 빼어난 것.
當時四十萬匹馬(당시사십만필마)나,
그 당시 40만 마리의 말 있었으나,
當時: 玄宗의 開元 13년(725).
張公歎其材盡下(장공탄기재진하)라.
장경순은 그 재질 모두 하급인 것 탄식하였네.
材盡下: 재질이 모두 하급이다. 말의 수는 많았으나 뛰어난 좋은 말은 거의 없었다는 뜻.
故獨寫眞傳世人(고독사진전세인)하니,
그래서 다만 실물 그림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 것인데,
寫眞: 천리마의 실물을 그리는 것.
見之座右久更新(견지좌우구갱신)이라.
자리 옆에 걸린 그림 보니 오래되어도 더욱 새롭게 느껴지네.
座右: 자리 오른 쪽. 앉은 자리 옆.
久更新: 오래될수록 더욱 새롭게 느껴지다.
年多物化空形影(연다물화공형영)하니,
여러 해 되면 만물 변화하는 것인데 공연히 겉모양만 있으니,
空形影: 공연히 형체와 그림자만 있다. 부질없이 그림으로만 남아 있는 것을 뜻함.
嗚呼健步無由騁(오호건보무유빙)이라.
아하! 힘찬 발길로 달리게 할 길 없구나!
如今豈無騕褭與驊騮(여금기무요뇨여화류)리오?
지금도 어찌 요뇨 같은 신마와 화류 같은 날랜 말 없겠는가?
騕褭: 하루 1만 5천리 달린다는 神馬 이름.
驊騮: 옛날 造父가 桃林의 야생마 중에서 얻어 周穆王에게 바친 말 가운데 하나로, 하루 3만리를 달렸다.
時無王良伯樂死卽休(시무왕량백락사즉휴)라.
세상에 말 잘 모는 왕량이나 말 잘 보는 백락 없어 그대로 죽어갈 따름이지.
王良: 춘추시대의 유명한 말몰이 이름.
伯樂: 옛날에 말을 잘 보았던 사람 이름.
死卽休: 죽으면 곧 그만이 된다. 천리마도 말을 잘 다루고 알아보는 이가 없어 그대로 살다 죽으면 그만이 된다는 뜻.
解說:
杜甫는 이밖에도 [房兵曹胡馬]. [高都護驄馬行]. [驄馬行]. [瘦馬行]. [病馬]. [題壁上韋偃馬歌]. [白馬] 등 말을 노래한 작품이 많고, 또 [畵鷹]. [義鶻行]. [畵鵲行]. [姜楚公畫角鷹歌] 등 독수리나 매를 읊은 詩도 여러 편 있다. 작자가 달리는 천리마나 하늘을 가르는 독수리의 雄姿의 神俊함을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런 빼어난 동물이나 새를 은근히 자신에게 비유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첫댓글 杜甫의 또 다른 面貌를 알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