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계
작성자 : 김영순 2001-06-17
내 나이 48세~ 딸아이들을 보거나 일상에 묻혀 살땐 어느정도 나이를 인식 하며산다.
지난가을!! 옛친구 둘과 나 셋이서 드라이브겸 단풍구경을 갔었다
왜? 친구들과 잠시만 함께하면 금세 소녀가 되어버리는 걸까?
착각에 빠지고 만 세 젊은녀들은 안양에 있는 수목원을 찾았다
내가 미국에 살기에 한국방문중이었고 그러기에 더 더욱 고국산천 곳곳이 정답기만 했고
일부러 단풍의 계절을 택했기에 설레이는 마음이란 누구보다도 더 했다.
수목원 앞에 당도하니 문은 닫혀 있었고 공익근로요원(민방위 맞나요?)이 떡 하니 지키고 있었다
올해는 휴년제로 수목들을 쉬게 하기위해 구경을 할수 없다고 했다
섭섭함을 금할길 없었던 터라 우린 하나같이 콧소리를 내며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다른사람들 아무도 없고 우리들만 있으니 어찌 안되겠느냔둥...
한참을 사정 하였것만 그 청년은 정중히 거절을 했다
어떤 감언이설로 꼬드겨도 움직일줄 몰랐기에
여자 셋 모이면 접시도 깨진다는 그 위상이 무색하게 우린 그만 풀이죽고 말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터덜거리는 발길로 돌아서는 순간
저 앞에 어떤 경비를 맡고 있음직한 영감님(죄송) 한 분이 오시는거였다
기회는 찬스다~~~~!! 세 여자는 기를쓰고 수목원엘 들여보내달라 애원을했다
사진 두어방만 찍고 나올테니 제발~~` 플리스~~~~~
와~~ 갑짜기 멋쟁이로 변한 그 경비님은 구경하고 가시란다
그리고 일일이 따라 다니시며 이것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이고
저것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나무며 사진을 찍으려면 이 방향이 젤 멋있고....
그곳에서 작업하시던 분들까지 한마디씩 거들며 저쪽 산책로가 가장 멋있고
낙엽을 주워 모으려면 이리저리 가시라고.....
황혼녁이라 단풍은 한층 더 아름답게 빛났다 사진 두어방이 아니라 우리 셋 말고는
단풍놀이객들이 마무도 없는 그런 한적한 곳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멋진 구경을 맘껏 했었다
구경을 다 마치고 친절하시게도 우리들을 깍듯한 여자대접을 해준 그분들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또 하며 총총이 수목원을 나왔다.
오는 길에 우린 차안에서 한참을 웃었다 미인계가 아직은 통하노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세여자 서로의 마음 속엔
다시는 자식같은 남자들에겐 미인계를 사용치 않을 것임을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