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히가시노
아빠가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었단다.
독서 기록을 찾아보니 2016년에 읽은 것이 마지막이구나.
휴, 그렇게나 오래 되었나?
얼마 안 지났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월이 빨리도 흘러가는구나.
둘째가라면 서러운 다작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7년 가까이 읽지 않았으니,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작품을 썼을까 싶구나.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책은 작년에 출간된 <희망의 끈>이라는 책이란다.
희망을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런 말이 이 책의 내용과 연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펼쳤단다.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어디 가지는 않았구나.
여전히 책장 잘 넘어가고,
잘 짜여진 구조물처럼 촘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구나.
1. 두 가지 이야기
프롤로그는 안타깝고 무서운 이야기로 시작한단다.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의 어린 아이들이 처음으로 둘만 외할머니네 집에 갔단다.
대견하게 둘은 아무런 문제없이 외할머니 집에 갔단다.
그런데 그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했고,
그만 어린 남매는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단다.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는 크게 좌절하여 삶이 무너지는 듯했어.
그리고 그들은 삶의 희망을 다시 찾아보고자 아이를 갖기로 했어.
이젠 나이가 많았던 레이코는 임신이 쉽지 않았고,
병원에서 어렵게 체외수정을 통해 힘들게 임신에 성공을 했단다.
….
야요이 찻집을 운용하는 찻집 주인 하나즈카 야요이가 살해된 채 발견되었단다.
사라진 물건은 없어 보였어.
담당 형사인 마쓰미야는 수사를 시작하기 시작했어.
야요이는 50대 중반의 여자로 이혼을 해서 혼자 지내고 있고, 자녀들은 없었어.
마쓰미야는 사촌이자 상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데,
그 상사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의 주인공
가가 교이치로였단다.
그럼 이것도 가가 형사 시리즈인가 싶긴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마쓰미야로 볼 수 있단다.
가가 형사가 조연이나 특별출연으로 출현했다고 해야 할까.
이 소설은 야요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마쓰미야의 숨겨진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단다.
어느날 아야코라는 사람한테 연락이 왔단다.
모르는 사람인데 아야코는 마쓰미야의 어머니를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래서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야코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단다.
어머니도 뭔가 아는데 말씀을 안 해주시는 것 같았어.
아야코가 마쓰미야에게 연락한 이유는 아버지의 유언장 때문이었단다.
작은 숙박 시설을 의미하는 료칸의 주인 요시하라 아야코.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아버지는 말기암이었단다.
그런데 아버지의 유언장에는 낯선 이름 마쓰미야 유헤이란 이름이 있었어.
그래서 연락을 하게 되었던 것이란다.
대충 이러면 숨겨둔 아들일 확률이 높은데,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단다.
변호사를 통해 마쓰미야가 아버지의 사생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아야코와 마쓰미야는 만났고, 아버지의 유언장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알았던 마쓰미야는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의 존재에
조금 당황을 했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
2. 탐문 수사
그건 그거고 마쓰미야는 야요이 살인사건에 대해 열심히 수사를 했단다.
죽은 야요이는 평판이 좋은 착한 사람이었단다.
야요이가 죽기 전에 만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했단다.
피트니스 강사, 피부관리사, 전남편 등 주변 사람들을 만났지만 특이한 점이 없었어.
전남편을 오랜만에 만난 것이 특이한 점이지만,
그들은 아이를 갖지 못해서 합의해서 헤어진 것이라서
안부를 전하기도 했었나 봐.
이번에는 오랜만에 만나기는 했지만…
전남편은 알리바이가 확실했단다.
한 가지 또 특이한 점은 평생 관심 없던 피트니스 클럽과 피부관리를 한 달 전에 등록했다는 점.
음, 사랑을 시작하셨나?
그 다음 탐문 수사는 단골 손님들이었어.
단골 손님 중에 프롤로그에서 남매를 잃었던 부부 중에 남편 유키노부가 있었단다.
그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프롤로그 때와는 시간이 꽤 흘러서 유키노부는 예순두 살이었고,
그때 어렵게 낳은 아이는 어느덧 14살이 되었어. 이름은 모나였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내 레이코는 2년 전에 백혈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유키노부는 딸 모나와 단 둘이 지냈단다.
하지만 둘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어.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는 모나가 태어났을 때부터 잘 보살피려고 했단다.
사고로 남매를 잃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조심을 하는 건 좋았는데,
너무 도가 지나쳤단다.
뿐만 아니라 모나 앞에서 계속 죽은 남매 이야기를 했는데,
그건 모나에게 숨겼어야 했다고 생각한단다.
어렸을 때는 모르겠지만, 사춘기 소녀에게
죽은 오빠 언니의 이야기는 오히려 부모와 관계를 좋지 않게 만들었을 거야.
역시 모나와 아버지 유키노부 사이는 좋지 않았단다.
집에서도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어.
그런 유키노부가 야오이 찻집에 자주 들렀던 것이란다.
그럼 야요이가 사랑에 빠진 이가 유키노부인가?
하지만 유키노부 역시 알리바이도 있고 특이한 점도 없었어.
사랑하는 사이 같지도 않았어.
유키노부와 인터뷰를 해보니
야요이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야요이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고 했어.
….
한편 마쓰미야의 상사이자 사촌형인 가가는
야요이의 전남편 와타누키과 동거인 다유코를 인터뷰했단다.
와타누키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다유코와 함께 살고 있었단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유코는 가가와 이야기하다가
자신이 죽었다고 범행 사실을 이야기했단다.
아니, 왜? 질투심 때문에?
와타누키가 전부인 야요이를 만나고 와서 행동이 이상해진 것을 눈치채고,
무슨 일인가 야요이를 만나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야요이를 죽이게 되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단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3. 진실을 찾아서
가가가 다유코를 인터뷰하는 동안
마쓰미야는 유키노부 주변 인물들을 조사했는데,
당연히 그의 딸 모나를 조사했어.
모나를 만나 야요이의 사진을 보여주자,
얼굴을 아는 사람이라고 했어.
모나가 테니스부에 있는데,
연습하는 것을 자주 보러 온 사람이라고 했어.
왜 야요이는 모나의 학교에 찾아온 걸까.
마쓰미야는 야요이의 부모님 댁에도 찾아갔어.
그리고 그곳에서 야요이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단다.
왜냐하면 야요이의 어린 시절 사진과 모나와 너무 똑 닮았기 때문이야.
뭐지? 머릿속에서 스치는 가설이 하나 지나가는구나.
체외수정…
소설 속 주인공 마쓰미야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만 해보면 되겠지.
그리고 유키노부를 다시 만나서 자신의 추측을 이야기하자,
유키노부는 더 이상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해주었단다.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가 불임치료를 받았던 병원은 애광병원이라는 곳이었는데,
모나를 임신했을 때 수정란이 바뀐 것 같다고 했어.
모든 것은 병원의 실수라고 했지.
그런데 안 바뀌었을 확률은 아주 조금은 있다고 했어.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는 그냥 아이를 낳기로 했단다.
그렇게 모나가 태어난 것이고,
모나는 자라면서 이상하게 엄마도 아빠 모두 닮지 않았단다.
하지만 친딸처럼 아니 친딸보다 더 소중하게 키웠단다.
이 비밀은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만 알고 있었단다.
그런데 레이코가 2년 전 죽기 전에 모나의 친부모에게 알려주는 것이 낫겠다고 했어.
그래서 유키노부는 수소문 끝에 야요이 찻집까지 오게 된 것이란다.
야요이게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야요이는 비교적 침착했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야요이는 전남편 와타누키를 만나 이야기를 했단다.
그래서 최근에 오랜만에 전남편을 만난 거야.
야요이는 자신의 딸을 멀리서라도 보기 위해
모나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 자주 갔던 것이란다.
그리고 모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피트니스 클럽도 다니고 피부관리도 받았던 거야.
그렇다면 왜 다유코는 야요이를 죽였을까.
다유코는 와타누키를 만나기 전에 어떤 유부남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있었어.
와타누키를 만나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와타누키가 전부인을 만나고 와서는 ‘입양’을 검색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어.
그래서 자기를 버리고 전부인과 재결합을 하는 줄 알고
야요이를 찾아갔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해를 해서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했어.
가가 형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오해를 했다는 것을 알고
크게 후회를 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자백을 하게 되었다는 거야.
…
유키노부는 이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일한 사람 모나에게도 이야기를 했단다.
모나는 크게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진짜 살가운 딸처럼 대했단다.
유키노부의 결정이 모나가 이 세상에 나오게 한 것이고 하고,
자신을 평생 보살펴 준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것 아닌가 싶구나.
이렇게 진실은 밝혀지고 사건도 해결되고….
그런데 굳이 야요이를 찾아가 진실을 이야기를 해야했을까.
야요이가 알게 되어서 좋을 것이 뭐가 있다고…
이야기를 위한 설정이겠지, 실제 그럴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더구나.
….
그런데 마쓰미야와 아야코의 이야기도 있잖니.
그들이 남매인 거잖니.
그렇다면 마쓰미야의 어머니와 아카코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있겠지.
그 사랑도 가슴 아픈 사랑이더구나.
그 이야기는 아빠가 졸려서 생략해야겠구나.
….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무서운 살인 사건을 다루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 향기 나는 그런 소설이구나.
그런데 왜 소설 제목이 <희망의 끈>이었던 거지?
PS,
책의 첫 문장: 오우마가도키(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마귀를 만나는 시간’이라는 뜻-옮긴이)라는 말이 있다.
책의 끝 문장: “긴 끈이 끊기지 않아서요.”
책제목 : 희망의 끈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 김난주
펴낸곳 : 재인
페이지 : 468 page
책무게 : 585 g
펴낸날 : 2022년 11월 16일
책정가 : 18,800원
읽은날 : 2023.05.30~2023.06.01
글쓴날 : 2023.06.14,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