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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준 (57부)
S#1. 궐밖 거리(밤)
허준이 급하게 집으로 가는데..이때 횃불을 성난 백성들이..
몰려 다니면서..분탕질을 하고 있다. 낫과 곡괭이를 든 백성들..
백성1 궐안 장례원에 있는 노비문서부터 불태워버려!
백성2 궐안에 있는 양반놈들은 다 쳐죽여라!
허준..그 모습들을 보고 경악하는데..
이때 성난 백성들이 관복을 입고 있는 허준을 본다.
백성1 저기 양반놈이다.
허준을 본 성난 백성들이 허준에게 몰려오고..
허준을 에워싼다..낫을 들고 성난 얼굴로 허준을 노려보는
백성들...당황하는 허준의 얼굴...
S#2. 허준의 집 마당(밤)
마당 한켠에 겸이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다
마당 한쪽 평상에는 피난갈 준비를 해둔 짐들이 쌓여있고..
S#3. 거리(밤)
피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양태가 급하게 허준의
집쪽으로 가고 있다.
S#4. 허준의 방
다희와 손씨..함안댁과 일서..언년이 만삭이 된 유월이 등이
초조하게 허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양태가 황급히 들어온다. 겸이도 뒤따라 들어오고
양태 ...큰일났습니다요 마님...
지금 왜군이 삼개나루 앞까지 밀려왔답니다.
양태의 말에 질겁을 하는 사람들...
일서 사..삼개나루..? 그럼..바로 코앞이란 소리 아냐.
일서의 말에...함안댁..사색이 되고
함안댁 (다급하다)...더는 못기다리겠수. 여보..우리 먼저 갑시다...가자
언년아..
일서 (당황한)..이 여편네가 왜 이리 호들갑이야..
함안댁 (울상이고)그럼 어째? 예서 다같이 죽을거야!
함안댁..겁이 나 어쩔 줄 모르고..
다희와 손씨..착잡한데...
손씨 애비한테 무슨 변고라도 생긴게 아닌지...
다희 (착잡하고)...
겸이 (안되겠다)..아무래도 제가 궐에 가봐야겠습니다.. 다들
겸이를 보는데...
겸이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
다희 ...겸아
겸이..다희가 말릴 새도 없이 밖으로 나가버리고...
양태 제가 같이 가보겠습니다..아씨.
양태, 황급하게 겸이의 뒤를 따라나가는데...
남겨진 사람들...불안한 얼굴이다.
S#5. 길가일각
성난 백성들...제 정신이 아닌 듯..독기를 품은 얼굴로
허준의 주위를 에워싸는데...허준..두렵기까지 하고
허준 ...왜들 이러시오?
백성1 ..왜 들이래? 걸 몰라 묻는거야? ..죽어라 죽어라 우리 등골을
빼먹은 게 누구야? 너희들 양반놈들 아니야?
허준 .....
백성1 (사람들을 선동하듯) 지 잇속 챙기면서 아귀다툼만
하다가..나라꼴을 이 모양으로 만든게 누구요? 임금이고
양반이고 다 죽여야해!! 왜놈들이 쳐들어오면 어차피 죽을
목숨.. 가슴에 쌓인 한이나 풀고 죽자고!!
사람들..동조하듯..옳다 하고 환호하고...
백성1을 위시로..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기세로..
낫과 몽둥이 등을 들고 허준에게 다가가는데..
허준..겁먹은 얼굴로 뒤로 주춤 주춤 물러난다..
이때 백성들의 등뒤에서 김만경의 우렁찬 목소리.
만경 멈추지 못하느냐!
만경의 고함에 놀라보는 사람들...
허준도 만경을 보고...만경..사람들을 헤치고 온다.
갓에 도포를 입고 있다.
만경 뭣들 하는짓이냐!!
백성1 니놈은 뭐야?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이 구나! 양반 탈을 쓴
놈은 다 죽여!
만경...거칠게 횃불을 들고 있는 백성 한 명한테..횃불을 뺏어 들고..
만경 내 얼굴 똑똑히 봐라. 난 혜민서 의관 김만경이다. 너희 중
몸져 누워 혜민서를 찾은 자가 있다면 날 봤을 것이다.
내의원 의관이 된지..이십년이 넘도록 혜민서 처박혀 가난한
백성만을 돌본 나를 모른다하겠느냐?
백성들을 선동해서 이끌던 백성1. 2가 주춤하는데..
이때 백성 하나가 백성1에게 다가가서 무어라 귓속말을 한다.
만경이 혜민서 의관이 맞다는 사실을 전하는 듯..
백성1 나으리는 모른척 물러 가십시오!! 소인놈들은 가슴에 쌓인
한을 풀어야 겠습니다.
만경 한을 풀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백성1 양반인 저 자를 죽여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말입니다!
만경 (기가 막히다)자네들.. 대체 이분이 누군지 알고들
이러는게야? 내의원 어의 허준영감이시네.
만경의 말에..놀라는 백성들...웅성거리고...
만경 ..자네들한테 원성 자자한 양반이 아닐세. 혜민서를 찾는
가난한 병자들을 제 몸처럼 돌보던 분이시네.. 병자들을 위해
입으로 피고름을 빨던 분이야.. 역병이 도는 지방으로
가...수천 수만의 백성들 목숨을 구하신 분이야..
동요하는 백성들...
만경 그만 돌아들가게. 은혜를 원수로 갚지말고.. 어서들 돌아가!
만경의 말에...백성1을 위시한 백성들의 성난 분위기가 가라앉고
백성1 ..가..가세....
백성1,2가 백성들을 다른 곳으로 이끌고 간다..
허준 착잡한 얼굴로 그들을 보는데..
만경 (허준에게)큰일날뻔 했습니다. 이 난리통에 관복을 입고
활보를 하시다니...간도 크시오.
허준 (씁쓸한 미소를 띠고)...어가를 호종해야 할텐데 여긴 어쩐
일입니까?
만경 ..(겸연쩍다) 영 발이 떨어지지가 않습디다.
허준 ...
만경 어의 영감을 따라..의서와 혜민서 병부를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허준 (감격하고)김직장..!
허준..고마운 얼굴로 김만경을 보고..만경..미소짓는데...
만경 헌데 어딜 가는 겁니까?
허준 잠시 집에가..식솔들을 피난시키려 합니다.
만경 하면 어서 가보십시오.. 저는 혜민서로 가서.. 비망록과
병부를 챙기겠습니다.
허준 그럼..
허준이 돌아서서 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백성들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백성 장례원이 불탄다!!
혜민서에 불이났다...
백성들이 뛰어가면서 소리를 치는데..
만경...백성을 잡고..
만경 이보게 그게 무슨 소린가?
백성 경복궁이 불타고 있다 합니다. 혜민서와 장례원에 불을 질러
도성안이 불바다가 됐다 합니다요.
경악하는 허준과..만경..
두사람 서로 말을 할것도 없이 혜민서쪽으로 달려간다.
S#6. 인화문 근처(밤)
양예수를 위시한 의관들과 홍춘과 세희 그리고 장덕등의
의녀들..그리고 몇 명의 도약사령이 보이고..
양예수를 제외한 의관들과 의녀들 각자 등짐을 지고
있는데 도지와 명원이 보인다.
초조한 얼굴로 허준과 만경을 기다리는 듯.
.자꾸만 길 쪽을 보는 양예수..
도지 .영감 .안 올 모양입니다...
예수 .......
도지 더이상 지체할 겨를이 없습니다... 어가의 호종을 포기하고
도망친 자들을 더 기다려 뭣하시겠습니까..
명원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어의영감과 직장나린..의서를
짊어지러 가시지 않으셨습니까.
도지 ..의서를 짊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소임은 주상전하의 옥체를
보존하는 것이네. 어떤 이유든 이자리에 나타나 인원
점고를 받지 않았다는 건.. 책무를 방기하고 도망을 친거와
다름없네.
명원..뭔가 더 말하려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의관하나가 황급히 온다.
의관 영감 큰일났습니다 성난 백성들이 경복궁과 장례원..혜민서에
불을 질러.. 도성안이 불바다가 됐다합니다.
의관의 말에 놀라는 사람들...
도지 다급한 얼굴로..양예수를 보고..
도지 영감..
예수 (심각한 얼굴로 고민을 하다가)가세..
예수 이하 의관과 의녀들이...어가를 향해서 간다.
S#7. 혜민서앞
혜민서앞으로 달려오는 허준과 만경..
화염에 휩쌓인 혜민서를 보고 경악한다..
S#8. 혜민서마당.
마당으로 뛰쳐 들어오는 허준과 만경.. 불길이 번지고 있는 혜민서창고들
오근과 채령, 옥정이 발을 동동 구르며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허준과 만경이 그들에게 뛰어가고..
허준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오근 ..영감...어쩌면 좋소. ..백성들이 불을 냈소...궐이고 뭐고 할것
없이.. 모조리 불을 질러대고 있소.
허준 ....서고는....의서와 비망록 병부는 어찌 되었습니까...
오근 지금 예진아씨와 김참봉이 들어가 있는데...
허준 ..
허준..오근의 말을 더 들을 겨를도 없이..그대로 혜민서 불길에 휩쌓인
건물쪽으로 달려간다..
만경도 따라가고...
남은 오근..어쩔 줄 모르는데..따라 들어갈 수는 없고.. 미칠 노릇이다.
오근 이..이를 어째 이를 어째...(발만 동동 구르고)
S#9. 혜민서 서고 창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혜민서 서고안에
예진이와 상화가 의서와 비망록 그리고 병부를 챙기고 있다
두사람 모두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있으나 연기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워 보이는데..
예진...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들고 있던 병부를 떨어뜨린다.
상화 ..내의녀님..!
상화...놀라 예진을 부축하는데...
그때...안으로 뛰어들어오는 허준과 만경
허준..이광경을 보고 놀라고...
허준 (상화에게)어찌 된 일이냐...
상화 ..연기에 질식되신 듯 합니다...
허준..급하게 예진을 진맥한다..
허준 (상화에게)어서 모시고 나가거라.
상화 예.
상화..예진을 들쳐없고 밖으로 나가고...
허준과 만경..서둘러 병부와 비망록등을 챙기기 시작한다.
허준 (정신이 없다..)...중요한 것만이라도 챙겨나가야 합니다..
침구과 탕약에 관한 비망기들을 찾아주십시요..
만경 ..알았소.
서고를 뒤지는 두사람의 긴박한 모습.
S#10. 길가일각
피난민과 분탕질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거리.
겸이가 행여 허준과 스쳐지나갈까..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는데...그 옆엔..양태가 있고...
그때 맞은 편에서 횃불을 든 한떼의 사내들이 오는데..
누군가 그들중 하나를 잡고...
백성1 ..경복궁에 불이 났다는게 사실이요..?
백성2 ..경복궁 뿐이요. 창덕궁 장례원 모두 불바다요..
이들의 대화를 듣던 겸이와 양태..놀라는데...
겸이..백성2를 잡고...
겸이 ..정말 궐에 불이 났소..?
백성2 그렇수..내가 지금 궐안에서 오는 길이요.
양태 ..하면 상감마마는..어찌 되셨수...?
백성2 상감인지..하감인진..저 혼자 살겠다고 벌써 도망을 쳤소.
겸이 ....(놀란다)... ...그럼 지금 궐안엔 아무도...없단 말이요...?
백성2 우리가 갔을땐 모두 내빼고 텅텅 비어있었수. 임금뿐
아니라....대신, 관원 할 것 없이.. 모두 궐안을 빠져나가서
한양을 떴답니다
겸이 ..
횃불을 든 사내...가버리고...
겸이..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듯..기막힌 얼굴인데....
S#11. 허준의 집방안.
다희와 손씨..함안댁 일서 언년이등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일서 미치겠네...정말.. 이젠 겸이하고 양태까지 함흥차사니...
함안댁 내가 진작에 가쟀잖아... 왜놈들이 삼개나루까지
왔다는데..인제 어쩔꺼야...
일서 (자신도 미치겠는데..)..앵앵대지말고 조용히 좀 해..!
함안댁 (찔끔하는)...
다희와 손씨..민망하면서..걱정되는데..
그때..안으로 들어오는 겸이와 양태.
손씨 겸아..
다희 겸아...
일서 (양태에게)..아니 왜 둘만 와...준이형님은 어쩌구...
양태 형님은..못오시오.
그말에 놀라는 다희와 손씨..
손씨 그게 무슨 소리냐...아범이 못오다니..
겸이 (참담한)..주상전하께서..파천을 하셨습니다..
손씨. 다희 ....!
겸이 ...전하를 뫼시던 대신들은 모두..어가를 호종해.. 이미 한양을
떠났다합니다....
다희 ..그럼..아버지도..함께 가셨단 말이냐...?
양태 형님이야...주상전하를 뫼시는 어의신데.. 어가를
따라갔을게..당연하지 않습니까요.
이들의 말에..다른 사람들..기가 막히고..원망스럽다.
함안댁 거봐..내 그럴 줄 알았어.....
일서 이런 무심한 양반... 식솔들이 눈이 빠지게 기다릴걸 뻔히
알면서.. 어찌 그럴 수 있어 그래...
다희와 손씨...참담한 심경인데..
겸이 (침통한 얼굴로)그만 떠나야겠습니다 어머님...
다희 ...하지만..네 아버지께서....
겸이 (조금 화난 얼굴로 단호하게)..아버진..오시지 않습니다!!
다희 ...!!
손씨 겸아..
겸이 저희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셨다면.. 이럴수는 없습니다. 이
난리 통에...며칠동안 집에도 안오셨습니다. 저희들이 피난을
가던 말던...신경도 안쓰고...어가를 따라가셨습니다.
손씨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 게다..겸아.
겸이 ..그만 떠나야합니다..
겸이의 얼굴..허준에 대한..배신감에 차있고..
일서 ..겸이 말이 맞습니다 형수. 어서 뜹시다..이러다..정말 다
죽겠습니다.
당혹스럽고 심난한 다희..
S#12. 혜민서
불타는 혜민서...허준과 만경...상화가..불길속을 뛰어다니면서
의서와 비망록 병부를 밖으로 나르고 있다.
한쪽에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예진..초조한 얼굴로.
그런 예진을 보는 채령과..옥정. 오근..
채령 내의녀님..정신 차리십시오.. 내의녀님..
예진..깨어난다..
옥정 내의녀님..
오근 예진아가씨..
예진..정신을 차리고..
예진 ..의서는?...비망록과 병부는 어찌 됐느냐?
오근 걱정마시오...어의영감과...혜민서 김만경 나으리가 오셔서..
밖으로 나르고 있습니다.
예진이 보면...허준과 만경..상화가..한아름 의서와 병부를 안고..
불타는 서고 창고를 뒤로 하고 뛰쳐나온다.
의서를 내려놓고...고통스럽게 기침하는 허준과 만경.상화.
그러다가 허준..아무래도 안되겠는지...몸을 돌이키는데..
상화 ..어디 가십니까..
허준 ..한번만...더 들어가야겠다..
만경 (놀란)..안됩니다 영감... 영감도 불길을 보시지 않으셨소.
안됩니다..
허준과...만경..상화.예진 오근..불타는 혜민서를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본다..
S#13. 길가일각
여기저기 검게 그을린 얼굴로 뛰고 있는 허준..
무척 다급한 모습이다
S#14. 허준의 집 마당
허준,마당안으로 황급히 뛰어드는데...
보면..황량한 마당안..아무도 없다.
허준 ..어머니..! 겸아..!!
허준, 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훑어본다.
경황이 없는 얼굴로 집안 여기저기를 흝어보는 허준.
허준 여보.!!
S#15. 허준의 방
방문을 열어 젖히는 허준..
그러나 역시 아무도 없는 방안..
심하게 어지렵혀져 있진 않지만...짐을 챙겨나간 흔적인데..
방안 한가운데는...작은 소반하나가 보자기에 덮혀져있다.
허준...아무도 없는 것을 알자..조금 허탈한 얼굴인데..
방안의 소반을 보는 허준...
안으로 들어와 밥상보을 들어보는데...
밥과 국..반찬 두어가지가 놓여진 상..
그 옆에는 서찰이 놓여져 있다..
.밥공기를 들어..온기의 정도를 가늠하는데...아직..따스한 느낌..
허준....서찰을 움켜쥐고 방을 뛰쳐 나간다.
S#16. 길가일각. 성문 근처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도 북적대는 거리.
정신없는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뛰는 허준..
S#17. 길가일각
길게 늘어선 피난민의 행렬.
등짐과 보따리를 들고 아이를 없는 사람들의 행렬속에.. 다희 일행의 모습도
보인다..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한 얼굴들...
심난한 다희의 모습이 비춰지는 위로...서찰내용이 흐른다.
다희 (소리)...전해질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찰을 남깁니다. 서방님께서 몽진하는 어가를 호종
하신다는 말씀을 전해듣고.. 저희들도 피난행장을 꾸려..길을
떠납니다.
S#18. 길가일각(새벽)
허망한 얼굴로 서찰을 읽고 있는 허준..
다희 (소리)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막막하고 두렵지만..
겸이가..큰 힘이 되어주고 있으니.. 부디 식솔들 일로
상심하지 마십시오. 기약없는 이별이지만 받드시 서방님을
다시 뵈올꺼라 믿고 있습니다. 다시 뵈올때까지 부디
강령하십시오.
서찰을 보는 허준의 착잡한 심정.
안타까운 마음인데..
S#19. 길가일각(아침)
피난 행렬 속의 다희일행..
피곤한 듯 보이는 손씨를 부축하는 다희..
근심을 덜어주려는 듯...미소를 지어보이는데...
손씨..다희의 손을 꼭 잡는다.
일서네 가족들도..서로를 다독이고 양태도 유월이를 부축하며 힘을 내고 있다..
S#20. 혜민서 앞
의서를 짊어진 허준 만경..오근과 예진..채령..옥정등 의녀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등짐뿐 아니라..양손에 보따리까지 들고 있는 허준...
허준..떠나기에 앞서..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데..
허준 ...주상전하의 어가는 지금 파주쯤 당도했을 것이요. 무거운
의서를 들고...뒤쳐진 길을..따라가는것이. 쉽지 않을 것이나
마음을 다잡으면 반드시 해낼것이요.
허준의 말에..다들 결의가 넘치는 얼굴들..
허준 자..갑시다.
허준이 앞장을 서서 걷기 시작하면 일행들 따라서 걷는데..
S#21. 길가 일각
선조의 어가행렬이 가고 있다.
선조와 광해군, 인빈과 신성군이 탄 가마의 행렬..
말을 탄 배천수가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성인철, 정성필, 문승훈, 김공량 정작과 서너명의 대신들..
양예수와 유도지..이명원등의 의관과..홍춘..세희..장덕등 의녀와 지밀상궁..
서너명의 내관과 나인..십여명의 관원이 고작인..초라한 행렬인데...
어가에 탄 선조의 침통한 얼굴..
S#22. 임진강 나루터
피난가는 백성들이 배를 얻어타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나루터. 너댓척의 나룻배가 있고.
서로들 배를 탈려고..실갱이를 하는데..
사공 어허...줄들 서시오...줄들 서!!
막무가내로 배로 갈려는 사람들고..그들을 제지 할려는
사람들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때 뒤쪽에서 어가 행렬이 당도하는데..
천수 물렀거라...주상전하 행차시다...물렀거라...!!
어가행차 소리에 소리에..일순..놀라고 긴장하는 백성들..
모두들 물러나면서 땅바닥에 엎드리는데...
사람들 사이를 뚫고...오는 어가의 행렬.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백성들..하지만...어딘지 다들 못마땅한 얼굴들인데....
배천수...너댓명의 뱃사공에게 다가간다.
천수 자네들이 사공인가?
뱃사공 예...나으리.
천수 ..지금 전하의 어가가 도강을 할 것이니.. 준비하게.
뱃사공 예 나으리..
천수의 말에..술렁이는 백성들... 백성들의 동요를 감지하는 대신 일행...조금
당혹스럽다..
(시간경과)
배천수와 관원들의 호위속에... 선조와 인빈,,신성군, 광해군등이 배로
갈려한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백성들의 시선..
표현하진 못하지만..도망치는 임금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가득 서려있는데...
그런 시선을 느끼는 선조등...당혹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때...무릎을 꿇은 채...있는 백성들 사이에서 흐느낌을 흘러 나온다.
배쪽으로 갈려하던 선조..걸음을 멈추는데..
백성1 (울부짖으면서)상감마마..저희들을 버리지 마십시오.
놀라는 이들...사내를 주목하고....
백성1 저희들을 버리고 어디로 가십니까.
백성1의 말에..참담한 선조..당혹스런 대신들...
한사람이 입을 열자..봇물터지듯..여기저기서..백성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백성2 ..상감마마..저희들을 버리지 마십시오...
백성3 ..상감마마..
애원과 울음..절망이 섞인 목소리들..
선조의 심정...괴롭고...대신들도 힘들게 외면할 뿐인데...
성필 전하..어서 오르십시오..
선조...배쪽으로 간다.
선조의 뒤를 따르는 광해군과 인빈...세자빈..신성군..
그리고 대신들이 배쪽으로 가는데.. 그 모습을 보는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더
커진다..
광해군 안타까운 얼굴로..그런 백성들을 본다.
천수 저하...그만 오르십시오.
광해군의 눈에...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천수 저하...
광해군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S#23. 길가일각
지치고 피곤해 보이는 손씨 다희 일행들.. 만삭인 유월..
도저히 못가겟는지..주저앉고 만다.
양태 여보.
유월 나....난 더 못가겠어요.
멈춰선 사람들...걱정스런 얼굴로 본다.
함안댁 .아유..벌써 이럼 어떻해..
양태 저 고개만 넘으면 나루야. 강만 건너면 쉴 수 있으니...조금만
더 견뎌봐.. (일으키며)자..일어나봐.
함안댁 자꾸 이러면..같이 못가지. 안그래도..얼마나 뒤처졌는데..
함안댁..떨떠름한 얼굴로 한마디하자..일서가..그런 함안댁의 옆구리를
꾹찌르고..
함안댁..내가 뭐 못할말 했냐는 듯.. 일서의 손을 탁 치고..
부축을 받는 유월..힘겹게 일어서는데.
겸이 (양태를 보고)짐은 내가 질테니...부축하세요.
S#24. 강 건너편
도강을 끝내고..건너편에 모두 내린...어가일행.
어가 행렬을 다시 정비하는데.. 이때 정성필이 배천수에게 다가간다...
정성필 잠시 나 좀 보세..
천수 .....?
정성필..한쪽으로 가고..배천수..다가오면.. 성필...천수에게 뭔가를 은밀히
지시한다.
그말에...놀라는 배천수의 얼굴..
천수 ..그...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성필 모두가...주상전하 세자저하의 안위를 위해서네.
천수 ..하오나..대감....
성필 (말 자르면서)지금 중요한 건..전하의 옥체를 보전하는 일이
아닌가. (단호하게)긴말 할 것 없이...어서 시행하게.
말을 마친 성필...냉정하게 돌아서는데.... 천수의 착잡하고
S#25. 나루터
백성들...다시 배를 타기위해..줄을 서고 있는데..
백성1 자자...밀지들 말고 차례를 지킵시다....순서를 지켜요.
밀고 당기고..정신이 없는 나루터.
그런 나루터로..손씨와 다희 일행이 온다.
일행들...나루에 운집해 있는 피난민들을 보고 기가 질리는데..
함안댁 하이고...저...사람 좀 보게.. 사태가 났네..사태가 났어.
뛰어가도 모자랄 판에 우린 기어왔으니.. 언제나 배를
타나그래.
함안댁의 말에..유월..미안하고..
함안댁 (일서를 재촉하고)아 뭐해. 어서 가서...순서 좀 당겨봐.
S#26. 강 건너편
배천수와 관원들이 횃불을 들고 서있다.
관원들 몇 명의 짚더니를 들고 있고. 기슭에 정박해 있는 배로 가는데..
사공들..의아한 얼굴들..
사공 ..나으리..왜 이러십니까요?
천수 착잡한 얼굴로..
천수 다들 물러나 있거라.
천수..군관들에게 눈짓을 하면.. 군관들 짚더미를 나룻베에 놓고..
천수 불을 당겨라.
천수의 말에...사공들 경악하고..
사공 나으리..왜 이러십니까요? 나으리..
사공들..배로 달려갈려하면..천수..칼을 빼들어.. 사공들에게 겨눈다.
천수 ..꼼짝들 말고 있거라. 게서 한발짝이라도 움직이면...목이
달아날것이다.
사공 .(불타기 시작하는 배를 보면서).나으리...
천수도 괴로운 얼굴로 불타는 배를 보는데..
이때 배와는 멀찍히 떨어진 곳에서.. 불타는 배를 보는 광해군 놀란 얼굴로..
광해군 (옆에 있는 대신들에게) 저게 뭐하는 짓이요!!
선조와 다른 대신들도 불타는 배를 보고 놀란다.
광해군 배를 태우면 백성들은 어찌하란 것이요? 뭣들 하시오? 당장
멈추라 하시오!!
성필 저하..지금 저 배들을 그냥 두고 가면..
왜적들이 도강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과 같사옵니다..
왜적이 북상하는 것을..지연키 위해서라도..
배를 남겨둘 수 없사옵니다...
선조 ...나 살자고...백성들을 죽이자는 말인가!
성필 전하..옥체를 보존하셔야 합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성필의 말에..선조의 얼굴 흔들리고..
다른 대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얼굴들인데..
불이 치솟아 오르는 배들...
S#27. 임진강 나루터
백성들...줄을 서며..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양태가..멀리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한다.
양태 ..저..저게 뭐야...?
그 소리에...일제히 건너편을 응시하는 사람들..
보면...불이 붙은 배가 보인다. 놀라고..당황하는 백성들.
일서와 함안댁..겸이 다희..손씨도 놀라는데..
일서 .부..불이다...배에..불을 질렀어...!!!
나루터로 몰려드는 사람들...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동자들...악이 바친다.
백성1 ..임금이...배에 불을 질렀어.... 저만 살겠다고....배를 태우고
있어! 저게 임금이여... 등골 빠지게 쥐어짜더니.. 왜놈이
몰려온다니까..백성들 다 죽이고...도망을 치는게.. 저게
임금이여!
함안댁 아이고..우린 죽었다...우린 죽었어..!!
발을 동동구르는데...
분노와 공포에 휩싸이는 사람들..나루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데....우왕자왕하는 사람들..
S#28. 강건너편
화염속에서 타들어 가는 배...
선조와 일행들..참담한 얼굴로...불타는 배를 본다..
인철 ..전하..떠나셔야 하옵니다...
선조 ....
인철 (가야한다)..전하....
선조 ..(선조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고)
인철 ...전하...
선조 ....
승훈 전하..옥체를 보존하셔야 하옵니다.. 부디..성려를
거두시옵소서.
성필 전하..옥체를 보존하셔야 하옵니다..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대신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읍소하는 대신들....
선조와 광해군....괴로운 심정으로..강넌너편을 바라본다..
S#29. 임진강 나루터
한바탕 소동이 휩쓸고 간 후..바닥엔.
사람들의 버려진 짐짝들로 어수선한 나루터..
강가에는..한스러운 표정으로 건너편을 바라보는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
한쪽에 망연한 얼굴로 있는 다희..손씨..
함안댁은 주저 앉아있다..
양태와 일서도 난감한 얼굴인데..
이때..한쪽에 있던...유월이가 배를 잡고..아픈 기색을 하면서
유월 ...여...여보...
양태..유월을 보고 놀란다..
양태 왜 그래? 왜 그래?
유월 (말없이..배를 잡고 고통스런 얼굴인데)..
다희와 손씨도 놀라서 유월을 보고..
다희 (겸이한테)..어디 쉴만한 집이 있나 알아보거라..
겸이 예..
겸이 서둘러 한쪽으로 가고..
S#30. 빈집 앞
비어있는 초가 마당으로 오는 다희 일행들..
양태가 방문과 부엌등을 확인해 본다.
양태 오늘은 일단 예서 쉬고..내일 일찍 떠납시다..
양태의 말에..사람들..들고있던 짐 보따리들을.. 풀어놓고...
다희와 손씨....힘들어 하는 유월이는 부축해..방으로 들어간다.
S#31. 방안
방안으로 들어온...다희와 손씨..함안댁과 일서..양태..
다희와 손씨는 얼른 방안 한쪽에..자리를 마련하고.. 유월이를 눕힌다..
손씨 자...어서 눕게...
유월 힘겨운 얼굴로 자리에 눕는데..양태는 그런 유월을 보고 안스러운
얼굴인데..
함안댁 (떨떠름한 얼굴로 퉁명스럽게) 서둘러 도망가도
살동말동한데 이래 쉬고 저래 쉬고.. 어쩌자는거야..
손씨 배가 불탔다니..도리가 없질 않나.
함안댁 ..이게 어디 배 때문만은 아니지 않습니까요. (유월이
들으라는 듯)배가 없으면..걸어서도 가야할 길인데..
....옴싹달싹 못하고 있으니...
유월이와 양태..미안하고...다희네도 무안하다
일서, 그런 함안댁을 타박한다.
일서 이 여편네가...정말 왜 이래! 자꾸 왈왈 댈거야!!
함안댁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일서 그만하라니까...
함안댁 ..이러구 맥놓고 있다 왜놈들이 닥치면 어쩔거야.. 난 언년이
데리고 먼저 갈테니까 당신이나 푹 쉬고..와..
일서 이 여편네가..
일서...순간 함안댁의 뺨을 후려치는데 놀라는 사람들..
양태 형님...왜 이러십니까?
함안댁 (뺨을 쥐고 너무도 놀란 얼굴인데)..여..여보...
일서 ..가! 당신 혼자 가보란 말이야!!
함안댁 .(눈물이 글썽해져서).다..당신....어떻게.. 이럴 수 있수가...
나한테 이럴수가...
함안댁..너무나 기막히고 분해..밖으로 뛰쳐나가는데..
양태 형수님...형수님....
손씨 (일서를 보고)제발 진정들 하게.. 왜들 이러는가!
일서 송구합니다요.
일서도 밖으로 나가는데...
양태와 손씨..다희..착잡하고 무거운 얼굴들인데..
S#32. 강가일각..
눈물을 찍어가며 주저 앉아서 강물을 보고 있는 함안댁..
함안댁 (서럽다)허이구..내가 미쳤지..미쳤어.. 마누란 안중에도 없는
화상을 서방이라고... 그래...어디 나 없이 잘 살아봐라..
함안댁...코를 팽 풀며..서럽게 우는데...
이때...한쪽에서...사내 하나가...함안댁쪽으로 다가온다.
사내 저...
함안댁 (퉁명스럽게)뭐요?
사내 혹시...배 안 구하시오?
함안댁 (눈이 번쩍 뜨이고)배? 배가 있수?
S#33. 초가마당(밤)
일서..초조한 얼굴로...집 밖을 서성이고 있는데...
함안댁이 정말 안오는가 싶어..걱정스럽다..
그때...한쪽에서 헐레벌떡 오던 함안댁...서있는 일서를 본다.
순간...아까의 감정이 되살아나 괘씸한 함안댁.
일서 (발견하고)..여..여보...
함안댁 (외면한다)...
일서 ..내가 정말..잘못햇어... 당신도..내 성질 알잖아..? 응...
함안댁 .....(다소 퉁명스럽게)언년이 어딨어?
일서 방에서 자나봐.
함안댁 당신...이리 좀 와봐..
함안댁..일서를 끌고 한쪽으로 가는데..일서 긴장하고
일서 왜..왜 이래..?
함안댁 글세 좀 와 보라니까..
함안댁..일서를 끌고 한쪽으로 가더니.. 일서귀에다 대고 뭐라고 속닥거린다..
일서..놀라고..
일서 ..뭐..뭐야..?
함안댁 ..조..조용히 해..
일서 그럼..우리 식구만 배를 타고 가잔 말이야?
함안댁 ..한사람에 열닷냥씩 주고 겨우 붙잡아둔거야.
일서 ..그래도...어떻게 우리만 가냐...
함안댁 배가 너무 작아서..다 탈 수도 없다니까
거기다..겸이네하고...양태네는 돈도..없잖아. 우리가..그 돈까지
다 댈거야?
일서 (망설인다)..
함안댁 ..왜놈들이 한양을 지나서..화전까지 왔데..
일서 (겁먹는다)화....화전..?
함안댁 우리 언년이를 생각해서 눈 딱감고 가자.. 왜놈들이
처녀애들만 보면 환장을 한데잖아...
일서 (미치겠다...)
S#34. 방안.
방안에 한쪽에..겸이와 다희와 손씨가 벽에 등을 기대고 잠들어있고..
한쪽에 누워서 잠든 유월이 옆에 양태가 졸고 있다.
다른 한쪽엔 언년이도..잠들어 있는데..
슬며시 방문이 열리고 함안댁이 들어온다..
조심스럽게..한쪽에 있는 짐을 꺼내고..
잠들어 있는 언년이를 깨운다.
언년 (깨먼서)왜 그래?
함안댁 (다른 사람 깰까봐 화들짝 놀라고 얼른 입을
막으면서)..쉬..쉿..
언년 (어리둥절한 얼굴로 함안댁을 보는데)..
S#35. 강변일각(밤)
짐을 진채..강변 일각을 가는 일서와 함안댁.. 언년이가 따라가면서..
언년 엄마...어딜가는거야?
함안댁 잔말말고 따라오기나 해 이것아..
언년 아버지...
일서 ....(괴롭고)..
언년 난..안가. 겸이 오라버니 두고 못가!
함안댁 (언년의 등짝을 후려치면서)답답한 소리 작작해 이것아..
죽고 나면 겸이가 무슨 소용이야..
언년 (울먹이면서)엄니..
함안댁 (언년이를 잡아 끌면서)따라와...
일서 어디야?
함안댁 다 왔어. 저기..저기야..
함안댁 언년이를 끌고 가는데..
일서 배가..어딨다는거야!
함안댁 (당황한다)여..여기가 틀림없는데..
함안댁..두리번 거리면서..배를 찾지만..아무도 없고..
함안댁 ...내..내 돈... 분명히 예서 기다린다 약조했는데..
(울먹이면서)아이고..이 썩은 놈이..날랐네..날랐어. 아이고 내
돈...내 돈..
일서..기가 막힌 얼굴로 그런 함안댁을 보고..
S#36. 길가일각.(새벽)
의서를 짊어지고 힘겹게 산길을 오르고 있는 허준일행.
모두들..지쳐있는데..특히..옥경,채령등 어린 의녀들과 오근....
한걸음도 뗄 수 없는 듯..눈에 띄게 힘들어한다.
오근 ..영감...잠시 쉬었다 갑시다.
만경 조금만 더 참게. 이제..금방 임진강일세.
오근 밤을 세워 걸었습니다. 우리야 그렇다치고..저 의녀들 몰골
좀 보시오. 이러다 숨넘어 가겠습니다.
예진 괜찮습니다.
허준..옥경,채령을 보면...금방 쓰러질거 같고..
허준 (만경에게)잠시 쉬었다 가지요. (상화에게)근처에 쉴만한
곳이 있나 알아보거라..
상화 예..
S#37. 초가마당
비어있는 초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일행들.. 상화가 짐을 부려놓고..
상화 저는 인근에 나가..나루쪽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허준 조심하거라.
상화 밖으로 나간다..
S#38. 방안.
한쪽에 촞불이 켜져 있고..허준과 만경..오근이 있다.
오근 (팔다리를 주무르면서)어이고.. 죽겠다..주겠어.. 내 평생..이리
모질게 걸어보긴 처음일세. 우리 홍춘이는 어디쯤 가고
있을꼬..
만경 주상전하 어가는 지금쯤..개성에 당도했을 것이네.
이때...방안으로 들어오는 예진과..채령..옥정.
예진 ..(허준..만경..오근에게 주먹밥을 내놓으면서).. 시장하실텐데
요기부터 하십시오.
오근..얼른 주먹밥을 들어..허겁지겁 먹는데..
오근 (의녀들에게)자네들도 먹게.
만경 왜적이 계속 북상을 하니.. 전하께서 언제 또 개성을 버릴 지
알 수 없습니다.. 전하께서 개성을 떠나시기 전에..합류해야
합니다. 만약 어가를 따라잡지 못하면..우리는..도망자로
낙인찍혀 국법으로 다스려질것입니다..
허준 임진강이 지척입니다.. 기력을 추스리는데로 나서면 곧
따라잡을 것이니다.
이때 방문이 열리고 상화가 들어온다..
허준 어찌 됐느냐?
상화 ..(난감한 얼굴)...강을 건너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경 그게 무슨 소리야?
상화 주상전하의 어가행차가 도강을 한후... 배를 모두 불태워
버렸다 합니다.
상화의 말에 다들 놀라고.. 다들 심각한 얼굴로 말이 없는데..
만경 왜적들이 북상하는 것을 지연시킬려는 방책이였겠지..
오근 하면 이제 우린 어떻합니까?
허준 강을 건널수 없으니..우회해야 겠지요.
다들 허준을 보면..
허준 주상전하께서 곧 개성을 떠나실 것이니.. 이제 개성에서
합류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내 판단으로는
어가가..평양성으로 향할것이니.. 우리도..평양으로 바로
가야겠습니다.
만경 평양으로 가자면.. 동쪽으로 더 올라가서 우회하는 것과..
서쪽 해안으로 내려가서 뱃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허준 ..동쪽으로 우회하는것은..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만경 하지만..김포 강화쪽은 이미 왜적들이 점령을 했을것입니다.
허준 도리가 없습니다. 위험하더라도..시간을 단축하자면..그 길
밖엔 없습니다.
허준의 말에 다들 긴장된 얼굴들..
S#39. 개성관아전경
S#40. 관아 집무실.
광해군과..김공량 문승훈..성인철..정성필..정작등의 대신들이 있는데..
이때..배천수가 집무실로 들어온다.
배천수 불러 계십니까?
성필 (노기띠 음성으로)어가를 수행하던 관원들이...속속...도망을
친다는데 그것이 사실이요?
배천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사실이옵니다.
성필 대체 뭐하는거요!! 그런 놈들을 잡아서 당장 목을 베지 않고!
인철 작정하고 도망치는 자들을 어쩌겠소.
광해군 아바마마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성려가 크실것이니.. 모르게
해주시오.
천수 예..저하.
S#41. 관아일각.
마당 한켠에 도지와 홍춘..세희 장덕등의 의녀들이 있고..
도지 (홍춘에게)이 화제대로 탕약을 준비하시오..
홍춘 예..나으리.
한쪽엔 세희와 의녀들 화로를 피워서 탕약을 다리고 있다.
이때 명원이..급하게 와서...
명원 내의정 나으리.
도지 무슨 일인가?
명원 어의 영감께서 편치 않으십니다.
명원의 말에 도지가 놀라고..
S#42. 방안.
양예수가 방안 한켠에 누워있다..어딘지 불편한 기색인데..
이때 방안으로 들어오는 도지와 명원.
도지 영감. 어디가 편치 않으십니까?
양예수..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예수 심려할거 없네. 어가를 호종하기엔..내가 너무 늙었어.
명원 .(안스럽고)영감..
예수 (도지를 보고)...내 직접 주상전하의 옥체를 살펴드려야
할것이나.. 그러기엔...기력이 없어... 자네가...전하의 안위를
책임져야겠네.
도지 ...(예수의 말에 긴장을 하는데)....
예수 그리 할 수 있겠는가?
도지 성심을 다해 전하를 모시겠습니다.
도지...다시 한번 기회가 싶고..
S#43. 관아일각.
도지가...탕약을 다리는 의녀들쪽으로 온다.
도지 (홍춘에게)탕약은 어찌 됐는가?
홍춘 준비 됐습니다.
도지 (세희에게)주상전하께 올릴 것이니 준비하거라.
세희 예..나으리.
S#44. 방안.
선조와 인빈이 있는데...이때 밖에서 들리는 지밀상궁의 목소리.
상궁 (상궁)전하..탕제 대령했사옵니다..
선조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도지와 탕약사발이 든 쟁반을 든 세희가 지밀상궁과 함께
들어온다.
도지와 세희..선조 앞에 예를 갖추고..
도지 전하.. 탕제 이옵니다.
도지..세희가 들고안 약사발을 선조앞에 놓는다.
선조 어의는 어딨느냐?
도지 양예수 영감은...어가호종에..무리를 했는지 몸져
누워있습니다. 소신이 어의영감을 대신하여 전하의 옥체를
살필것이옵니다.
선조 허준이 말이다.
도지 ..(선뜻..대답하지 못하고..망설이는데)...
선조 ...몽진중에도...허준이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대체 어딜
간게냐?
도지 전하..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허준 어의영감은...주상전하를 호종해야할 소임을 버리고
끝내 인화문 앞에서 있었던 인원점고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빈 하면..도망을 쳤단말이요?
도지 ...
인빈 이런 괘씸한 자가 있나..어의가 되서..어찌 그럴수가
있단말이요!
선조 ...틀림없이..도망을 쳤는가?
도지 ...확실한 정황은 알 수가 없으나... 소신의 판단으로는 그러한
줄 아옵니다.
선조의 얼굴에 노기가 띠고..
그런 선조의 표정을 의식하는 도지의 시선.
이때...밖에서 들리는 김공량의 목소리..
공량 (소리)..전하..소신 김공량이옵니다.
선조 들라..
김공량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공량 전하...큰일났습니다.
인빈 무슨 일이요?
공량 ..지금 막 기발이 당도했사온데...
한양이..왜적에게 유린되고.. 지금 임진강까지..북상하였다 합니다.
어서..개성을 떠나셔야 합니다.
선조..착잡하다.
S#45. 산중일각
긴장되고 초조한 얼굴로..걸음을 옮기고 있는 허준일행들..
다급한 상황에..피곤도 잊은 기색들인데...
S#46. 마을일각.
마을로 들어서는 허준 일행..마을은 이미 왜적들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여저 저기 불탄 흔적이 있고..아직 타다 남은 초가집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길가 이곳 저곳에 죽어 나자빠진 백성들의 모습..
그 참혹한 모습을 보는 허준 일행들..참담한데..
만경 벌써 왜적들이 휩쓸고 간 모양이요..
허준 ...언제 또 왜적들이 닥칠지 모르니 떨리 떠나야겠습니다.
허준 일행..서둘러 마을을 빠져 나가려는데..
이때..어디선가..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울음소리를 들은 일행들..걸음을 멈춰 서는데..
오근 이겐 얘 울음소리가 아닙니까?
다들...두리번 거리면서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는데..
예진 저쪽입니다.
다들 예진이 가리키는 초가집쪽으로 간다.
S#47. 초가마당.
허준 일행이 초가마당쪽으로 들어오면..
마당엔...너댓명의 사내와...여자가 죽어 나자빠져 있고..
돌을 지난 듯 보이는 아이가.. 피를 흘리면서 죽어있는 엄마 옆에서 울고
있다..
그 모습을 본...허준 일행들..기가 막히는데..
예진..얼른 다가가서..아이를 안고..아이를 달랜다.
허준은..죽은..여자를 살피는데..
예진 어떻습니까?
허준 죽었소.
예진...안타까운 얼굴인데..
예진 굶주려 허기가 진 모양입니다. 미음이라도...끓여 먹여야 될
듯싶습니다.
오근 ..한시바삐 가야 되는데 그럴 시간이 어딨소. 일단 고을을
빠져 나갑시다.
허준 그래야 겠소.
허준..일행들..아이를 안고 초가마당을 빠져 나가려는데..
이때 뒤편에서 신음소리가 들리고..
사내 사...살려주시오...살려주시오.
허준이 돌아보면 마당 한켠에 죽은 듯 쓰러져 있는 사내가 손을 뻗으면서...
신음을 토하고 있다.
허준과.만경이...사내에게 급하게 가서 사내의 상태를 살핀다.
복부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사내..
허준 일단 지혈부터 해야겠습니다.
허준과 만경..사내를 진료하기 시작하는데..
오근 (안절부절 하면서)허이고..이러다 왜적이라도 닥치면..어쩌나.
홍춘이...아무래도..난 자네 얼굴로 못보고 죽나보네.
그 사이에..예진은..상화에게..
예진 기왕 이래 됐으니..아이한테 미음을 써 먹여야겠소. 집을
뒤져서..보리쌀이나..쌀이 남은게 있나..찾아봐야겠습니다.
(의녀들에게 아이를 건네고)..아이를 보고 있거라..
예진과 상화..초가 마당을 빠져 나간다.
S#48. 마을일각..
빈집에 들어가 부엌을 뒤지는 예진과 상화.
S#49. 초가마당.
허준과 만경이 병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병자의 복부에다..천을 감고 있다.
이때...상화와 예진이..초가 마당으로 급하게 들어온다.
상화 영감..큰일났습니다. 왜적들이 옵니다.
상화의 말에..허준과 만경 놀란다.
S#50. 마을일각.
마을일각으로 대엿명의 왜적들이..걸어들어온다.
왜적들 마을 이곳 저곳을 살피는데..
S#51. 마을일각.
마을일각에 몸을 숨긴채..그런 왜적들을 지켜보는..
허준일행...극도로 긴장된 얼굴들이고..
아이를 안고 있는 예진.. 이때...예진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가.. 울음을
터트린다.
놀라는 예진..황급히 우는 아이의 입을 막는데..
S#52. 마을일각.
왜적중 한명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소리가 난쪽을 본다.
왜적 한명이...허준 일행이 숨어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S#53. 마을일각.
숨어있는 허준 일행...우는 아이의 입을 막고.. 어쩔줄을 모르는 예진...
당혹스러운 허준일행의 모습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