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선박, 센카쿠 영해 80시간 최장 침입”… 中과 갈등 고조
訪中 日외상 “대만해협 평화 중요”
中외교부장 “日 간섭하면 안 돼”
中억류 일본인 석방 놓고도 대립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의 영토 분쟁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해양 진출을 확대하고 대만을 압박하려는 중국과 이를 차단하려는 일본의 지정학적 마찰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 해경국 선박이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의 자국 영해에서 2012년 이후 역대 최장 시간인 80시간 동안 머물렀다고 밝혔다. 중국 선박 4척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10분쯤 일본 영해에 들어왔다. 이 중 3척이 이달 2일 오후 7시 45분경까지 체류했다는 것이다.
양국은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팽팽히 대립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 및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 선박의 센카쿠 열도 영해 침입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 또한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이 간섭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맞섰다.
두 나라는 최근 중국이 간첩 혐의로 체포한 일본인의 석방을 놓고도 대립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3일 국회 답변을 통해 “국민 보호 관점에서 중국 측에 조기 석방 및 영사 면담 실시를 강하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일본 아스텔라스 제약의 50대 직원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 측은 전날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 측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강조했다. 중국은 2014년 방첩법 시행 후 최소 17명의 일본인을 구속했다.
일본은 오키나와현 서쪽 이시가키섬에 자위대 부대 설치를 완료하고 2일 개설식을 했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서쪽으로 260km 떨어진 곳으로, 해양 진출을 노리는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일본은 중국 민병대 혹은 무장 어민의 상륙을 가정하고 이곳에 12식 지대함 유도탄 및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는 일본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중국의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탄압,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 등을 두고도 대립했다. 특히 친 부장은 “해양 방출은 인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라며 일본의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반면 하야시 외상은 과학적 근거에 의해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맞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중국에)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되 공통의 과제에는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